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8. 교생 실습-82- >
마루로 이루어진 바닥은 딱딱했다.
반동이 전혀 없어, 내리누르는 충격을 고스란히 흡수했다.
‘무게를 실었다간 등쌀이 배기겠군. 동작을 최소화해야겠어.’
도훈은 누운 채 한솔을 진하게 포옹했다. 두 사람 사이에 빈틈이 사라지며 A4 용지 하나 들어갈 틈 없이 바짝 붙었다. 도훈은 맨바닥을, 한솔을 천장을 응시하며 얼굴이 교차했다.
가슴과 가슴이 맞닿고, 배와 배와 부딪혔다. 도훈의 허벅지에 채 벗겨지지 않은 한솔의 스타킹 감촉이 맴돌았다.
섹스 중 이루어진 강한 포옹에 한솔은 안락함을 느꼈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구속감이 오히려 편안함을 주었다.
‘아아···, 이렇게 넣은 채 안고만 있어도 행복해.’
한솔이 두 팔로 도훈을 더욱 세차게 껴안았다.
그때 온몸을 고정시킨 도훈이 골반을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꾹꾹-
정중동.
완벽하게 밀착된 체위에서 유일하게 엉덩이만 흔들리고 있었다.
꾸욱-. 꾸욱-.
그것은 끈적하면서도 리드미컬한 움직임이었다.
불알이 짓뭉개질 정도로 깊이감 있게 들어간 대물은, 골반의 한계까지 물러서며 느리고 진중한 반복을 거듭했다.
"흐으으으응!"
색다른 자극에 한솔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까의 뒤치기가 폭주 기관차였다면, 이것은 묵직한 8톤 트럭의 움직임이었다. 빠르지도 거세지도 않은 차분한 삽입이지만, 질 내부의 주름을 하나하나 자극할 만큼 섬세했다.
"으으응, 도, 도훈아아앙!"
한솔은 터질 것 같은 충족감에 휩싸였다.
질 안에 거대한 구렁이가 똬리를 튼 것 같았다.
그 구렁이는 느릿느릿한 속도로 드나들기를 반복했다.
솔직히 말해, 빠르고 거칠게 밀어붙일 때보다 느낌은 더욱 생생했다. 온몸을 꽉 감싸는 구속감이 흥분을 배가시켰다. 이대로 도훈에게 몸을 맡기면, 천국으로 날아가 버릴 것 같았다.
꾸욱- 꾸욱-!
‘이것도 나름 색다른데?’
도훈은 이제껏 속도에만 치중했다.
누구보다 빠르게.
누구보다 강하게.
1초에 7번 박아대는 속사 피스톨처럼, 매섭게 몰아치기만 했다. 여자들이 그런 것을 더 좋아할 줄 알았다.
무협으로 따지면 그는 쾌검이었다.
하지만 둔탁하고 묵직한 움직임 역시 나름의 맛이 있었다.
귀두의 표피세포가 질 주름 하나하나를 문질러 펴는 것처럼 진중하게 밀려 들어갔다.
이것은 중검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의 대물이 가장 진가를 발휘하는 삽입법이기도 했다.
단순히 빠르게 넣었다 빼는 게 아니다.
들어갔다 나오는 횟수는 많아도 속도가 빠르면 충족감은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이것은 채우는 기술이었다.
안쪽 깊은 곳까지 샅샅이 다져주면서 대물의 실체를 온전히 느끼게 하는 비법이었다.
잔잔한 흔들림처럼 보이지만 내부에선 천둥번개가 휘몰아쳤다. 그 증거로 한솔은 아까보다 훨씬 벅찬 신음을 쏟아내고 있었다.
"아아앙, 하아, 하아, 도, 도훈아 너무 좋아! 선생님 너무 행복해."
"내가 꾹꾹 눌러 줄게요. 선생님 진짜 맛있어요."
도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솔이 고개를 돌리더니 그의 귀를 깨물었다. 아니, 깨문다기보다 혀로 싹싹 핥으며 이빨로 희롱하는 모양새였다. 자극을 참지 못하고 멋대로 움직이는 듯 했다.
