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3. 거자필반-33- >
"쓸만한 거 있어? 매직이라던가?"
"아, 아무리 그래도 매직은 좀···. 지우기 힘들잖아요."
"그럼 여기다 쓴 건 뭔데?"
"이건 수성이에요. 발색이 좋아서 진해 보이지만 물로 지워져요."
"그럼 그거라도 갖다 줘."
"네."
희주가 살짝 들뜬 표정으로 쓸 것을 가지러 갔다. 그사이 도훈은 잠시 짬을 내 미션의 보기를 훑었다.
‘하-. 이상 성욕이라니···. 이젠 하다 하다 별 지랄 같은 짓을 다 해보는구만. 선뜻 내키진 않는데.’
이상성욕 리스트는, 말 그대로 지독한 변태 행위의 총집합이었다. 몇몇 것들은 납득이 갔으나, 몇몇은 도저히 시도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어우, NTR 빼고 나니 나머지 4개 중에서 3개를 골라야 하네?’
[가능하시겠습니까?]
‘우선 낙서 정돈 괜찮을 것 같아. 약간 수위가 높긴 하지만 SM플레이의 일종이잖아. 이건 경험 있으니까.’
[나머지는요?]
‘NTR은 절대 불가고, 장애 여성 공략도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군. 사지가 정상이 아니면 서던 좆도 죽을 것 같단 말이지. 근데 정말 저런 성욕이 있단 말이야?’
[네. 시체 애호(네크로필리아) 취향도 있는 판국에 장애쯤이야 우습죠. 그나마 나온 보기들은 위법하지 않은 것들로 자체 필터링 된 것입니다.]
‘필터링 되기 전에는 뭐가 있는데?’
[음. 아까 말한 시간(屍姦)부터 소아성애, 근친, 수간, 때씹, 고문, 학대···]
‘워워, 그만. 듣기만 해도 귀가 썩어버릴 것 같네.’
[그나마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합법의 범위가 넓어진 편입니다.]
‘어쨌든 두 개를 제하고 나니 할 수 있는 건 낙서랑 강간플, 초대남뿐이군. 초대남은 대충 뭔지 알겠는데 강간플은 정확히 어떻게 하는 거지?’
[강간 행위가 상대에게 미리 양해를 구한 뒤 실제 상황으로 인지하지 않은 상태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종의 역할극인 셈이죠.]
‘그러니까 강간처럼 갑자기 덮치되, 이게 실제가 아닌 걸 주지시켜야 한다는 거지?’
[정확합니다. 어쨌든 범죄 행위는 업적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배제되니까요.]
‘흐음.’
남은 시간은 지금부터 15일.
아직 설수지와의 업적이 남은 상태에서 추가된 미션은 도훈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다가왔다. 3개의 시츄를 소화해야 하는 만큼 사실상 소소한 업적 3개와도 맞먹는 규모의 미션이었다. 하지만 보상이 무척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그는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
‘기왕 하기로 한 거, 꼭 얻어내고 말겠어.’
[각오가 훌륭하군요.]
"오빠, 여기요."
그때 희주가 양손 가득 뭔가를 잔뜩 들고 왔다. 내용물을 보니 아까 말한 수성팬 말고도, 빨간 립스틱과 마스카라, 조그만 손거울까지 추가되어 있었다.
"이게 다 뭐야?"
"그냥 다양하게 쓰시라고 이것저것 챙겨봤어요."
"흐흐. 이런 변태 같으니···. 어째 나보다 네가 더 원하는 거 같은데?"
"오빠가 원하니까 해드리는 거거든요?"
"일단 누워."
희주가 벌러덩 도훈 앞에 드러누웠다. 도훈은 가장 먼저 매직 뚜껑을 열었다.
‘100글자 이상 쓰라고 했으니 최대한 많이 적어야 겠군.’
새하얀 희주의 몸은 한 폭의 도화지 같았다. 도훈은 가랑이를 활짝 벌린 채 몸에 글귀를 적기 시작했다.
서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뭉툭한 팬 촉이 피부에 닿자 희주가 몸을 떨었다. 몸에 글씨를 새기는 행위는 너무나도 낯선 감각이었다. 참신한 자극과 에로틱한 상황이 흥분을 고취시켰다.
