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7. 아이돌 vs 돌아이-10- >
"애, 애가 있다고?!"
우선이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자 종현이 재빨리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토사물이 묻어있던 그의 손에선 시큼한 위액 냄새가 올라왔다.
"윽! 야, 너 지금 뭘 닦은 손으로!"
"아, 아앗, 죄송해요."
"잠깐,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미소가 그러니까···. 유부녀라는 소리야?"
20살이 애 엄마라니.
그것도 막 걸그룹 데뷔하는 아이돌이!
상식을 한참 벗어난 충격에 우선은 해머로 뒤통수를 얻은 맞은 기분이었다.
"애 엄마는 맞는데, 유부녀는 아니에요."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종현이 힘겹게 사촌 동생의 치부를 설명했다.
내용인즉슨, 그녀가 19살에 애를 출산했던 미혼모라는 사실이었다.
"아니 어떻게···."
"미소가 원래 좀 발랑 까졌었어요. 지금은 정신 차리고 사는데 고딩 땐 밥먹 듯 가출하고 난리도 아니었죠. 고모가 맘고생 엄청 심했는데."
"하아···. 장난 아니네."
"고2 2학기 땐가? 가출 3달 만에 집으로 돌아왔는데, 알고 보니 그때 어울리던 남자들이랑 동거하다 덜컥 임신을 했나 보더라고요."
"와!"
우선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종현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이건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럼 애는?"
"지금은 고모가 맡아서 키우고 있어요."
"아니, 애 아빠는 못 찾았어?"
"그게···."
종현도 거기까지 말하기 민망했는지 머리를 긁적였다.
"그때 미소랑 동거 한 애들이 한 두명이 아니었나봐요."
"뭐?"
"그 왜··· 있잖아요. 가출팸이라고. 다 같이 모여 사는 거. 고모도 찾아보려 했는데, 용의자가 너무 많아서 특정할 수가 없었데요. 근데 어차피 찾아봐야 미성년자일 게 뻔하고, 양육비고 뭐고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 그냥 모른 채 사는 편이 낫겠다면서 덮었어
요."
"야, 이건 진짜···."
"형, 이거 어디 가서 절대 얘기하면 안 돼요."
"넌 그럼 왜 이걸 나한테 얘기하는데? 나 완전 술 다 깼어 지금."
"형이 미소한테 혹시나 마음 품을까 봐 그랬죠. 제 사촌이긴 해도···. 좀 그렇잖아요. 스무 살에 애 엄마라니···. 제가 형이랑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이걸 말 안 했다간 나중에 저 원망할까 봐."
"그래. 말해줘서 고맙다. 그리고 절대 이 얘긴 입도 뻥긋 안 할게."
"이해해줘서 고마워요. 한순간 실수로 그런 건데, 미소도 충격이 컸을 거예요. 그래도 이제 정신 차리고 열심히 살고 있어요. 고모가 검정고시도 봤으니 대학까진 다니라고 사정했는데, 제 스스로 분유값 벌겠다면서 아이돌 준비한 거였거든요. 엄청 필사적이었
죠. 그러다 이번에 기횔 잡은 거구요."
"그래. 애가 그래도 책임감이 있네."
미소의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된 우선은 그녀의 딱한 사정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여자로서의 매력을 더 이상 느낄 수 없었다.
그 역시 스물 한 살.
그냥 유부녀도 아니고 미혼모라는 과거를 받아들이는 것은 도저히 넘을 수 없는 현실적인 벽이었다.
‘휴-. 종현이가 사실대로 말해줘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가만, 혹시 도훈이 형.’
우선은 갑자기 룸에 혼자 남은 도훈에게 생각이 미쳤다.
미소는 겉으로만 봐선, 다른 멤버보다 우월하게 예쁘다.
자신이 혹했다면 분명 도훈도 위험할 터.
"종현아. 미안한데, 이거 도훈이 형도 미리 알아야 하는 거 아니냐?"
"그니까요. 근데 도훈이 형은 딱히 미소한테 관심은 없어 보여서···."
"모르지 인마. 너야 사촌이라 잘 모르겠지만 솔직히 저기서 미소가 제일 예쁘잖아"
"그래요? 전 린다 누나나 제희 누나도 괜찮던데···."
