< 743. 중수의 자격-72- >
한 걸음, 또 한 걸음.
민주는 최대한 가랑이 사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신경 쓰며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러다 보니 허벅지와 허벅지가 스치며 다리가 안쪽으로 모이는 우스꽝스러운 워킹이 되고 말았다. 그모습을 본 도훈은 속으로 빵 터졌지만, 이빨을 꽉 깨물며 웃음을 참아냈다.
"큽, 죄송해요, 선생님. 제가 화면을 꺼뜨리는 바람에···."
"아니야. 지문인식만 다시 해주면 되지?"
겨우 카운터까지 당도한 민주가, 핸드폰 지문인식 장치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도훈이 마음에도 없는 감사를 표했다.
"고맙습니다. 오늘 알바자리까지 소개시켜 주셨는데 너무 얻어먹는 것 아닌가 모르겠네요."
"괜찮아. 후배들 사주는 건데."
점원이 주문한 빵을 준비하는 사이 도훈이 민주의 엉덩이 위로 손을 가져갔다. 마치 추행을 하는 것처럼 민주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치마 위로 쓸어내렸다.
"조교 선생님도 참 후배 위하는 선배란 말이죠?"
"아, 앗!"
부드럽게 쓰다듬던 도훈이 와락- 둔부를 움켜쥐자 민주의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이토록 대범하게 행동할 줄 예상을 못했던 것.
"도, 도훈아···."
민주가 당혹해하자 도훈이 나직히 속삭였다.
"팬티 입었는지 확인해 본 거야. 긴장 풀어."
"···버, 벗었어요."
"말 잘 듣는 아이로구나."
"주인님 명령이니까요."
"기억해. 립스틱 떨어뜨리는 순간."
도훈이 손날로 자신의 목을 슥 긋는 시늉을 하며 "끽-" 소리를 했다. 민주가 겁먹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도훈은 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한 걸음 물러나며 태연하게 말했다.
"참, 저 아르바이트 구했어요."
"아르바이트?"
"네. 금요일, 토요일 저녁만 일하는 야간 알바요."
"갑자기 알바는 왜?"
"그냥 용돈 필요해서요."
하긴 알바는 돈 때문에 하는 거지.
민주가 아쉬운 목소리로 말했다.
"용돈 필요하면 나한테 그냥 얘기해도 되는데···."
무슨 알바인지 몰라도, 일주일에 2번 일하는 것으론 큰돈이 되진 않을 것이다. 최저 시급으로 계산하면 한 달 50만원도 안 되는 수준. 좀 더 받는다 쳐도 60을 넘긴 힘들었다.
민주는 차라리 그 돈을 도훈의 손에 쥐어 주고 그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하고 싶었다. 아니 100만원도 상관없었다. 일주일에 두 번씩 꼬박꼬박 도훈에게 안길 수 있다면 100만원은 결코 큰돈이 아니었다.
"조교 샘이 왜 저한테 용돈을 줘요?"
"그냥···. 야간 일하면 너무 몸이 고생하니까. 어딘데? 저번에 했던 편의점?"
"아뇨. 그냥 술집이요."
"아···. 서빙 같은 건가 보구나."
실은 호빠 선수로 출전하는 것이었지만, 도훈이 굳이 자세한 내막을 밝히진 않았다.
"암튼 그래서 이제 주말 저녁엔 시간이 안 날 것 같아요."
오늘 밤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던 민주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리. 굳이 알바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민주를 완곡하게 거절하는 것과 같았다.
"아···. 알바 몇 시에 가는데?"
민주가 초조한 목소리로 물었다.
"첫날이니까 일도 좀 익히려면 7시? 8시? 어쨌든 사장님이 부르는 대로 가야죠."
"···그렇구나."
민주가 손목에 찬 시계를 확인했다.
아직 점심 즈음이었으므로 퇴근까진 제법 시간이 남았다. 그러나 퇴근 후 도훈을 만나기엔 굉장히 빠듯해 보였다.
‘오랜만에 오늘 밤 같이 있나 싶었는데···.’