"흐으···. 간지러워. 뭐라고 썼어요?"
"거울로 직접 확인해 봐."
희주가 팔을 쭉 뻗더니 반사를 통해 글귀를 확인했다.
<나는 이도훈 좆집입니다.
"악! 좆집이 뭐예요, 진짜. 상스럽게."
"칼이 들어가는 곳이 칼집이니, 좆이 들어가면 좆집이지."
"참나···."
희주는 불평을 하면서도 조금씩 달아올랐다. 여전히 섹스의 여파가 남아있었고, 오르가즘 직전 중단되었기 때문인지 흥분감이 가시지 않은 채였다.
‘하읏, 야한 말을 적어 놓으니까 마치 걸레가 된 것 같잖아?’
희주의 구멍이 움찔거리는 걸 본 도훈이 피식 웃으며 다음 글귀를 적어나갔다. 이번엔 주소가 적혀있던 반대쪽 허벅지였다.
<국성대 공인 걸레.
"힝, 너무해 새내기 보고 걸레라니."
"그냥 의미 없이 쓰는 거야. 최대한 자극적으로."
"그게 아닌 거 같은데요?"
제아무리 자유분방한 희주라지만 ‘걸레’ 소리가 듣기 좋을 리 없었다. 그러나 이율배반적으로 평소 터부시하던 단어가 몸에 새겨지자 마치 주홍글씨가 낙인된 것처럼 몸이 짜릿해졌다. 겉으론 쌘척 하는 그녀에게 의외의 피학적 성향이 발견되는 순간이었다.
‘하아···. 왜 이렇게 자극적이지? 난 막 대하는 남자한테 끌리는 걸까?’
도훈은 100글자를 채우기 위해 계속 글씨를 써내려갔다. 특히 사타구니 안쪽에 화살표를 하고 적은 글귀가 압권이었다.
<공짜로 대드릴게요.
<임신하고 싶어요.
<저는 육변기 랍니다, 마음껏 애용해주세요.
희주의 몸이 점점 검은색 낙서로 가득차자 도훈이 도구를 교체했다. 이번엔 붉은 립스틱. 뚜껑을 열고 밑을 돌리자 아직 멀쩡한 립스틱이 밀려 나왔다.
‘매직은 여기다 꽂아두면 되겠군.’
도훈은 다 쓴 매직을 물을 질질 흘리고 있는 희주의 구멍에 틀어막았다.
"학! 뭐, 뭐예요?"
"왜? 여기 볼펜꽂이 아니었어?"
"아이 진짜···."
희주는 싫은 척하면서도 매직을 꽂아둔 채 잠자코 있었다. 구멍에 달린 매직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사방으로 꿈틀댔다.
‘풋, 좋아하기는.’
허벅지 안쪽이 빽빽이 채워지자 도훈은 립스틱을 이용해선 배 위에 글씨를 적었다. 매직하곤 달리 두껍고 찐득한 립스틱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하앙···. 아앙···."
"왜 그래?"
"느낌 이상해요."
도훈이 아랑곳 않고 계속 낙서를 채워나갔다.
<잦이 너무 좋아♥
<저는 음탕한 암캐랍니다.
<시원하게 돌려주세요. 열명한테 돌림빵 당하고 싶어요.
도훈은 온갖 상상력을 발휘해 희주의 몸을 채웠다. 그녀의 백옥같던 피부는 순식간에 음란한 글귀로 가득 찼다.
거울로 글귀를 읽던 희주가 말했다.
"하아앙, 오빠 진짜 변태."
"변태는 오히려 너지. 아주 질질 흘리는구만. 그렇게 좋냐?"
도훈이 일부러 매직 끝을 꾹 눌렀다.
반쯤 박혀있던 매직이 깊숙히 밀려들어가며 끄트머리만 아슬아슬 남았다.
"하, 하악 다 들어갔어!"
"이것도 마저 넣어줄까?"
"아, 안돼요. 립스틱은 너무 작아서 나중에 못 빼면 어떻게 해요?"
"같은 구멍에 넣는다는 소린 안 했는데?"
"네?!"
도훈은 손가락에 침을 묻히더니 희주의 후장을 찔렀다.
단단히 조여져 있던 똥구멍이 움찔- 반응했다.
"흣! 거, 거긴!"
