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578화 (551/2,000)

< 560. 거자필반-20- >

***

"먼저 씻을래?"

"···네."

정음이 부끄러운 표정으로 수건을 챙겨 샤워실로 들어갔다. 나는 그녀를 들여보내고 혼자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20분 전.

정음과 나는 모텔로 들어왔다.

‘새 옷으로 입은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이유였다.

물론 핑계에 불과하다는 건 정음도 나도 모두 알고 있다. 지금은 그저 명분이 필요할 뿐, 사실 무슨 말을 지껄였더라도 상관없었을 것이다.

침대에 누워 물소리를 듣는데 오랜만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초조감에 나도 모르게 담배가 당겼다.

모텔 창문을 열고 창틀에 재떨이를 놓았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최대한 바깥으로 연기를 내뿜자, 떨리던 마음이 조금 진정이 되었다.

[왜 그렇게 긴장하셨습니까?]

‘모르겠어. 오랜만이라 그런지 무진장 떨리네.’

[정음 양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은 아닐는지요?]

로시가 날카롭게 찔렀다.

맞다.

내가 느끼는 것은 일종의 부담감이다.

희한하게도 상대를 아끼는 마음이 커질수록, 잘못해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앞선다. 기계적인 섹스가 아닌, 마음을 담아야 하기 때문일까?

‘잘할 수 있겠지, 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주인님이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건 오랜만이군요.]

‘100% 최선을 다하고 싶으니까.’

[정음 양을 진심으로 좋아하시는군요.]

‘그런가 봐. 같이 손만 잡고 있어도 기분 좋은 여자는 처음이거든.’

[너무 긴장하면 잘하던 것도 안되는 법입니다. 차분하게. 늘 하던 것처럼만 하십시오.]

‘그래.’

그때 샤워실에서 정음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으, 응?"

"들어오실래요?"

"어?"

"같이 씻어요, 우리."

헉! 정음이 저런 대범한 말을 하다니.

서둘러 담배를 비벼끄고는 대답했다.

"어, 알았어."

순식간에 탈의를 마쳤다.

군대에서 활동복 입고 있다 화스트페이스에 걸린 이후, 이토록 빠르게 옷을 내 던진 적은 처음이다.

대물은 이미 발기되었고, 귀두 끝자락엔 진득한 쿠퍼액이 맺혀있었다. 아마 정음과 모텔 들어올 때부터 계속 흘리고 있었을 것이다.

"후읍-."

불투명 유리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샤워실에 은은한 조명이 비추었다. 벽면 옆으로 둥근 형태의 월풀 욕조가 설치 되어 있고, 그곳으로 뜨거운 물이 받아지고 있었다. 물 높이는 아직 발목 정도라 채우려면 시간이 제법 필요해 보였다.

정음은 샤워기의 물을 맞으며 두 팔을 뒤로해 머리끈을 묶고 있었다. 순간 드러난 새하얀 겨드랑이에 나도 모르게 꿀꺽 침을 삼켰다. 학기 초의 짧은 단발이 이젠 뒤로 묶을 만큼 길어 난 것만큼, 정음의 여성미도 처음 볼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숙해있었다.

군살하나 없이 탄탄한 몸매는 말할 것도 없고.

내가 뚫어지게 자신을 쳐다보자 정음이 몸을 돌리며 두손으로 가슴을 가렸다.

"그렇게 보시면 부끄러워요."

"어, 어."

"욕조에 물 받고 있는데 좀 있다 같이 들어가요."

"그, 그럴까?"

역시.

돈 좀 더 주고 디럭스 룸으로 오길 잘했다.

큼직한 월풀 욕조는 두 사람이 들어가고도 충분히 공간이 남아 보였다.

"이쪽으로 오세요. 제가 씻겨 드릴게요."

물기에 젖어 촉촉한 정음의 피부는, 누르면 다시 튀어 오를 만큼 탄력이 넘쳤다. 정말이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무엇하나 빠지는 게 없는 여자였다. 샤워기 앞에서 물을 맞고 있는데, 정음이 두 손에 바디워시를 묻혀 거품을 일으켰다.

