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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602화 (575/2,000)

< 584. 거자필반-44- >

"안 참으면 되지."

찌꺽찌걱-.

한참 속도를 올리자 연두가 허겁지겁 내 바지춤을 들추었다. 그녀는 약이 바짝 오른 듯 서둘러 지퍼를 내리더니 반쯤 꼴린 대물을 밖으로 끄집어냈다.

"치잇, 나도 해버릴 거라고요."

연두가 왼팔을 흔들며 대딸을 시작했다. 남녀 둘이 나란히 계수대 앞에서 서로의 성기를 자극하는 모습은 뭔가 기이하면서도 야릇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찌꺽-탁!

찌꺽-탁!

우린 서로 누가 더 오래 견디는지 겨루기를 하는 것처럼 꿋꿋이 애무를 이어갔다. 손가락을 넣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대물을 흔드는 속도 또한 빨라졌다. 질벽을 긁듯이 살살 흔드는 기교를 부리자, 연두 역시 배어 나온 쿠퍼액을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귀두에 문

지르는 스킬로 응수했다.

‘자존심 대결이군.’

[네?]

‘둘 다 넣고 박고 싶어서 안달 내면서 절대 먼저 덤비지 않는 거 말이야.’

[오호, 대체 왜요?]

‘일종의 기 싸움이랄까? 원래 사귀는 사이도 먼저 고백하는 쪽이 약자라고 하잖아. 섹스도 마찬가지거든. 못 참고 들이미는 쪽이 질질 끌려다닐 수밖에 없으니까.’

[연두 양이 필사적으로 참고 있는 거군요.]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야. 버스에서부터 자극을 받아서 지금 박고 싶어 죽겠거든. 맛있는 음식이 눈앞에 떡하고 차려져 있는데, 간도 못 보고 입맛만 다시는 꼴이랄까?’

[버티실 수 있겠습니까? 대체로 남자가 훨씬 조절하기 힘들다던데요.]

‘평소 섹스에 굶주려 있었음 절대 못 참지. 아니 안 참지. 하지만 지금의 난 누구보다 훌륭한 섹스라이프를 즐기고 있다고. 절박함을 느끼기엔 너무나 배가 부른 상황이니까.’

과연 내 생각대로였다.

애무가 길어질수록 연두는 급격히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마따나 나 이후로 다른 남자와 즐기지 못했다면, 지금쯤 대물에 대한 그리움이 극에 달했을 것이다. 여자끼리 하는 건 아무래도 한계가 명확하니까.

뭐니뭐니해도 딜도보단 리얼 잦이랄까?

그러나 너무 방심하고 있었을까?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병원 휴게실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 실수였다. 이렇게 커다란 병원이면 당연히 다른 환자의 보호자도 있을 것이고, 언제든 외부 사람이 들어올 수 있었다.

뒤에서 인기척이 들리는 순간 머릿카락이 쭈뼛 서며 뭔가 잘못되었다는 예감이 들었다.

[주, 주인님 누군가 들어옵니다!]

‘으으, 왜 그걸 이제 말해?’

[저라고 뒤통수에 눈이 달리진 않았으니까요. 갑자기 들이닥치는 사람을···.]

‘변명은 됐고, 얼른 이 사태부터 수습부터 해야 해!’

"연두야!"

나는 급히 손가락을 빼며 연두를 저지했다. 연두 또한 인기척을 느꼈는지 몹시 당황하는 눈초리였다. 그러나 지퍼 사이를 뚫고 나온 대물을 도로 집어넣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새로 나온 신권 지폐처럼 빳빳해진 대물은 구부러지지 않고 접히지도 않았다.

곧 문이 열리기 직전.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연두가 꾀를 냈다.

"그, 급한 대로 이거로 가려요!"

그것은 끄트머리가 뚝 잘려나간 참외였다. 과도로 손질하다 만 참외가 갑자기 대물을 덮쳤다.

"참외로 어떻게?"

"가만있어 봐요, 쫌!"

연두는 뚜껑이 열린 참외를 오나홀처럼 대물에 쑤셔 박았다. 속이 무른 참외가 대물을 감싸며 깊숙이 파고들었다.

푸욱-

‘씨, 씨발! 참외라니!’

[주인님!]

특대형 참외라 그런지 내부가 넓었다. 대물은 정확히 참외의 속을 헤집으며 끝까지 파고 들어갔다.

