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3. 아이돌 vs 또라이-16- >
도심 가운데 위치한 비즈니스 호텔이지만 스위트 룸은 확실히 달랐다.
무엇보다 넓었다. 30평? 아니 40평쯤? 축구팀도 회식할 수 있을 것 같은 널찍한 거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야경이 보이는 통유리창 근처 테이블엔 나이트가운을 입고 와인 잔을 홀짝이는 린다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제희가 들어오자 상기된 얼굴로 벌어진 옷깃을 여몄다.
"제희 왔니?"
"언니."
제희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고자 했다.
당황할수록 얕잡아 보일 뿐이다. 도훈 앞에서 우습게 보이긴 싫었다. 설사 도훈이 방금 전까지 통화하던 린다와 물고 빨던 사이라 해도.
"아까 아프다지 않았어요?"
"아팠지. 그래서 도훈이가 간호해 줬어."
"제희 씨도 한 잔 드릴까요?"
어느새 와인 병과 빈 잔을 들고 선 도훈이 제희에게 술을 건냈다. 제희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잔을 받고 린다가 앉은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네, 주세요."
그녀가 린다를 무섭게 노려보았다.
평소에도 있는 집 자식임을 과시하는 모습이 밉상이었다.
딴에는 힙합 특유의 스웩이라며 떠들었지만, 그것은 누가 봐도 명백한 선 긋기였다. 그것은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난 너희들이랑 근본부터 다른 존재야. 같이 어울려 주는 것도 영광으로 알라고.
그러나 자존심이 강한 제희는 린다에게 꿀릴 생각이 없었다.
키도 자신이 더 크고 가슴은 훨씬 컸다. 여자로서 매력은 린다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해왔다. 그것은 가진 재산과 배경으로도 좁히지 못할 격차였다.
"체육교육과라더니 간호학과이었나 봐요, 도훈씨는."
제희가 와인 잔을 따르던 도훈에게 뼈있는 농담을 했다.
도훈이 웃으며 받아넘겼다.
"응급처치를 배우긴 했어요. 격렬한 운동을 하다보면 상처를 입는 경우가 잦거든요."
"둘이서 격렬한 운동을 하신 건 아니고요?"
제희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린다를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다. 당황하면 진다. 무슨 말을 듣더라도 초연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린다가 여기까지 와서도 자존심을 챙기는 제희의 모습에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재밌네. 나한테 도훈을 빼앗겨놓고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도훈이 아니었으면 넌 이방에 들어오지도 못했어.’
제희를 끌어들인 건 도훈의 생각이었다.
두 사람의 통화를 듣고 있던 도훈은 이대로 통화가 끝나면 제희를 영영 놓칠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그는 차라리 이 기회를 이용해 제희까지 좆막음 하겠다는 계획을 품었다.
-제희도 오라고 해.
-···정말? 그거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응. 목소리 들으니까 셋이 같이 놀아도 재밌을 것 같은데?
-지금 나로는 부족하단 소리같네?
-왜? 자신 없어? 너네 팀에서 네가 제일 맛있다며. 그럼 비교를 해봐야지.
-아니 그건··· 아무리 그래도. 아앙!
도훈이 다짜고짜 대물을 깊이 박아 넣었다.
린다가 유리창에 달라붙은 채 사지를 바르르 떨었다.
-쓰리썸은 한 번도 못 해 봤나봐? 그렇게 경험 많다고 유세를 떨더니 완전 풋내기였구만?
-아니, 나도 경험이 없는 건 아니야. 그래도 이건 생각도 못 해봤는데···.
-왜? 내가 제희를 더 맛있어 할까봐 겁나? 생각보다 겁이 많구나? 쫄리면 부르지 마. 나도 억지로 하는 건 시시하니까.
도훈이 물건을 다시 뽑아내자 린다는 몸속에서 영혼이 빠져나가는 아쉬움을 느꼈다. 왠지 그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으면 앞으로 두 번 다신 자신과 안 해 줄 것 같았다.
