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5. 거자필반-25- >
"뭐 하는 거야?"
목소리를 깔고 경고를 보내자 수정이 어깨를 으쓱하며 손을 뗐다.
"까칠하게 굴긴."
"학교에선 서로 조심하기로 했잖아."
다행히 본 사람은 없었다. 그나저나 대낮부터 벤치에 앉아 잦이를 주물러댈 줄이야. 굉장히 굶주린 모양이군.
"장난 좀 친 거야."
"장난이 과해."
"시험 스트레스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수정이 푹 한숨을 내쉬었다. 임고생인 그녀는 내리 1년을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상황이다. 압박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너무 매몰차게 대한 것 같아서 조금은 누그러든 목소리로 위로했다.
"많이 힘들어?"
"말이라고 해? 너도 나중에 4학년 되면 느끼게 될 거야. 그때되면 먼저 간 선배들이 엄청 대단해 보일걸?"
"고생이 많네."
"그래서 욕구불만이야."
욕구불만?
갑자기 여자들의 욕구가 얼마나 강한지 궁금해졌다.
이는 설수지의 심리상태와도 연관 있는 단어였다.
"그 정도야?"
"당연하지. 가끔은 진짜···. 누가 막 덮쳐줬음 좋겠다니까? 어머, 뭐래니. 나 미쳤나 봐."
"허어-. 남자 없인 못 살 여자로구만."
"이렇게 된 게 누구 탓인데? 가만히 공부만 하던 날 덮쳐놓고선."
"라면 먹고 가라고 한 게 누구였더라?"
"주는 대로 다 먹는 이도훈 씨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순 없지."
"음, 그건 좀 미안하군."
오수정은 지쳐 보였다. 반복되는 수험생활과 무더운 날씨로 체력까지 떨어지자, 정신적인 압박감을 느끼는 듯했다. 늘 그렇듯 긴 수험생활엔 강한 정신력이 요구된다.
"요샌 가끔 악몽도 꾼다니까."
"악몽?"
"그냥 이대로 실업자 신세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경쟁률은 매년 오르는데 내가 들어갈 자리는 있을까 해서. 늘 신경과민 상태야."
"그래서 욕구불만이라는 거야? 스트레스 풀 데가 없어서?"
"응. 날 풀어주는 도훈이가 오죽 바빠서."
확실히.
남자와 다를 뿐이지, 여자들도 성욕이 없진 않는 것같다. 하긴 같은 사람인데 얼마나 다르겠냐만.
"좀 있음 수업 시작이라 곤란해. 아니면 저녁에라도···."
"야. 그냥 농담한 거야. 괜히 부담 갖지 마. 민망하니까."
"아니 진짜로."
"그리고 어차피 이번 주는 안 돼."
"왜?"
"나 지금 생리 중이거든."
"생리?"
"떡볶이 되고 싶음 오던가. 히히."
떡볶이는 좀.
"음, 그럼 다음 기회에?"
"그나저나 실습은 어땠니?"
"그럭저럭. 참관이라 딱히 어려운 부분은 없었어."
"여자 말이야."
"여자는 무슨? 나 남중에서 실습했잖아."
"뭐래? 학생이 무슨 상관인데. 난 교생들 말한 거야."
"교생?"
"어. 맘에 드는 처자는 없었니?"
없진 않았지.
교사 둘에 교생 둘.
실습을 하러 간 건지, 여자를 자빠뜨리러 간 건지.
참 많이도 하긴 했구나.
물론 수정에게 사실대로 말할 생각은 없었다. 수정과는 합의된 섹파 관계지만, 아무리 쿨한 사이라 해도 내가 다른 여잘 만나는 걸 좋아하진 않을 것이다.
때론 모르는 게 약이기도 하니까.
"딱히? 있으면 당연히 꼬셨겠지."
"그러게. 너처럼 쉬운 남자가 이 주 동안 가만있을 리 없지."
"쉬운 남잔 아니야. 어렵지 않을 뿐이지."
"풋-. 그거나그거나."
수정은 대화를 나눌수록 점점 여유를 되찾는 것 같았다. 눈에 생기가 돌았고, 말수가 많아졌다. 원래 이렇게 활발한 성격이었으니, 수험생활이 얼마나 감옥처럼 느껴질까?
"그럼 너도 좀 몰렸겠네?"
"나?"
