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8. 아이돌 vs 돌아이-51- >
[주인님 근데 이러면 생명이 위험하지 않을지···.]
‘그럴 리가. 게이들 애널 하는 거 보면 아주 불가능한 일도 아닐걸? 알지? 게이가 평균적으로 훨씬 사이즈 큰 거. 인간의 직장은 의외로 신축성이 대단하다고.’
[그, 그렇지만 처음인 사람에게 충격이 너무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그럴까 봐 미리 약을 좀 쳐뒀지.’
[네? 약이요?]
환희가 시간을 끄는 사이 도훈은 구석에 숨어 딜도 끝에 만능 윤활제를 묻혔다. 무엇이든 뚫어 버린다는 윤활제의 효과를 이용해 대산의 괄약근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가만. 단순히 후장만 뚫어 가지곤 어차피 끝이 안 보일 텐데···. 여기다 몸에 좋은 크림을 추가해 볼까?’
바른 곳을 성감대로 만들어 준다는 전설의 비약을 덧바른 도훈은 그대로 양손에 해머 드릴을 잡고 대산의 후장을 꿰뚫었다. 전달되는 진동으로 두 팔이 덜덜 떨릴 지경이었으니, 얼마나 그 힘이 강력한지는 말할 필요가 없었다.
신기한 것은 대산의 반응이었다.
처음엔 오만상을 찌푸리며 고통을 호소하던 대산이, 시간이 지날수록 동공이 풀리며 반항을 멈춘 것이었다. 오히려 그의 물건은 점점 부풀더니 유래없이 단단해졌다. 딜도가 직장을 헤집는 사이 묻은, 몸에 좋은 크림 효과였다.
"흐으응!"
대산은 보빨도 중단한 채 그대로 침대에 얼굴을 처박았다.
두 손은 시트를 움켜쥐고 엉덩이를 쳐든 자세는, 전형적인 수비형 게이의 포즈였다.
"흐윽, 흐윽!"
발기된 물건을 보며 환희가 다 들리게 소리쳤다.
"뭐, 뭐야? 느끼고 있잖아?"
"뭐라고?"
앞에서 다리를 벌리고 있던 연정도 놀랐다.
"봐봐 언니! 뒤를 대주면서 잔뜩 발기해 버렸다구!"
연정이 재미난 구경거리나 되는 것처럼 쪼르르 달려왔다. 환희의 말대로 잔뜩 발기된 물건 끝에 쿠퍼액이 맺혀 있었다.
"세상에! 이거 순 게이 새끼네?"
"개새끼라고!?"
"아니 게이! 남자 좋아하는 남자!"
"아니, 여기가 어디라고 이런 게이 새끼가!"
다들 소름 끼친다는 얼굴로 대산을 노려보았다. 후장에 딜도가 박히고도 발기한 모습을 본 이상 당연히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자식! 대체 무슨 생각으로 여길 온 거야?"
여자들보다 카메라를 들고 있던 남편들이 더 흥분했다. 초대남을 빙자해 실제론 자기의 후장을 노린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 것이다. 아무리 변태들이라고 하지만, 비역질에 면역이 없기론 일반인과 다를 바 없었다.
그들은 후장에 해머 딜도를 박고 잔뜩 꼴려버린 대산의 물건을 확인하고는 못 볼 꼴을 본 것처럼 진저리쳤다.
"지, 진짜 게이였어!"
"이, 이런 미친놈을 봤나!"
흥분한 대머리와 약사 남편이 급기야 대산을 발로 걷어차기 시작했다. 그들은 침대로 뛰어 올라와 싸커킥으로 대산을 옆구리를 걷어차고 등을 지려 밟았다.
"억, 큭!"
도훈은 말릴 생각도 하지 않고 계속 후장에 드릴을 박아넣었다.
‘크크. 코미디가 따로 없구나. 근데 이건 또 뭐지?’
도훈은 방아쇠처럼 생긴 손잡이 부분에서 버튼 하나를 발견했다. 표기된 내용으로 보아 ‘해머’모드를 작동하는 버튼처럼 보였다.
‘아하! 이걸 켜야 해머 모드가 작동되는 거구나.’
도훈은 발길질을 당하는 대산을 향해 코웃음 치며 속으로 소리쳤다.