‘도훈이를 실망시켜선 안 돼. 지금 제희를 부르지 않으면 어차피 도훈이는 제희를 따로 불러 따먹을 거야. 그럴 바에야 내 앞에서 하게 해야 해.’
린다는 생각했다.
자신이라면 제희에게 전혀 꿀릴 게 없다고.
오히려 제희에게 실망한 도훈이 자신을 더 사랑해 줄지도 모를 일이라며.
-제희야, 너 지금 혼자 있니?
방금 전 일을 회상하던 린다가 제희에게 말했다.
"왜? 너도 끼고 싶니?"
"천만에요."
"아쉽네. 도훈이가 너도 한번 맛보고 싶다던데."
"뭐라고요?"
제희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린다와 몰래 클럽에서 빠져나가 정분을 통한 것만도 짜증나는데, 둘이서 하는 와중에 자신까지 끌어들이려고 했다니···.
‘날 얼마나 같잖게 봤으면!’
제희가 이번엔 도훈을 노려보았다.
"린다 언니 말, 사실이에요?"
도훈이 어깨를 으쓱했다.
"아니 난 뭐 그냥···."
"말 돌리지 말아요. 내가 그렇게 쉬운 여자로 보였어요?"
제희의 질문은 린다가 받았다.
"그럼 뭐, 언제는 어려웠니?"
"뭐요?"
"내가 아까 노래방에서 말하려다 동생들 보고 있어서 참았거든? 네 방에 그 딜도부터 치우고 말하지?"
"그, 그건···."
제희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다.
하필 이 타이밍에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다니.
"언니는 뭐 자위 안 해요? 그게 뭐 창피한 일이라고."
"당연히 하지. 나도 해. 하지만 너처럼 매일 밤 그렇게 쑤셔대진 않아."
"근거없는 모함이에요."
"너 진짜 모르나 본데, 니 딜도 모터 소리 너무 커서 내 방까지 다 들리거든? 내 방이 바로 옆 방인 거 몰랐니?"
"읍!"
제희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설마하니 딜도에 달린 모터 소리가 옆방까지 들렸을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알면서 모른 척 넘어가 준 것도 모르면서."
"그 얘길 지금 왜 하는 건데요?"
"말했잖아. 그렇게 하고 싶으면 도훈이 빌려 준다고."
"빌려준다고요?"
"응. 먼저 먹어 봤는데, 얘 끝내줘. 딜도같은 장난감이랑은 비교도 안 될걸?"
‘미, 미쳤어.’
제희는 도무지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남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린다가 갑자기 도훈을 양보하는 것도 이상했고, 도훈 역시 린다의 말에 반박도 못 하고 잠자코 있는 것도 이상했다.
‘또라이들이야. 진짜.’
제안을 마친 린다가 도훈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눈빛 교환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시킨 대로 했으니, 앞으로 나랑 계속 만나줘야 해. 약속 잊지마.
도훈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어. 지금부턴 나에게 맡겨.
"제희씨."
도훈이 의자에 앉은 제희 앞에 섰다.
"뭐, 뭐예요?"
"데뷔 준비한다고 많이 힘들어한다고 들었어요."
"그래서요?"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나 싶어서요."
"됐어요. 누가 그딴 도움 필요···."
그때 도훈의 가운이 스르륵 벌어졌다. 꼿꼿이 발기된 대물이 헐거운 가운을 밀치며 위용 넘치는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제희는 순식간에 노출된 대물의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두 눈을 가렸다.
"꺄악! 뭐, 뭐하는 거야! 얼른 안 치워?"
하지만 도훈은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두 눈을 가린 그녀의 손가락이 살짝 벌어져 대물을 훔쳐보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도훈은 그녀의 손목을 잡아 억지로 대물로 끌고 왔다.
"아깐 좋아했잖아."
"뭐, 뭐를!"
"노래방에서."
"그, 그땐···. 아, 아아!"