"물론 둘 다 예쁘지. 링링도 그렇고. 명색이 아이돌인데."
우선은 불쑥 링링이랑 키스를 한 사실이 떠올라 얼굴이 빨게졌다. 방금전까지 미소만 신경 쓰느라 몰랐는데, 링링 역시 몸매나 얼굴로 따지면 충분히 아이돌에 어울리는 비주얼이었다.
특히 무심한 듯 프렌치키스를 퍼붓는 대범함에, 살짝 심장이 떨리기까지 했다. 연애 경험이 부족한 우선에게 적극적으로 리드할 수 있는 여성이란 굉장히 매력적인 존재였다.
‘가만. 나도 이럴 게 아니라 이번에 링링으로 확 갈아타?’
다행히 종현은 링링에겐 별 관심 없어 보였다.
도훈만 아니라면, 경쟁자는 전무한 상황.
우선이 쓸데없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래. 어차피 여자 넷에 남자 셋인 거잖아? 아무리 도훈이 형이 매력적이라고 해도 동시에 여자 넷을 모두 차지하진 못할 테니까, 꿩 대신 닭이라고 링링이라도···.’
그는 도훈이 얼마나 욕심쟁이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
덜덜덜!
인간 안마 의자가 된 도훈은 열심히 허벅지를 털어댔다.
이미 터질 듯이 부푼 대물이 얇은 치마를 뚫고 린다의 엉덩이골 사이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피력했다.
"이야, 마사지 시원하고 좋네. 제희 네가 왜 그렇게 좋아 했는지 알 것 같은데?"
"제가요? 언제요?"
질투심으로 얼룩진 제희는 눈을 흘기더니 벌컥벌컥 술을 들이켰다.
"근데 이 마사지기는 진동기능밖에 없나? 아, 겨드랑이 안쪽이 왜 이렇게 쑤시지?"
"림프절 마사지 해드릴까요?"
도훈이 무덤덤하게 물었다.
"그런 것도 돼? 나야 해주면 좋지."
"어, 언니!"
"왜? 부럽니? 너희도 왕 되면 꼭 시켜봐. 얘 진짜 손맛이 일품이야."
도훈이 손을 올려 린다의 겨드랑이 주위를 주물렀다.
자연스럽게 부유방이 있는 곳과 윗가슴까지 만져지자 손가락에 닿는 피부 촉감이 확연히 달랐다.
‘이건 그냥 애무잖아?’
[수위가 너무 높은 게 아닐지 걱정되는 군요.]
‘상관없어. 다들 취해서 제정신이 아니니까.’
[그게 아니라 질투심을 너무 유발 시켜 좋을 게 없다는 뜻입니다. 내기의 신과의 대결을 잊지 마십시오.]
‘아, 그렇지? 여기 4명 다 공략해야지?’
도훈이 보기에 질투심 유발 작전이 통할 사람은 유제희뿐이었다. 링링은 이 정도는 애들 장난이라는 것처럼 아무런 흥미를 보이지 않았고, 미소는 아까 일로 린다에게 삐졌는지 입술만 삐죽 내밀고 있었다. 린다에 대한 적대심이 번져 자칫 도훈에게까지 화가
미칠 가능성이 컸다.
‘흐음, 그나저나 이제 미소 정보창만 확인하면 끝인가?’
[지금 띄워드릴까요?]
‘그래. 4명 다 확인하고 나면 누굴 먼저 공략할지 순서를 정할수 있겠지. 일단은 난이도가 낮은 순부터 하나씩 쓰러뜨려야 하니까.’
[네, 미소양 정보창을 띄워 놓았습니다.]
도훈이 디스플레이를 확인하려고 하는데 벌컥 문이 열리며 화장실로 뛰쳐나갔던 종현과 우선이 룸으로 들어왔다.
"오빠! 괜찮아?"
"다 토했어."
"토해?"
"응. 내가 주량을 넘으면 토하는 버릇이 있거든."
"속은 좀 괜찮으세요?"
"네. 뭐, 더 술만 안 마시면 괜찮을 것 같아요."
"뭐야? 이제 시작인데 벌써 끝이야? 시시하게."