‘크헉, 이것이 참외 딸!’

바지 한가운데 참외를 대롱대롱 매단 순간 문이 열리며 사람이 들어왔다. 나이가 든 중년의 아줌마였는데 계수대 앞에선 나와 연두를 힐끔 보고는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얼굴이 바짝 상기된 연두나, 바지 한가운데 참외를 붙들고 있는 내 표정이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들키진 않겠지?’

[꼴이 좀 우습긴 하지만 자연스럽게 참외를 붙잡고 있으면 무사히 넘어갈 것도 같습니다.]

그때 아주머니가 우리 둘을 향해 물었다.

"과일 껍질은 날파리 날리니까 곧장 음식물 쓰레기 통으로 버리는게 좋아요."

"네, 네."

"근데 참외가 되게 실하게 생겼네? 이거 어디서 샀어요?"

아주머니는 바지 앞에서 두 손으로 참외를 붙잡고 있는 나를 보고 천천히 걸어왔다.

‘아, 안 돼!’

그때 연두가 재빨리 다른 참외 하나를 아주머니에게 건넸다.

"백화점이요."

"백화점?"

"네. 과일은 역시 백화점 물건이 좋더라고요. 하나 드실래요?"

"이걸 준다고요?"

"네. 저흰 많거든요."

"아이고 예쁜 처자가 마음씨도 곱네. 고마워요."

"별말씀을."

특대형 참외를 받아든 아주머니는 고맙다며 연신 말하더니 싱글벙글 휴게실을 빠져나갔다. 바지 가운데 참외를 붙들고 있던 나는, 그제야 참외를 뽑아냈다.

"오빠!"

"이런 씨 봐라?"

대물의 표면에는 참외 속에서 묻어나온 조그만 씨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갑자기 더럽혀진 대물을 보자 자괴감이 밀려왔다.

‘크흑, 내가 이런 수모를!’

[그래도 연두 양의 기지로 위기를 모면했으니 참으로 다행 아닙니까?]

내가 허탈한 표정으로 씨 묻은 대물을 보고 있는데, 연두가 갑자기 휴게실 문을 안에서 걸어 잠갔다.

"뭐하냐?"

"뭐긴요. 그대로 계실 거예요? 씻겨 드릴게요."

연두는 내 앞에 무릎 꿇더니 참외 속을 헤집고 나온 대물을 입으로 빨기 시작했다.

쭙쭙-

"아···."

"많이 놀라셨죠? 좀 쪼그라들었는데?"

"너 똑바로 말해. 나연이 복수한 거지?"

"제가 뭘요?"

연두가 시치미를 떼며 태연하게 물었다.

"내가 버스에서 바나나 박았다고 참외로 복수한 거잖아."

"무슨 소리세요? 상황이 어쩔 수 없었잖아요. 지퍼에 도로 넣긴 시간이 없고, 등 돌려 서 있자니 어색할 것 같고. 그래서 참외를 들고 있는 게 가장 자연스러울 것 같았어요."

"쳇."

"쳇은 무슨. 그니까 미안해서 이렇게 입으로 씻겨주잖아요."

무릎을 꿇고 앉은 연두가 성심성의껏 대물을 빨아 주었다. 살짝 벌어진 스커트 사이로 그녀의 속살이 비치자 슬슬 물건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주인님 이번엔 충돌 경보입니다! 빠른 속도로 나연양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뭐야?’

병실에서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에 나연은 순식간에 휴게실로 들이닥쳤다. 문손잡이를 돌리던 나연은 안에서 걸어 잠근 걸 깨닫고는 빼액 소리쳤다.

"이 문 당장 열어, 이연두!"

"······."

쾅쾅-

"얼른 문 열라고 이 기집애야!"

나는 사태가 커지는 걸 막기 위해 재빨리 대물을 추스르고 문을 열었다. 나연이 씩씩거리며 해명을 요구하자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문 잠긴 줄도 몰랐어."

"거짓말 마요. 두 사람 안에서 뭐 했어요?"

"뭐하긴? 보다시피 과일 깎았지."

"맞어, 나연아. 왜 갑자기 사람을 의심하고 그래?"

"이연두, 내가 널 모르니?"

"오해야. 아무 일도 없었어."

"흥. 오해고 자시고 난 두 사람만 못 놔두겠으니까, 여기 계속 있겠어요."

