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0. 중수의 자격-19- >
쿵떡쿵-
도훈이 서서히 리듬을 탔다.
메트로놈으로 잰 것처럼 정확한 박자였다.
쿵떡쿵-
비트를 칼로 쪼갠 것처럼 완벽한 리듬.
타고난 박자감에 지연이 빠르게 달아올랐다.
‘로시, 너 왜 춤 잘 추는 사람이 섹시하게 보이는 줄 알아?’
[몸매가 좋아서요?]
‘물론 그것도 있지. 춤을 많이 추면 당연히 늘씬해질 테니. 하지만 그것만이 이유는 아냐.’
[아니면 관능적인 동작이라서?]
‘아니야. 춤이 바로 리듬감의 명백한 증거기 때문이지.’
[리듬감이라고요?]
‘사실 섹스는 매우 단순한 동작이거든. 뻔하잖아. 넣었다 뺀다.’
[명쾌한 요약이네요.]
‘수많은 체위와 스킬도 결국 박고 박히는 자세와 방식에 대한 문제일 뿐이야. 요는 결국 남자의 잦이를 여자의 봊이에 박는 게 섹스의 전부라는 거지.’
[그런데요?]
‘그런데 왜 누구는 섹스를 잘하고 누구는 섹스를 못하게 느껴질까?’
[피지컬?]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 굵고 단단한 대물과, 잘 젖고 조이는 명기를 가지고 있다면 반은 먹고 들어가는 셈이니까. 하지만 그것만으론 같은 사이즈라도 사람마다 맛이 전혀 다른 이유를 설명할 수 없잖아.’
[그게 바로 리듬감 때문이라고요?]
‘그렇지. 사실 넣다 빼는 단순 반복인 섹스에 유일한 변수는 바로 리듬뿐이거든.’
[호오.]
‘춤을 잘 춘다는 건 결국 몸으로 리듬을 잘 탄다는 의미야. 그러니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섹시하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거지. 본능적으로 아는 거야. 저 사람이 침대 위에서도 얼마나 박자를 잘 맞출지.’
[참신한 개소리 같습니다만?]
‘실제로 그렇다니까? 봐봐. 내가 어떤 식으로 삽입하는지.’
도훈이 올려치는 속도를 점차 끌어 올렸다.
이에 따라 지연이 신음도 점점 격해졌다.
"하앗, 앗, 하읏!"
‘처음엔 일정하게 자극을 주는 거야. 성감대를 문지르면서 쾌락을 선사하는 거지. 그러다가.’
도훈이 갑자기 엉덩이를 짓누르며 깊숙하게 한 번 박았다.
푸욱-!
"학!"
[이, 이것은!]
‘변주야. 리듬의 핵심은 예상을 빗나가는 엇박에 있거든.’
[오호!]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들 보면 박자를 가지고 논다고 하잖아. 섹스도 마찬가지야. 늘 일정한 리듬은 금방 무료해 져버려. 인간은 익숙한 자극에 무뎌지기 마련이니까. 바로 그때 변주를 주는 거야.’
도훈은 방금 전 빠르고 얕게 삽입하는 동작에서, 깊이 끊어치는 동작으로 바꾸었다. 속도는 다소 느려졌지만, 한 방 한 방 허리를 들어 올려칠 때마다 지연이 자지러지는 신음을 터뜨렸다.
"하윽! 흑! 도, 도훈아!"
‘이게 핵심이야. 강약조절과 속도. 그걸 해내는 게 리듬감이라는 거지. 잘 보면 같은 박자 안에서 변주를 넣는 거야. 마구잡이 식이 아니고.’
[뭔가 개소리 같지만 은근히 설득력이 있군요.]
‘거참, 진짜라니까 그러네.’
도훈이 다시 변화를 주었다.
이번엔 지연을 바짝 끌어안고 무차별적으로 허리를 튕기는 수법이었다.
쿵떡쿵떡쿵떡!
속도를 끌어 올리자 점막의 젖은 소리가 더욱 격렬해졌다.
촵촵촵촵!
그의 허리가 1초에 다섯 번씩 아래위로 흔들어졌다.
"하아아아아아아앙!"
촵촵촵촵!
"아아아앙, 도, 도훈아아아앙!"
지연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목소리였다.
