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80. 중수의 자격-9- >
"왜 그러시죠?"
도훈이 놀리듯 물었다.
"드, 드라이벌 엉뚱한 곳에 꽂은 거 아니에요?"
"아뇨. 이쪽이 맞아요. 오랫동안 나사를 돌리질 않아서 무척 뻑뻑할 것 같아요."
도훈이 씩 웃으며 드라이버를 빙글빙글 돌렸다.
뭉툭한 뒷머리가 곧장 팬티를 격해 지연의 사타구니를 후볐다.
"아, 아아."
"어디 불편하세요?"
"아, 아뇨. 컴퓨터 분해하는 건 처음 봐서 흐, 흥분 되서요."
"기계 좋아하시나 보네."
"기, 기계···. 기계보단 역시 사람 손이···."
지연은 슬슬 밀려오는 자극에 하마터면 말실수를 할 뻔했다.
도훈은 위험한 장난을 그만두고 치마 속에서 드라이버를 꺼내 다시 본체를 분해했다. 지연이 한창 상기 된 표정으로 깊은숨을 몰아쉬었다.
-짓궂은 건 여전하네! 못 말려 정말!
-왜? 오랜만이라 좋지 않았어?
-누가 그딴 걸 좋아하니? 내 몸에 이상한 거 넣지 마라.
-흐응. 역시 내 것이 더 좋지?
"쿨럭, 쿨럭-. 아이고, 여기 먼지가 장난이 아니네요. 이거 한 번도 먼지 안 빼셨죠?"
"네."
"사람이든 컴퓨터든 똑같아요. 오랫동안 방치하면 이렇게 먼지가 쌓여서 고장의 원인이 된단 말이죠."
"방치한 사람이 잘못이네요, 그럼."
지연의 뼈있는 지적에 도훈이 한 방 먹었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아이고, 안에 거미줄까지 친 것 같은데요?"
"네? 본체 안에 거미줄이요?"
"네. 여기 보세요."
지연이 놀라서 본체 안으로 고개를 내밀자, 도훈이 방심한 틈을 타 불쑥 치마 뒤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짧은 스커트를 걷고 중지를 세운 손가락이 정확히 지연의 갈라진 계곡으로 파고들었다.
"흡!"
지연이 도망치려고 했으나 도훈의 음탕한 손길은 집요하게 팬티 위를 문질렀다.
쓱싹쓱싹-
손끝에 힘을 주어 빠르게 문질러 대자 다리에 힘이 풀린 지연이 두 팔로 책상을 잡고 겨우 버텼다.
"하아···."
"봐요. 거미줄 가득하죠?"
"아, 안 보이는데···."
"그래요? 안쪽 깊숙이."
도훈은 그 소리에 맞춰 잽싸게 팬티를 젖히더니 뒤에서부터 앞으로 봊두덩이를 침투했다. 연체동물 같은 그의 손가락이 봊이에 닿자, 책상 모서리를 감싸 쥔 지연의 손에 바짝 힘이 들었다.
"흐아."
찹찹찹찹-!
어느새 애액이 스며 나와 윤활제 역할을 했다. 도훈은 쉬지 않고 손가락을 문지르더니 어느 순간 쑥- 하고 구멍 속으로 손가락을 꽂아 넣었다.
"압!"
지연이 자기도 모르게 소릴 지를 것이 두려워 입을 틀어막았다.
"음, 거미줄인 줄 알았더니, 먼지였네요."
"······."
"그래도 혹시 모르니 싹 걷어 줘야겠어요."
도훈이 꺽어 세운 중지를 팽그르르 돌리며 질 안쪽 구석을 샅샅이 훑었다. 물이 터지기 시작한 지연은 어쩔 줄을 모르며 당황했다.
‘미, 미쳤어! 내가 반항 못 할 줄 알고서 이러는 거야.’
지연은 혹여나 감청에 걸릴까 봐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더 화가 나는 건 오랜만에 얼굴을 보자마자 다짜고짜 거기에 손가락을 꽂아 마음껏 휘젓는 도훈이 얄미우면서도, 그립게 느껴지는 자신 때문이었다. 마치 도훈의 손길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보자마자 시큰하게 젖어버린 그곳은, 수치스러울 정도로 애액을 흘려댔다.
"이 정도면 먼지를 대충 걷어낸 것 같고···."
