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590화 (563/2,000)

< 572. 거자필반-32- >

"하, 아앙, 아앙 오빵!"

한 손은 목덜미를, 나머지 한 손은 꼬리뼈를 지긋이 압박하며 몸이 완전히 밀착되도록 만든 도훈은, 전력을 다해 밀어붙였다.

삐그덕- 삑-

프레임도 없는 싸구려 매트리스가 요란한 파열음이 났다. 스프링 하나가 어긋난 탓인지 유난히 경박스러운 소리였다.

더워진 날씨 탓에 등판엔 송골송골 땀이 맺히고, 이마에선 흘러내린 땀방울은 턱 끝에 주렁주렁 걸렸다. 가만 있어도 푹푹 찌는 날씨에 밀폐된 방안에서 격렬히 부대끼자니 두 사람이 흘린 땀으로 샤워를 할 지경이었다.

‘으으, 더워 돌아가시겠네.’

"희주야. 에어컨 좀 켜자."

"자, 잠시만요."

도훈에게 박히고 있던 희주가 힘겹게 팔을 뻗어 에어컨 리모컨을 붙잡았다. 잠시 후 벽걸이 에어컨이 작동되며 시원한 바람이 흘러나왔다. 바람이 땀방울을 증발시키며, 잔뜩 달아오른 몸을 식혀주었다.

"와우, 오빠 땀이 아주 그냥···."

희주가 도훈의 등판을 손바닥으로 쓸어내렸다. 폭풍 같은 박음질이 끝나고 잠시 소강상태가 이루어지며 살짝 맥이 풀렸다. 도훈이 생각했다.

‘안 되겠어. 침대 쿠션감이 영 엉망이야. 다른 체위로 바꿔야 겠어.’

얼굴을 안 보려고 바짝 밀착하는 바람에 생각보다 속도가 붙질 않았다. 적당히 떨어져야 힘이 실릴 텐데 안 그래도 더운 날씨에 바짝 껴안고 하는 것은 서로에게 곤욕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정상위 체위는 얼굴을 마주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어쩐다? 딴 데 보면서 할까?’

도훈은 먼 곳을 응시하거나 아예 눈을 감는 방법을 떠올렸다. 그러나 희주가 바보도 아닌 이상 일부러 한 눈 파는 것을 들킬 게 뻔했다. 스스로도 빻았다고 서러워하는 희주에게 조금은 잔인한 짓인 것 같았다.

‘그냥 꾹 참아?’

도훈이 용기를 내 희주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삐삐처럼 묶은 머리를 풀어 한결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얼굴. 목 아래는 여신인데, 하필 목 위만 심하게 빻은 불균형에 괴리감이 더 컸다. 도훈은 결국 희주를 외면했다.

‘으으, 이건 아닌 거 같아. 차라리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우든가 해야지···. 아, 잠깐.’

도훈은 문득 대안이 떠올랐다.

‘그렇지. 얼굴만 안 보이게 가리면 되는 거잖아?’

도훈은 침대 주변을 둘러보다 머리맡 놓인 등받이 쿠션을 찾았다. 아마 침대에 누워 티비를 볼 때 받치는 용도로 보였다.

"희주야, 쿠션 좀 쓰자."

"쿠션은 왜요?"

"다음 자세가 좀 격렬해서 아플까 봐."

"네."

희주는 영문도 모르고 도훈의 말을 곧이곧대로 따랐다.

"우선 이걸 배에 받쳐."

도훈이 쿠션을 건넸다. 처음부터 얼굴을 가리면 의도를 눈치  챌 수 있으니 무척 조심스러웠다.

"대체 뭘 하시려고요?"

"두 다리를 위로 올려봐."

"이렇게요?"

희주가 다리를 수직으로 새우며 몸을 ‘ㄴ’자로 만들었다. 발바닥이 천장을 보게 쭉 뻗은 다리는, 각선미가 예술이었다. 어쩜 저렇게 완벽한 라인을 그리는지 불가해할 정도였다.

‘와, 씨발! 진짜 몸 구석구석이 다 예쁘구나. 하필 제일 중요한 데가 빻아 가지곤···.’

도훈은 몹시 안타까워하며 다음 동작을 설명했다.

"이제 거기서 다리를 벌리면서 무릎이 가슴에 닿도록 당겨."

"이거 무슨 요가 자세에요?"

"시키는 대로 해봐."