방아 찧기를 할 때와는 차원이 다른 속도!
그 경이적인 빠르기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자극이 밀려왔다.
"흐아아아앙, 아아아아아앙!"
‘조금만 더!’
속도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의 튼튼한 허리도 반복적인 동작에 점점 뻣뻣해져 갔다.
척추기립근이 바짝 당기며 뻐근함이 밀려왔다.
하지만 도훈은 기왕 보내는 거 제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투다다다다다다다다다!
일 초에 7번!
사람이 아니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었다.
기계도 못 할 짓을 사람이 해내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속도에 지연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밑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거기가 헐어 버릴 것 같았다.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으으으! 조, 조금만!"
도훈은 최고 속도를 30초 동안 유지했다.
1초에 7번을 올려치니, 30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무려 210번의 왕복을 구사한 셈이었다. 미쳐버린 속도에 지연은 반쯤 까무러쳤다.
허리가 빠질 것처럼 당겨왔다.
그 이상은 무리였다.
"흐윽!"
도훈이 지연을 끌어안으며 일시에 동작을 중단했다.
"허억, 허억!"
땀이 비오 듯 흘렀다. 허리 밑으로 아예 감각이 없었다.
혼신을 다한 올려치기에 지연은 넋이 나갔다.
도훈의 위에 누워 가쁜 숨만 몰아쉬었다.
"흐아아··· 지, 짐승이야 도훈이 넌."
"괜찮았어?"
"어,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할 수가 있어?"
"올려치기라 가능한 거야. 침대 쿠션이 반발력을 주니까."
사실이었다. 정상위나 후배위였다면 그 속도는 언감생심이다.
오로지 올려치기만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그나저나 잠시만 이대로 있자."
"으응."
섹스 도중 휴식을 취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허리를 과도하게 쓴 댓가는 참혹했다. 본 기능을 회복하려면 무리한 부위에 휴식을 주어야 했다.
지연이 뭔가 생각난 듯 물었다.
"···아가씬 어땠어?"
"뭐가?"
"어떤 느낌이었어? 잘하는 편이야?"
지연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물었다. 평소 자매처럼 스스럼없이 지내던 은성이 섹스할 땐 어떤지 궁금했다.
도훈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망설였다.
‘여자마다 맛이 다른데 어찌 간단히 말할 수 있을까?’
은성은 평소와 달리 섹스할 때 훨씬 적극적으로 변하는 타입이었다. 정숙하고 기품있는 모습은 어디가고, 남자를 기쁘게 해주는 요녀가 튀어나왔다.
‘정액 범벅인 된 물건을 입으로 싹싹 핥아줄 만큼 말이지.’
"아직 어설퍼."
"아···."
"그리고 처녀도 아니었어."
"진짜로?"
"응. 뭐. 그 나이먹도록 처녀일 거라곤 기대도 안 했지만···."
도훈이 말이 마치 처녀가 아니라 실망한듯만 말투였다.
지연은 부끄러워졌다.
"처녀였으면 좋았겠어?"
"그런 뜻은 아냐. 경험이 있는 것 치곤 아직 미숙하다는 거지."
"난?"
"넌 잘해. 재능이 있어. 남자를 기쁘게 할 줄 아는 여자야."
도훈의 칭찬에 지연의 기분이 좋아졌다.
엎드려 절받는 것 같긴해도,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은성을 넘어 선 기분이었다.
"고마워. 내가 더 잘할게."
"지금도 충분해."
"아니. 더 잘해주고 싶어."
지연이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살짝 힘을 잃은 대물을 보더니 몸을 팽그르르 돌려 대물을 입에 담았다. 상하가 반전되다 보니 지연의 봊이가 도훈의 머리맡에 나왔다.
‘69라···. 빨아줄테니 빨아 달라는 건가?’
도훈은 지연의 깜찍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했다.
한동안 허리를 쓸 수 없으니 입으로라도 만족시켜 주고 싶었다.
두사람이 꼬리를 문 뱀처럼 서로의 성기에 혀를 가져갔다.
할짝할짝-
쪽쪽!
경쟁하듯 서로의 물건을 빨아댔다.
마치 누가 더 잘 빠는지 대결을 하는 것 같았다.
