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0. 거자필반-30- >
"네가 드디어 미쳤구나?"
"요새 좀 굶었거든요."
"적당히 해라."
"칫-. 줘도 못 먹긴. 치워요, 발."
희주가 내 발등을 손으로 툭 치더니 의자를 뒤로 빼 물러섰다. 그녀는 흐트러진 멜빵을 추스르더니 다시 자세를 바로 했다.
"설문이나 마무리하죠. 자위 시 다른 보조 기구를 사용해 본 적은?"
"보조 기구?"
"요샌 남자들도 오나홀 같은 거 많이 쓰잖아요."
"자위 자체를 안 하는데 보조 기구가 무슨 필요야?"
"아, 진짜 커피값 아깝게 이럴래요?"
"네가 부탁했지, 내가 사달라고 했냐?"
"너무하시네, 정말."
"너무한 건 너지. 설문한다고 따라왔더니 장난이나 치고 말이야."
"오죽하면 그렇겠어요. 이거 10명 채워야 한단 말이에요."
"지금까지 몇 명했는데?"
"오빠가 여섯명 째에요."
"많이도 했네."
"전전 남친, 전 남친, 현 남친, 섹파했던 애들까지 싹 다 물어봤거든요."
"와···. 그게 여섯이나 돼?"
"연락 안 된 애들까지 하면 열 명은 넘지 않을지···."
"헐!"
진짜 헐이다.
고작 스무살 짜리의 성 경험이 한 손으로 헤아리지 못한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것을 또 나에게 와 아무렇지 않게 고백하는 무신경함에 더 놀랐다. 얘는 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걸까? 아무리 여자가 맘먹으면 쉽다곤 해도, 이정우의 스무살 때와 비교하니 천지
차이다.
"다들 그 정돈 있는 거 아니었어요?"
"남친이랑은 그렇다 쳐도 섹파까지 있는 애가 몇이나 되겠냐?"
어처구니가 없어 핀잔을 주자 희주가 건방지게 손가락을 세워 좌우로 까딱거렸다.
"오빠가 뭘 모르시네. 요샌 여자애들이 훨씬 더해요. 제 친구들 중에도 섹파 있는 애들이 많을걸요?"
"끼리끼리 노니까 다 그래 보이겠지. 안 그런 애들이 더 많아."
"아니에요. 우리 과도 잘 찾아보면 있을텐데? 사귀지도 않은 남자랑 섹스해본 애들, 정말 없을 것 같아요?"
희주가 날카롭게 찔러왔다.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린지, 아니면 아무렇게 말하는데 얻어걸린 건지 점점 의심스러웠다.
"···뭐, 있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보통은 안 그래."
"풉. 오빠가 따먹고 다닌 애들만 꼽아도 장난 아닐 거 같은데요?"
‘어랍쇼? 이게 진짜 뭘 알고 하는 소린가?’
[확실히 수상하군요.]
"제 말 맞죠?"
희주가 스트로우를 쪽쪽 빨며 말했다.
단순한 찔러보기 일까, 아님 들은 얘기가 있는 걸까?
나는 목소리를 낮게 깔며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무슨 근거로 하는 얘기야?"
"글쎄요.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랄까 나."
"양희주. 장난스럽게 대답말고 내 눈 보고 똑바로 봐. 누구한테 무슨 얘길 들은 거야?"
희주가 배시시 웃었다.
평소에도 웃는 상이긴 했지만, 오늘따라 음흉하게 느껴지는 건 기분탓일까?
"왜요? 좀 찔리시나요?"
"나 지금 장난치는 거 아냐."
"내가 재밌는 얘기하나 해줄까요?"
희주가 갑자기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모 대학에서 있었던 일인데, 술만 마시면 여자 후배들을 집으로 바래다주는 선배가 있었데요."
"······."
"평소 매너도 좋고 훈남이라서 인기가 많은 선배였다나?"
"본론만 말해."
"근데 그 선배가 술 취한 애들 데려다주면서 집을 따라 들어간 거있죠? 새벽에 술취한 여자 자취방 따라 들어가서 뭘 했겠어요? 그렇게 한 명, 두 명 쌓이다가 여자들끼리 있을 때 우연히 그 선배 얘기가 나온 거예요. 너도 당했어? 나도 당했는데···."