희주가 무릎을 접더니 상체로 쭉 끌어당겼다.

체육과답게 유연한 몸은 금세 궁글게 말아졌다.

도훈이 스모자세로 낮게 앉더니 희주의 엉덩이 위에 자신의 엉덩이를 걸쳤다.

"오, 오빠?"

"가만 있어봐 이걸···."

도훈은 손으로 대물을 끌어내리며 구멍에 삽입했다.

불알이 당길 정도로 밑으로 쏠린 대물이 시추공에 드릴을 박는 것처럼 수직으로 밀려들어갔다.

"하읏."

벌러덩 까뒤집어진 엉덩이 위에 올라타 수직으로 꽂은 도훈은 상체를 엎드리며 전신의 무게를 실었다.

"하아앙, 오, 오빠!"

[오오 주인님, 이게 뭡니까? 색다른 자센데요?]

‘교배 프레스.’

[으읏, 이름부터가 박력이 넘치는군요. 근데 이 체위도 얼굴을 마주볼 수밖에 없는데요?]

‘아직은 그렇지, 일단 지켜봐.’

교배 프레스를 펼친 도훈이 박력 있게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무게를 실어 내리 꽂는 무지막지한 동작에 희주가 방이 떠나가라 괴성을 내질렀다.

"흐아아앗! 학! 학!"

"조용히. 옆 방에 다 들리겠어."

교배 프레스는 말 그래도 전신의 무게를 중량으로 치면서 내리꽂는 기술이었다. 그로테스크한 자세인 만큼 여자쪽이 받는 압박이 엄청났다.

섹스란 결국 두 남녀가 끊임없이 몸을 부딪히는 행위다 보니, 체구가 약한 상대에겐 체력적으로 엄청난 부담을 줄 수 있었다.

도훈은 희주의 근성을 믿고 거침없이 밀어 붙였다.

푸욱- 푸욱- 푹!!

"흐아아아아아앗! 오, 오, 오빠 오빠아아아아앙!!!!"

‘로시, 이때다 커져라 여의봉 가즈아!’

[얼마나 더 키우시게요?]

‘20Cm는 넘어야지.’

[알겠습니다. 길이가 확장됩니다.]

부부욱!

도훈의 대물이 질 내부에서 팽창을 시작했다.

그렇잖아도 절구질을 당하던 질 안에 방망이가 커지자 희주의 눈이 뒤집어지며 비명이 터져나왔다.

"하아아악!!!!!!"

도훈이 갑자기 배에 깔린 쿠션을 들더니 희주의 얼굴을 가로 막았다.

"쉿! 여자 대낮부터 나랑 오입질 한다고 동네방네 알릴 참이야?"

"윽윽!!!"

"급한 대로 이걸로 막고 있어. 금방 보내줄 테니까."

사각의 쿠션은 조그만 희주의 얼굴을 완전히 가려버렸다.

목 위가 사라지고 몸만 남은 희주를 보자, 도훈은 성욕이 급격히 차오르는 걸 느꼈다.

‘오오, 역시 신이 내린 바디. 그래 넌 딱 몸만 볼때가 제일 예쁘다.’

흥분한 도훈이 더욱 힘차게 펌프질을 시작했다.

그것은 정말 펌프질과 유사했는데, 위에서 내리 꽂을 때마다 질구멍에서 허연 애액이 밖으로 뿜어자 나왔기 때문이었다. 핏발 선 대물이 젖은 구멍을 들락일 때마다 희주가 자지러지는 비명을 질렀지만, 쿠션으로 틀어막힌 소리는 훨씬 줄어 있었다.

[키야, 이런 꼼수를!]

‘이러면 명분이 있으니 희주고 기분 나빠 하지 않을 거 아니야.’

[상대를 배려하면서 동시에 주인님의 목적도 달성하셨군요.]

‘말은 툭툭 내뱉어도 나를 향한 마음이 갸륵하니 이 정돈 해줘야지.’

[잘하셨습니다.]

‘얘도 참 안됐어. 나도 못 생겨봐서 알지만, 얼굴 빻은 건 본인 잘못이 아닌데 말이야.’

[주인님이 바꿔 주시면 되지 않습니까?]

‘무슨 소리야? 성형이라도 시켜주란 소리야?’

[마법의 정액이 있지 않습니까?]

‘그건 가슴 키우는데 쓰는 거 아니야?’