‘해머 온! 후장으로 가버려엇!’
두드드드드드드드드드!
해머 모드가 발동되자 드릴의 흔들림이 더욱 증폭되었다. 딜도에 박힌 대산이 온몸에 경련을 일으킬 정도로 강한 진동이었다.
"흐으으으으으으응!!"
발길질을 당하던 대산이 쾌락에 찬 신음을 쏟아내자 그를 때리던 남편들은 더 광분했다.
"미, 미친 새끼! 맞으면서 좋아하고 있어!!"
"게이 마조 같은 새끼! 뒈져버렷!"
퍽퍽-!
"흐어엉, 아, 아니야, 나는 게이가 아니, 흐아아앙!"
그러나 터질 것처럼 발기된 물건은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 사실 오늘 밤 그는 뺄 필요조차 없었다.
애초에 박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도훈이 해머 모드를 켠 상태로 계속 힘을 가하자 끝내 대산이 와락- 정액을 쏟아냈다.
찍-! 찍-!
"윽! 미친놈! 맞다가 쌌어!"
"이 게이 새끼가 진짜!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철퍼덕 쓰러진 대산은 밀려오는 후폭풍에 오열했다. 처음 후장이 뚫린 충격으로 침대에서 일어서지 못했다. 스스로도 후장을 당하고 사정까지 이른 것에 대해 엄청난 자괴감을 느끼는 표정이었다.
도훈이 딜도를 뽑아내며 심드렁하게 말했다.
"혹시나 싶어 해봤는데 역시나 군요."
"뭔 소린가? 자네는 알고 있었어?"
"네, 술집에서부터요."
"술집에서?"
"이 자식 아까 제 옆에 앉았잖아요. 그때 은근히 제 허벅지에 손을 올리더라고요. 그땐 단순한 실수인 줄 알았는데···."
"고의였구나!"
"유난히 여성 편력으로 허세를 부리더라니···. 모든 게 철저한 위장이었군."
도훈이 대산을 모함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초대남은 핑계였을지 모르죠. 이 자식은 사실 두 분을 노리고 접근한 걸지도."
"우리를?"
"이, 이 쓰레기 새끼!"
두 남편은 오물이라도 보는 것처럼 혐오스러운 시선으로 대산을 응시했다. 도훈이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었다.
"아마 이것도 여자분들이 아니라 남자한테 쓰려고 했을 거에요."
"나, 남자한테?"
"감히 내 후장을!"
"최소한 자신에게 쓰려고 했겠죠. 다들 아시겠지만, 경험 없이는 이렇게 큰 게 쑥 들어갈 리가 없거든요."
사실 만능 윤활제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삽입이었지만, 도훈의 말을 들은 남편들은 도훈의 추리가 그럴듯 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이렇게 된 이상 오늘은 더 진행하기 힘들겠네요."
도훈이 질린다는 표정으로 벗어 두었던 옷을 걸쳤다. 다들 갑작스러운 사태에 흥이 식은 모습이었다.
"나도 마찬가지야. 젠장, 오랜만에 재미 좀 보나 싶더니."
"저 게이 새끼가 모든 걸 망쳐버렸군!"
사람들은 쓰러진 대산을 내버려 둔 채 각자의 짐을 챙겼다.
그 사이 로시가 도훈에게 말했다.
[주인님. 아까 말씀해주신 걸 찾았습니다. 순간적으로 전자 장비의 메모리를 날려 버리는 초소형 EMP 캡슐이 있습니다.]
‘그거 좋네. 그럼 이제껏 녹화된 장면들은 모두 없앨 수 있는 건가?’
[네. 주인님의 핸드폰도 영향권에 들어가니 미리 전원을 꺼두시길 바랍니다. 전원이 차단된 상태에서는 메모리가 휘발되지 않거든요.]
‘오케이.’
도훈은 몰래 폰을 끈 다음 마켓에서 구매한 ‘초소형 Emp탄’을 터뜨렸다. 알약처럼 생긴 전자기기 폭탄이 픽- 하고 터지자 방안의 모든 기기들이 정전을 맞은 것처럼 꺼져버렸다.
"뭐야? 왜 갑자기 불이 꺼졌지?"
"정전인가?"
"폰도 안 켜져요."