처음엔 지연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도훈을 기쁘게 해주고 싶었던 그녀는 혀끝을 내민 채 귀두에 대고 손으로 대딸을 해주었다.
탁탁탁!
기둥은 손으로 흔들고, 가장 예민한 귀두는 혀로 핥았다.
‘으음, 정말 열심히구나.’
도훈은 지연의 서비스에 감동했다.
질투심의 발로라곤 하지만, 방금 전 봊이에 넣었다 뺀 물건을 혀로 핥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에 도훈도 응했다.
손가락으로 구멍을 활짝 열어 젖히더니 혀끝을 살살 굴리며 클리토리스를 핥았다. 지연의 구멍이 움찔움찔 벌렁거렸다.
"하앙!"
"계속 빨아 줘."
계속 빨아달라면서 정작 본인은 지연이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번엔 손가락을 밀어 넣으며 지연의 구멍을 확장했다.
"하, 하읏!"
손가락 한 개.
손가락 두 개.
손가락 세 개.
하나씩 늘어갈수록 질 안이 가득 찼다.
약지 중지 검지를 바짝 붙인 도훈이 질속에 밀어 넣은 상태로 위아래로 까딱였다. 옆으로 늘어진 질이 도훈의 손짓에 따라 펄럭렸다.
"흐윽, 흑!"
‘제법 느끼는데?’
[지연양은 확실히 큰걸 좋아하는 군요.]
‘그러게. 잘 늘어나는 구멍이야.’
도훈은 이제 손목을 빙글빙글 좌우로 돌렸다.
드릴처럼 휘어들어가는 동작에 지연이 끝내 대물을 뱉고 헉헉 거렸다.
"하, 하악 그, 그만."
"왜? 좋지 않아?"
"조, 좋은데··· 아앙, 집중을 못 하겠어."
"넌 계속 빨아주기만 해. 여긴 나한테 맡기고."
지연이 겨우 자극을 참고 다시 대물을 핥았다.
기둥 옆을 혓바닥으로 쓸어 내듯이 미끄러진다음 주름진 불알을 입에 머금고 쪽쪽 빨았다.
탁탁탁!
나중에는 불알 두 개를 모두 물고 손으로 대물을 힘껏 내리쳤다.
지연의 과감한 대딸에 도훈 역시 좆끝이 찌릿찌릿 해지기 시작했다.
‘허리도 괜찮아진 것 같은데 슬슬 박아볼까?’
도훈은 지연의 엉덩이를 찰지게 두들기며 말했다.
"엎드려봐."
"엎드려?"
"응. 뒤에서 따줄게."
지연이 엉금엉금 앞으로 기어가더니 후배위 포즈를 취했다.
두 팔꿈치가 바닥에 닿고, 허리가 휘어질 정도로 엉덩이를 바짝 치켜세운 자세였다.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서 뚝뚝 꿀물이 흘러내렸다.
***
민수는 최사장이 알려준 모텔들을 하나씩 뒤지기 시작했다.
"방금 전 가게에 키큰 손님 하나 들어왔어?"
"잘 모르겠는데요?"
"왜 몰라? 카운터에서 졸았어? 방 줄 때 돈 받았을 거 아냐?"
민수가 다짜고짜 카운터 직원에게 성을 냈지만, 직원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의 얼굴에 난 흉터가 유난히 무섭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겁을 먹은 직원이 말을 더듬었다.
"저, 저희 모텔은 무인시스템 정산 방식이라···."
"뭐라고?"
민수는 직원이 가리킨 기계로 시선을 돌렸다.
모니터 위에 빈방이 표시되어 있는 무인텔 시스템 기기였다.
"아니, 씨발. 그럼 넌 여기 앉아 있는거야?"
"혀, 현금 없는 손님들 카드 결제 하시라고···."
알고보니 현금만 입금 가능한 기계 때문에, 카드 결제는 카운터에서 직접 받는 방식인 듯했다. 빡친 민수가 쾅 하고 카운터를 내리쳤다.
"씨발! 인근 모텔 다 그딴 식이야?"
"아, 아마도요?"
"좆같네 진짜."
이런식으론 도훈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사람이 든 방을 모두 노크해가며 일일이 얼굴을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민수가 모텔을 나와 최사장에게 다시 전화했다.