[가슴을 키우는 건 마법의 정액에 딸린 옵션 중 풍유환 기능 일부일 뿐이구요. 지난번에 설명을 꼼꼼히 안 읽으셨나본데 피부에 바르면 피부가 개선되고, 마시게 되면 활력이 증가하고 건강이 증진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오오, 만병 통치약이로군.’

[희주양은 주근깨로 고생하니 피부에 발라주시면 효과가 있을 겁니다.]

‘좋아. 그렇게 해야겠다.’

도훈은 희주가 얼굴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길 바랐다.

‘으으, 느낌 온다.’

커져라 여의봉이 정력이 빠르게 갉아먹은 탓에 평소보다 빠르게 사정감이 차올랐다. 희주의 몸을 내려다보자 가슴 쪽 피부가 벌겋게 달아오르고 아랫배가 부르르 떨리는 게 오선생이 찾오기 직전인 것 같았다.

‘으으, 이럴땐 끝까지 박아서 싸주는 게 맛이긴 한데···.’

도훈은 아까웠지만 어쩔 수 없이 사정 직전 대물을 뽑았다. 그리곤 얼굴을 덮고 있던 쿠션을 치우고 어리둥절하는 희주의 얼굴에 마지막 딸치기로 정액을 뽑아냈다.

찍찍-

"으, 윽! 뭐, 뭐예요!"

놀란 희주가 얼싸를 하는 동안 눈을 감고 소리쳤다.

"뭐긴, 안에 싸면 위험할까봐."

"아이씨, 나 피임약 먹는 다고 했잖아요! 오후에 나가봐야 되는데 화장 다시해야 겠네."

희주는 화장이 망가진 게 짜증 났는지, 연신 투덜거렸다.

‘뭐야. 저게 화장 한 거였어? 아무 차이도 없는데 무슨···.’

"그랬냐? 몰랐어. 그냥 배에다 쌀 걸."

"몰라요. 아, 오늘 거의 갈 뻔 했는데 오빠가 갑자기 빼는 바람에 김샜어요."

희주는 다른 것보다 도훈이 질내사정을 포기한 것을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정액이 흘러내려 입에 들어가자 희주가 "윽!" 소리치며 옆에 티슈를 뽑았다.

‘로시, 저거 그냥 닦아내면 어떻게 돼냐?’

[피부에 흡착할 수 있도록 펴발라 주시는 게 효과가 가장 좋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저대로 둬선 안되겠군.’

"희주야."

도훈이 정액을 닦아내려는 희주의 손목을 붙잡았다.

"왜요?"

"그거 얼굴에 펴 발라줘."

"네?"

"정액 범벅된 네 얼굴 보고 싶어."

어처구니 없는 요구에 희주가 피식 웃었다.

"설마 얼싸 하는 게 오빠 로망이에요?"

"뭐···. 그렇다고도 볼 수 있지."

"얼굴에 이걸 다 펴 바르라고요?"

"응. 한 번만."

"나 참. 알았어요. 오빠가 부탁하니까 해드리는 거에요. 어차피 화장은 다시해야 되니까."

희주가 휴지를 놓고 두 손으로 세수를 하듯 정액을 얼굴에 펴 발랐다. 그러나 정액 특유의 비린내가 역한지 코끝을 찡그리며 투덜거렸다.

"윽, 냄새 이상해."

"꼼꼼히 발라줘."

"다 발랐잖아요."

"아니 여기랑 여기."

도훈이 손으로 주근깨가 유난히 심한 곳을 가리켰다. 희주는 시키는데로 하면서도 어처구니 없어 했다.

"와, 이 오빠 그렇게 안봤는데 은근 변태네. 혹시 또 있어요?"

"뭐?"

"평소 해보고 싶었던거."

희주가 도훈의 섹스판타지를 궁금해 했다.

"왜? 니가 들어주게?"

정액을 얼굴에 펴 발라 끈적해진 얼굴로 희주가 대답했다.

"못 들어줄 것도 없죠? 오빠 소원이라면."

‘퍄-. 얜 또 왜 이렇게 순종적이야?’

[주인님을 좋아하니까 그렇겠죠.]

‘남친 있는 애가 좋아하는 건 하나도 좋지 않아.’

[남친보다 주인님이 좋을 수도 있죠. 많이 좋아해서 사귀는 게 아니라면요.]

‘하긴.’

"음 그럼···."

도훈은 사실 못해본 플레이가 없었다.