"젠장.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기억을 더듬어 겨우 2층 문을 열자 아래층엔 멀쩡하게 불이 들어와 있었다. 그들은 2층만 우연히 전기가 나간 것으로 여겼다. 대산을 버려두고 팬션을 나온 일행은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우리 마누라가 오랜만에 무척 만족스러운 표정이었어. 고마워."
"아니에요. 그 변태 자식만 아니었으면 더 오래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요."
"뭐 살다 보면 똥 밟는 날도 있는 거지. 혹시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또 한 번 부름세."
"네."
도훈을 차까지 실어다 준 약사 부부는 고급SUV를 타고 사라졌다. 도훈은 그들과 헤어지자 곧바로 핸드폰을 켜 연락처를 차단하고, 인스타 아이디마저 삭제했다.
‘다시 보긴 개뿔.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
[고생하셨습니다. 미션도 완수하고 대산도 혼 쭐 내셨으니 이젠 더이상 볼일 없겠네요. 그나저나 저렇게 팬션에 방치해도 되는 걸까요?]
‘그간의 악행에 대한 댓가라고 해야지. 한동안 똥꼬 쓰려서 일도 제대로 못 나걸걸? 어쩌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진짜 게이로 전향할지도 모를 일이고.’
[흠, 게이들도 보는 눈이 있을 겁니다.]
‘참, 근데 혹시 이거 숨겨왔던 나의··· 업적에 해당 안 되나? 어쨌든 남자인 대산을 사정까지 이르게 만들었으니까.’
[아닙니다. 조건에 위배됩니다. 해당 위업은 주인님의 직접 삽입만이 인정되거든요.]
‘윽. 됐다.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거야.’
[아무튼 이번 미션 해결로 ‘비밀의 문고리’를 획득하셨군요. 감축드립니다.]
‘맞다. 미션 보상!’
도훈이 문고리를 꺼내 손에 쥐었다. 평범한 문고리처럼 생긴 아이템은 반대편이 벽에 흡착되도록 고무판이 달린 형태였다.
‘이것만 있으면 내가 가본 곳 어디든 이동할 수 있다고 했겠다?’
[네. 하지만 SP로 충전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평소 포인트 관리에 신경 쓰셔야 합니다.]
‘SP면 섹스 포인트 말이지?’
[네. 섹스를 할 때마다 일정 포인트가 차오르는 방식입니다.]
‘그거야 문제없지. 나만큼 자주 하는 난봉꾼이 어딨다고.’
도훈은 아이템을 얻은 것에 만족하며 밤늦게 집으로 귀가했다. 핸드폰에 부재중 전화와 깨톡이 쌓여 있었으나, 오늘은 너무 피곤한 하루였으므로 굳이 확인하지 않았다.
***
다음날 아침.
도훈은 눈을 뜨자마자 밀린 메시지를 확인했다.
대부분 린다가 보낸 메시지였다.
부재중 전화도 여러 통.
‘어제 데뷔 무대 안 왔다고 엄청 열 내는군. 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
도훈은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뭐야? 종일 연락 없다가 이제 연락하는 거?
"어제 좀 사정이 있었어."
-웃기시네? 야, 됐고 너 혹시 우리랑 잔 거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니?
"무슨 소리야?"
-미소가 뭔가 아는 눈치던데?
"미소가 그 일을 어떻게 알아? 그리고 난 걔 연락처도 없다고."
-걔 사촌한테 말한 거 아냐?
"종현이 군대 갔어. 입영 날짜가 이번 주 월요일이었고. 요샌 훈련소에 폰들고 가냐?"
-흠···. 그럼 아닌가?
"오랜만에 연락 와서 전화했더니 다짜고짜 시비네?"
-그, 그게 아니라···. 미소가 진짜 뭔가를 아는 것 같단 말이야.
"적어도 난 아니야. 걸렸으면 너희들이 뭘 실수한 거겠지."
-나도 아니야. 혹시 제희? 아, 맞다. 너 제희랑 연락한다며? 제희가 다 불었으니까 발뺌할 생각 말고.
"먼저 깨톡와서 몇 번 답장한 게 다야."
-흥. 하여간 양다리 걸치기만 해. 내가 가만 안 둬.
