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8. 거자필반 -58- >
침대에 걸터앉은 수지의 뒤태는 요염하기 짝이 없었다.
버드나무처럼 낭창하게 휘어진 허리는 손에 쥐면 부러질 것처럼 잘록했고, 아래로 힙라인 또한 원피스 하단을 터뜨릴 것처럼 팽팽해져 있었다. 특히 지퍼가 보일 수 있게 두 팔을 돌려 머리를 쓸어올릴 때 드러난 새하얀 목선과 솜털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침
을 꼴깍 삼키고 말았다.
‘와우, 라인 진짜 예술이네.’
[주인님. 유혹에 넘어가선 안 됩니다. 그녀의 몸이 협탁 쪽을 향해 있습니다.]
‘알고 있어. 만약 저 만년필이 정말 카메라라면 옷을 벗기는 순간 내 얼굴이 완전히 노출되겠지.’
노골적인 유혹.
어떤 남자가 옷을 벗겨 달라는 여자의 청을 거절할 수 있을까? 이쯤 되면 수지도 승부수를 던졌다고 봐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독거미다.
미끼를 무는 순간 함정에 빠지고 말 것이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 저었다.
"휴-. 안 되겠는데 그건."
"···네?"
수지가 어깨를 움찔 떨었다.
설마하니 자신의 제안을 일언 지하에 거절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왜···."
"우리 오늘 처음 보는 사이잖아. 이러면 나 성수형 다신 못 봐."
"오빤 제가 별로 마음에 안 드세요?"
"이건 마음에 들고 안 들고의 문제가 아니야."
"그럼요?"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너무 진도가 빠르다는 게 문제야."
내가 거듭 튕기자 수지가 내 쪽으로 돌아앉았다.
"잠깐 이리로 앉아봐요."
"서서 얘기해도 돼."
"이젠 가까이하기도 싫다는 거예요?"
그녀가 언짢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인상을 쓴 모습마저도 놀랍도록 매혹적이었다.
‘캬-. 미인은 진짜 미인이네. 중국의 서시도 아니고.’
너무 빼는 것도 예의가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침대에 마주 앉았다.
수지가 침착하게 말했다.
"오빠가 무슨 생각하는 줄 알아요."
"내 생각?"
"네. 제가 좀 서둘렀다는 건 인정해요. 하지만 전 오빠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 아니에요."
"?"
"제가 처음 본 남자랑 막자고 다니는 여자라고 생각하시죠?"
"아니 난···."
"저 아직 남자랑 한 번도 자본적 없어요. 하느님께 맹세해요."
[거짓말입니다.]
‘거짓말은 아닐지도 모르지.’
[이전에 사귀던 사람하고 변태 플레이를 즐겼다지 않았던가요?]
‘그러니까 후장만 대줬다는 얘기겠지. 어쨌든 아직 거기는 처녀니까.’
[와-, 그거야말로 궤변 아닌가요?]
‘궤변맞아. 처녀막만 있지 하는 짓은 완전 걸레잖아.’
"음···."
나는 고민에 빠진 척했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하면 몰래카메라를 치워낼 수 있을지 구상을 거듭했다.
"정말이에요. 오빠가 믿을지 안 믿을지 모르지만···."
"내가 진짜로 걱정하는 건 그런 문제가 아니야."
"그럼 뭔데요?"
"솔직히 너처럼 매력적인 여자라면 날 만나기 이전에 누구든 사귈 수도 있다고 생각해. 내 눈에 예뻐 보이는 여자라면, 다른 남자에게도 당연히 예뻐 보일 테니까. 오히려 남자를 한 번도 안 사귀어봤다고 한다면 그거야말로 이상한 거겠지. 겉은 멀쩡한데 성격에 문제가 있다는 소리거든."
"그런데 왜?"
"정확히는 나에게 문제가 있어."
"문제요?"
나는 고민에 빠진 척 고개를 푹 숙였다.
"응."
"설마···."
수지가 내 바지춤을 힐끔거리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고자예요?"
"고자라니?"
"아니 거기 문제가 있다길래."
"그건 절대 아냐."
"그럼요?"
"난 앞보다 뒤를 좋아해."
"네?"
"말 그대로야. 내 취향이 약간 특이해서··· 정상적인 행위에 만족을 못 한다고."