"어. 나보다 네가 더 참기 힘든 거 아니니? 남자들은 주기적으로 빼줘야 한다던데."
‘교묘히 대화를 몰아가는군. 정말 욕구불만이 심한 것 같은데?’
[그래 보이는군요.]
‘가끔 그런 여자들이 있어. 맨스 중에 오히려 성욕 폭발하는. 수정이 약간 그런 타입인가 봐.’
내가 대답을 머뭇거리자 수정이 조용히 속삭였다.
"···뭐하면 내가 빼줄 수도 있고."
"뭐라고?"
"그걸 못 할 뿐이지, 물을 못 빼는 건 아니니까."
"나 원참-."
은근히 보채는 수정의 요구에 결국 두 손 들고 말았다.
오죽하면 저럴까 안쓰럽게 느껴졌다. 궁할 땐 서로 돕는 게 인지상정이니 오늘은 내가 봉사를 해줘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이동했다. 대학 수업이라는 게 고등학교처럼 매시간 고정되어있는 게 아니다 보니, 비어있는 강의실을 찾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문 앞에 붙은 시간표를 보고 공강을 확인한 나는 수정을 데리고 강의실로 몰래 들어갔다. 앞뒤로 길쭉한 교실 형태의 강의실은 조명이 꺼져 어두웠다. 내려진 블라인드 사이로 미약한 햇빛만 들어왔다.
나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며 말했다.
"고작 이것 움직였다고 땀이 줄줄 나네. 여름은 여름이야."
"땀은 닦을 수나 있지. 이런 날씨에 생리대 차고 다니면 얼마나 찝찝한 줄 아니? 여기에 정조대 같은 거 차고 다닌다고 생각해봐."
빈 강의실에 들어오자마자 수정이 손이 바지 속을 헤집었다.
순식간에 지퍼를 내린 그녀는 팬티를 들춰 잦이를 주물러댔다.
"야, 넌 어떻게 들어오자마자···."
"그럼 꼴리지나 말던 지."
"그렇게 만져대는데 어떻게 안 꼴려?"
수정은 기어코 대물을 밖으로 끄집어내더니 손으로 쓱 문질렀다. 그러면서 나를 벽으로 밀치며 입술을 부딪쳐 왔다.
"엄청 보고 싶었다고, 바보야."
‘헐, 이게 무슨.’
이쯤되니 따먹는 건지 따먹히러 온 건지도 불분명했다. 처음엔 분명 내가 유혹해 자빠뜨린 것 같은데, 이제 처지가 역전되었다. 수정은 연신 키스를 퍼부으며 대물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이것도 그리웠고."
"너 진짜 욕구불만 맞네."
"풀어주고나 말하시던가."
수정이 자연스럽게 쪼그려 앉아 대물을 빨기 시작했다.
[정말 과감하군요. 오늘따라 유독 심한 것 같습니다.]
‘그럴 만도 해. 거의 한 달 넘게 남자 맛을 못 봤을 테니.’
나는 맛있게 대물을 빨고 있는 수정을 향해 물었다.
"진짜 나 말곤 아무도 없어?"
"응?"
"다른 섹파는 안 키우는 거야?"
수정이 잠시 입을 떼더니 눈을 가늘게 떴다.
살짝 삐친 표정이었다.
"넌 내가 다른 남자한테 갔으면 좋겠니?"
"아니 뭐, 이 정도로 참기 힘들다면···."
"하긴 우리가 사귀는 사이도 아니니, 너한테 허락받을 필욘 없구나?"
그녀는 여전히 쿨했다. 입으로 한 번 빨아낸 잦이는 미끈거렸다. 수정은 번들거리는 대물을 손으로 잡고 흔들었다.
"남자 사귈 여유가 없어."
"왜?"
"임고생 주제에 무슨 연애야. 챙겨주지도 못하고, 데이트할 시간은 더더욱 없는데."
"그러면서 섹스는 하고 싶고?"
"글치. 어쨌든 몰린 건 풀어줘야 하니까. 오히려 너한테는 이편이 더 좋은 거 아냐?"
"나야 손해 볼 거 없지."
"너도 다른 여자 사귀고 싶음 사겨."
"정말 그래도 돼?"
"상관없어. 대신."
수정이 대물의 기둥을 붙잡으며 입으로 귀두를 핥았다. 혀를 쭉 뽑아 이리저리 구석구석 핥아대는 모습에서 지독한 갈증이 느껴졌다.