"지금 그 얘길 나한테 하는 이유가 뭔데?"
"우리 과에도 그런 선배가 하나 있는 것 같더라고요."
"내 소문이 돌았다고?"
"글쎄요···. 이제 좀 궁금해지셨나요?"
[주인님, 이건 위기 상황 같은데요?]
‘내버려 둬선 안 되겠군. 저 경박한 입부터 틀어막아야지.’
"희주야."
"네?"
"오빠랑 단둘이 얘기 좀 할까?"
"어디서요?"
"될 수 있으면 둘만 있으면 좋겠는데."
"제 자취방은 어때요?"
"그것도 좋지. 가자."
"지금 바로요?"
"아까 시험 해보고 싶다며."
"뭘요?"
"내가 몇 번이나 할 수 있는지."
"아직 방 안 치웠는데···."
"그럼 집에 먼저 가. 깨톡으로 주소 남겨놓고. 연락 오면 출발할게. 이 시간에 같이 들어가는 것도 수상해 보이니까."
"조심스럽긴, 풉. 알겠어요."
희주가 먼저 자릴 뜨자 나는 고민에 빠졌다.
‘누가 이런 루머를 퍼뜨린 걸까? 좀 잠잠해지나 싶더니만···.’
[주인님이 건드리신 학과 후배분들이 너무 많아서 특정하기 어렵군요.]
‘몇 명이었지?’
[일단 새터 가서 정음양이랑 효민양 둘. 개강총회 때 나연이랑 연두분. MT때 강경희양까지···. 방금 희주양까지 합치니 8선녀 중 6분이나 잡숴 드셨네요.]
1학년 여후배 여덟 명 중 여섯이다.
그러고 보면 지금까지 소문이 안 난 게 희한한 일일 정도다.
‘그렇다면 그 여섯 중 누군가가 나에 대한 얘길 떠들고 다닌단 소릴까?’
[모르죠. 학과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우현미, 마유미, 오수정 양까지 있으니까요. 아, 강민주 조교까지 포함이군요.]
‘몇명을 제하더라도 후보가 너무 많군.’
[악의적인 소문을 내는 것으로 보아, 어쩌면 그중 설수지양의 배후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젠장. 진작 인연의 실로 정리를 했어야 했는데··. 아님 상식 개변으로 싹 단도리를 시키던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근 한 달가량 학교를 못 나오셨으니까요. 원래 대상이 없을수록 풍문을 확산되기 마련이지요.]
‘어쨌든 저 앙큼한 빻녀가 뭔가를 알고 있는 것 같으니 털다보면 나오겠지. 정보창이랑 마음의 소리 쿨타임 채워지고 있지?’
[네. 곧 스킬을 사용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때 희주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도착하면 집 주소를 남기라고 했더니, 그새 집에 갔나 보다.
‘응? 사진인데?’
깨톡으로 온 것은 문자가 아닌 사진 메시지였다.
사진을 본 순간 나는 먹던 커피를 뿜고 말았다.
"푸학-!"
놀랍게도 두 다리를 활짝 벌린 채 허벅지 안쪽에 매직으로 주소를 남긴 것이었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새하얀 허벅지에 낙서처럼 적힌 모습이 무척 도발적인 초대장처럼 느껴졌다.
-양희주 : 확인했죠? 집 치우고 있을 테니, 언넝 와요.
"···상또라이년 같으니."
나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왔다.
***
희주의 집은 학교에서 무척 가까웠다. 어쩐지 일찍 도착했다 싶더니, 엎어지면 코 닿을 정도의 거리였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희주가 핫팬츠 차림으로 갈아입은 희주가 바닥을 걸레질하고 있었다. OTL 자세로 엎드린 채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든 모습은, 의도적인 연출이 분명했다.
"오빠 왔어요?"
"무슨 비번까지 다 알려주냐? 집 털려도 내 탓 아니다."
"오빤 언제든 프리패스라는 뜻인데요?"
신발을 벗고 들어가자 희주가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여전히 바닥을 닦고 있는 자세. 상의도 목이 늘어진 셔츠로 갈아입었는데, 브라를 안 했는지 밑으로 축 늘어진 가슴골이 무척 뇌쇄적이었다.
"아직 청소가 덜 끝나서요, 헤헤."
‘대놓고 흘리기는.’
