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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701화 (674/2,000)

< 683. 중수의 자격-12- >

***

몸에 손이 닿자 은성이 긴장했는지 흠칫 몸을 떨었다.

한 번 살을 섞은 사인데도, 그녀는 여전히 처녀처럼 굴었다.

어쩌면 타고난 천성일지도 모르겠다.

수줍고, 겁이 많은 성격이 이런 데서 드러 난다.

하지만 나는 안다.

겉으론 유약해 보이는 그녀가 얼마나 뜨거운 여자인지를.

"나 많이 보고 싶었어?"

긴장한 와중에도 은성이 또박또박 대답했다.

"무척요."

"외국 생활 즐기느라 정신없었을 것 같은데?"

상의를 벗기자 하얀 레이스로 장식된 브래지어가 보였다. 조그만 체구치곤 제법 골이 깊은 가슴이다. 와이어의 압박에 가운데로 몰린 가슴골 사이에 깊은 음영이 드리워져 있다. 여체가 그리는 곡선 중에서도 가장 탐스러운 라인이다.

"아니에요. 하루도 오빠 생각 안 한 날이 없었어요."

깜찍한 대답에 나도 모르게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고개를 살짝 틀어 혀와 혀가 맞닿자, 감전된 것처럼 우리 둘 사이에 전기가 찌릿 흘렀다.

부드럽고 촉촉한 입술에 혀를 밀어 넣어 입술을 벌려본다. 은성은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더니, 수줍게 나의 혀를 받아들였다. 그녀의 입술은 상큼한 숫처녀 맛이 났다.

"아아···."

바르르 떨리는 턱 끝이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증명했다.

그녀의 몸이 나를 얼마나 그리워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다.

그것은 묘하게 감동적이다. 남부러울 것 없이 살던 여자가, 오매불망 나를 그리워했다는 사실이 자존감을 극도로 높여 주었다.

키스와 동시에 포옹하듯 그녀를 껴안아 등 뒤로 팔을 둘렀다. 손가락이 몇 번 꼼지락거리자 순식간에 가슴을 가리던 가리개가 스르륵 흘러 내린다.

"아!"

은성이 놀란 새처럼 파득거리며 두 팔로 가슴을 가렸다.

와칸다 포에버 자세다.

"보여줘."

"부끄러워요···."

"이미 봤잖아."

"그, 그게 아니라 밖이 너무 밝아서."

은성의 나신이 오후의 햇살을 받아 하얗게 빛나고 있다.

하긴 일전에 섹스는 늦은 시각,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온천에서 이루어졌다. 조명도 어둡고 모든 것이 흐릿한 밤이었다.

"날이 밝아서."

"네?"

"날이 밝지 않아서."

"무, 무슨···."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예?"

"언제나 네가 예쁘다는 말이었어."

개소리를 지껄여 은성을 당황케 한 나는, 방심하는 틈을 타 그녀의 무장을 해제시켰다. 와칸다는 끝났다.

"아앗!"

"은성이 네 가슴은 밝을 때 보니 더 예쁘네."

"미, 민망해요···."

빈말이 아니다.

오후의 햇살에 하얗게 빛나는 가슴은 명품이란 말이 절로 나왔다.

특히 우윳 빛깔의 유륜부와 연한 갈색을 띤 유두가 그림을 그려놓은 것처럼 아름다웠다. 정말이지 숫처녀라고 해도 믿을 만큼 순백의 미를 보이고 있다. 그녀의 순결을 대물로 짓밟고 싶어 진다. 순수한 백색에 물을 들이듯, 온통 살색으로 채워버리고 싶다.

"빨고 싶어."

"아아···."

젖꼭지로 입술이 향했다.

갓난아이가 어미젖을 물 듯, 본능적인 동작이었다.

저 도톰한 유방과, 예쁘게 튀어나온 젖꼭지를 보고 참을 수 있는 남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으리라.

후르릅-!

순식간에 가슴을 앙- 물고 빨아 들인다.

가녀린 허리가 꺾이며 입에선 겨우 신음을 참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으응, 오, 오빠앙!"

