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1. 거자필반-51- >
‘100% 원한범죄야.’
수지는 확신했다.
근래에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 범죄가 증가한다고 하지만, 형법 수업에서 배운 바에 따르면 대부분 범죄는 면식범 사이에 일어난다. 특히 치정이나 금전에 얽힌 원한범죄 비율은 다른 종의 범죄에 비해 그 비율이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니까 이도훈에게 원한을 품은 누군가가 나를 이용해 대리 복수를 펼치는 것이군.’
그녀는 법조인 집안에서 태어났고, 법학을 전공했기에 남들보다 법률 지식에 밝은 편이었다. 또 판례 분석 스터디 모임에서 익힌 범죄 유형도 알고 있었다.
‘섹스비디오를 찍어 증거를 남기겠다는 것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수지는, 흑막이 몰래카메라를 이용해 획책하려는 음모의 경위를 파악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자신은 이도훈을 낚기 위한 미끼인 동시에, 그를 성범죄자로 만들기 위한 덫의 역할이었다.
정황 분석을 통해 모든 것을 깨달은 수지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하-! 나를 완전 졸로 보고 있던거야?"
자신의 약점을 붙잡아 말판 위에 기물처럼 멋대로 휘두르려는 흑막의 심보가 몹시 괘씸했다.
‘내가 이대로 호락호락 당해줄 사람인 줄 알고?’
흑막은 원하는 바를 이룬다 해도, 언제든 자신을 파멸시킬 수 있는 존재다. 그녀는 후환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또 자존심 강한 성격에 남의 범죄 모의에 가담하는 것 자체가 내키지 않았다.
‘뒤통수 한 번 제대로 먹여줘야겠네. 이대로 질질 끌려갈 거로 생각했다면, 사람 대단히 잘못 본 거야, 너.’
수지가 싸늘한 눈으로 핸드폰을 움켜 쥐었다.
***
쌍 좆. 머리 둘 달린 뱀처럼 말이 안 되는 소리.
하지만 연두가 찬 하네스라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미친. 저런 건 대체 어디서 구하는 걸까?’
아무리 인터넷으로 못 구하는 것이 없는 세상이라곤 하나, 실제 듀얼 잦이 하네스를 찬 연두를 보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다. 가만, 집 안에 저게 있다는 말은 최소 한 번은 써먹었다는 소린데? 갑자기 내 위에 올라탄 나연의 후장이 이미 개통되었을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었다.
"흐응, 요걸 어디에 박아 버릴까나?"
연두가 실리콘 잦이를 껄떡거리며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풀발기 되어있는 두 개의 잦이가 접근하자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괄약근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안 돼. 설사 실리콘이라 한들 아직 거길 뚫리고 싶진 않다고.’
"연두야."
내가 다급히 물었다.
"왜요?"
"내걸론 부족해서 하나 더 가져온 거니?"
"오빠 것도 좋지만 한 번에 한 사람밖에 상대를 못하잖아요. 여럿이 하려면 구멍이 두 개인 것보다 잦이가 여러 개인 편이 낫지 않을까요?"
제법 설득력 있는 의견이다.
본래 남자 둘에 여자 하나의 쓰리썸은 쉬워도, 여자 둘에 남자 한 명은 어려운 법이니까.
"네가 남자 역할을 하겠다고?"
"그러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연두의 의도가 읽혔다.
잦이가 둘로 늘어난 이상, 이제 박을 구멍은 나연 뿐.
만약 내가 나연에게 계속 박는다면, 연두는 어쩔 수 없이 내 후장을 노리야 한다는 의미다.
은근한 선택의 강요. 머리를 굴린 연두가 얄밉게 느껴졌다.
‘일단은 순순히 따라주지.’
나는 나연의 엉덩이를 토닥이며 삽입을 중단했다.
"잠깐 일어나봐."
"지금요?"
"어. 바닥에 엎드려."
나연은 후배위로 전환하는 줄 알고 잽싸게 엎드렸다.
그 모습에 연두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역시 센스 있으시네요."