민주는 그에게 일거리를 물어다 주었다.
홍보 모델 알바가 큰 돈은 안되겠지만, 한 시간 남짓 촬영한 것에 비하면 학생 입장에선 상당한 보수였다.
당연히 그에 대한 반대급부를 기대했는데, 시작부터 무참히 싹을 잘라 버리는 도훈의 태도가 야속하게 느껴졌다.
급격히 기분이 다운되던 민주가, 대뜸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아, 나 조퇴할 수도 있는데."
"조퇴요?"
"응. 요새 바쁜 일도 없고. 살짝 병원 다녀온다고 하면···."
"그러시구나. 저는 오후에 수업 들어가요."
"아···."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봐도 도저히 뾰족한 수가 보이질 않았다. 애초에 도훈을 저녁에 보려고 했던 것도, 수업을 마치고 편히 보기 위함이었다.
민주가 서운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도훈이 네가 너무 바쁘구나."
"그러게 말이에요. 선생님이 용돈 주는 줄 알았음, 주말 알바를 안 구 할 걸 그랬네요."
"지금이라도···."
민주가 구차하게 매달리자 도훈이 단호하게 끊었다.
"근데 이미 다 면접까지 보고 온 상태라 갑자기 펑크 낼 수가 없어서요. 거기도 일손이 많이 부족한가 보더라고요. 사람이 신의가 있어야 하니까."
"그, 그래."
저럴거면 말을 꺼내질 말지.
민주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아무리 도훈을 섬기고 받든다 한들 그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게 너무 서러웠다.
"···일 끝나면 시간이 되려나?"
도훈이 섭섭해하는 민주를 의식해 넌지시 말했다.
실망해 있던 민주가 파닥거리며 미끼를 물었다.
"지, 진짜? 언제 끝나는데? 내가 집에 바래다주러 갈게."
"새벽인데도요?"
"괘, 괜찮아. 나 원래 잠 별로 없어! 그리고 내일 토요일이잖아."
민주가 눈에 생기를 띄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만큼 절실하게 도훈을 원하는 민주였다.
"그래요. 그럼 그때 봐서 연락드릴게요. 물론 그전에···."
도훈은 테이블에 혼자서 기다리고 있는 정음의 눈치를 살피더니 민주의 귓가에 대고 귓속말을 했다.
"립스틱 빠뜨리기만 해. 절대 안 박아 줘"
"아, 아, 네, 주인님."
민주가 허겁지겁 고개를 끄덕였다.
"음식 나왔습니다!"
기다리는 사이 허니버터 브래드가 나왔다. 도훈은 포크와 접시가 담긴 쟁반을 받아들고 다시 테이블로 향했다. 도훈의 엄포를 받은 민주는 사력을 다해 어기적거리며 테이블로 돌아왔다.
"미안, 정음아. 혼자 심심했지."
"아니에요. 동기들하고 톡하고 있었어요. 제가 갔어야 했는데··· 어, 근데 조교 선생님 다리 많이 불편하세요?"
아무것도 모르는 정음이 걸음걸이가 달라진 민주를 보고 물었다. 마치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움찔거리는 모습이 너무나 어색했기 때문이었다. 과하게 비유하면 포경수술을 마치고 걸어다니는 중학생처럼 보였다.
"으,응, 다리가 살짝 당겨서···."
"병원 한번 가보시는 건 어때요? 제가 도수치료 잘하는 한의원 아는데."
"굳이 그럴 것까지."
"아니에요. 저도 운동하다 한 번 인대가 늘어난 적이 있는데 엄청 치료 잘해주시더라고요. 다친 곳을 계속 무리하면 오히려 잘 안 나을 수도 있거든요."
정음의 걱정에 민주가 더욱 난처해졌다.
실상 다친 곳도 없는데, 괜히 동정을 받는 게 창피했다.
"아냐 그냥 이건···."
"립스틱."
가만히 있던 도훈이 불쑥 중얼거렸다.
"뭐, 뭐라고?"
"아니 조교 선생님 입술에 립스틱 지워졌다고요."
"아···. 그, 그러니."