한참 지연을 희롱하던 도훈이 치마 속에서 손가락을 빼냈다. 그는 애액으로 젖어 번들거리는 손가락을 입으로 한 번 쪽 빨며 지연을 향해 씩 웃었다.
"하아···. 먼저 청소가 이렇게 힘든 거였군요."
"고작 이거 가지고요? 이제 시작이죠."
"네?"
"일단 CPU부터 한 번 봐야겠어요."
도훈이 능숙하게 쿨러를 해체하더니 안에 박힌 씨피유를 꺼냈다. 지연은 그가 컴퓨터를 잘 다루는 것을 몰랐으므로,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그, 그걸 마음대로 들어내도 돼요?"
"전문가니까 걱정마시고."
도훈은 씨피유의 제원을 확인하고 말했다.
"사무용으로 쓰기엔 너무 비싼 제품이네요. 이런 건 오버클럭해서 게임용으로 써도 충분하겠는데."
"몰라요. 저도 그냥 시설과에서 주는 대로 받은 거라."
"일단 씨피유는 이상 없어 보이네요. 다시 박아야겠어요."
"바, 박다뇨?"
"원랜 인텔 씨피유도 과거엔 CPU에 소켓 핀이 달려 있었어요. 그걸 메인 보드에 박아서 사용해서 지금도 그냥 박아 넣는다고 표현해요."
"그, 그렇군요."
지연은 도훈의 말에 슬슬 불안감이 들었다.
아까도 케이스를 벗긴다더니 자켓을 풀고, 먼지를 걷는다면서 손가락으로 질을 휘저었다. 하물며 이제 박는다니. 지연이 설마 하는 표정으로 도훈을 쳐다보는데 도훈이 갑자기 지퍼를 끌어 내리며 말했다.
"연장 좀 꺼내게 도와주시겠어요?"
‘미, 미친!’
지연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곳이 어딘가?
상주 경호원만 스무명이 넘고, 저택에서 일하는 사람만 도합 100여명에 육박하는 대삼현 그룹의 회장이 기거하는 곳이다. CCTV로 촬영되는 구간만 30여 곳. 회장의 병색이 짙어진 뒤로 직원들을 입단속 하느라 저택 곳곳에 감청 장비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곳에 떡 하니 쳐들어와서 이제는 자신 앞에서 물건을 꺼내려는 도훈이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여, 연장은 왜요? 별로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특수한 장비가 필요할 것 같아요."
"그냥 있는 도구로 하세요."
"아니요. 이게 확실합니다. 만족 하실 거예요."
지연이 머뭇거리자 도훈이 스스로 지퍼에 손을 집어넣었다.
처음부터 팬티도 안 입고 온 듯 손을 넣자마자 발기된 대물이 두둥- 튀어나왔다.
"헉!"
지연은 오랜만에 본 도훈의 대물에 눈을 떼지 못했다. 밝은 대낮에 거무튀튀한 남성의 성기를 보는 것도 충격이었지만, 그 놀라운 크기와 위풍당당한 생김새는 언제 보아도 기가막혔다.
"여, 연장이 몹시 크군요."
"네. 길고 단단하죠."
"그, 그걸 어디에 쓰시려고요?"
"박아야죠."
"······."
"물론 씨피유를요."
"제, 제가 비켜드릴게요."
"아니요. 도와주셔야 해요. 씨피유도 윤활제가 필요하거든요."
"유, 윤활제요?"
"사실 윤활제가 아니고 써멀구리스 불리는 전도 물질이에요. 히트 스프레더와 쿨러 방열판 사이에 들뜨는 부분을 매꿔 열전도를 쉽게 하죠."
"그, 그렇군요."
"일단 윤활제부터 바르죠."
도훈이 주변을 살피더니 지연의 정수리를 잡고 서서히 힘을 가했다. 커다란 손바닥에 짓눌린 지연의 상체가 점점 밑으로 내려앉았다.
"이, 이건 좀 위험하지 않을까요?"
"괜찮아요. 사실 초보들은 값비싼 씨피유를 다루면 벌벌 떨기도 해요. 근데 그러다 오히려 고장이 나는 거예요. 박을 땐 과감하게."
"과, 과감하게··· 헙!"
지연을 무릎 앉아 자세로 짓누른 도훈이 단숨에 대물을 입에 박아 넣었다. 지연은 입안으로 밀려 들어오는 대물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업!"
