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6. 중수의 자격-25- >
***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움직임이다. 느려진 초침이 아니었다면 스킬이 발휘된 것조차 몰랐을 것이다.
‘확실히 위험하겠어.’
이 스킬은 위험하다.
특히 사람을 두고 펼칠 때는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
물리학의 기본 법칙, F=MA.
힘을 결정하는 것은 무게와 가속도다. 즉, 아무 생각 없이 들이박았다간, 보통 때의 두 배가 넘는 무게가 실리는 셈이다. 말이 두 배지 160kg의 거구가 온 힘으로 돌격한다고 상상하면 아찔하기 짝이 없다.
특히 빨라졌다는 의식도 없이 삽입을 지속했다간 어지간한 내구성이 아니면 상처가 나버릴지도 모른다. 고통을 수반하는 섹스를 좋아하는 여자는 드물다. 변태라면 몰라도.
나는 스킬을 시전한 채로 천천히 대물을 흔들었다.
희주는 사진을 보내면서 흥분했는지 혼자서 계속 떠들었다.
-희주 : 제 봊이 어때요? 좀 꼴려요? 오빠 잦이도 보고 싶다.
-희주 : 지금 딸치는 중? 아, 제가 빨아주면 좋을 텐데.
-희주 : 오빠한테 보내려고 사진찍다 저도 젖어 버렸잖아요. 어떡하실 꺼에요?
-희주 : (사진)
-희주 : (사진)
-희주 : (사진)
희주가 계속 사진을 보내왔다.
다양한 포즈를 취해가면 새끈한 몸매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특히 후배위 자세로 엎드릴 채 엉덩이를 치켜든 자세는 셀카라기 보단 야한 잡지의 화보집 같았다.
-도훈 : 뭐야? 누가 찍어주는 거야?
-희주 : 타이머로 찍었어요. 계속 자위중이세요?
-도훈 : 응. 한 손으로 치니까 좀 힘드네.
-희주 : 대답 빠른데요? 엄청?
나는 그제야 깨톡을 보내는 속도 또한 두 배로 빨려졌음을 깨달았다. 다른 사람이 봤다면 손가락이 보이지도 않을만큼 빠르게 움직인다고 여길 것이다.
그래서인지 대물이 찌릿하고 아프기 시작했다.
‘뭐지? 어째 귀두 끝이 따가운 느낌인데?’
[속도를 줄이십시오. 주인님은 지금 평소의 2배속으로 자위를 하고 있는 겁니다.]
‘아, 그렇지.’
또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움직이는 속도는 빨라졌지만 내 몸의 내구성은 그대로라는 사실이다. 아무 생각 없이 흔들어 대는 속도였지만, 보통 사람에겐 시작부터 미친 페이스로 딸을 잡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연약한 표피조직이 자극을 받을 수밖에.
‘거참. 여러모로 다루기 힘든 스킬이군.’
[익숙해지는 게 좋을 겁니다. 지금도 몸에 상당한 무리가 가고 있습니다.]
신기한 것은 스킬을 쓰는 동안에는 아무런 감각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때 사진을 보내고 있던 희주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무심결에 통화버튼을 누르자 술에 취한 것처럼 느리고 어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오빠아아. 뭐어어하아세요오.
‘목소리까지 느려지는 건가?’
[네. 주인님을 제외한 세상 전체가 느려진 것과 똑같습니다.]
‘그렇군. 일단 위력을 확인했으니 스킬은 잠시 중단하자.’
[넵.]
스킬이 해제되자 살짝 현기증이 났다.
시간대가 다른 두 개의 세상이 합쳐지는 느낌이었다.
온몸이 나른해 지면서 딸딸이를 쳤던 팔이 심하게 뻐근했다. 심한 운동을 한 뒤 근육통을 느끼는 것처럼 전신에 강한 피로감이 밀려왔다.
‘으으, 뭐야 이건?’
[이게 그 후유증입니다. 주인님이 평소보다 두배로 빠르게 움직인 결과로 근조직에 빠르게 젖산이 쌓인 결과죠.]
‘내가 얼마나 스킬을 발휘했지?’
[3분 21초입니다.]
‘고작 3분으로 이정도 피로감이라니. 자주 쓰긴 어려운 스킬이구만.’
-오빠?
대답이 없자 희주가 또다시 말했다.