가까이 다가온 연두는 익숙하게 뒤치기 자세를 잡더니 그대로 나연의 뒷봊이에 실리콘 딜도를 쑤셔 넣었다. 밑에 달린 소형 딜도는 갈 곳 없이 허공에 매달렸다.
푸욱-!
"하, 학!"
대물과는 다른 차가움에 나연이 훽-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뭐, 뭐야? 왜 연두 네가···."
"셋이 같이 즐길 방법을 찾았거든."
"셋이 같이?"
나연을 덮친 연두는 나연의 등판 위에 상체를 납작 엎드렸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짓뭉개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빠도 컴 인."
연두가 두 다리를 활짝 벌리며 말했다.
하네스의 뒤편은 뻥 뚫려있었다. 앞엔 딜도가 달려 정상위는 불가능해도, 후배위를 가능하게끔 설계되었다.
‘쳇!’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연두의 구멍에 대물을 박아 넣었다.
푸욱-!
"하악!"
"핫!"
한 구멍에 박았는데 두 사람의 신음이 순차로 터졌다.
내가 연두를 박자 연두가 낸 신음이 첫 번째요, 연두의 몸이 앞으로 쏠리며 딜도가 밀려나가 나연을 꽂으며 난 신음이 두 번째였다. 마치 도미노와 같은 연쇄효과.
‘설마하니 여자애 둘과 기차놀이를 하게 될 줄이야.’
기차놀이란 게이들의 용어다.
후장과 남근을 둘 다 가진 남자들만 가능한 그룹 체위로, 첫 사람이 뒤를 돌아 엎드리면 둘째가 박고, 그 둘째를 셋째가, 셋째를 다음 사람이 연달아 박는 식이다. 서로의 연결이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여 기차놀이, 혹은 인간지네 체위라고 불리기도 한다.
‘좋아. 기왕 이렇게 된 거 일타쌍피로 뚫어주지!’
반쯤 강요로 시작된 기차놀이였지만, 색다른 경험에 나 역시 빠져들었다. 나는 평소보다 훨씬 무게를 실어 뒤치기에 들어갔다.
퍽퍽!
연두의 뒤를 때리자 연두의 딜도가 나연의 뒤를 때렸다.
푹푹!
"하앙하앙!"
"흐윽흐윽!"
신음도 메아리처럼 들리는 게 묘한 매력이 있었다.
마치 잦이는 하난데 동시에 두 구멍을 뚫어주는 기분이었다.
‘그래. 달려보자!’
칙칙!
푹푹!
"아앗, 앗!"
"흐아앙!"
찍푹찍푹!
"흐앙, 흐앗!"
"앙앙!"
치키치키치키치키!
"흐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앙!"
나도 모르게 몰입해 기차놀이에 흠뻑 빠져들 때쯤, 중간에 있던 연두가 나연의 가슴을 움켜쥐며 상반신을 쳐들었다.
"저도 잡아주세요."
나 역시 그녀를 따라 하며 가슴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그러자 길게 늘어져 있던 열차 칸이 수직으로 세워지며 셋 다 나란히 일어서게 되었다.
서서 박기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세 사람이 나란히 연결된 경우는 처음이라 거울에 비친 모습이 퍽 우스꽝스러웠다. 학창시절 꼬리잡기라 불리던 게임을 하는 포즈였다.
"일어서서 뭐 하려고?"
"언제까지 여기 있을 순 없잖아요. 이제 밖으로 나가야죠."
연두는 장소를 바꾸려 했다.
아마 타일 바닥에 무릎이 배겨 버티기 힘든 모양이었다.
"자, 나연아 천천히 한 걸음씩."
"으, 응."
선두에 선 나연이 조심히 한 발을 내딛자 우리 둘도 따라서 같은 발을 내밀었다. 그 모습이 너무 웃겼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헛웃음 터져나왔다.
"푸핫. 그냥 빼고 가도 안 돼냐?"
"그냥 한 번 해봐요. 이인삼각 경기처럼."
"이건 삼인육각인데?"
"아무튼."
서로 물건이 안 빠지게 걷는게 쉬울 리 없었다.