우선은 도훈을 찾다 린다와 포개져 있는 그를 보고 당황했다.
"혀, 형 지금 뭐하세요?"
"벌칙 수행 중이야."
"얘, 내 안마 의자야."
"아, 안마 의자···."
우선이 보기엔 벌칙이 아니라 무슨 보상을 받는 것처럼 보였다.
‘와, 씨 부럽다. 부비부비가 따로 없구나.’
그때 제희가 말했다.
"언니. 5분 다 됐어요."
"뭐? 벌써?"
"스톱워치 보여드려요?"
"칫. 그걸 또 쟀니?"
"누가 먼저 시작 했는데요?"
린다가 아쉬운 표정으로 일어섰다.
도훈은 옷 위로 마사지를 하느라 몸에 좋은 크림을 못 묻혔지만, 이미 대물의 존재감을 보여준 것만으로 린다가 후끈 달아올랐음을 느끼고 있었다.
"자. 그럼 애들 다 왔으니까 다시 왕 뽑죠."
"근데 네 사촌오빠 토해서 상태 안 좋다는 데 이 게임 계속해야 되니? 어차피 걸리면 술도 못 먹을 거 아냐?"
"왕게임이 꼭 술을 마실 필욘 없죠."
"그런가? 종현이 괜찮아?"
"네. 한 번 게워냈더니 이젠 괜찮아요."
"그럼 다시 담배 모으시고."
그 사이 도훈은 디스플레이에 떠오른 정보창을 확인하고 있었다.
‘이게 미소 정보창이라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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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이미소 (비처녀, 15살 5개월)
나이 : 20 #미혼모 #일진녀 #모유분출
호감도 : 61/100
개방성 : A
성감대 : 클리토리스, 젖꼭지, 유방 전체
*애무 포인트 : 젖몸살이 풀리도록 유축을 해주면 좋아하십니다.
성욕지수 : 높음
공략팁
*그녀는 당신에게 큰 흥미가 없습니다.
*그녀를 공략하면 "엄마 젖이 최고!" 업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일진 출신이던 그녀는 매너남보다, 나쁜 남자에 끌리는 스타일입니다.
-19살에 애를 출산했던 그녀는 현재 미혼모 상태입니다.
-그녀의 딸은 현재 자신의 어머니가 기르고 있으며, 애 아빠는 누군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그녀는 양육비를 위해서라도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생 생활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창창한 나이에 과거의 놀던 습관이 남아 여전히 넘치는 성욕을 풀고 싶어 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이해해줄 남자를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아이돌로서 성공한 이후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천 멘트 : "젖몸살 힘들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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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씹···."
도훈은 자기도 모르게 육두문자를 쏟아내려다 급히 입을 다물었다.
"어?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아, 아냐. 아무것도."
도훈은 급히 말을 얼버무렸지만, 미소의 정보창을 본 충격으로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미혼모라고? 고작 스무 살에?’
[원래 미혼모는 나이가 어리죠.]
‘그 말이 아니라, 쟤 지금 걸그룹 데뷔하려는 거 아니었어? 애 엄마가 대체 무슨 말인데?’
[저도 놀랬습니다. 저렇게 어려 보이는데 딸린 애가 있었다니···.]
‘이것들은 대체 걸그룹인지 걸레그룹인지 모르겠네.’
미소의 과거까지 밝혀지자 도훈이 치를 떨었다.
한 명은 문란한 유학녀.
한 명은 클럽 죽순이.
또 다른 한 명은 부자의 첩으로 팔려간 과거에, 심지어 마지막 멤버는 19살에 딸을 출산한 미혼모였다.
‘이거 막 매니저가 넣어 키우고 그런 애들인가?’
[네? 넣어 키우다뇨?]
‘아, 아냐. 아무것도. 근데 사람 속은 까보지 않으면 모른다더니 그 말이 참말이네. 어떻게 이런 조합이 가능하지? 얘네들이 무슨 걸그룹을 하겠다는 건데?’
[다들 얼굴이 예쁘지 않습니까?]
‘근데?’
[미인박명이란 말이 괜히 나왔겠습니까? 그만큼 미인이 감당해야 할 팔자가 마냥 순탄치만은 않다는 거죠. 살면서 얼마나 많은 유혹을 받았겠습니까?]