"사장님. 이런 식으론 찾기가 불가능한데요? 대부분 무인텔 시스템이라 카운터 보는 애들이 손님 얼굴을 못 봐요."
-아무래도 불륜 커플이 많으니까 그런 곳이 많지.
"불륜요?"
-20대 커플 아니면 대부분 불륜 관계라도 보면 돼. 지금도 열에 아홉은 죄다 바람난 년놈들일걸?
"그럼 어떻게 찾습니까? 핸드폰 위치 추적도 반경이 너무 넓은데."
-가만있어 봐. 방법이 있을 것 같아.
"뭔데요?"
-아까 이동할 때 차량을 타고 움직인 것 같다고 했잖아.
"그렇죠."
-그럼 본인 명의의 차량이 있다면 차종이랑 번호판을 섭외할 수 있거든.
"그게 돼요?"
-바로는 안되고 시간이 좀 걸려. 교통과에 조회를 요청해야 해서. 경찰서에 내가 돈 먹여놓은 형사들이 몇 명 있거든. 잠깐 담배 한 대 피우고 있어.
10분여 쯤 지나자 최사장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어, 역시 차가 있었네. 연식이 좀 된 걸 보니 중고차인가? 차종하고 차번호 불러줄게.
최사장과 통화를 끊은 민수는 이제 사람이 아니라 차를 찾기 시작했다. 인근 모텔을 뒤진 결과 주차장에 해당 차량이 주차된 게 보였다.
‘잡았다 요놈.’
민수가 카운터로 득달같이 달려가 직원을 윽박질렀다.
"밖에 주차된 4452차주 어느 방이야?"
"네?"
"새끼가 말을 두번하게 만드네?"
민수는 다짜고짜 젊은 직원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뒤지고 맞고 말할래, 그냥 말할래?"
민수의 살벌한 기세에 눌린 직원이 울먹이며 대답했다.
"저, 저기 저도 들어온 시각을 확인해야 아는 일이라···. 이, 일단 이 손 좀 놔주세요."
민수가 거칠게 쥐었던 멱살을 풀었다.
"3분 준다. 그 안에 못 찾으면 넌 오늘 나한테 뒤지는 거야."
종업원은 겁먹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씨발, 뭐하는 새끼야? 마누라 바람난 걸 왜 나한테 지랄인데?’
그는 컴퓨터에 기록된 출입기록을 확인하는 척하며 카운터 밑에 달린 비상벨을 눌렀다. 그것은 통화 없이 보안업체로 바로 직통되는 비상수단이었다.
‘개새끼. 꼴을 보니 양아치 새끼 같은데, 영업 방해로 경찰서 끌려가 봐야 정신 차리겠지. 어디서 남의 가게 와서 행패야?’
버튼을 누른 직원은 일부러 최대한 시간을 끌었다.
보안 업체의 평균 출동 시간은 5분.
그때까지만 버티면 어떻게든 될 것 같았다.
그편이 괜히 개인 정보를 알려줬다가 손님에게 고소를 당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겠다고 판단했다.
"시간 잘 가."
민수가 팔목에 찬 금장 롤렉스 시계를 보며 종업원을 압박했다.
종업원은 빠르게 마우스를 클릭해가며 계속 시간을 끌었다.
"죄, 죄송합니다. 말씀하신 세단이 들어온 cctv기록이랑, 그때 입실한 방을 같이 찾아야 해서요."
"하-. 나 씨발, 이 새끼 때문에 오늘 좆뺑이 친 것 생각하면 확 그냥 담궈버리더낙 해야지."
그래도 끝내 도훈을 찾았다는 사실에 민수가 만족했다.
이제 방호수만 알아내면 그는 독안에 든 쥐신세였다.
"어쭈? 3분 벌써 넘은 것 같다?"
"다 됐습니다. 잠시만···."
그때 모텔 문이 열리며 보안 업체 조끼를 입은 가드 두 사람이 들어왔다.
"신고받고 출동했는데요."
"신고?"
"이 사람이에요! 갑자기 쳐들어와서는 다짜고짜 행패를!"
우군의 등장에 종업이 확 본색을 드러냈다.
민수가 그 모습을 보더니 어처구니 없다는 듯 웃었다.
< 690. 중수의 자격-19-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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