"설마 그럼 뒤라는 것이···."
"맞아. 애널이야."
"아!"
나는 보았다.
수지의 눈동자가 눈에 띄게 확장되는 것을.
앞보다 뒤가 좋다는 것은 정보창에서 추천한 추천 멘트였다.
그리고 그녀의 조건부 개방성 S를 활성화하는 키워드이기도 했다.
이제껏 그녀는 본인이 진심과 상관없이 나를 유혹하려고 했다. 아마 배후로 짐작되는 ‘흑막’이라는 사람과 공동정범이든, 아니면 최소한 협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벌이는 불가피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방금 그 말 진심이세요?"
수지가 모처럼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제까지의 가식을 벗고 마침내 진심으로 나를 대하는 느낌이었다.
"실망했니?"
수지가 묘하게 입꼬리를 올라갔다.
"실망 안 했다면요?"
"이 지경까지 왔는데 뭘 더 숨기겠어? 솔직히 주선자 얼굴에 먹칠할까 봐 말 못 하고 있었어. 성수 형이랑 친한 사이긴 해도, 그런 얘기까지 나누는 사이는 아니니까. 어디 가서 그런 얘길 떠들겠어?"
그때 수지가 내 쪽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오빠가 용기 내서 말했으니 저도 고백할게요."
"뭘?"
"저도 좋아해요. 뒤로 하는 거."
"뭐라고?"
내가 놀란 척 되물었다.
"저도 애널 좋아한다고요."
"아깐 처녀라고···."
"맞아요. 맹세코 거기론 한 번도 안 했으니까. 전 혼전 순결주의자거든요"
"그게 무슨···."
"알아요, 말도 안 된다는 거. 하지만 순결을 지킨 건 사실이잖아요."
"음···."
"어때요? 기왕 고백한 김에 서로 비밀은 지켜주기로."
"주선자에겐 뭐라고 할 건데?"
"느낌 괜찮았다고, 몇 번 더 만나볼 거라고 하면 되죠."
엉금엉금 기어온 수지는 어느새 내 얼굴에 볼을 비비기 시작했다. 아까 원 샷 때린 소주의 영향인지 살짝 불콰해진 두 볼이 뜨거워져 있었다. 아무리 술이 센 그녀라도 한 번에 많은 양을 해독시키긴 무리였던 모양이다.
"암튼 그전에···. 저 좀 식혀 주심 안 될까요?"
"정말 우리 이래도- 흡!"
흥분한 수지가 끝내 내 입술을 훔쳤다.
그녀는 강제로 침대에 나를 눕히더니 매섭게 혀를 들이 밀어 넣었다.
‘됐다, 일단 이걸로 내가 먼저 덮치는 그림은 피했어.’
[대단하십니다. 거기서 어떻게 추천 멘트를 연결할 생각을···.]
‘맥락을 만들었지. 술에 취하게 만들고, 계속 튕기면서 조바심 나도록. 그리고 결정적일 때 멘트를 딱! 근데 상상 이상의 효과로군. 이렇게 뜨거운 여자였다니.’
[하지만 여전히 몰래카메라가 남아있습니다.]
‘그건 지금 해결할 거야.’
나는 키스를 받아주면서 성급히 가운을 벗어 재꼈다. 몸을 일으켜 팔을 빼는 와중에도 흥분한 수지는 키스를 멈추지 않았다.
가운을 벗은 나는 무심코 협탁 쪽으로 가운을 내던졌다. 포획 망처럼 펼쳐진 가운이 몰래카메라로 의심되는 만년필을 정확히 뒤덮었다. 수지는 키스에 정신이 팔려 카메라가 가려지는지도 모르는 눈치였다.
‘후후. 역시 변녀답네. 한 번 시동이 걸리니까 주체를 못 하는데?’
"저도 벗겨줘요. 어서."
수지가 내 팔을 등 뒤로 끌었다.
나는 지퍼가 있는 곳을 확 잡아 내렸다.
뒤가 열린 원피스가 허물처럼 벗겨지며 그녀의 브래지어가 드러났다. 속이 훤히 비치는 검은 시스루 속으로 그녀의 젖꼭지가 보였다. 나는 그녀가 협탁 쪽을 돌아보지 못하게 등을 잡아끌어 당기며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하앙!"