"오늘 많이 더우셨죠?"

"그러게.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네."

거품을 만들어낸 정음은 가슴팍부터 원을 그리듯 내 몸을 문질렀다.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이 닿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힘이 빠짝 들어가며 근육이 단단해졌다.

"오빠 몸 예뻐요."

"너도 마찬가지야."

나는 아이처럼 정음에게 몸을 맡긴 채 그녀의 눈부신 나신을 감상했다. 꽉 찬 B컵의 작지 않은 가슴. 다년간 운동으로 다져진 잘록한 허리에 배에는 군살 하나 없이 매끈했다. 그리고 볼록 튀어 오른 엉덩이에 일자로 쭉 뻗은 각선미 까지.

와꾸 대장이라는 희주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완벽한 몸매였다. 희주가 얼굴을 포기하고 몸매에만 몰빵한 타입이라면, 정음은 얼굴과 몸매를 최상으로 조화시킨 최상품에 가까웠다.

그 사이 정음은 내 팔을 들더니 겨드랑이 안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갑자기 간지러움에 나도 모르게 몸을 움추렀다.

"아아, 간지러워."

"가만 있어봐요. 여름일수록 이런 곳을 잘 씻어야 한데요."

정음은 어느새 남동생을 씻겨주는 누나처럼 깐깐해졌다.

나는 그녀의 적극적인 태도에 군말 없이 시키는 대로 따랐다. 지금은 정음이 하라는 것은 뭐든 들어줄 수 있었다.

상체에 가득 바디워시를 묻힌 정음이 이번엔 자세를 낮춰 발가락을 씻겼다. 발가락 사이 사이마다 손가락을 넣으며 꼼꼼하게 씻겨주는 정음의 태도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엄청 지극정성이군요. 무슨 서방님 모시는 것도 아니고.]

‘정음이한테 내가 서방인가 보지.’

미꾸라지같이 윤기가 좔좔 흐르는 그녀의 피부를 보고 있자니, 이미 물건은 터질 것처럼 부풀었다. 잔뜩 꼴린 대물이 쪼그려 앉은 그녀의 머리를 툭툭 건드렸다.

"아앗. 뭐에요?"

"미안. 나도 모르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중엔 재미가 들려 일부러 잦이를 껄떡거리며 그녀의 관자놀이를 자극했다. 어느새 발바닥에서 허벅지까지 올라온 정음은 커다래진 대물에 눈을 흘기며 말했다.

"나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왜 이렇게 커졌어요?"

"너가 옆에서 숨만 쉬고 있어도 이렇게 돼."

"피-. 거짓말."

정음이 피식했지만, 듣기 좋은지 천천히 사타구니 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손이 불알 밑의 전립선을 자극했다.

"흐으."

"여기도 깨끗이 씻어야 해요."

‘가만 보니 일부러 저러는 거 같은데?’

[뭐가 말입니까?]

‘잦이를 최대한 안 건드리면서 씻기고 있잖아. 일부러 피하는 것처럼.’

정음은 회음부부터 불알 사이를 문지르면서도 일부러 대물은 건드리지 않고 있었다. 최대한 성감대에 대한 자극을 늦추려는 의도가 느껴졌다.

[정말이군요.]

‘깜찍한 짓을 하고 있군.’

아마도 정음은 어디서 또 남자를 기쁘게 해주는 법에 대해서 배워온 눈치였다. 가만 보면 은근히 순진한 것 같으면서도 이쪽으론 재능이 넘치는 아이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지만.

"여긴 안 씻겨 줄 거야?"

일부러 대물을 껄떡거리면서 눈앞에서 흔들자 정음이 눈을 반달 모양으로 웃으며 말했다.

"여긴 비누칠 안 하려고요."

"왜?"

"제 입에 넣을 거니까요."

"응?"

도발적인 멘트에 나도 모르게 놀라는 사이 정음이 입을 크게 벌리더니 대물을 한입에 물었다.

‘헉! 이, 이건···.’

[과연 남자를 행복하게 하는 법을 아는 여자로군요, 정음양은.]

‘가끔 이렇게 사람을 놀래킨단 말이지.’

