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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606화 (579/2,000)

< 588. 거자필반-48- >

‘옳지, 드디어 리듬을 탔구나.’

섹스는 일종의 보조를 맞추는 운동이다.

발동이 빨리 걸리는 남자와, 예열이 한참 걸리는 여자가 서로의 흥분 곡선을 일치시키는 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여자는 젖지도 않았는데 혼자 꼴려서 세게만 박으려는 남자나, 남자는 진즉 석이 죽었는데 뒤늦게 달아올라 물건을 비틀어 짜는 여자는 어설프기 짝이 없다.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남자는 애무가 삽입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적당히 무르익은 여자는 억지로 신음을 쥐어짜서라도 남자의 흥분을 유지 시키는 법을 배운다.

그러나 여전히 싱크를 맞추는 것은 예술의 영역이다.

당일의 컨디션.

감정의 고저.

호르몬 주기.

갖은 변수를 일일이 통제하고 조율하며 동시에 오르가즘에 도달하기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빈번한 섹스를 통해 서로의 몸에 대해 빠삭하게 아는 사이에도 함께 정상에 오르기란 쉽지 않은데, 처음 하는 사이에 오르가즘까지 보내는 데는 상당한 관록이 요구된다.

하지만 그것은 도훈에겐 쉬운 일이었다.

‘바짝 달아올랐군. 이제 속도를 올려볼까?’

그는 무수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자를 꽂기만 해도 어느 정도 강도로 어떤 속도로 몰아칠지 본능적으로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 경지에 오른 고수가 눈빛만 봐도 전세를 가늠하는 것과 유사했다.

도훈은 서현의 허리를 붙잡아 단단히 고정했다.

이른바 ‘속사 피스톨’ 자세.

단단한 타일 바닥에서 무릎이 좀 배기긴 했지만, 정상위에서 빠르게 몰아치는 데는 그만한 체위가 없었다.

"간다."

투다다다다다다다다다!

그의 허리가 리드미컬하게 반동하며 서현을 폭격했다. 총으로 비유하면 그것은 1분에 3000발을 난사한다는 개틀링 포였다.

그의 대물이 무지막지한 속도로 질 구멍을 강타하며 서현을 초토화했다.

"흐아아아아아앙!"

그것은 가히 충격이었다.

평생 한 번도 경험하기 힘든 어마어마한 씹질에 서현이 전율하고 말았다.

‘이럴 수가!’

자신을 마음껏 쥐고 흔드는 도훈.

그저 얼굴 잘생긴 바람둥이에 불과하다고 여겼던 그의 정체는 사실 섹스의 신이었다.

‘그랬던 거였어! 학과 동기, 선배 할 것 없이 도훈 오빠에게서 헤어나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이거였어!’

서현은 밑이 빠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절실히 깨달았다.

지금의 도훈은 완벽한 조련사였다.

여체를 능수능란 농락하는 피스톤 마스터였다.

"아앙, 오, 오빠!"

서현의 정신이 아득해질 때쯤, 도훈이 체위를 바꾸었다.

도중에 체위를 바꾸는 것은 두 가지 의미였는데 하나는 똑같은 동작으로 자칫 무뎌질 수 있는 자극 포인트에 변화를 주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정력을 보존하면서 절정까지 이르는 호흡을 다소 늦추는 데 있었다.

도훈이 얄팍한 두 다리를 들어 어깨에 걸쳤다. 높낮이 차이로 살짝 허리가 들린 서현은 공중에 붕 떠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이, 이건 또 뭐지?’

허벅지를 붙잡아 자세를 안정시킨 도훈은 속사포로 몰아치던 이전과 달리 묵직한 한 방을 내리꽂기 시작했다.

쿵-!

"하앗!!"

쿵 떡 꿍-!

"흐잇!"

쿵기덕-쿵!

"흐앗!"

마치 장구 장단을 응용한듯한 기기묘묘한 박자.

그것은 서현에게 색다른 자극이었다. 일전의 속사 피스톨이 빠르게 들락이며 질 입구를 공략하는 스킬이라면, 두 번째 체위는 깊이와 박자를 통해, 질 안 깊숙한 곳을 두들기는 수법이었다.