도훈의 손에 이끌려 강제로 만지게 된 제희는 대물의 단단함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무슨 잦이가 이렇게 돌덩이 같지?’
놀라웠다. 도훈의 물건은 말도 안되게 단단했다.
특히 앞에서 바짝 꼴린 채 껄떡거리는 모습을 보자 제희는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눈을 떼지 못했다.
"너도 그때 나랑 하고 싶어 했잖아."
"아, 아니 그건···."
"나도 너랑 하고 싶어서 이렇게 단단해졌어."
"아···."
제희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했다.
테이블 건너편에선 린다가 흥미진진한 눈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고 있었다. 도훈은 억지로 대물을 움켜쥐게 하더니 조금씩 물건을 얼굴 쪽으로 들이밀었다.
훅- 하는 비릿한 좆내가 코 끝을 찔러왔다.
방금전까지 린다를 따먹던 좆이다.
그것은 이제 자신을 노리고 있었다.
제희가 린다를 의식하자 도훈이 설득했다.
"린다 때문에 그래?"
"······."
"괜찮아. 린다는 관전만 하기로 했으니까."
"관전요?"
"응. 그러니까 그냥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돼."
"아무리 그래도 같은 그룹···. 웁!"
제희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조금씩 다가오던 도훈이 잦이로 제희의 입을 틀어막은 것이었다. 불쑥 들어온 대물에 제희의 눈이 부릅떠졌다. 뒤로 피하려고 했지만 어느새 도훈이 그녀의 뒤통수를 감싸 쥐며 꽉 고정시켰다.
"웁웁!"
"옳지. 천천히."
제희가 완강히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도훈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끌어안은 뒤통수를 천천히 앞뒤로 흔들기까지 했다.
"우우우읍!"
"쉬-. 착하지. 린다는 정말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여기서 벌어진 일은 우리끼리 비밀이니까."
도훈이 허둥대는 제희를 안심시켰다.
비밀.
그것은 마법의 단어였다.
제희가 지금 가장 걱정하는 것은, 두 여자가 한 남자와 쓰리썸을 했다는 사실이 그룹 내에 알려지는 것.
그 순간 그룹은 와해 되고, 데뷔는 물거품이 될 것이다.
하지만 린다만 입을 다물어 준다면? 그 생각에 이르자 제희는 더 거리낄 게 없었다. 오히려 누군가 자신의 섹스를 쳐다본다는 사실이 묘하게 흥분되기까지 했다.
도훈은 제희의 저항이 조금씩 사그라드는 것을 느끼며 그녀의 귓불을 어루만졌다. 그의 손에는 몸에 좋은 크림이 묻어 있었고, 그곳은 그녀의 성감대 중 하나였다.
‘흐, 흐응, 내가 왜 이러지?’
"하, 하아아···."
"어랍쇼? 자기가 빨다가 가버리네?"
"그, 그게 아니라."
"옷 벗어."
"오, 옷을?"
"응. 내가 기분 좋게 해줄게."
제희가 또다시 린다의 눈치를 살폈다.
아까까지만 해도 여유롭던 그녀의 얼굴이 살짝 찡그려져 있었다. 뭔가 불만에 가득할 때 짓는 특유의 표정이었다.
‘린다가··· 질투하고 있잖아?’
눈치 빠른 제희는 그것이 질투로 얼룩진 여자의 눈빛임을 직감했다.
‘세상에! 쓰리썸 하자고 제안할 땐 언제고··· 막상 도훈이랑 내가 섹스를 시작하니까 안절부절 못하는 똥강아지처럼 초조해 하는걸?’
제희는 그 모습이 너무 우습게 느껴졌다. 그리고 통쾌했다.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지만, 린다는 본래 자신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던 게 분명했다.
‘뭐야, 정말 그럼 도훈 오빠가 날 원해서 마지못해 불러들인 거였어? 그래서 저렇게 전전긍긍하는 거고?’