특히 맨 뒷열에 선 나로선, 허리도 구부정하게 구부려 뒤따라야 했기에 무척 힘이 들었다.
결국 샤워실을 나와 거실에 도착하자 예상대로 내 것이 가장 먼저 빠졌다. 연두는 차라리 잘됐다는 그대로 나연을 끌고 침대로 직행했다.
"나연아 누워."
나연은 혼자 사는 집인데도 투룸 구조다. 거실도 있고, 주방도 따로 있어 원룸보단 차라리 빌라에 가까웠다. 안방의 침대 역시 여자 혼자 쓰기엔 불필요하게 넓은 퀸사이즈.
일전에도 한 번 느꼈지만, 생각보다 잘 사는 집 딸내미인 것 같다.
나연이 온몸이 젖은 채 시트에 눕자 연두가 어디선가 수건을 가져왔다.
"그건 왜 두 개나 달려있지?"
"이거요? 하나는 밑구멍 용이요."
"어떻게 쓰는 건데?"
"한 번 구경해 보시겠어요? 나연아 할 수 있겠어?"
몸을 다 닦은 나연이 이불을 턱밑까지 끌어 올리며 고개를 세차게 가로 저었다.
"싫어!"
"왜? 저번엔 좋아했으면서."
"하고 나면 똥꼬 아프단 말이야."
"저번에 해봤으니 이번엔 더 괜찮을 거야. 안 아프게 젤도 듬뿍 발라줄게."
나연은 애처로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대충 상황을 보니 후장을 뚫긴 했으나 제대로 개통을 한 건 아닌 모양이다.
나는 실제로 듀얼 잦이가 작동되는 방식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나연을 못 본 척하고 연두를 재촉했다.
"해봐. 궁금하다."
나는 아예 화장대 의자를 끌어 관전 모드로 걸터앉았다.
연두는 이불을 확 걷어내더니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꺄악!"
그리곤 협탁에서 젤을 꺼냈다. 끈적한 젤을 손바닥에 짠 연두는 나연의 가랑이를 확 벌리더니 손바닥 전체로 후장에 펴 발랐다.
"으, 차거!"
"쉬, 착하지."
연두는 나연을 어르고 달래 조심스레 젤을 발랐다.
두 사람은 평소 이상으로 흥분되어 보였는데, 나와 욕실에서 한판 치르고 와서인지, 아니면 남자가 보는 앞에서 레즈플을 펼친다는 긴장감 때문이지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둘 다 일지도.
‘후-. 잘됐네. 안 그래도 힘 딸렸는 데 체력 좀 비축하면서 진귀한 구경이나 해야지.’
"그럼 들어갑니다!"
연두가 익숙하게 자세를 잡더니 정상위에서 나연을 덮쳤다.
만약 다른 남자가 발가벗은 나연을 따먹었으면 질투가 날 텐데, 여자인 연두가 나연을 따먹는다 생각하자 기분이 전혀 상하지 않았다.
질투가 일어나지 않으니 감정을 상할 일도 없고, 오히려 긴장한 채 관계를 펼치는 두 사람의 모습에 살짝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살다 살다 레즈플레이를 직접 보게 되는군.’
하네스에 장착된 봊이용 딜도는 사이즈가 상당했다. 어림잡아도 18Cm는 넘어 보였다. 아마 내것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것 같았다.
"어때요? 오빠 거랑 사이즈 비슷한 걸 골랐는데."
나연에게 삽입하며 연두가 말했다.
‘내 사이즈를 알고 나서 샀다는 것은 두 사람이 동시에 따먹힌 날 이후라는 말이겠군.’
"하앗, 하앗!"
연두가 부드럽게 박음질을 시작하자 나연의 숨소리가 순식간에 거칠어졌다. 연두는 경험이 상당한 듯 마치 남자처럼 리드미컬하게 피스톤 질을 이어갔다.
[굉장하군요. 저것만 있으면 남자가 필요없는 것 아닌가요?]
‘아니. 내가 보기엔 턱없이 부족해.’