브래지어 위로 깨무는데도 수지가 예민하게 반응했다. 나는 이어서 빠르게 후크를 풀어내며 브래지어마저 집어 던졌다.
출렁!
커다란 가슴 두 개가 얼굴로 쏟아져 내렸다. 향수를 몸에 뿌렸는지 가슴골 사이에서 꽃향기가 났다. 혀를 힘껏 돌리며 희롱하자, 금세 유두가 단단해졌다.
동시에 등 뒤로 돌아간 두 팔은 쉴새 없이 움직이며 원피스를 엉덩이 밑으로 끌어 내렸다. 젖꼭지를 빨리던 수지는 내 목과 귀를 혀로 핥으며 게걸스럽게 달려들었다.
[한동안 남자를 못 만났다더니 엄청 굶주렸던 모양입니다.]
‘그러게. 인스타 노출로만 풀어내기엔 부족했나 보군.’
순식간에 수지가 빤스 한 장만 남기고 알몸이 되었다. 배 위에 올라탄 수지가 몸을 일으키더니 서둘러 바지 버클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하아···. 오빠 같은 남자를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몰라요."
"나 같은 남자라니?"
"내 취향을 알아주는 남자요."
바지를 단숨에 벗겨낸 수지가 적당히 솟아오른 팬티를 보고 입맛을 다셨다.
"오빤 큰 편인가요?"
"직접 봐."
"사실 아까부터 엄청 궁금했거든요."
"내 잦이가?"
"네, 전 큰 게 좋아서."
"꺼내보면 확인할 수 있겠네."
두 팔을 포개 머리를 받쳐 배게처럼 만든 뒤, 기대에 부푼 수지를 쳐다보았다. 대물을 처음 본 수지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무척 궁금했다. 긴장한 수지가 팬티 옆을 두 손으로 잡고 확 내렸다.
두둥!
"아!"
안그래도 커다란 수지의 눈이 더욱 커졌다. 가슴을 빨면서 흥분한 대물이 풀 발기 된 채 수직으로 껄떡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공중으로 솟은 첨탑 같았다.
"이, 이렇게나···."
"만족하니?"
"이렇게 큰 건 처음 봐요."
수지가 놀랍다는 듯 두 손으로 대물을 맞잡았다.
"아··· 딱딱해."
"너 때문에 단단해졌어. 어떻게 할거야?"
"제가 어떻게 해드릴까요?"
"빨아."
수지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긴 머리를 귀 옆으로 젖히며 낮게 몸을 깔았다. 혀를 내밀어 귀두를 할짝거리던 수지는 요도 아랫부분을 집중적으로 핥으며 성욕을 끌어 올렸다.
"흐으음. 잘 빠네."
"고마워요."
칭찬을 받은 수지가 배시시 웃더니 이번엔 입안으로 귀두를 밀어 멀어 넣었다. 술기운으로 뜨거워진 입속이 아늑하고 포근하게 느껴졌다.
‘아-. 이런 미녀를 따먹어보다니, 이번 업적도 이제 끝이 보이는구나.’
[주인님. 후장만으론 업적 달성이 어렵습니다.]
‘그럼 실수한 척 한 번 꽂아 주지 뭐.’
[역시!]
‘그리고 성고문도 좀 해야겠어.’
[성고문요?]
‘아직 흑막에 대한 정보가 없잖아.’
[그녀가 순순히 입을 열까요?]
‘제 깟게 입 안 열면 어쩔 건데? 잦이 박히면 꼼짝 못 해.’
나는 열심히 물건을 빨고 있는 수지에게 말했다.
"몸 반대로 올라와 볼래?"
"반대로요?"
"응. 나도 빨아줄게."
수지가 알겠다는 듯 69자세로 체위를 바꿨다.
그녀의 시스루 팬티는 이미 흠뻑 젖어서 500원 동전 크기의 물자국이 선명히 보였다.
"어디 보자. 얼마나 젖었을까나?"
팬티를 잡고 끌어 내리자 수지가 다리를 움직여 내리기 쉽게 도왔다. 이윽고 드러난 그녀의 계곡은 인스타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예뻤다.
‘절경이구나. 이곳이 진짜 처녀림이란 말이지?’