"가끔 이렇게 위로만 해주면 돼. 여자친구만 너무 챙기지 말고. 그럼 정말 삐질거니까."
"대놓고 바람피우라는 얘기잖아, 그건."
"왜? 싫어?"
수정은 집요하게 대물을 농락했다. 마치 생리 중이라 하지 못한 갑갑함을 입으로 풀겠다는 듯 무척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바다에 표류하며 바닷물을 마셔봐야 해갈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갈증만 심해질 뿐.
"맘대로 해. 네 말마따나 난 쉬운 남자니."
"언제는 어렵지 않다며?"
"그거나그거나."
"풉."
예열이 끝나자 대물이 단단해졌다.
나는 수정의 머리를 양손으로 붙잡았다.
"입에다 싸고 싶어."
"···?"
"가만있어 봐."
수정의 머리를 잡고 사타구니로 끌어당겼다. 커다란 대물이 목젖까지 파고들자 수정이 갑갑한지 인상을 찌푸렸다.
"읍!"
"조금만 참아."
수정은 연신 머리를 흔들며 입가로 질질 침을 흘려댔다. 눈동자가 풀린 채 망가진 그녀의 얼굴을 보자 내 안의 가학성이 꿈틀거렸다.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리고 싶어지는군.’
"박히고 싶지?"
대물을 입에 박은 채 수정이 머리를 흔들었다.
"솔직히 말해봐. 하고 싶잖아."
머리를 붙잡은 손을 놓자 그제야 수정이 대물을 빼며 말했다.
"컥! 야! 숨 막혀 죽을 뻔!"
"미안. 나도 모르게."
"지금 하면 너 떡볶이 돼."
"그건 상관없고, 너가 하고 싶은지만 말해."
"아이참···."
수정은 갈등하는 것처럼 보였다. 입으로만 하는 것은 당연히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녀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첫날은 아니라서 양이 적긴 한데···."
"하고 싶었네 뭐. 일어나."
수정이 몸을 일으켰다. 나는 강의실 책상에 그녀를 돌려세우고 츄리닝 바지를 밑으로 끌어내렸다. 면 소재의 츄리닝 바지가 순식간에 내려가 발목에 걸렸다. 그녀의 팬티는 생리대로 인해 부풀어 있었다.
"아··· 이러려는 게 아닌데."
"괜찮아. 물티슈는 있지?"
"응, 에코백 안에."
"하고 닦으면 되지."
팬티를 쭉 끌어내리자 안감에 피가 묻은 생리대가 보였다. 비릿한 피 냄새가 성욕을 감소시켰지만, 푹 젖은 구멍을 보자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이미 애액이 흥건한 그곳은 제발 넣어달라고 안달내는 것 같았다.
‘에라이, 모르겠다. 떡볶이 한 번 되지 뭐,’
나는 수정을 책상에 엎드리게 하고는 그대로 대물을 쑤셔 박았다. 뜨뜻한 구멍 속으로 대물이 파고들자 수정이 책상 모서리를 힘껏 움켜쥐며 신음을 터뜨렸다.
"학! 사, 살살!"
"이미 푹 젖었구만 뭘?"
수정의 말대로 다행히 피가 많이 묻어나진 않았다.
나는 그녀의 빵빵한 엉덩이를 붙들고 빠르게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하앗, 하앗. 진짜 이도훈."
"왜?"
"왜 이렇게 잘하는 거야?"
"잘해서 시르냐?"
"너땜에 혼자 해도 만족이 안되니까 그렇지."
"자위도 했어?"
"스트레스 쌓이니까 도저히 못 참겠더라고."
문득 욕구불만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여자들도 엄청 못 참는구나?"
"당연하지. 여자도 사람이야. 난 누구 덕에 특별히 더 왕성하고."
"1년 내내 그러진 않을 거 아냐?"
"난 주로 생리 직전이나 아님 생리할 때."
‘흐음. 저게 정상인데···. 설수지는 대체 뭐지? 1년 내내 생리중인가?’
[설마요. 그럼 과다출혈로 죽을 겁니다.]
‘그냥 해본 말이야.’
"그래서 엄청 몰렸구나?"
"하앗, 학, 맞아. 너 보니까 더 못 참겠더라고."
"다리 좀 더 벌려봐."
수정이 발을 움직여 발목에 족쇄같은 옷을 내던졌다.
"으차!"