"왜? 여긴 아직 처녀야? 주름이 탱글탱글 한데?"
"뭐라고요?"
"자 그럼, 입장하시구요."
립스틱을 좌우로 돌리며 똥구멍에 밀어 넣으려 했지만, 개통이 안 된 후장이라 여간 뻑뻑했다. 도훈은 질구멍에서 흘러내린 애액을 묻혀 윤활제를 도포했다.
"하아앙, 오, 오빠!"
"안심해. 이 정도는 다 들어가니까."
"오빠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후훗. 글쎄?"
희주가 생각했다.
‘오빤 후장도 벌써 해봤나 보구나. 나도 해보고 싶었는데···.’
성적 호기심이 충만한 희주는 사실 이전에 몇 번 애널섹스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후장 개통 경험이 없는 초보들이 다짜고짜 밀어 넣으려 하는 바람에 구멍이 찢어질 것 같아 중도포기 했었다. 그녀는 문득 도훈이 자신의 후장을 개발시켜 주면 좋겠다 생각했다.
‘담 번엔 꼭 해달라고 해야지. 관장도 미리 하고.’
애액을 바른 립스틱이 후장 속으로 머리를 감추었다. 처음 진입만 어렵지 입구가 개방되자 중간까진 쑥 그대로 밀려 들어갔다. 그녀의 밑구멍 모두 길쭉한 도구가 꽂힌 채 꿀렁거렸다.
"하, 하윽. 느낌 이상해요."
"당연히 이상하지. 여긴 나오는 곳이지 들어가는 곳이 아니니까."
"그럼 왜 넣었어요?"
"좋아할 거 같아서."
"치."
이제 그녀는 온 몸이 낙서로 뒤덮힌 채 질에는 매직을, 똥구멍에는 립스틱을 찔러넣게 되었다.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음탕한 모습에, 희주가 점점 달아올랐다.
‘하아-. 오빠랑 같이 있으면 진짜 걸레가 된 것 같아. 오빤 내가 걸레여도 상관없는 걸까?’
그녀는 마음속 깊이 자격지심이 있었다.
눈부신 몸매를 타고났지만, 못생긴 얼굴 탓에 상처가 많았다.
부족한 자존감을 남자에게 받은 사랑으로 채우려 몸을 대주었지만, 어딘가 한 곳이 뻥 뚫린 허전함은 쉽게 채워지지 않았다. 그러나 도훈과 함께일 땐 그 부족한 뭔가가 충족되는 느낌이었다. 다른 남자들이 살기 위해 마지못해 먹어야 하는 밥이라면 그는 보너
스 달 큰맘 먹고 먹는 최고급 코스요리에 가까웠다.
‘아, 오빠가 내 남자친구였음 섹파도 다 끊을 텐데···.’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걸 잘 알았다.
도훈은 학과에서 가장 선망받는 남자 선배였고, 거의 모든 여학생의 흠모의 대상이었다. 안 그래도 미인이 많다는 체육과에서, 자신의 외모론 결코 어필 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희주는 그게 너무 속상했다.
‘상관없어. 오빠가 날 흔한 좆집 중에 하나라고 여겨도 나는 괜찮으니까.’
희주는 세컨이라도 상관없었다. 아니 써드나 말단이라도 무방했다. 그저 도훈이 자신에게 실증 내지 않고, 가끔 이렇게 제대로 된 맛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그걸로 충분할 것 같았다.
‘오빠에게 최선을 다해야 겠어. 내가 얼마나 맛있는지 알려줄 거야. 떡정이 얼마나 무서운 건데?’
희주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도훈은 마지막으로 마스카라를 뽑았다. 속눈썹을 말아 올리기 위해 제작된 마스카라엔 낙타 눈썹 같은 두꺼운 털이 달려있었다.
‘오호라. 이것 좀 신기하게 생겼네?’
가슴에 낙서를 하려던 도훈은 불쑥 재미난 생각이 들어 희주의 젖꼭지에 마스카라를 스치고 지나갔다.
"흠!"
예민해진 희주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뭐에요?"
"뭐긴 낙서하는 거지."
"왜 근데 거길···."
꼿꼿이 솟아오른 유두가 부르르 떨렸다. 간질간질하면서도 끈끈하게 달라붙는 느낌이 너무 이상했다.