"써멀은 신중히 펴 발라야 해요. 구석구석."
"흐으으읍!"
도훈은 지연의 머리채를 잡고 천천히 앞뒤로 왕복시켰다.
처음엔 거부하던 지연도 조금씩 흥분을 느끼는지 스스로 대물을 향해 고갯짓을 시작했다. 도훈이 고개를 천장으로 처들더니 깊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 역시 잘 바르시네."
"음음···."
"구석구석 밑에도 발라주세요."
도훈의 말에 지연이 입에서 대물을 빼 쳐들더니 불알 밑을 싹싹 핥았다. 어느 정도 예열이 끝난 도훈은 지연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이제 그럼 삽입해 볼까요?"
"사, 삽입은···."
"걱정 마요. 이건 제가 직접 해드릴게요. 실수하면 비싼 부품 고장나니까."
컴퓨터가 올려진 책상 위에 지연을 나란히 엎드리게 만든 도훈은 치마를 엉덩이 위로 훌쩍 들추더니 애액으로 흠뻑 젖은 팬티를 옆으로 젖혔다.
탱탱하고 하얀 엉덩이 사이로, 벌렁거리는 봊이가 눈에 들어왔다.
"이야, 정말 좋은 메인보드네요. 씨피유가 쑥쑥 박히겠어요."
"그, 그런 것도 있나요?"
"원래 좋은 씨퓨유는 고급형 보드에 박아야죠. 아무데나 박으면 제 성능을 못 발휘해요."
도훈은 잘 익은 복숭아 같은 엉덩이를 양쪽으로 활짝 벌리더니 그대로 대물을 꽂아 넣었다.
푹-
"흑!"
"많이 놀라셨죠? 원래 단숨에 팍- 하고 넣어야 해서."
"아흑!"
"물론 이래도 고장은 안 나요."
"하읏, 비, 비싼 씨피유 맞나봐요. 서, 성능이."
"그죠? 근데 원래 고급형 보드는 내장 사운드도 훌륭한데, 이건 어쩐지 모르겠네요."
"소, 소리는···."
"아마 부팅 시켜보면 확인할 수 있겠죠."
도훈은 손바닥이 하얗게 질릴 만큼 주먹을 말아쥔 지연의 모습에 겨우 웃음을 참아야했다.
***
-많이 놀라셨죠? 원래 단숨에 팍- 하고 넣어야 해서.
-아흑!"
저택 내부를 감청하는 경호2팀 여직원이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수리를 저렇게 요란하게 한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니, 그냥 감청 듣고 있는데 좀 이상해서."
"뭐가? 어딘데?"
"한지연 대리님 집무실."
"아, 대리님 컴퓨터 고장났다고 기사 불렀다던데?"
"어. 근데 무슨 컴퓨터 하나 고치는데···."
"왜?"
"아, 아냐. 그냥 대화 내용이 이상해서."
"뭐가 어떻게 이상한데? 혹시 회장님 근황을 떠드는 건 아니겠지?"
"그건 아닌데 좀···. 너도 한 번 들어볼래?"
"줘 봐."
여직원이 다른 직원에게 수신장치를 넘겼다.
이어폰에서 계속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으, 써멀을 너무 많이 발랐나? 왜 이렇게 흘러넘치죠?
-그, 그건 저도··· 학!
대화를 몰래 듣던 직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 뭐야 이건?"
"이상하지? 나만 그렇게 느낀 거 아니지?"
"아니 뭔가···. 컴퓨터 관련 대화 같긴 한데. 어째서 신음 같은 게···."
"혹시 모르니 대리님한테 연락해볼까?"
"응. 해봐."
여직원이 무전기를 들고 한지연 대리를 호출했다.
"치직- 한대리님? 경호2팀입니다."
-말해.
"별일 없으시죠?"
-별일은 무슨. 컴퓨터 수리하는 중이야. 왜?
지연의 목소리가 평소처럼 태연했기에 무전을 날린 여직원이 뻘쭘하게 대답했다.
"아, 아닙니다.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서."
-무슨 소리?
"제가 잘 못 들은 것 같습니다. 수고하십쇼."
-그래.
무전을 끊은 여직원이 어깨를 으쓱했다.
"별일 아니라는데?"
"역시 그렇겠지? 한 대리님이 얼마나 철저한 성격인데."