나는 그대로 그녀의 허리를 붙잡아 책상에서 끌어내렸다.
"꺄, 꺄악 뭐, 뭐하는 거야?"
"자세 좀 바꿔 보려고. 바닥 짚어."
뒤치기 자세로 허우적거리던 수정이 겨우 허리를 접으며 바닥을 짚었다. 각도가 틀어지자 삽입 각이 변하며 더욱 끈끈해졌다.
"이게 무슨 자센데?"
"무슨 자세긴. 벌 받는 자세지."
허리째 위로 들자 그녀의 몸이 통째로 끌어 올라왔다.
"하윽!"
"이게 훨씬 깊이 박히지?"
"머, 머리에 피 쏠려."
수정은 몸이 폴더처럼 완전히 접힌 채 나에게 붙들린 신세였다. 내가 자세를 낮추자 그녀 또한 바닥에 무릎 꿇으며 개처럼 엎드렸다.
"난 이 자세가 제일 좋더라."
팍팍팍!
맨바닥에서 뒤치기를 하려니 무릎이 쓸려왔다. 하지만 잠깐의 고통보다는 빈 강의실 이라는 색다른 장소와, 누군가에게 들칠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이 짜릿함을 배가시켰다.
[주인님도 이제 막 나가시는군요.]
‘나야 원래 잘나갔지.’
[잘 나가는 게 아니라 막 나가신다고요.]
"하앙, 아앙, 나, 나쁜 자식. 연락도 한 번 안 하고."
"공부하는 데 어떻게 연락해?"
"공부는 내가 하지 네가 하니?"
"연락하면 또 보고 싶어질 거 아냐."
"그래도 좀 해."
"알았어."
‘설수지 미션을 어떻게든 성공시켜야 겠어. 이렇게 다들 연락을 기다렸을 줄이야.’
[당연한 겁니다. 주인님이야 늘 여자를 바꿔가며 만나지만, 주인님이 만나는 여자들은 언제나 주인님 뿐이니까요.]
‘그러게. 갑자기 미안해지네.’
시간을 끌 수 없어 빠르게 피치를 올렸다. 수정은 숨넘어갈 것처럼 헐떡거렸다.
"하악, 악, 너, 너무 좋아."
"그렇게 좋아?"
"이러니까 내가 널 잊을 수가 없잖아. 하악."
"그럼 잊지 마. 혹시 여친 생겨도 가끔 따줄테니까."
"칫. 욕심쟁이 같으니."
"안에 싸도 되지? 생리 중이면."
"싸줘. 듬뿍."
나는 마지막 스퍼트를 올려 수정을 몰아붙였다. 평소 같으면 오르가즘이 오기 전 체위를 바꾸가며 시간을 끌었겠지만, 장소가 장소인지라 길게 끌 수 없었다.
"싼다."
찍-!
부들-.
정액이 빠져나가며 온기를 잃은 신체가 부르르 떨렸다. 수정은 그대로 맨바닥으로 드러누우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흐윽, 흑. 지, 짐승같은 놈."
"뭐래. 지도 좋았으면서."
"쳇."
몸을 일으킨 수정은 에코백에서 물티슈를 꺼내더니 뒷정리를 했다. 나 역시 물티슈를 받아 끈적이는 대물을 닦아냈다. 하얀 물티슈로 대물을 묻은 정액과 생리혈을 닦아내자, 갈색으로 변했다. 살짝 쇠 냄새가 올라오는 것 같았다.
마무리를 하고 다시 밖으로 나오는데 수업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수정이 말했다.
"나 때문에 괜히 무리했네."
"아냐. 나도 하고 싶었어. 무릎은 괜찮아?"
"괜찮겠냐? 맨바닥에 그리 비벼댔는데."
수정이 아픈지 눈살을 찌푸렸다.
"다음엔 이렇게 허겁지겁 말고 제대로 해줘."
"알았어."
수정이 도서관쪽으로 몸을 돌리다 다시 나에게 말했다.
"참, 아까 한 말은 취소야."
"무슨 말?"
"너 다른 여자 사귀라는 거. 갑자기 다른 여자랑 하는 거 생각하니까 좀 열 받을 것 같아."
"뭐야, 그런 게 어딨어."
"어딨긴. 내 맘이지."
수정이 혀를 날름 내밀더니 도서관으로 뛰어갔다.
하여간 여자 마음은 종잡을 수가 없다.
< 565. 거자필반-25-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