"나도 너무 보고 싶었어, 은성아. 네 입술. 네 가슴. 무엇하나 안 그리운 게 없었어."

"아아앙!"

감언이설로 그녀의 온몸을 달구자, 감격한 은성이 두 팔로 내 머리를 깊숙이 끌어안는다.

이제 그녀는 나에게 완전히 종속될 것이다.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여자로 만들어 주마.

소파에 그녀를 눕힌 나는 본격적인 여체 탐험에 들어갔다. 두 손가락으로 융기된 젖꼭지를 빙글빙글 돌리는 동시에 그녀의 홀쭉한 배 위로 혀를 타고 미끄러졌다.

"하아아···."

피부결이 비단결 같은 은성의 몸에선 향긋한 살 냄새가 피어났다. 그 살냄새에 취해 배꼽아래까지 다이렉트 내리꽂았다. 내 혀가 온 몸을 질주한다.

"어디 보자."

나는 환부를 살피는 의사의 심정으로 그녀의 두 다리를 벌렸다. 위로 까뒤집힌 치마 사이에 머리를 파묻고 코를 킁가킁가 해본다.

"아, 아아앗! 왜, 왜!"

"여기도 너무 그리웠어."

"마, 맡지 마요."

"좋은 냄새가 나는데?"

"부, 부끄럽게···."

그녀의 팬티는 이미 축축했다.

뭘 제대로 하지도 않았는데, 푹 젖은 팬티 면이 흠뻑 지려 있다. 나는 그녀를 애태우기 위해 혓바닥을 내밀어 허벅지 가장 깊숙한 곳을 쓰윽 핥았다.

"학!"

일부러 사타구니 근처로 변죽을 울리자 약이 오른 은성이 자기도 모르게 다리를 오므리며 압박해왔다.

"아, 아앙, 아···."

[거 좀 적당히 하시죠. 땡볕에 한지연 양도 기다리고 있는데···.]

‘그래서 지연일 먼저 풀어 줬잖아.’

[주인님, 근데 전 이쯤에서 살짝 궁금해지는 군요.]

‘뭐가?’

[지난번 아이돌 숙소 침투 때 그러셨잖습니까? 이제 위험한 장소는 조심해야 겠다고.]

‘그랬지.’

[한데 이번엔 그곳보다 훨씬 위험한 곳으로 자진해서 오셨습니다. 미션이나 업적이 걸린 것도 아닌데요.]

과연 로시는 예리했다.

이제껏 목적 없이 움직이지 않던 나의 동기에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나는 시치미를 떼며 둘러댔다.

‘간만에 지연이가 불렀잖아. 또 은성이도 보고 싶기도 했고.’

[주인님은 그다지 순애보인 성격으론 안 보이는데···.]

‘뭐, 맨날 새로운 여자만 먹다 보니 예전에 만났던 여자가 땅겼나 보지. 그나저나. 내가 누굴 만나든 그건 내 자유 아닌가? 이건 조금 지나친 오지랖 같은데?’

[아뇨. 누굴 만나는 것에 대해 따지는 게 아닙니다. 다만 주인님이 다른 생각을 품고 있지 않나 싶은 노파심에.]

로시가 어렴풋 눈치챈 듯했다. 혹시 나의 생각을 내 동의없이도 완벽히 읽을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 계획은 처음부터 잘 못된 것일지도 모른다.

‘무슨 소리야. 다른 생각이라니?’

[···아닙니다.]

로시와의 대화가 조금 찝찝했지만, 지금은 그것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흠뻑 젖어버린 은성의 팬티를 얼른 걷어내고 싶었다.

"엉덩이 조금만 들어봐."

"···네."

은성이 살짝 허리를 들어 팬티를 내리기 쉽게 해주었다.

역시 여자는 빤스 벗길 때가 최고다.

누구에도 보여주지 않는 절경을, 나에게만 허락할 때의 정복감은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심지어 그 여자가 조만간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힐 재벌가의 상속녀가 될 거라면 더더욱.