"어어, 잠깐 뭐 좀 하느라."
-흐흐. 딸을 얼마나 열심히 치시길래.
"왜 전화했어?"
-사진으론 부족할까 봐서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뭘 어떻게 도와준다는 건데?"
-폰섹 몰라요?
"폰섹도 했어?"
듣자 하니 정말 가관이다.
남친을 두고 아무렇지 않게 바람을 피우지 않나, 섹파도 있고, 심심할 땐 불특정 다수와 음란 채팅도 하는 주제에, 이젠 폰섹도 한단다.
별별 여자는 다 만나봤지만, 희주는 정말 네츄럴 본 창녀같은 멘탈이다.
-삘받으면 하는 거죠. 오빠랑 얘기하다 보니 저도 젖어 버렸거든요.
"허, 거참. 너는 왜케 잘 젖냐?"
-질문이 틀렸어요.
"뭐?"
-제가 언제 안 젖어 있는지를 물으셨어야죠.
[와···. 쎄네요.]
‘그러게. 걸렌 줄은 알았지만, 이쯤 되면 대걸레 수준인데.’
"거참. 혹시 몸에 병있는 거 아냐?"
-제가 원래 좀 성욕이 쎈 편이거든요. 왜 안창호 선생님이 그러셨다잖아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저도 그래요. 하루라도 안 박히면 현기증 날것 같단 말이에요.
"안중근이겠지."
-어쨌든 같은 안씨잖아요.
‘하여간 무식하긴.’
[여러모로 놀라운 여성이군요. 성욕으로 치면 손에 꼽겠는데요? 이 정도면 여자 이도훈 아닌가요?]
‘뭐래. 내가 저렇게 빻았다고?’
[몸매는 훌륭하지 않습니까?]
‘뭐 그건 그렇지만.’
나는 희주의 몸매를 떠올렸다.
방금전 사진으로 봐서 그런지 상상이 잘 되었다.
봉긋하게 솟은 가슴은 과하지 않게 예쁘게 방울져 있었다. 두 손아귀에 잡힐 것 같은 잘록한 허리와, 서양인 못지 않은 빵빵한 히프는 체육과의 으뜸을 다툴만했다.
-아, 오빠가 와서 박아줬음 좋겠어요.
나는 희주와 음란한 대화를 나누며 계속 딸딸이를 이어갔다.
"오늘은 남친이랑 안했어?"
-했죠. 집에 오기 전에. 남친 자취방에서.
"했는데도 그래?"
-그 새끼 진짜 못해요. 물건은 제법인데 막 그런거 있잖아요. 깊은 맛이 없어요. 오빤 제대로 쿡쿡 찔러주는데··· 아앙···.
희주가 통화를 말고 갑자기 신음을 내기 시작했다.
"뭐야? 너 지금 자위해?"
-네. 오빠한테 박히는 생각하면서요. 아, 아아···. 좋아···.
과연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녀의 신음이 듣자 대물도 점점 부풀어 올랐다.
나도 모르게 손아귀에 힘이 실리며 탁탁 거리는 소리가 커져갔다.
-오빠도 지금 치고 있죠?
"응."
-저 따먹고 싶죠?
"주면 먹지."
-줄게요. 원하면 아무 때나 불러줘요. 저도 오빠한테 따먹히는 게 더 좋아요.
"남친은?"
-뭔 상관? 어차피 떡도 잘 못치는 애 조만간 갈아 치울거에요.
"난 너랑 사귈 생각 없어."
-상관없어요. 전 오빠한테 대주기만 해도 돼요. 아, 아아···. 아앙, 오빠 나 빨리 따먹어줘.
폰에서 물질하는 소리가 들렸다.
분명 희주가 일부러 폰을 사타구니로 가져간 게 틀림없었다.
쯔꺽쯔꺽- 찹찹-
-들리세요? 오빠 때문에 밑에 다 젖어버렸어요.
"보여주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볼 필요도 없죠. 오빠 껀···. 아아, 얼른 내일이 왔음 좋겠다. 학과실에서 따주세요.
"체육과 학과실? 애들 보면 어쩌려고?"
-그런 곳이 더 스릴있잖아요. 문 잠가놓고 엄청 따먹어주세요.
"미쳤네. 너 어디어디서 해봤어?"