도훈이 자기 입술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요. 화장 다시 고치셔야 할 것 같은데."
"아냐. 그냥 먹고 나중에 천천히."
"그래요?"
"앗 죄송해요. 저 엄마한테 전화 와서 통화 좀 하고 올게요."
"응."
정음이 핸드폰을 들고 후다닥 까페 밖으로 나갔다.
정음이 사라지자 도훈의 눈빛이 싹 변했다.
"아직 잘 있는 거 맞지?"
"네."
"확인해보자."
"여, 여기서요?"
"다리 벌려."
"그, 그래도 여기선···."
"거참 말 많네. 벌리라면 벌릴 것이지!"
도훈이 버럭 짜증을 내자 민주가 울먹거리며 허벅지를 활짝 열었다. 맞은편에 앉은 도훈은 테이블 밑으로 머리를 들이밀며 말했다.
"치마 들추고."
"···네."
민주가 가랑이를 쩍 벌린 채 두 손으로 치마를 살짝 들어 올렸다. 으슥한 치마 속에서 노팬티 상태인 그녀의 비경이 모습을 드러냈다. 왁싱으로 늘 관리하는 주의 그곳은 매끈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솜털 하나 없이 뽀송한 피부가 유난히 뽀얗게 빛이 났다.
"잘 안 보이는데? 꽂혀 있는 거 맞아?"
"이, 있어요."
"엉덩이 살짝 앞으로 빼."
민주가 눈치를 살피며 엉덩이를 의자 끝에 걸쳤다. 그러자 애액이 뚝뚝 흐르는 골짜기 사이로 검은색 플라스틱 끝이 살짝 드러났다.
테이블 밑에서 다시 올라온 도훈이 말했다.
"깊이도 박았구나."
"주, 주인님이 빠지면 안 된다고 해서."
"아쉽지?"
"네?"
"나한테 박히다가 그 조그만 걸 넣고 있으려니까."
"···네."
"하여간 꽉 물고 있어. 빠뜨리는 순간 안 박아 줄 테니까."
민주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도훈에게 노팬티 상태로 음부를 드러냈다는 사실만으로 애액이 미친 듯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흘러넘치는 애액은 아슬아슬 걸려있던 립스틱을 밀어냈고, 머리 부분이 빼꼼 빠져나오는 게 느껴졌다.
"아, 아앗."
민주가 황급히 다리를 오므렸다.
"뭐야? 말만 했는데 그새 젖어버리는 거야?"
"죄, 죄송해요. 민주는 음탕한 아이라··· 주인님이 야한 말만 하면 이렇게···."
"진짜 혼나야겠구만."
"혼내주세요. 민주를 마음껏 괴롭혀 주세요."
도훈이 포크로 빵을 찍으며 말했다.
"그럼 여기 소스 좀 묻혀."
"소스요?"
"응. 빵이 영 퍽퍽하다."
도훈은 구운 빵의 딱딱한 부위를 들고 민주에게 내밀었다.
포크째 받아든 민주가 도훈의 말귀를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소, 소스라는 게 어떤···."
"밑에 잔뜩 흘리고 있는 거 있잖아."
"아, 아앗···."
"얼른 찍어. 정음이 오기 전에."
민주는 괴롭힘을 당할수록 흥분하는 스타일이었다.
특히 그곳이 공공장소일수록 더욱 그랬다.
짧은 원피스 차림에 노팬티로 있는 것만으로 유두가 도드라져 나올 만큼 수치스러운 마당에 그곳에 립스틱까지 박혀 있으니 평소보다 훨씬 고조된 상태였다.
그 와중에 그곳에 빵을 찍으라는 도훈의 요구에 벌써부터 호흡이 거칠어졌다.
"하아···, 하아··· 주, 주인님 이러다 남들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들키면 뭘 들켜? 누가 쳐다보면 봊이 물에 빵 찍어 먹는 미친년 되는 거지. 니가."
"하, 하악!"
도훈은 의도적으로 거친 말을 쏟아내며 민주를 자극했다.