나연이 으름장을 놓으며 휴게실 의자에 걸터앉았다.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것 같다는 말이 실감 되는 순간이었다. 어색한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연두가 중재를 선언했다.

"이렇게 서로 견제하면 아무것도 못 해."

"그럼 어쩌자는 건데? 내기를 제안한 건 너였잖아."

"버스에서 먼저 부비부비한 건 너지."

"아니 그건 오빠가!"

"나연아. 난 싸우자는 게 아니야. 내 말은 이렇게 신경전 벌여봐야 서로 좋을 것 하나도 없다는 거야."

두 사람이 격론을 벌이기 시작하자, 나만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됐다.

"저기···."

"오빤 좀 빠져봐요!"

"지금 우리 얘기하고 있잖아요."

"아···, 응."

"그래서 뭘 어쩌자는 건데?"

"나눠 갖자."

"뭐?"

나를 나눈다고?

무슨 솔로몬의 판결이냐?

"서로 방해만 해선 어차피 둘 다 손해잖아. 그러니까 일단 셋 다 모텔로 가자."

"계속해 봐."

나연이 팔짱을 끼며 턱 끝을 치켜 올렸다.

부장이 대리의 프리젠테이션을 평가하는 태도였다.

"그리고 오빠에게 안대를 씌우는 거야."

"안대를?"

"아니 내 의견도 좀···."

"오빤 빠지시라니까요?"

"맞아요! 여자들 얘기하는 데 어디서 남자가!"

쩝!

나는 결국 열심히 참외나 써는 수밖에 없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는 거지."

"블라인드 테스트?"

"그래. 우리가 누군지 모르게 하고 한 명씩 따먹히는 거야. 그래서 둘 중 누가 더 맛있는지로 승부를 보는 거지. 어때?"

"호오, 엄청 자신 있다는 듯 말하네?"

"내가 너보단 쪼임이 좋으니까."

"웃기셔! 너 저번에 손가락 3개 한번에 들어가더라?"

"얼씨구. 딜도 하나론 부족해 후장까지 꽂은 애가 누구였지?"

"지금 계속 해보자는 거야?"

"야야! 그만!"

"오빤, 쫌!"

"껴들지 말라고요!"

하지만 계속 싸움을 방관하다간 장장 12라운드까지 펼쳐질 기세였다. 무엇보다 내 잦이를 지들끼리 씹고 뜯고 맛보겠다면서, 주인에겐 허락도 안 받는 태도가 너무도 괘씸했다.

"일단 내 의견도 들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

"예예?"

"아니 무슨 맡겨놓은 것도 아니고, 자기들끼리 북 치고 장구치면서 김칫국 원샷 때리고 있어?"

"아잉, 오빠앙."

연두가 먼저 찰싹 달라붙으며 아양을 떨었다.

"그래서 대준다는데 안 먹을 거?"

동시에 나연도 반대편에 들러붙었다.

"저흰 오빠랑 하고 싶단 말이에요."

"맞아요. 이러다 거미줄 치겠어요."

"요새 바쁘시다는 핑계로 한 번도 안 만나 주셨잖아요."

두 사람은 작정한 것처럼 내 어깨를 가슴을 문질러 댔다. 나는 결국 밀착된 가슴의 부드러운 촉감에 굴복당하고 말았다.

"우선. 병문안부터 끝나고 얘기하자. 여기 서현이 때문에 온 거잖아."

"알겠어요."

"맞네. 성수 오빠랑 둘만 있어서 뻘쭘하겠다. 얼른 가자."

***

"무슨 과일 하나 깎는데 세 사람이나 다녀오냐? 참외 재배해서 오는 줄 알았네."

"전 화장실 다녀왔는데요?"

"휴게실에 사람이 많아서 좀 기다리느라고요."

평소 친분이 없던 서현과의 독대가 뻘쭘했는지 성수가 머리를 긁적이더니 도훈을 불렀다.

"야. 남자 화장실은 어디냐?"

"밖으로 나가서 오른쪽 모퉁이요."

"잘 모르겠다. 안내 좀 해줘."

"예? 화장실을요?"

"일단 따라오라고."

성수는 막무가내로 도훈의 팔짱을 끼며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병실 밖으로 나가자 성수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와, 어색해 죽는 줄 알았네."

"근데 무슨 화장실 가는데 따라 오래요?"

"아니 할 얘기가 있어서 그래. 여자애들 없는 데서."