정음은 사랑스러운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부드럽게 펠라를 시작했다. 한참 조바심이 나 있던 처지였기에 갑자기 따뜻하고 촉촉한 입으로 감싸자 대물이 폭발할 것처럼 팽창되는 기분이었다.

"흐읍!"

쪼옥- 쪼옥-

정음은 내 엉덩이를 두 손으로 움켜쥐더니 본격적으로 깊은 삽입에 들어갔다. 그 어떤 펠라보다 힘있고, 역동적인 모습이었다.

"아아, 정음아!"

나도 모르게 정음의 정수리를 움켜쥐었다.

"기분 됴아요?"

"너무 좋아. 어쩜 넌···."

어쩜 넌 입 봊이도 이렇게 맛있니? 라고 말하려다, 너무 천박한 것 같아 말을 아꼈다. 이런 스페셜한 서비스라니···. 정말이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아이다.

나는 정음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나도 씻겨줄게."

마음 같아선 온종일 빨게 하고 싶었지만, 나만 즐기고 있긴 너무 미안했다. 정음을 일으켜 세운 뒤 이번엔 내가 두 손 가득 바디 워시를 묻혔다.

"전 괜찮아요. 방금 씻었어요."

"아니야. 나도 해주고 싶어."

거품을 일으킨 나는 다짜고짜 정음을 돌려세웠다.

그리곤 뒤에서 껴안으며 가슴을 문질렀다.

"아,아, 간지러워···."

정음이 얕은 비음을 내며 몸을 배배 꼬았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팔뚝으로 상반신을 마시지했다. 배를 지나 가슴을 쓸어 올리자 팔뚝에 그녀의 빳빳이 선 젖꼭지가 느껴졌다.

미끄덩-

"흐앗."

동시에 그녀의 목덜미에 뜨거운 숨을 불며 간지럽혔다.

"오, 오빠앙."

"팔 들어봐."

"팔을 요?"

"너도 여길 깨끗이 씻어야지."

정음이 두 팔을 들어 팔꿈치를 맞잡게 한 나는 그대로 겨드랑이에 혀를 갖다 댔다.

할짝-

"아, 아앙!"

"나도 입으로 씻겨줄게."

할짝-할짝-

"하아아앙!"

정음은 간지러움을 못 참고 연신 몸을 비틀었다. 바디워시가 묻은 몸이 미꾸라지처럼 팔딱거렸다.

‘으으으, 미치겠네. 잦이 터질 것 같은데.’

애무만으로 벌써 절정에 달할 것 같았다. 정음의 몸은 꿀단지처럼 향기롭고 달콤했다. 어느새 손은 밑으로 내려가 그녀의 소중한 곳으로 내려가 있었다.

"아, 아아앙!"

그곳은 너무 뜨거웠다.

그리고 축축했다.

물기와는 다른 끈적함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오늘따라 물이 많은데?"

"워, 원래 많아요."

"이렇게 젖어서는···."

무릎을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끼워 다리를 살짝 벌렸다. 그리곤 벌어진 꽃잎을 손으로 쓰윽 훔쳤다.

"학!"

정음이 전율을 느끼는지 한순간에 허물어졌다.

"예민한데?"

"오, 오빠가 만지니까···."

손가락 하나를 안으로 밀어 넣자 한순간에 끝까지 밀려 들어갔다. 이미 대물도 받을 만큼 충분히 벌어진 그곳은 살아있는 별도의 생명체처럼 꿈틀거리고 있었다.

찌꺽찌꺽-

"하아, 아앙-!"

"오늘 건 어디서 배웠어?"

"네? 하, 아앙, 아아."

"평소랑 애무가 달라서 말이야."

"배, 배운 게 아니라··· 들었어요."

"들어? 누구한데?"

"아까 본··· 찬우가···. 남자들도 이곳저곳 만져주면 좋아한다길래···."

허어.

섹스를 게이한테 배우다니. 거참.

찌꺽찌꺽-

"하, 아악!"

"다른 남자랑 그런 얘기를 했다고?"

갑자기 질투가 났다.