"아아··· 말끔하구나."

말 그대로 순백의 봊이였다.

털 하나 없이 민둥산이 된 둔덕 위로 붉은 길이 길게 나 있었다.

대음순이 유독 작아 발육이 덜 끝난게 아닌가 의심될 만큼 풋풋 모습이다.

"밀었어?"

"···네."

"나 보여주려고?"

"그, 그게···."

이건 면도기로 밀어서 될 게 아니다.

보통 면도기로 밀면, 아무리 제모를 잘해도 샤프심 같은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분명 전용 젤을 이용해 완전히 뜯어 낸 것이다.

"말해봐. 나한테 예쁜 봊이 보여주려고 밀었어?"

"운동 끝나고 마사지 해주시는 선생님이 계신데···. 다리 털을 밀다가···."

대답이 길어지는 걸 보니 나를 의식해 민 것이 분명했다.

은근히 나를 만나기 위해 준비를 했다는 것을 알자, 은성이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잘했어. 빨기 딱 좋거든."

"흡!"

은성의 귀여운 봊이를 입으로 틀어막았다.

인공호흡을 하듯 봊이 전체를 입으로 감싼 뒤 안에 흥건한 애액을 모조리 빨아들일 것처럼 쪽쪽 흡입했다.

"하윽! 학!"

엄청난 자극에 은성이 허리를 튕기며 자지러졌다.

보빨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내 혓바닥엔 모터가 달렸으니까.

지이잉-

진동을 시작하자 은성이 숨을 헐떡거렸다.

이런 건 자위기구로도 느끼기 힘든 강력한 떨림이다.

"하윽, 흐윽, 오, 오빠, 아, 아앙앙!"

은성의 데시벨이 계속 높아져갔다.

이미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 밖에 지연이 대기하고 있다는 것은 의식도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현재 이 방은 완벽한 방음 상태고,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볼 방법은 없으니까.

나는 힘찬 보빨과 함께 오랜만에 만난 그녀를 마음껏 맛보았다.

***

‘대체 뭘하는 거지?’

문밖에 기다리던 지연은 실례인 줄 알면서도 문쪽에 귀를 바짝 기울였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둘이서 회포나 풀라고 시간을 주었지만, 안에선 어떤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리면 살짝 짜증이야 낫겠지만, 무섭도록 정적이 이어지자 오히려 더 불안했다.

‘너무 소리가 없는 것도 수상한데.’

그녀는 도훈이 어떤 남자인 줄 알았다.

눕히고 싶은 여자는 기를 쓰고라도 자빠뜨리고 마는 사내.

마성의 매력을 가진 그의 손아귀에서 여리디 여린 은성이 마음껏 농락 당할 것이 두려웠다.

‘하-. 나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이쯤되면 경호원으로서도, 여자로서도 실격이다.

경호 대상을 외간 남자와 따로 두는 것도 모자라, 하필 그 남자는 자신이 연모하는 사람이었다.

‘이도훈. 이 나쁜 새끼.’

답답한 처지에 한없이 서글퍼 졌다.

상대가 얼굴도 예쁘고 마음씨도 고운 은성이라 더욱 자신이 초라해 보였다.

지연이 발을 동동 구르며 초조해하는 그때.

귀에 찬 무전기에서 소리가 들렸다.

-치직··· 팀장님께서 순회중 입니다. 복무 철저히 하세요.

‘헉!’

경호팀에서 전달된 메시지에 지연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김문수가 저택 순회를 시작한 것이었다.

군인 출신인 그는 불시에 부하들의 근태를 점검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매일 시간을 달리하며 방문하는 그의 순회에 지적받은 부하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그것은 군에 있을 때부터 그가 군기를 유지하는 방법이었다.

늘 긴장하라.

언제나 대비하라.

경호의 원칙을 철저히 따르는 그의 스타일에 불만을 품은 이들도 많았지만, 워낙에 뛰어난 일처리로 정평이 난 그였기에 문수가 가진 카리스마는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지연은 갑작스러운 사태에 발을 동동 굴렸다.