[호오, 이건 또 뭔가요?]

‘굿거리.’

[국거리요?]

‘국거리가 아니고 굿거리장단 말야. 우리 조상들의 얼이 살아있는 전통의 가락이랄까?’

[설마 장구 장단을 섹스에 응용했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지. 인간의 모든 움직임엔 리듬이 서려 있어. 그걸 일정한 박자로 표현한 것이 바로 장단이지.’

[오오, 역시.]

쿵-떡, 쿵-떡!

"흐아앙, 흐아아아!"

서현의 온몸의 닭살이 돋아났다.

빠르게만 몰아치던 아까와는 전혀 다른 느낌.

마치 두 사람과 교대로 섹스를 하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노, 놀라워. 도훈 오빤 대체 얼마나 섹스를 많이 해봤길래 이런 테크닉을···!’

서현이 부끄러움을 느꼈다. 초반에 부린 허세가 얼마나 우습게 보였을지 생각하자 눈이 질끈 감겼다. 그때 도훈이 물었다.

"좋아?"

"···네."

"나 때문에 나중에 아프다고 하지 말고. 힘들면 말해. 언제든 끝내줄 테니."

"괜찮아요. 의사 선생님이 거의 나았다고 그랬어요."

이런 쾌락이라면 있던 병도 나을 판이다.

서현은 그의 품에 안긴 동안 여자로 태어났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하아-. 이러니 내가 도훈 오빨 어떻게 놓을 수 있겠어? 오빤 절대 포기 못 해.’

어느새 자세를 바꾼 도훈에게 서현이 두 팔을 목에 감으며 꼭 안겼다.

"오빠 안 놔줄 거에요."

"무슨 의미지?"

"오빠가 나 별로 안 좋아하는 거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젠 포기 못 하겠어요. 자존심이고 뭐고, 다 필요 없으니까 나 버리지만 말아 주세요."

"내가 널 왜 버려?"

대답은 그리했지만, 도훈은 난처함을 느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서현이는 정리해야 하는데···.’

그는 서현의 집착이 부담스러웠다. 그녀의 행동을 머리론 이해 한다 치더라도, 굳이 감내할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여자는 널리고 널렸다.

‘거참, 너무 잘해도 문제구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군요.]

‘맞는 말이잖아. 여자들이 내걸 맛보면 헤어나지 못한다는 거.’

[문어발식 확장의 폐해를 경험하시고도 그러십니까?]

‘다정도 문제라더니, 정이 많아 어쩔 수가 없네.’

[정 그러시면 상식 개변으로 확고한 금제를 걸어 두십시오. 서현 양은 위험합니다. 당장은 안아주니 고분고분 굴지만, 분명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나도 그 말엔 동의해. 아무튼 저렇게 매달리는 데 적당히 구슬려서 그냥 안고 가는 수밖에 없겠어.’

"전 오빠가 절 밀어낸다고 생각했어요."

"아까도 말했지만 난 누구에게 종속되고 싶지 않아. 네 행동이 조금은 부담스러워서 그랬어."

"이젠 매달리지 않을게요."

"그 약속 믿을 수 있는 거야?"

"제가 어떻게 하면 믿겠어요?"

"일단 꽉 잡아봐."

"네?"

"일어설 테니 감고 있는 목 꽉 잡으라고."

"아, 아. 네."

도훈이 허리를 세우며 수직으로 몸을 일으켰다.

두 사람은 이제 서로 앉은 채로 마주 껴안는 좌상 자세가 되었다. 도훈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고, 서현은 두 다리를 그의 허리에 감싼 채 위에 올라탄 형국이었다.

"하아-. 기, 깊이 들어와요."

"이것도 느낌 좋지?"

"네···. 오빠랑 하는 건 다 좋아요."

"엉덩이 살짝 들어."

"네."

서현이 엉덩이를 슬쩍 들어 올리자 도훈이 두 손을 밑에 받쳤다.

들썩들썩.

"흐앗, 흐앗!"

"앉아 치기라는 거야. 느낌 어때?"