나는 축축이 젖은 가랑이 사이로 혀 끝을 부딪혔다.
가볍게 혀를 할짝대자 잦이를 빨고 있던 수지가 부르르 몸을 떨었다.
‘감도 좋고.’
[애널섹스만 한다더니 굉장히 민감하군요.]
‘삽입을 안 해봤단 소리지, 이미 물고 빨고는 다 했을걸? 인스타에 올린 영상에서 봐도 자위도 곧잘 하잖아.’
[대체 이럴거면 처녀를 지키는 이유가 무엇인지···.]
‘내 말이.’
혀를 깊숙이 넣어 질속으로 밀어 넣자, 수지가 빨던 대물을 뱉고 "하아앙-!" 신음을 터뜨렸다.
"왜 그래?"
"너, 너무 자극이 세요."
"뭘 이런 걸로.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했는데."
그녀의 성감대는 질보다는 항문에 있었다.
나는 손가락에 질 분비물을 묻힌 후 주름진 똥꼬를 살짝 밀어 넣었다. 과연 애널을 많이 해봤다더니 힘을 주지 않았는데도 곧바로 두마디 가량이 쑥 들어갔다.
"흡!"
"좋아?"
"미, 미칠 것 같아요."
"내가 똥까시 해줄게."
"하, 하앍!"
다시 손가락을 뺀 뒤 봊이를 핥던 혀로 똥구멍을 핥아주었다. 바짝 조여져 있던 뒷문이 개방되며 안으로 검은 구멍이 내비쳤다.
‘얼마나 후장을 뚫어놨으면 이렇게 활짝 열리는 거지?’
[전 남친에게 조교를 당했다더니 그게 사실인가 보군요.]
‘남이 쓰던 거 재활용하긴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어쨌든 처녀는 내가 뚫을 거니까.’
[후장과 질을 동시에 사용하면 감염 위험이 있습니다.]
‘그거 있잖아. 만능 윤활제.’
[아! 그렇죠?]
만능 윤활제는 윤활의 효과와 더불어, 멸균 효과도 가지고 있다.
[어디로 전송시킬까요?]
‘있어 봐. 주머니로 쓸만한 데가···.’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 침대 밑을 확인했다. 수지가 벗기다가 아무렇게나 내던진 바지가 보였다.
‘일단 바지 주머니로 전송시켜. 타이밍 맞춰서 빼낼테니까.’
[넵!]
똥까시를 하는 동안 흥분한 수지가 앞으로 엉금엉금 기어가더니 후배위 자세를 취했다. 정확히는 후배위보다 좀 더 엉덩이를 치켜들어 후장을 꽂기 좋도록 허리를 깊숙이 늘어뜨린 자세였다.
"박아주세요."
"벌써?"
"나 미칠 것 같아요. 얼른요!"
나는 뒤로 돌아선 수지의 눈치를 살피며 몰래 바지 주머니를 뒤져 윤활제를 꺼냈다.
"내건 커서 잘 안 들어갈 텐데···."
"괜찮아요. 어지간한 건 다 넣어봤으니까."
전 남친이 떠난 수지는 혼자 후장 자위를 한 경험도 있는 듯했다. 대체 저 구멍 속에 뭘 넣어본 걸까?
"알았어. 일단 한 번 넣어볼테니까 아프면 말해."
"네."
나는 윤활제를 귀두에 잔뜩 뿌린 후 수지의 엉덩이를 잡아 양쪽으로 벌렸다. 벌어진 똥구멍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며 벌렁거리고 있었다.
‘자 그럼, 뒷문 개통해 보실까.’
귀두를 잡고 벌어진 구멍 속으로 밀어 넣자 질과는 달리 뻑뻑한 느낌이 상당했다. 천연의 윤활제가 계속 분비되는 질과는 당연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었다.
"음, 좀 뻑뻑한데. 괜찮겠어?"
"계속 넣어주세요."
"알았어."
상대가 괜찮다는데 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귀두에 이미 윤활제를 발라 놓았기에 실제로도 힘을 주기만 하면 얼마든지 박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한 번 심호흡을 한 뒤 얄팍한 허리를 단단히 붙잡았다.
‘설수지. 이 변녀 같으니. 후장으로 보내주마!’
< 598. 거자필반 -58-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