"아···. 네."

화장실로 들어간 성수가 변기 앞에 서더니 도훈에게 말했다.

"너 혹시 서현이랑 뭔 일 있었어?"

"왜요? 걔가 저 없을 때 무슨 말 했어요?"

"아니 아까 둘이 있는데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하더라고."

"무슨?"

"나보고 도훈 오빠랑 많이 친하냐면서."

"서현이가 형한테요?"

"어. 그래서 친하다고 그랬지."

"근데요?"

"그럼 도훈 오빠에 대해서 많이 아시겠네요? 라고 하는 거야. 그래서 다시 대답했거든. 군대 다녀오기 전부터 친하게 지내서 걔에 대해서라면 모르는 게 거의 없다고."

"이상한 소리라는 건 뭔데요?"

"그러니까···. 지금 나연이랑 연두가 널 따라 나갔는데 지금 뭐하고 있을 것 같냐면서···."

"네?"

"갑자기 이상한 투로 말을 하는 거야. 표정 싹 바뀌어가지고 말이야."

"서현이가 왜 그런 소릴 했을까요?"

"암튼 잘은 몰라도 너에 대해 안 좋은 소릴 할 것 같길래 그냥 딴소리 했거든. 그러니까 입을 꾹 다물더니 나랑은 한마디도 안 하더라고."

"흐음!"

"혹시 너 서현이랑 뭔 일 있었던 건 아니지?"

"뭔 일은요? 걔랑 제가 무슨."

"근데 왜 그렇게 말했을까?"

"원래 병원에 오래 있으면 사람이 이상해진다잖아요. 답답하고 우울하고 괜히 심술도 나고. 그냥 좀 기분이 안 좋아서 그랬겠죠."

오줌을 다 싼 성수가 부르르 몸을 떨며 말했다.

"그런가?"

하지만 도훈은 표정이 딱딱해졌다.

‘흐음. 마음 좀 정리하나 싶더니 질투심은 여전하구만.’

[이대로 둬선 안 되겠는데요?]

‘역시 그렇지? 상식 개변으로 개조 좀 시켜놔야 겠다.’

[단둘이 기회를 만들 수 있겠습니까? 단체로 병문안을 온 이상 쉽지가 않을 것 같은데요.]

‘기회는 스스로 만들어야지.’

도훈은 깨톡에 채팅방을 열어 나연과 연두를 초대했다.

-도훈 : 나중에 문병 끝나면 너희들 집으로 먼저 가 있어.

-나연 : 왜요?

-연두 : 같이 안 가시고요?

-도훈 : 성수 형도 같이 있어서 따로 가는 게 편할 거야. 내가 성수형 붙잡고 있을 테니까, 먼저 출발해. 그 블라인드 테스트인지 뭔지 응해줄 테니까.

-연두 : 알겠어요.

-나연 : 기대하고 있을게요!

다시 병실로 돌아간 두 사람은 한동안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우린 그만 가봐야겠다."

"서현이 몸조리 잘하고, 퇴원하고 보자."

"동기들이 많이 걱정하고 있어. 얼른 나아."

"나중에 맛있는 거 사 먹자."

각기 인사를 마치고 헤어지는데 서현이 입을 오물거리며 도훈을 쳐다보았다. 뭔가 할 얘기가 있는 것 같았지만, 사람들 앞이라서 끝내 입을 열지 못했다.

밖으로 나온 도훈이 성수를 붙잡았다.

"형. 담배나 한 대 피게요."

"그럼 저희 먼저 가요."

"선배님들도 들어가세요."

"어어."

성수와 담배를 태운 도훈은 갑자기 주머니를 뒤지던 핸드폰을 두고 왔다고 말했다.

"형. 먼저 가실래요? 저 폰 좀 찾아서 갈게요. 아까 얘기하다 병실에 깜빡 놓고 왔나봐요."

"전화 해줄까?"

"아니에요. 어차피 위에 가면 있겠죠."

"같이 가자 그럼."

"어차피 형이랑 저랑 내리는 곳도 다르잖아요. 괜히 기다리지 마시고 먼저 가세요."

"그래. 알았다. 수영 강사 건은 지도교수님한테 미리 얘기해 놓을게."

"네."

성수까지 보낸 도훈은 서현이 있던 병실로 다시 올라갔다.

< 584. 거자필반-44-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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