"흐읏, 너, 너무 좋아요."

"나랑 계속 이런 관계를 이어가고 싶으면 네가 지켜야 할 게 몇 가지 있어."

"뭔데요?"

서현이 도훈의 얼굴을 똑바로 응시했다.

자못 진지한 태도에 도훈도 만족했다.

"내 상식으로는 사귀지 않는 남녀가 지속적으로 섹스만 맺는 관계를 섹스파트너라고 불러. 그러니 지금부터 우린 섹스파트너 관계를 맺는 거야."

"섹스파트너···."

상식 개변 스킬이 적용되자 서현의 동공이 살짝 풀리며 자기도 모르게 서로의 관계를 재정의했다. ‘내 상식으로는’ 이란 주문으로 발동되는 언령은, 상대의 개념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어마어마한 마법이었다.

"그래, 섹파. 너와 나의 사이. 어때?"

"그런 사이도 괜찮을 것 같아요."

대물이 들락거리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서현은 지금의 이런 쾌락을 주기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상식 개변의 놀라운 힘은, 어떤 말이든 최대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위화감을 없앤다는 점에 있었다.

"두 번째. 내 상식으로는 섹파 끼리는 서로의 학점에 신경을 써줘야 해."

"학점이요?"

"그래. 섹스 하느라 공부를 등한시한다면 그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잖아. 서로가 학점을 잘 받도록 돕는 것이 섹파의 미덕이 아닐까?"

얼토당토않은 개소리였지만, 한 사람에게 3번의 세뇌를 걸 수 있는 상식 개변 스킬의 힘은 대단했다. 서현은 응당 그러는 게 당연하다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도훈의 말을 혼자 되뇌었다.

"섹파끼린 학점을 잘 받도록 돕는 게···. 당연하겠죠?"

"그리고 내 상식으로는···."

도훈은 마지막으로 주입할 상식을 떠올렸다.

‘서현은 로시 네 말대로 폭탄이나 마찬가지야. 특히 나의 비밀을 가장 많이 알고 있으니만큼, 한 번 입을 열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가능성이 커.’

[맞습니다. 그러니 입단속이 가장 중요하겠죠.]

‘그렇지. 입단속.’

"우리가 섹파인 것은 이 세상에 너와 나밖에 몰라야 해. 비밀 지켜줄 수 있지?"

"비밀···. 당연히요."

"네가 만약 그걸 어기고 질투하면 너무 실망스러울 거야."

"오빠 실망시키지 않을게요."

"아까도 엄청 질투했잖아. 내가 연두랑 나연이랑 했다는 소리에."

"아···."

서현의 표정에 살짝 노기가 서렸지만, 이내 사라졌다.

"이제 상관없어요. 오빠가 과거에 누굴 만났건, 나 말고 또 누가 있건.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

"정말이야?"

"네. 저는 오빠랑 이렇게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다행히 상식개변이 효력을 발휘하는 것 같군.’

[안심이군요. 근데 두 번째 조건은 좀 쌩뚱맞지 않습니까?]

‘뭐? 학점 관리?’

[네, 주인님도 공부 잘 하고 계신데···. 이번 학기 과 수석을 목표로 말이죠.]

‘물론 잘 하곤 있지. 근데 서현이가 도움을 준다면 훨씬 달성이 수월하지 않을까?’

[네?]

‘서현인 우리 과 입학 수석이라고. 같이 수업을 들어봐서 알지만 굉장히 영특한 아이지. 아마 두고두고 도움받을 일이 있을 것 같아. 뭐, 바쁠 때 레포트 같은 걸 대신 맡긴다던가?’

[와, 그 와중에 이용해 먹을 방법까지 생각하셨습니까? 대단하시군요.]

‘세상에 공짜 섹스는 없는 법이야.’

도훈은 상식 개변 스킬이 제대로 들어간 것에 만족하며 펌프질에 속도를 올렸다. 엉덩이를 들었다놓으며 낙차를 이용해 몰아치자 서현이 금방 숨을 헐떡이며 허리를 뒤로 꺾었다.

"흐으읏, 오, 오빠 나 막 이상해요."