[무슨 말씀이시죠? 길이도 크게도 주인님에게 전혀 꿀리지 않아 보이는데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잘 보라고. 나연의 움직임을.’
[나연양이요?]
‘그래. 뭔가 어색하지 않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딜도는 사실 잦이만 뚝 떼어놓은 거랑 마찬가지란 말이야. 하네스에 부착했다고 해도 사람처럼 조직으로 연결된 것에 비교할 순 없지.’
[그런데요?]
‘그러니 딜도는 아무리 박아봐야 무게를 이용할 수 없거든. 가령 봐봐. 내가 연두가 하는 식으로 밑에서 위로 올려치면 어떻게 되겠어?’
[밑에서 위로요? 그럼 나연양의 허리가 들리겠···. 아! 그렇군요.]
‘그렇지? 무게를 실을 수 없으니 실제론 작대기만 넣었다 빼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크기가 같으면 뭐해? 파워가 전혀 다른데.’
[역시.]
‘그리고 또 다른 차이는 아무리 실리콘의 촉감이 좋아도 사람 피부만 못하다는 거야.’
[그렇겠죠.]
‘온도도 다르고, 흥분도에 따라 경직도가 달라지는 부분도 묘사할 수 없지. 만약 내가 저 자세로 몰아쳤다면, 평소보다 좆 끝에 힘을 바짝줘서 돌덩이처럼 만들거란 말이지.’
[네.]
‘하지만 경도가 일정한 실리콘 딜도는 경도 조절이 불가능할 수 밖에 없거든.’
[역시 주인님다운 날카로운 관전평이로군요.]
‘아참. 근데 이거 혹시 초대남 미션으로 인정될 수 있나?’
[초대남이요?]
‘봐. 내가 두 여자 집에 초대를 받아서 두 사람 섹스를 관전하고 있잖아.’
[관전은 애초에 초대남 플레이 항목에 없습니다.]
‘아니, 아깐 같이 하기도 했잖아.’
[주인님. 초대남 미션은 남녀의 사이에 초대를 통해 간 뒤 그곳에서 다른 이성과 섹스를 할 경우만 성립합니다. 만약 연두 양이 남자였다면 가능했겠지만, 그 부분에서 조건이 맞지 않습니다.]
‘아깝군.’
[엇. 말하는 사이 연두양이 두 번째 딜도의 삽입을 시도하는 군요.]
로시의 말대로 한차례 피스톤질을 마무리한 연두는 이번엔 밑에 달린 두 번째 좆을 조종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두 번째 좆은 안에 철사가 든 것처럼 모양을 잡는 데로 휘어지는 특성이 있었다.
‘그렇구나. 두 좆의 위치가 고정식이 아니라, 아래 쪽 하나는 조절이 가능한 방식이었어. 그래야 위치에 상관없이 동시 삽입이 가능할 테니까.’
질 구멍과 후장 사이의 간격은 사람마다 다르다. 게다가 질의 각도나 후장의 위치에 따라 미묘하게 삽입 각도 다를 수밖에 없다. 연두가 찬 하네스형 딜도는 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래쪽에 달린 소형 딜도를 원하는 데로 꺾을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아, 아, 살살."
연두가 후장 입구에 딜도를 비비자 누워있던 나연이 바짝 긴장한 목소리로 애원했다. 연두는 알겠다며 파트너를 안심시키며 천천히 딜도의 머리를 집어 넣었다.
손가락보다 살짝 굵은 크기의 소형 딜도는 바짝 조여진 괄약을 침투해 서서히 밀려 들어갔다.
"힘 빼. 힘주면 잘 안박혀."
"나도 모르게 들어가는데 어째."
"아이참. 오빠, 좀 도와주실 수 있어요?"
"내가?"
연두가 관전중이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네. 나연이가 너무 굳어 있어서 못 넣겠어요. 오빠가 머리맡에 와서 애무 좀 도와주세요."
"흐음. 오케이."
어느 정도 힘을 회복한 나는 연두의 요청을 받아들여 나연의 머리맡으로 다가갔다.
< 591. 거자필반-5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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