"하응, 오빠앙···."
도훈은 이제 글귀를 입으로 읊으며 내용을 적어내려갔다.
"매일 팬티가 흠뻑 젖어 있답니다. 언제든 박아주세요."
"하아앙!"
"저는 뒷치기를 가장 좋아해요. 앞뒤로 모두 개통시켜 주세요."
"흐응!"
희주의 새하얀 몸이 넝마처럼 변해가는 모습에 쪼그라들었던 도훈의 좆도 점점 일어서기 시작했다.
‘으읏, 이것도 은근 꼴리는 구나.’
[주인님도 가학적인 성향이 있으시니까요.]
‘음, 인정. 마유미한테 엉덩이 맞을 땐 화가 나더라. 때리니까 속이 후련하고.’
[미션 과제 중에선 낙서하기가 가장 주인님의 성격과 맞는 것 같군요.]
로시의 말처럼 도훈은 점점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무방비로 당하고 있던 희주가 손을 뻗어 도훈의 물건을 움켜쥐었다.
"또 커졌네요?"
"그러게. 자꾸 벗은 몸 보고 있으니까 꼴리네."
도훈이 솔직하게 말했다.
"저 또 먹고 싶죠?"
"응. 존나게 박아버리고 싶은데."
"일루 올라와요. 빨아 드릴게요."
희주가 도훈의 물건을 조심스럽게 잡아 끌었다.
자신의 가슴 위에 올라타라는 의미 같았다.
도훈은 허벅지를 벌려 희주의 몸통에 끼운 채 무릎 앉아 자세를 취했다. 희주는 등 뒤에 베개를 받치더니 몸을 반쯤 일으켜 도훈의 귀두를 살살 핥기 시작했다.
할짝할짝-.
"음-!"
한 번 싸고 나서라 그런지 유난히 자극적인 애무였다. 도훈은 자기도 모르게 희주의 머리칼을 꽉- 움켜쥐더니 뽑을 것처럼 잡아 당겼다.
"흑."
"더 깊이."
뒤통수를 끌어안고 깊숙이 당기자 희주의 머리가 딸려오며 대물이 깊숙이 삽입되었다.
‘으으, 정말 특이하단 말이야. 얼굴만 보면 전혀 섹스할 의욕이 들지 않는데 벗은 몸만 보면 잦이가 발딱발딱 서버리니까.’
[후후. 희주양에게 길들여 지고 있군요.]
‘뭐, 못생기긴 했지만 섹스는 얼굴로 하는 게 아니니까. 게다가 자주 정액을 뿌려지면 지금보단 훨씬 좋아지겠지.’
도훈은 희주의 머리를 잡아당기며 딥 쓰롯을 이어갔다. 목젖이 닿아 숨이 막힐 텐데도 희주는 꿋꿋이 대물을 한가득 담고 열심히 빨았다.
‘으으, 더 이상 안 되겠다. 박아야겠다.’
몸을 일으킨 도훈은 희주를 돌아 눕혔다. 가랑이 사이엔 여전히 립스틱과 매직이 달랑거렸다.
"이걸론 부족하지?"
도훈이 박아둔 물건을 뽑으며 묻자 희주가 답했다.
"오빠꺼랑 비교할 수도 없죠."
"어디 그럼."
도훈은 벌렁거리는 구멍을 조준해 대물을 후배위로 밀어넣었다.
‘오랜만에 후배 위하는 선배 한번 되볼까?’
"하앗! 너, 너무 좋아요 오빠."
희주가 매트리스 시트를 움켜 쥐며 전율했다.
"남친보다 더?"
"말이라고요? 걔는 오빠에 비하면 실잦이에요."
남자친구와 비교하면서 얻은 우월감은 평소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다. NTR은 혐오하지만, NTL은 마다 않는 도훈은 희주를 따먹으며 심한 배덕감을 느꼈다.
‘바람 핀 상간남에게 맞아 죽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내가 남의 여자를 따먹고 있군.’
[왜요? 또 양심의 가책을 느끼시나요?]
도훈이 피식 웃었다.
자신감 넘치게 변한 그의 표정에선 처음 남의 여자를 탐할 때 주저함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아니. 전혀.’
< 573. 거자필반-33-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