SM도 해보고, 화장실, 야외, 노출, 수치. 하고 싶었던 건 이미 다 해본 탓이었다. 후장이나 쓰리썸까지 모두 끝낸 마당에 더 이상의 성적 판타지는 남아있지 않았다.

그때 도훈은 희주의 허벅지에 적힌 글씨를 보았다.

주소를 보내달라니 매직으로 쓴 글씨.

문득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다.

"진짜 원하는 거 다 들어 줄 거지?"

"당연하죠. 한 입으로 두말 안 해요."

"너 입 두 개잖아. 위아래로."

"네? ···아, 진짜."

"나 그럼 낙서해 보고 싶어."

"낙서요?"

"네 몸에."

"아···."

희주가 멈칫했다.

그녀도 본격적으로 낙서를 당하긴 처음인 것 같았다.

그때 도훈의 머릿속으로 알림음이 울렸다.

띠링-

[주, 주인님! 미션입니다.]

‘어엇? 섹스 중인데?’

[정확히는 섹스가 끝나고 나서죠.]

‘무슨 내용인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 엄청 궁금하군.’

[디스플레이에 띄워 드리겠습니다.]

-이상성욕을 달성하라

*본인의 이상 성욕을 발산하는 미션입니다.

*다음의 이상 성욕 중 3가지 이상을 달성하셔야 미션이 종료됩니다.

*다음

-낙서 플레이(100자 이상부터 인정됩니다.)

-초대남(관전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강간 플레이(실제 강간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거동장애(사지 전체, 혹은 일부의 현격한 장애를 가진 대상)

-NTR(공인된 여자친구나 와이프, 혹은 가장 큰 호감을 느끼는 여자를 대상으로만 인정됩니다.)

*성공 보상으로 3,000포인트와 [비밀의 문고리]아이템이 제공됩니다.

*[비밀의 문고리, 전설급 아이템]

-문고리를 단 문에 특정 장소로 워프되는 포털이 생성됩니다.

-한 번 가본 장소만 사용 가능합니다.

-현 시스템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출발지로 되돌아오면 쿨타임이 시작되며, 쿨 타임은 sp를 통해 채워집니다.

*정신 조작이나 호감도를 상승시키는 아이템을 사용할 경우 미션이 자동종료됩니다.

*남은 시간 : 15Day

‘으어엇, 무슨 미션이 이렇게 길어?’

[아마도 아이템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이템?’

[비밀의 문고리는 전설급 아이템입니다. 말 그대로 주인님이 한 번이라도 가보신 장소는 어디든 되돌아 가실 수 있습니다.]

‘헐, 그럼 국제 여행 무비자 가능?’

[음, 걸리지만 않으면요.]

‘와, 이거 대박이네? 그러니까 한국에 있다가 하루만에 일본에 놀러 갔다 올 수 있다는 거야?’

[물론입니다. 단 설명에 보신 것처럼 시간이 지난다고 무작정 쿨타임이 감소되지 않습니다.]

‘SP를 채워야 한다는 소리지? SP가 뭔데? 섹파?’

[SEX POINT의 약자입니다. 주인님이 섹스를 하실 때마다 발생하는 에너지가 누적되면 쿨타임이 감소하는 시스템입니다. 적립방식의 일종이라고 할까요?]

‘신기하군. 아마도 저 이상 성욕 중 낙서 때문에 이 미션이 발생했나 보구나.’

[아마도 그렇게 추정됩니다. 위의 보기 중에서 3가지 이상을 15일 안에 달성하시면 포인트와 아이템이 제공됩니다.]

도훈은 한 번 더 보기 목록을 훑었다. 얼핏 봤을 때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다.

‘NTR이면 내 여자를 돌려야 한단 말이지?’

[네, 그것도 아무 여자나 해당되지 않습니다. 공식적인 연인 관계나 혹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희생해야 합니다. 현재 주인님의 호감도가 가장 높은 사람은 ‘육정음’양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씨발, 정음이를 내가 왜 돌려? 미쳤어?’

[진정하십시오. 다섯 개의 이상 성욕 중 세 가지만 달성해도 무방하기 때문에 꼭 수행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네.’

[아무튼 수락하시겠습니까?]

‘나머지 네 개는 어찌어찌 하다보면 될 것도 같네. 좋아. 수락.’

[미션이 수락되었습니다.]

< 572. 거자필반-32-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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