나는 도발적인 그녀의 모습을 애써 무시하며 심드렁하게 물었다.
"너 근데 원래 자취했었어? 학기 초엔 집에서 다녔던거 같은데?"
"통학하기 귀찮아 최근에 학교 근처로 옮겼어요. 전 남친은 자취방이 있었는데, 지금 만나는 애는 기숙사 살아서."
참나. 그러니까 모텔비 아끼려고 원룸을 들어왔다는 소린가?
저런 얘기를 나한테 서슴없이 하는 이유가 대체 뭐지?
"발 좀 치워봐요. 거긴 아직 안 닦았단 말이에요."
희주는 일부러 내 쪽으로 접근하며 발밑을 걸레로 훔쳤다. 그러면서 고개를 빼꼼 쳐들며 내 물건에 일부러 머리를 부딪쳤다.
"아코, 실수. 미안요."
"장난치냐?"
성질 같아선 확 좆방망이로 후려패고 싶은 지경이었다.
다만 묻고 싶은 게 있었으므로 꾹 참았다.
"잠깐 저기 가서 앉아 있으세요."
희주가 구석에 놓인 매트리스를 가리켰다. 프레임도 없이 달랑 놓여있는 매트리스는 안 봐도 목적이 뻔했다.
‘저건 필시 등 안 배기려고 갖다 놓은 거겠군. 젠장, 여기가 원룸이야 빡촌이야?’
"아니면 씻고 계시던가."
"이미 씻었어."
"어디서요?"
"아까 실기 수업 끝나고 체육과 샤워장에서."
"아항, 그럼 이렇게 뜸 들일 필요도 없었네요?"
희주가 몸을 일으키더니 불쑥 바지 버클을 풀기 시작했다. 너무도 익숙한 태도에 어처구니가 없어 화도 나지 않았다.
"뭐하냐 너 지금?"
"뭐하긴요. 처음으로 집에 데려왔는데 집들이 시켜줘야죠."
"넌 집들이를 무슨···."
어느새 바지를 훌렁 내린 희주가 팬티 위로 대물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맞아요. 전 서비스로 빨아주고 시작하거든요."
‘어우, 이게 진짜.’
난 희주의 이마를 손으로 밀쳐냈다.
"일단 얘기부터 해."
"무슨 얘기요?"
"아까 하던 거, 마저 해야지. 내 소문에 대해서 말이야."
"빨면서 하면 안 돼요?"
"응, 안 돼."
나는 걸리적거리는 바지를 마저 벗어 버리고 팬티 바람으로 매트리스 위에 걸터앉았다. 방안에 높낮이가 있는 곳이라곤, 거기 밖에 없었던 탓이다.
"넌 공부하는 학생이 집에 무슨 책상 하나 없어?"
"헤헤. 공부 안 하거든요."
"부모님이 참 딸을 잘 키우셨네. 아주 잘 키우셨어."
"저희 부모님은 젊어서 실컷 연애하라던데요?"
"연애하라는 말이 공부를 포기하라는 말은 아닐 텐데?"
"어차피 1학년은 대충 하려고요. 까짓거 임용만 되면 되죠 뭐."
희주가 철없이 대답하며 몸을 일으켰다.
발끝에서부터 시선을 올리니, 신이 내린 바디라 불리는 그녀의 몸매가 여실히 드러났다.
일자로 쭉 뻗은 다리는 매끈하다 못해 윤이 날 정도였고, 커다란 골반과 엉덩이는 서양인 못지 않았다. 목이 늘어진 티는 한쪽 어깨까지 흘러내렸는데, 깊이 팬 쇄골과 그 아래 윤곽을 드러낸 커다란 유방이 단단히 자릴 잡고 있었다.
꿀꺽-
나도 모르게 군침이 넘어갈 만큼 환상적인 몸매였다.
목 위만 빼면 말이다. 내 시선을 느꼈는지 희주가 한팔을 골반에 걸치며 모델처럼 포즈를 잡았다.
"뭘 그렇게 뚫어져라 봐요? 나 따먹고 싶어요?"
"넌 말 좀 예쁘게 하면 어디가 덧나?"
"그냥 솔직한 거예요. 난 하고 싶은 남자랑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리거든요."
"이 방에 대체 몇 명이나 왔다간 건데?"
"왜요? 다른 남자가 나 따먹었다고 생각하니까 질투 나나보죠?"