-학교에서요? 아님 밖에서요?
"학교로 한정하면."
-음, 일단 체육관 헬스장요.
"실내체육관 말이야?"
-네. 거기 1층.
"누구랑?"
-거기 관리하시는 분인데 아침마다 런닝하러 갔더니 제 엉덩이만 빤히 쳐다보잖아요.
"니가 야하게 입고 갔겠지."
-어떻게 아셨어요? 일부러 팬티 안입고 레깅즈만 입거든요. 근데 스쿼트 할 때 봊이가 바지를 먹어 버린 거에요.
"도끼자국 제대로 낫겠는데?"
-네. 그걸 보더니 그분이 눈이 돌아가서 그러더라고요. 혹시 남자친구 있냐고.
"그래서?"
-있는데 상관은 없다고 했죠. 다음날 아침 새벽 일찍 가니까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서 해버렸어요.
아아. 이런 썅년같으니.
희주의 고백을 듣고 있자니 왠지 모를 불쾌감과 함께 배덕감이 밀려왔다. 나에게 대준 여자가 걸레처럼 돌아다니는 느낌이 이렇게 자극적일 줄이야.
"좋았어?"
-뭐··· 나름? 운동하는 분이라 그런지 꽤 오래 하시더라고요.
"자주 만나?"
-적당히?
왠지 내 목소리에 질투가 묻어났을 것 같다.
섹스 못하는 남자친구를 화제로 올릴 땐 왠지 모를 정복감이 느껴졌는데, 갑자기 다른 남자를 화제로 올리자 괜히 약이 오르면서 희주를 따먹고 싶어졌다.
[주인님. 감정이 실린 것 같은데요?]
‘그랬냐?’
[네. 원래 주인님은 희주양은 거들떠도 안보는데 다른 남자랑 한다고 하니까 유독 흥분하시는 군요.]
‘원래 나 갖긴 아쉬워도 남 주긴 아까운 법이거든.’
"좋았겠네."
-오빠가 자주 안 박아 주니까 글져. 왜요? 질투나요?
"질투는 무슨."
-에헤~ 질투하는 거 같은데? 내가 딴 놈한테 대주니까 싫어요?
"맘대로 해."
-오빠가 만나지 말라면 안 만날게요.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전 오빠가 시키는 데로 할 수 있어요.
"됐어."
-진짠데.
희주의 말에 마음이 편해졌다.
확실히 내 어장을 침범받는 것은 거슬리는 모양이다.
-오빠보다 잘하는 남잔 본 적도 없어요.
"걔 잘한다며?"
-도훈 오빠에 비하면 좆밥이죠.
"풉- 좆밥이 뭐냐 좆밥이."
-그만큼 미미하단 뜻이에요.
"지금도 자위하는 중?"
-네···. 지금은 손가락 넣고 있어요.
"몇개나?"
-오빠가 원하는 만큼.
"두 개 넣어."
-네.
"아니 세 개."
-잠시만요. 아, 아앙···.
"더 들어갈 수도 있어?"
-손가락이 잘 안 모아져요. 이런거 말고 오빠걸로 뚫어 주세요.
"나도 해주고야 싶지. 학교에선 할데가 없으니까 그렇지."
-제가 좋은 장소 아는데 거기서 볼래요?
"어디?"
-저번에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사범대 2관에 체육과 전용 창고 있는 거 아세요?
"우리 과?"
-네. 과 내 비품 쌓아두는 곳인데 워낙에 구석에 있어서 아무도 몰라요.
"근데 잠겨 있을 거 아니야?"
-헤에. 접때 조교 언니가 물건좀 가져오라고 해서 비번 알려줬어요. 비번 좌물쇠 거든요.
"호오. 근데 맨바닥이 더럽지 않을까?"
-거기 요가 메트도 있어요. 수업 때 쓰는 물건들 막 쌓여 있거든요.
"좋네. 자주 애용해야겠다."
-저 자주 따먹으시게요?
"응."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희주 말고도 돌릴 여자들은 차고 넘쳤다. 너무 관리를 안 해주면 희주의 경우처럼 다른 남자를 찾을지 모르니 순번을 정해놓고 한 명씩 야금야금 따먹는 용도로 써야겠다.
-아아··· 오빠가 박아 준다니까··· 너무 좋아요. 저 내일 노팬티로 갈까요? 치마 입고?