갑자기 제희의 자존감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도훈이 자신을 원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린다랑은 앞서 해봤을 텐데, 두 번 하고 싶은 매력이 들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럼 그렇지, 양갈보년. 미국에서 흑형 좆만 받다 보니 쪼임이 헐렁해졌나 보네. 내가 너보다 훨씬 쫀쫀하고 맛있는 여자라는 걸 보여주고 말겠어. 도훈씨는 이제 내 거야.’
상황을 파악한 제희가 적극적으로 변했다. 처음 방으로 이끌려 왔을 때의 당혹감이나 수치스러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이것이 자신과 린다의 대결이라고 생각했다.
허세로 가득 찬 린다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일 기회라고 여겼다.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한 번 지켜보라고. 내가 도훈일 어떻게 구워삶는지를.’
제희가 입고 있던 티를 훌렁 벗었다. 그러자 브래지어에 다 담기지 못하는 커다란 가슴이 출렁하고 쏟아져나왔다. 잠자코 지켜보고 있던 린다가 신경질적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젖만 큰 젖소 같은 년 같으니.’
하지만 그런 반응 하나하나가 제희에겐 기쁨이었다.
‘네까짓 게 돈 많은 거 빼면 나보다 나을 게 뭔데? 여자로서의 매력은 내가 더 우위에 있다고.’
제희는 서슴없이 브래지어 후크를 풀었다.
D컵의 가슴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볼륨감만 따지면 B컵인 린다보다 두배는 커 보였다.
"하아, 오빠 빨아줘요."
도훈은 갑자기 태도가 변한 제희가 마음에 드는지 가슴에 달라붙어 힘차게 젖을 빨았다. 커다란 유방에 파묻혀 젖꼭지를 희롱하는 도훈의 애무에 제희가 교태로운 신음을 쏟아내며 도훈의 머리통을 얼싸안았다.
"하앙, 아앙!"
제희의 신음은 평소보다 훨씬 격정적이었다.
순전히 린다를 자극하기 위해서였다.
그녀의 의도대로 린다가 화를 주체못하고 잔에 가득 찬 와인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속 타지? 나한테 도훈 오빠 뺏길까 봐?’
가슴을 빨리던 제희는 재빨리 바지를 끌어 내렸다. 이제 팬티만 남은 제희를 상대로 도훈의 날름거리는 혀가 밑으로 내려왔다.
"아앙, 오빠아···."
의자에 앉아 있던 제희가 다리를 활짝 벌리며 도훈의 머리를 사타구니에 처박았다. 이미 축축해진 팬티 위를 도훈이 열심히 혀를 굴렸다.
"하악, 아앙, 아앙!"
‘저 썩을 년, 아주 좋아 죽네.’
씩씩거리며 지켜보던 린다가 자기도 모르게 와인병을 움켜쥐었다. 방금 전까지 정을 통하던 남자가 다른 여자를 탐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확실히 못 할 짓이었다. 특히 제희가 도발하듯 자신을 쳐다보며 헐떡거리는 모습은 명백한 도발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아, 나도 다시 빨려 봤으면···.’
두 사람의 애무를 구경하고 있던 린다가 몸이 달았다.
특히 도훈이 팬티를 옆으로 젖혀 제희의 봊이를 싹싹 핥는 장면에 이르러선, 질투심과 욕정으로 터질 것 같은 지경이었다.
‘응? 가만 이거···.’
분노로 와인병을 움켜쥐고 있던 린다는 병의 주둥이 부분이 길쭉하고 단단한 게 남성의 성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매끈하게 쭉 뻗어 나가다 병목 부분에 이르러 볼록하게 양각된 디자인은, 포경한 두툼한 귀두를 닮아있었다.
도훈의 보빨을 구경하던 린다가 자기도 모르게 다리를 벌리더니 사타구니를 쓱 훑었다. 손가락 흥건히 묻어나오는 씹물에 그녀는 더는 참지 못하고 빈 와인병을 밑으로 가져갔다.
< 623. 아이돌 vs 또라이-16-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