"질투는 무슨."
"헤에, 아닌데? 오빠 지금 엄청 꼴렸는데?"
희주 말대로 나도 모르게 잦이가 바짝 꼴려 있었다.
그녀가 의도한 걸레질이 그만큼 취향을 저격한 탓이다.
‘걸레질하는 걸레라니, 컨셉도 참.’
"다리 벌려봐요."
희주가 다리 사이로 슬금슬금 파고들었다.
"얘기부터 하자니까."
"하면 되잖아요. 얘기."
희주가 팬티를 뚫고 나올 것처럼 솟아난 대물을 힘껏 움켜쥐었다.
"아, 오빤 진짜 너무 크단 말이지."
"놔라. 니거 아니다."
"그럼 누구 건데요? 정음이?"
정음이 얘기가 나오자 움찔- 몸을 떨었다.
"정음이가 왜 나와?"
"아니면 나연이? 연두? 오빤 예쁜 애들 좋아하잖아요."
"누가 그런 소릴해?"
"흥, 예쁜애들만 밥사준다고 소문 다 났어요."
"그니까 누가 그런 소문을 내더냐고."
"히히, 안 가르쳐 줄건 데?"
아우씨.
얘가 왜 이렇게 밉상이 됐지? 그런데도 불구하고 바짝 꼴린 잦이가 나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자, 오랜만에 한 번 볼까나."
희주는 이제 팬티까지 싹 다 내렸다.
그녀의 얼굴 앞에서 대물이 힘차게 껄떡댔다.
"와-. 진짜. 오빤 이거 하나는!"
희주가 엄지를 치켜세웠다. 참으로 부끄러움이라곤 없는 년이다.
"장난쳐? 내가 그렇게 짧다고?"
"아하, 그럼 이걸로!"
희주가 갑자기 한쪽 팔꿈치를 잡더니 주먹 감자를 날렸다.
"이게 어디서 오빠한테."
나는 희주의 땋은 머리 한쪽을 잡고는 사타구니로 처박았다.
"윽!"
"입 벌려."
"가, 갑자기요?"
"아무래도 맨입으론 말 안 할 거 같으니 이거라도 처넣어야겠다."
귀두에 입술을 갖다 대자 희주가 거부하는 척하더니 금세 대물을 입에 담았다. 맛있는 사탕처럼 열심히 빨고 있는 희주를 내려다보니···.
"집에 혹시 비닐 봉지 있냐?"
"네?"
"아, 아니다. 일단 빨어."
차마 면상을 보기 싫다는 말은 너무 상처가 될 것 같아서 그냥 내가 눈을 돌리기로 했다. 희주는 잦이를 게걸스럽게 빨아대더니 놀고 있는 내 손을 끌어 자기 가슴을 만지게 했다.
늘어진 목 사이로 젖가슴을 주무르자 희주의 펠라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탄력적인 가슴은 한 손에 가득 담기며 쫀득한 촉감을 선사했다.
‘으으, 인정하기 싫지만, 몸매 하나는 진짜 갑이네.’
[얼굴이 그래서 몸매가 더 부각되는 건 아닐까요?]
‘그렇다고 해도 촉감이 남다르긴 해. 젖꼭지도 꽤 단단하고 말이야.’
나는 뽈록 튀어나온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튕기며 간지럽혔다.
"아앙, 아아-."
희주의 숨소리가 거칠어지며 몸을 배배 꼬기 시작했다.
‘계속 펠라를 시켰다간 입이 막혀 말을 못 하겠군.’
생각이 미친 나는 희주의 펠라를 중단시킨 뒤 명령했다.
"뒤 돌아봐."
"뒤로요?"
니 면상보면 서던 좆도 죽을 거 같으니까.
"나도 만져줄게."
"아앙, 오빠도 참."
희주가 뒤치기 자세로 허리를 활대처럼 세운 채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핫팬츠의 밴드를 잡고 무릎 아래로 쑥 내리자 팬티도 없이 커다란 엉덩이가 곧바로 드러났다. 허벅지 안쪽엔 아까 사진으로 보낸 주소가 적혀 있었다.
‘스킬 없으면 내가 아무것도 못할 줄 알고? 어디 한 번 심문을 시작해 볼까?’
< 570. 거자필반-30-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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