‘어, 어쩌지? 도훈이 아가씨랑 별채에 같이 있는데···.’

예상치 못한 사태에 지연이 재빨리 판단했다.

자신에게 무전을 보낸 인원은 평소에 관계가 돈독한 동료였다.

민망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키 위해 친분이 있는 관리자급에게만 무전으로 알려준 것이다.

‘아직 시간은 있어. 어쨌든 은성 아가씨 집을 허락없이 들어올 사람은 아니니까.’

고회장의 저택은 무지막지하게 넓다.

무전을 날린 시간부터 계산해도 저택을 가로질러 별채까지 오는데는 10여분 이상 걸릴 것이다. 아직은 도훈과 문수가 맞딱드리게 되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다.

똑똑똑!

지연이 문을 노크했다.

그러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도훈이 붙인 방음 패치의 효과로 소리가 중간에 묻혀 버린 것이었다.

조급해진 지연은 다시 한번 문을 두들겼다.

"아가씨!"

쾅쾅쾅!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지연이 불안한 예감을 느끼고 문고리를 돌렸다.

"아니 대체 뭐하길···."

문을 여는데 희미한 교성이 흘러나왔다.

"하으으응, 흐으응···."

지연이 자기도 모르게 발소리를 죽였다.

‘서, 설마 두 사람이···.’

소리는 현관에서 꺾어진 거실에서 나고 있었다. 지연은 어처구니없는 사태에 분노하면서도, 멈출 수 없는 호기심에 도둑처럼 조심스럽게 중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말았다.

홀딱 벗겨진 도훈의 아래 깔린 은성의 모습을!

‘세, 세상에 그 와중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저택까지 잠입한 것도 모자라, 은성의 별채에서 그녀를 농락하는 도훈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당장 소리치고 싶었지만, 두 사람은 자신이 몰래 훔쳐보는 것도 모르는지 연신 떡방아질에 열중이었다.

‘이도훈 이 개새끼!’

평소 욕을 입에 담지 지연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분노를 참을 길이 없었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의 경호 대상을 멋대로 범하는 도훈에 대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자신의 남자를 은성에게 갖다 바친 스스로에게 화가 난 것인지는 불분명했다. 어쩌면 둘 다 일수도 있

었다. 지연은 눈 앞에서 벌어진 살색의 대 환장 파티에 머리가 아찔해졌다.

‘가만. 이거 걸리면 나까지 모가지 아니야?’

지연은 이제 진퇴양난에 빠졌다.

문수는 좋은 상관이었지만, 일에 있어선 엄격한 상관이었다.

무엇보다 임무를 등한시거나 스스로의 위치를 망각한 부하들을 극도로 싫어했다.

도훈의 신분을 위조해 집으로 들인 것만도 엄청난 죄인데, 그 와중에 재벌가의 막내 손녀와 질펀하게 뒹굴도록 놔두었다는 사실을 아는 날엔 결코 무사하지 못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어, 어떻하지?’

지연이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는 와중에도 두 사람은 신나게 떡을 쳐댔다. 어찌나 감질나게 따먹는지 훔쳐보는 지연조차도 점점 흥분될 정도였다.

‘아, 진짜···.’

앞서 도훈 때문에 흥분해 있던 지연은 남녀의 정사 장면을 목도하자 곧바로 반응이 왔다. 사전에 그런 일이 없었으면 모를까, 이미 한 번 달아버린 몸은 여전히 식지 않은 상태였다.

‘저, 저렇게 힘차게···.’

도훈이 은성의 다리를 접어 머리까지 들어올리더니 보란 듯이 힘찬 삽입을 시작했다. 한 번 허리를 튕길 때마다 조그만 체구의 은성이 세차게 흔들렸다. 교성이 별채를 가득 채웠고, 훔쳐보던 지연은 자기도 모르게 블라우스 위로 젖꼭지를 꼬집었다.

‘아, 아··· 이, 이럴때가 아닌데···.’

지연이 겨우 정신을 차렸다.

< 683. 중수의 자격-12-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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