‘아니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이쯤 되니까 클럽 죽순이랑 유학녀는 평범한 수준이었네.’
도훈은 다시 한 번 미소의 정보창을 살펴 보다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가만. 저 업적은 또 뭐야?’
[엄마 젖이 최고! 업적 말이군요. 말 그대롭니다. 모유 수유가 가능한 여성을 공략할 시 달성 가능합니다.]
‘미소가 지금도 젖이 나온다고?’
[출산 후 1년 정도면 충분하죠. 3년도 가능한 걸요.]
도훈도 애를 키웠지만, 전 부인은 가슴 모양이 망가진다며 처음부터 분유를 먹였다. 그래서 모유 수유 기간을 잘 몰랐는데, 3년도 가능하다는 말에 무척 놀랐다.
‘아니 그럼 지금도 빨면···.’
[네. 모유가 나올 겁니다.]
‘와, 저렇게 얼굴이 어린데 모유가 막···.’
도훈은 그 모습을 상상하자 살짝 흥분했다.
이제껏 수많은 여자를 만나왔지만, 젖이 나오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어쨌든 내기의 신과 대결과 더불어 업적까지 추가 달성하게 생겼군요. 이번 업적 달성하면 중수에 도달하는 건 아시죠?]
‘뭐야? 벌써 그렇게 됐어?’
[네. 지난번 ‘소개팅에서 원나잇까지’ 업적을 달성하셨으니 이제 중수까지 하나 남았습니다.]
기다렸던 승급 전의 마지막 위업은 미혼모인 미소를 공략하는 것. 도훈은 1타 3피의 가능성을 떠올렸다.
‘흐음, 이거 정말 대박인데. 이번 공략 하나에 걸린 게 몇 개지?’
[특수직업 업적 부분 달성, 승리의 신 보상, 그리고 중수가 가능한 엄마 젖까지···. 무려 3개 군요.]
‘이렇게 되면 도저히 물러설 수가 없겠는데.’
[문제는 미소양이 전혀 주인님 스타일이 아니란 겁니다. 초기 호감도가 이렇게 낮은 경우는 처음 보는 군요.]
‘나쁜 남자야 원하면 얼마든지 될 수 있지.’
[그럼 공략 순서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일단 오늘 밤은 린다나 제희로 해야지. 그다음엔 하나씩. 마지막은 미소가 되겠군.’
[오늘 밤 가능하실까요? 이렇게 보는 눈도 많고 서로 견제하는 상황인데.]
‘그러게. 여기선 더 진도빼기 힘들어.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데···.’
도훈이 궁리를 하는데 담배를 다시 모으고 있던 린다가 말했다.
"어? 담배 하나가 안 보이네?"
"아, 제 거 부러져서 버렸어요. 오빠, 담배 남는 거 더 없어요?"
링링의 말에 도훈이 낭패감을 드러냈다.
‘아니, 겨우 준비한 아이템을!’
도훈이 어쩔 수 없이 담배를 꺼내 번호를 매겼다. 뒷패보기 렌즈로 확인하자, 새로 꺼낸 담배 덕에 왕을 구분했던 하얀색 담배가 두 개로 보였다.
[이러면 왕이 될 확률이 50%로 줄어드는 거 아닙니까?]
‘아, 돌겠네. 얼른 왕 되서 치워야 하는데.’
다시 뽑기가 시작되자 도훈은 아까 같은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제일 먼저 담배를 뽑았다.
그러나 승부의 신이 방해라도 한 것처럼 이번에도 왕을 고르지 못했다. 그가 뽑은 것은 마지막에 추가했던 새 담배였다.
다들 번호를 확인하는 데 링링이 조용히 손을 들었다.
"이번엔, 제가 왕이네요?"
링링은 따분한 듯 하품을 크게 하더니 전부를 향해 말했다.
"제가 왕이니까 이제 제 맘대로 해도 되죠? 전 이 게임 끝내고 장소 옮길래요."
"장소를 옮기다니?"
"어디로?"
"자정 넘었으니, 클럽가기 딱 좋은 시간 아닌가요?"
< 617. 아이돌 vs 돌아이-10-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