"보자마자 대주게?"
-네, 오빠가 바로 박을 수 있게요. 치마 걷어서 바로 꽂아 주세요.
탁탁탁-
확실히 여자 목소리를 들으며 대화를 하니 직접 섹스를 하는 것보단 못하지만 그와 유사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일부러 자극적인 말을 쏟아내는 희주 덕에 점점 느낌이 차올랐다.
"음탕하긴."
-오빠도 야해요.
"난 티내진 않지."
-맞아요. 저희 동기들이 오빠 엄청 순진한 줄 알더라.
동기 얘기를 들으니 불쑥 1학년 사이에서 내 평판이 어떤지 궁금했다. 최근 들어 밖으로만 싸도는 통에 학과 분위기 파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너네 동기들?"
-네. 얘기해보면 오빠가 되게 착하데요. 매너도 좋고.
"내가 좀 매너는 좋지."
-맞다. 오빠 대물인거 소문 다 났어요.
"뭐?"
살짝 놀랐다.
누가 소문을 낸 거지?
"누가 그런 소릴 해? 너가 퍼뜨렸어?"
-아뇨. 예전부터 살짝 그런 소문이 돌았거든요.
"근데?"
-누가 오빠 체육관 샤워실에서 씻는거 보니까 엄청 크다고···.
아.
남자애들이군. 태영이를 의심했지만, 생각해보니 태영이 말고도 다른 남학생들도 모두 봤던 것 같다.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딱히, 나쁜 소문은 아니니 다행이었다.
"발기도 안했는데 뭘."
-발기하면 더 커지잖아요. 암튼, 저희들 끼리 그 얘기를 했는데 좀 이상했어요.
"왜?"
-혹시 오빠 저 말고 연두랑 나연이도 따먹었어요?
"응?"
-걔들이 뭔가를 아는 것처럼 막 킥킥 웃더라니까요? 도훈 오빠가 대물은 대물이라면서.
"걔들도 소문 들었나 보지."
-암튼, 오빠 인기 짱 많아요. 정음이도 짝사랑한다는 얘기도 들리고.
그건 희소식이군.
"본인이 그래?"
-아니 그냥 정음이가 다른 남자 선배들한테는 전혀 안그런데 오빠 앞에서만 엄청 다소곳하잖아요. 본인은 전혀 모르는 눈치던데 그거 다 내숭이에요. 걔 엄청 왈가닥인거 아시죠?
듣고 있자니 이젠 희주가 나를 질투하는 모양새였다.
"몰라. 암튼 정음이 예쁘긴 하지."
-정음이 따먹고 싶죠?
"그건 왜 물어?"
-벌써 따먹었나?
"노코멘트 할게."
-암튼, 오빤 난봉꾼이야. 그러다 임신이라도 시키면 어쩌려고 그래요. 조심해요.
임신 걱정은 해본 적도 없다.
나에겐 늘 수호신처럼 무정자증 스킬이···.
순간 퍼뜩 뭔가가 떠올랐다.
‘아차!’
너무 충격적인 사실을 깨달았기에 나도 모르게 발기가 풀리고 말았다. 갑자기 한가하게 딸이나 칠 때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저기 희주야. 아무튼 내일 보자."
-뭐야? 왜요? 끊게요?
"어, 외국에서 부모님한테 전화 들어온다."
-아앙··· 한참 좋았는데···. 알았어요. 낼 아침이에요. 사범대 2관 3층 복도끝이요. 잊지마요?
"어어."
나는 급히 전화를 끊었다.
이미 딸딸이 따위는 중요한게 아니었다.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로시, 큰일 난 거 같은데?’
[네? 왜, 왜요?]
‘오늘 한지연 따먹은 미션 말이야.’
[위대한 떡정이요?]
‘어. 그거 제한조건이 스킬 일체 사용 금지 맞지?’
[네. 그랬죠.]
‘혹시 미션을 수행하는 동안 내가 가진 페시브 스킬도 모두 봉인되는 건가?’
[맞습니다. 미션을 받아들인 순간부터요. 근데 왜··· 아!!!]
‘그, 그러면 질내 사정할 때 무정자증 상태가 아니었단 거잖아?’
[세상에!]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나의 난봉꾼 생활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었다.
< 696. 중수의 자격-25-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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