두 직원은 다시 다른 곳으로 감청을 돌렸다.
***
"이, 이제 그만."
"왜요?"
"조, 조립이 다 된 거 같아서요. 곧 아가씨 개인 교습이 끝날 시간이라."
"아, 그래요?"
도훈이 아쉬워하며 대물을 쓱 꺼냈다.
보짓물로 번들거리는 그의 물건이 아쉬운 듯 공중에서 까딱거렸다.
황급히 옷매무새를 정비한 지연이 상기된 표정으로 필담을 남겼다.
-너 진짜 여기서 나가면 두고 보자.
-왜? 너도 좋아했잖아.
-좋긴 개뿔. 방금 부하직원들한테 들킬 뻔 했다고. 너 여기가 어딘 줄 몰라?
-어디긴 어디야. 은성이 집이지.
-은성 아가씨 앞에서도 이딴 짓 하기만 해? 내가 가만 안 둘 줄 알아.
-넌 은성이 경호원이지만, 동시에 내 여자기도 해.
-뭐라고?
"그럼 다시 부팅시켜 보겠습니다."
도훈은 딴청을 피우며 재조립된 컴퓨터를 다시 켰다.
애초에 고장 안 난 컴퓨터에 선 몇 개를 뽑은 상태로 불렀기 때문에, 컴퓨터가 다시 쌩쌩 돌아갔다.
"잘 되네요."
"다행이네요. 그럼 가봐도 될까요?"
"아, 잠시만요."
지연이 도훈을 붙잡았다.
"혹시 노트북 수리도 가능하신가요?"
"노트북요?"
"네. 저희 아가씨 노트북이 많이 느려졌다고 해서···. 고장은 아니라서 따로 사람을 부르진 않았거든요. 온 김에 한 번 봐주실 수 있을까요? 잠시 후면 수업 끝나실 거예요."
도훈은 이것이 지연의 계획임을 깨달았다. 처음부터 은성이 핑계를 대기보다, 자신의 손님으로 부른 뒤 우연을 가장해 은성을 만나게 하는 수법이었다.
"아, 네···. 그럼 기다리면 될까요?"
"네. 혹시 차라도 한 잔 드시겠어요?"
"저야 고맙죠."
지연이 집무실에 호출 벨을 누르자 잠시 후 메이드 복을 입은 여자가 노크를 하고 들어왔다.
"뭐 시키실 거라도?"
"커피 두 잔만 가져다 줄래요? 기사님이 아가씨 노트북도 잠깐 봐주시고 간대서."
"아! 네."
"잠시 바람 좀 쐬려고 하는데 테이크 아웃 잔에 부탁해요."
"네, 한 대리님."
메이드가 꾸벅 고개를 숙이고 나갔다. 조금 있으니 매장에서 파는 것 같은 테이크 아웃 잔에 커피가 담겨 나왔다. 워낙에 상주 인원이 많으니 주방 자체적으로 커피숍이 운영되는 것이었다.
"고마워요."
지연은 도훈을 데리고 저택의 산책로로 나갔다.
"담배 태우시죠?"
"네."
"그럼 얼른 담배부터 꺼내요. 산책로는 음성은 안 들려도 CCTV가 설치되어 있으니까."
도훈이 말귀를 알아듣고는 산책로 벤치에 앉아 담배를 꺼내 물었다. 지연이 살짝 옆으로 비켜서서 물었다.
"꼭 그렇게 까지 해야만 했어?"
음성이 들리지 않는 곳으로 오자 지연이 대번에 말을 놓았다.
"내가 뭘?"
"소리 녹음 되는 지 뻔히 알면서 날 그렇게 곤란하게 했어야 했냐고!"
"미안. 보자마자 하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었어."
"참나-."
지연이 눈을 흘겼다. 오랜만에 보자마자 배꼽부터 맞추는 이 호색한을 어쩌다 좋아하게 된 걸까?
"별로였어?"
"몰라. 대답 안 해."
"나도 너 보러 여기까지 온 거라고. 나라고 안 무서울 것 같아?"
도훈의 말에 지연이 얼굴을 붉혔다.
어찌됐건 그를 위험한 곳으로 끌어들인 건 자신이었다.
"···아까 다 못 쌌지? 나중에 조용한 곳에서 제대로 해."
< 680. 중수의 자격-9-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