도훈은 린다의 말을 듣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뭐야? 한 번 잤다고 무슨 여자친구처럼 구네. 미친.’
하지만 나머지 맴버들을 모두 따먹어야 하는 미션이 남아있었으므로 린다의 비위를 맞춰야 했다. 괜히 관계가 틀어졌다가 훼방꾼으로 돌변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양다리는 무슨···. 설마 그거 물어보려고 전화했니?"
-아니. 어제 데뷔 무대도 치렀는데 연락 한 통 없길래! 섭섭하다 진짜.
"미안. 나도 가려고 했는데 다른 일이 겹쳤어. 그리고 어제 엄청 바빴을 거 아냐."
-맞어. 바쁘긴 했지. 새벽까지 축하연하느라.
"솔직히 얼굴만 볼 거면 뭐하러 만나냐?"
도훈이 의미심장하게 찌르자 린다의 목소리가 기대감으로 부풀었다.
-정말? 그럼 우리 뭐하러 만나?
"답정너 하지 말고."
-답정너 해줘. 만나면 뭐 해줄 건데? 응?
"니가 원하는 거 잔뜩 해줄게."
-흐흐흐흨!
‘무슨 귀신처럼 웃네.’
[린다양 웃음소리가 특이한 편이군요.]
-알았어. 어제 일은 봐줄게. 그럼 언제 시간 되는데? 나 오늘 저녁 스케줄 비는데.
"오늘 저녁? 좋지. 너네 숙소나 한 번 구경시켜줘."
-숙소? 숙소는 절대 안 돼.
"왜?"
-호텔 놔주고 뭐하러 숙소로 가니? 내 블랙카드면 좋은 호텔 얼마든지 드나들 수 있는데.
"한번 구경하고 싶어서. 여자 아이돌 숙소는 어떤지."
-안 돼. 애들 다 같이 산단 말이야.
린다가 절대 반대하자 도훈이 꾀를 냈다.
"잘됐네. 다른 애들 다 있는 데서 나 소개시켜 줘, 그럼. 남자친구라고 하면 되잖아."
-나, 남자친구?
린다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섹파로만 여기던 도훈이 갑자기 관계를 진전시킨 것에 어지간히 놀란 눈치였다.
-그 말 진심이야?
"왜? 내가 별로야?"
-아, 아니 너무 갑작스럽잖아.
"아 맞다, 아이돌은 남자친구 사귀면 안 된다고 했지?"
-안되는 건 아닌데···.
"괜히 무리한 부탁 했나 보다. 미안 나 때문에 네가 곤란하면 안 되지."
-아니야.
"어?"
-그냥 숙소 구경하는 정도면 뭐···. 저번에 다른 멤버 가족도 잠깐 들렀다 간 적 있거든. 어떻게 사나 궁금하다고. 어차피 방을 다 따로 쓰니까 몰래 들어와도 괜찮을 거야.
"그래?"
-대신 로드 매니저한테 들키면 큰일 나. 대표님한테 다 꼰질러 바치거든. 매니저가 9시에 퇴근하니까 그 시간 넘어서 와.
"알았어. 그럼 저녁에 봐."
-응. 나 엄청 기대하고 있어도 되지?
도훈은 대답 없이 전화를 끊었다.
"하여간 한 번 맛만 들였다 하면···."
[주인님. 학교 가실 시간입니다.]
‘아, 맞다.’
도훈은 채비를 갖춰 학교로 나섰다.
생각 같아선 비밀의 문고리로 단숨에 이동하고 싶었으나, 아직은 SP포인트 눈금이 반 정도 남아 있었다.
‘이건 몇 번을 해야 채워지는 거야?’
[자세히 보시면 나뉘어진 칸이 보일 겁니다.]
도훈이 문고리를 유심히 보자 핸드폰 충천기처럼 게이지에 불이 들어와있었다. 모두 8칸으로 현재는 4칸이 채워진 상태였다.
‘설마 섹스 한 번에 한 칸씩인가?’
[맞습니다. 현재 절반이니 4번만 더 하면 충전이 완료되겠군요.]
‘거참. 무슨 항공 마일리지도 아니고.’
도훈은 궁시렁대며 차에 시동을 걸었다.
< 658. 아이돌 vs 돌아이-51-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