이성적으론 결코 질투가 안 나야 정상인데, 그래도 놈도 어쨌든 육체적으론 남자가 아닌가?

"그, 그냥 걔가 얘기해 줬어요. 저는 듣고 싶지 않았는데."

대충 보니 놈이 멋대로 지껄인 내용을 흘려듣지 않고 마음에 담아둔 모양이었다. 어쨌든 찬우란 놈이 게이인 걸 떠나 정음에게 그런 저질스러운 얘기를 떠든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제 그런 거 궁금하면 나한테 얘기해."

"네?"

"그냥 나한테 말하라고."

"저, 저도 그러고 싶지만 오빠는 항상 바쁘시니까···."

찌꺽찌꺽-

질투 때문일까?

손동작이 거칠어졌다.

손가락은 두 개로 늘었고,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아, 아아아! 오, 오빠아아아!"

"알았지? 나한테 말해. 바빠도 너한테는 꼬박꼬박 답장할테니까."

"네."

‘그 찬우란 놈이 거슬리는군.’

[어차피 게이지 않습니까? 정음양에겐 동성친구나 마찬가질 텐데요.]

‘게이지만 좆은 달렸잖아. 그런 새끼가 가까이 있다는 게 마음에 안 들어.’

[어쩌면 찬우 군의 존재 때문에 정음양이 안전한 걸지도 모릅니다.]

‘그게 무슨 말이지?’

[정음 양은 누가 뭐래도 체육과 원탑이죠. 어쩌면 사범대를 통틀어서도 손에 꼽힐 미모고요. 그런데 다른 남자들이 쉽게 접근하지 않는 것은 찬우군이 절친으로 붙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곰곰이 생각하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겉으로 볼 때 찬우는 꽃미남 스타일이다.

선이 얇고, 스타일이 좋아 아이돌 느낌이 난다.

그렇게 잘생긴 남사친이 옆에 있다면, 그 존재만으로 다른 남자들에겐 커다란 벽이 생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쩌면 그를 썸남이라거나 남자친구라고 여길지도 모를 일.

‘그건 그렇다 쳐도 마음에 안 들긴 해.’

[한 번 날 잡아서 혼‘구녕’을 내주셔야 겠군요.]

‘어째 특정 단어에 악센트가 들어간 느낌인데?’

[아닙니다. 주인님이 오해하셨겠지요. 그 구녕이 그 구녕이겠습니까?]

‘어윽. 역겨운 비역질. 아무리 꼬셔도 그 위업은 생각없으니까 꿈깨.’

정음을 애무하는 사이 어느새 욕조에 물이 적당히 차올랐다.

나는 샤워기를 들어 몸에 구석구석 뿌리고는 정음에게 말했다.

"안으로 들어갈까?"

"네."

***

"판례에 따르면 위 사건은 전형적인 삼자사기 수법으로···."

로스쿨 스터디 모임에 참가하고 있는 수지는 선배의 발표가 따분했다. 아버지의 강권에 못 이겨 법대에 진학한 것도 마뜩잖은데 평일 저녁에 도서관에 모여 스터디나 하고있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아···. 집에 가서 인스타나 하고 싶다.’

그녀는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에 염증을 느끼며 책상 밑으로 몰래 핸드폰을 켰다. 인스타에 접속하니 밀린 쪽지만 수십 통이었다.

-SSG님. 저 님 팬입니다. 한 번 만 만나주세요.

-SSG의 뜻이 섹스지 맞나영?

-용돈 필요하시면 연락 주세요. 010-xxxx-xxxx

-마, 함 대주라 가스나야. 오빠가 뚫어주께!

대부분 한 번만 개인적으로 만나달라는 내용이었다.

간청도 있었고, 협박도 있었으며, 심지어 버젓이 자신의 번호를 공개한 스폰요구까지 있었다.

‘훗-. 미친놈들.’

수지는 노출은 즐기지만 실제로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런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쪽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질구멍이 움찔거렸다.

‘아··· 누가 확 그냥 덮쳐 줬으면 좋겠네.’

그때 쪽지가 도착했다.

< 560. 거자필반-20-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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