푹찍푹찍-

"슬슬 오선생 오는 거야?"

"오, 오선생이 뭐에요?"

"막 거기가 터질 것 같고, 벅차오르고 하지 않아?"

"마, 맞아요. 하, 하악, 하아앙! 오, 오빠 나··· 나···."

도훈은 슬슬 절정이 가까워짐을 예감했다. 그는 서현의 겨드랑이 밑으로 두 팔을 넣어 어깨를 콱 붙잡았다. 그러자 서현의 상체가 단단히 고정되며 도훈과 한 몸처럼 꼭 붙었다.

"가자, 홍콩으로 보내줄게."

푹찍푹찍!

"아, 아앙, 아아, 아! 오빠, 오빠, 나 막 오, 오줌 나올 거 같아요."

"싸버려. 그냥 모든 걸 내려놔."

"아, 안돼요. 부끄러워···."

"괜찮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 네가 싸는 모습을 보고 싶어."

"흐윽, 읏, 읏! 오, 오빠 그, 그만!"

"싸버리라고! 그냥 다 쏟아내!"

도훈은 어떻게든 서현을 터뜨리기 위해 있는 힘껏 몰아붙였다. 그러나 서현은 처음이라 그런지 마지막 고비에서 아슬아슬 주저앉았다.

‘안 되겠군. 오랜만에 에로마늄 팔찌로 간다.’

[서현 양이 이물감을 느낄 텐데 괜찮을까요?]

‘잔뜩 흥분한 상태잖아.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를 거야.’

도훈은 대물에 장착한 에로마늄 팔찌를 가동했다. 에로마늄 팔찌는 평소엔 피부에 흡수되어 내장되어 있다가, 필요에 따라 해바라기처럼 고리를 생성해 주는 아이템이었다.

‘오매불망 나만 보는 해바라기였던 서현이를 위해, 오늘은 해바라기 진동 모드로 간다!’

[과연, 뜻깊은 선택이십니다.]

해바라기가 작동하자 도훈의 귀밑이 울퉁불퉁 튀어나왔다. 묵주반지와 같은 형상으로 돋아난 조직들은 질벽을 문지르며 전에 없던 자극을 선사했다.

"흐, 흐읍! 아, 안에 뭐, 뭔가!"

서현도 기이한 느낌을 받았는지 눈이 부릅떠졌다. 어차피 피스톤 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확인할 수 없으므로 도훈이 시치미를 뗐다.

"지금 오고 있는 거야. 밑을 열어, 서현아."

"아, 아악, 아아앙, 안돼!!"

‘초고속 회전 실시!’

[해바라기가 고속으로 회전을 시작합니다.]

휘이이이잉-!

놀라운 일이었다.

질 안에서 생성된 해바라기는 살아있는 생물처럼 고속으로 돌아갔다. 그 와중에 도훈이 박기를 멈추지 않으니 질벽 전체에 찌르르한 압박이 가해졌다.

급기야 서현은 눈알이 뒤집히며 숨을 헐떡였다.

"흐읏, 으읏, 으으으, 흐아아아아아아아앙! 오, 오빠 빼, 빼!"

"안돼. 여기까지 온 이상 그냥 싸버릴 거야."

"오, 오빠아아아아아아아아앙!!!!!!!!!!!!!!"

주륵!

서현의 질 안에서 폭발하는 느낌이 들었다. 도훈은 맹렬히 터져 나오는 뭔가에 놀라 서현의 몸을 위로 들어 올렸다.

그때,

부와아아악!

도훈이 대물을 뽑아내자 서현의 수맥이 터졌다.

쏴아아아아아!

"우, 으읏. 이건!"

온몸에 분수로 샤워를 한 도훈은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시오후키 기술을 이용해 분수쇼까지 펼친 그였지만, 삽입 중 수맥이 터진 경우는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흐으윽!"

서현이 민망함과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였다.

첫 섹스에서, 그것도 삽입 중에 오줌을 쏟아내다니.

쥐구멍이 있다면 들어가 숨고 싶을 심정이었다.

< 588. 거자필반-48-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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