민주는 심지어 욕을 들을 때마다 빤쓰가 흠뻑 젖어버리는 진성 마조히스트였다.
"얼른 묻히라니까?"
도훈의 채근에 민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테이블 밑으로 포크를 가져갔다. 혹시라도 누가 볼까 두려워 좌우를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마치 도둑질하는 사람 사람처럼 바짝 긴장한 모습이었다.
"하아··· 하아···."
거침 숨을 토해내던 민주가 다리를 벌리더니 치마 속으로 빵조각을 들이밀었다. 딱딱한 빵 껍질이 음부를 스치는 촉감에 민주가 부르르 허리를 떨었다. 그것은 까끌거리는 턱수염에 봊두덩이를 스치는 느낌처럼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특히 누군가 볼지도 모른
다는 생각에 긴장감이 끌어오르며 미친 듯이 심장이 쿵쾅거렸다.
"많이 묻혀."
"···네, 하아."
민주가 테이블 밑에서 한참 빵조각으로 봊이를 애무했다.
슥삭슥삭.
딱딱한 껍질과 부드러운 속상이 번갈아 가며 갈라진 계곡을 가로질렀다. 아차하는 순간 끝이 튀어나오 포크에 찔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녀를 더욱 흥분시켰다.
그때 통화를 마친 정음이 돌아왔다.
"죄송합니다! 엄마가 갑자기 뭘 물어보셔서."
정음의 도착에 민주가 화들짝 놀라며 포크를 꺼냈다. 포크에 꽂혀 있던 딱딱한 빵조각은 애액이 듬뿍 묻어 이미 흐물흐물 해진 상태. 우유에 담갔다 뺀 것처럼 형체가 다 짓물러져 있었다.
도훈이 그것을 보며 씩 웃었다.
"그 빵 맛있지 않아요? 한 번 드셔보세요."
"네, 네?! 아··· 으,응."
민주는 존댓말과 반말을 섞어 쓸 정도로 당황했다. 소스를 묻혀 달라더니, 결국 본인이 먹을 의도가 아니었던 것이다.
정음 역시 민주의 반응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조교샘이 오늘따라 이상하네···. 컨디션이 많이 안 좋으신가?’
"저는 그렇게 축축이 젖은 빵이 좋더라고요."
"그, 그래."
계속되는 도훈의 강권에 민주가 결국 눈을 딱 감고 빵을 입에 넣었다. 자신의 애액이 묻은 음식을 먹는 것은 너무도 굴욕적인 일이라 민주는 그 상태로 다시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
‘하, 하아앙···. 이러다 빠져버리겠어.’
민주는 안간힘을 쓰며 다리를 오므리다, 결국 다리를 꼬아 앉았다. 도훈은 민주를 자극하기위해 일부러 혓바닥을 내밀어 자신의 포크를 위아래로 슥 핥았다.
"이 빵은 소스가 정말이지···."
낼름.
뱀처럼 날름거리며 포크 머리를 쓱 핥아 올리는 도훈의 혓바닥에 민주는 마치 자신이 보빨이라도 당한 것처럼 찌르르한 충격을 받았다.
"하아앙!"
"조교 선생님? 많이 아프세요?"
"하흣. 아니 그게···."
"안색이 안좋아 보이세요."
"아, 아니···."
"립스틱."
"흑!"
"립스틱 다 지워졌네요."
"흐흑. 나 화장실 좀···."
결국 놀림을 참다 못한 민주가 벌떡 일어나 화장실로 향하자 정음이 물었다.
"선생님, 많이 불편하시면 제가 부축해 드릴까요?"
"아, 아니야! 오지마! 아니야 괜찮아."
민주가 비틀거리며 화장실로 사라지자 정음이 놀란 표정으로 도훈에게 말했다.
"조교 선생님 어디 많이 안좋으신 거 아니에요?"
"그러게. 아까부터 영···. 안 되겠다. 얼른 먹고 나가자. 조교 선생님 쉬셔야겠어"
"오빤 이제 수업 가세요?"
도훈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오늘은 너랑 놀 건데?"
< 743. 중수의 자격-7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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