도훈은 상체를 들어 그녀의 입술을 향해 진한 딥키스를 퍼부었다. 서로의 혀가 입속에서 휘감아졌다. 타액이 교환되며 뜨거운 숨결이 오고 갔다. 그 와중에도 도훈은 느릿느릿한 삽입을 끊김 없이 이어갔다. 한솔은 윗 입과 아랫 입이 모두 막히자 김을 뿜기 시작한 압력솥처럼 뜨거워졌다.
모든 것이 최고였다.
생애 이런 남자를 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남자가 밤일을 잘하면 돈을 못 벌어와도 밉지 않다더니,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실감이 났다.
‘정말 도훈이는 최고야! 이런 남자라면 내가 평생 데리고 살아도 될 것 같아.’
아직 학생이라는 것은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부어서라도 먹여 살릴 각오가 생겼다.
한량처럼 빈둥거린다 해도, 밤마다 이렇게 뜨겁게 자신을 눌러준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겨질 정도였다.
이런 속궁합이라면 나이 차는 중요하지 않았다.
주변의 편견과 고까운 시선조차 아무 문제가 될 수 없었다. 어린 남자에 환장한 년이라고 불려도 상관없었다.
도훈을 가질 수만 있다면 그 정도 비난은 감내할 자신이 있었다.
"아아, 도훈아. 선생님은 이제 니꺼야. 네 마음대로 해도 돼."
"네, 선생님은 이제 제꺼에요."
도훈은 곧장 대답하면서도 약간의 불안감을 느꼈다.
‘로시, 한솔이 너무 깊이 빠져든 것 같은데?’
[슬슬 상식 개변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선생님, 근데 학교에서는 우리 사이를 비밀로 해주셨음 해요."
"응?"
"제 상식으로는···. 아무래도 교사랑 교생이 너무 끈끈해 보이는 건 오해를 살 수 있거든요."
"아···. 그렇겠지?"
"네. 특히 실습을 관장하는 연구부장님이 특정 교생을 편애한다는 소문이 돌게 되면 제 입장이 좀···."
"그래, 맞아. 내가 생각이 짧았구나. 앞으로 조심할게."
도훈이 먼저 개조시킨 것은 유달리 티를 내는 한솔의 적극성이었다. 도훈은 이어 두 번째 상식을 주입했다.
"그리고 전 아직 누군가를 진지하게 만날 생각은 없어요."
"그게 무슨 뜻이야?"
"그냥 제 상식으론 결혼 전까지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연애를 해봐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
한솔은 도훈의 완곡한 거절에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러고 보니 내가 어린 도훈이를 너무 탐냈구나. 이제 대학교 2학년인 도훈에겐 앞으로도 수많이 기회가 있을 텐데···.’
한솔은 도훈을 소유하고 싶은 게 자신의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녀 역시 이제 막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딛었으니, 남녀 관계에 대해 좀 더 포용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었다. 도훈과의 만남으로 인해 그녀의 지평이 넓어진 것이었다.
도훈은 실시간으로 설득되어가는 한솔을 보며 약간의 아쉬움을 느꼈다.
자유연애 사상을 주입한 이상, 그녀는 이제 도훈에게만 매달리지 않을 터였다. 기껏 아다를 때주고 오픈마인드로 바꿔놓고선, 다른 남자에게 내준다는 사실이 못마땅했다.
‘로시, 상식 개변의 힘은 영구적이지 않다고 했었나?’
[물론입니다. 생각은 늘 변하기 마련이니까요.]
도훈은 한솔이 내심 아까웠다. 업적이 끝나고도 연을 이어가는 강민주처럼, 곁에 두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여지가 많다고 생각했다.
‘능력 있는 현직 교사랑 연을 맺어두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그렇다면···.’
"참, 선생님 그거 아세요?"
"뭐?"
"제 상식으로는 한번 처녀를 내준 상대에게는 원하면 언제든 대줘야 한다던데···."
도훈은 말을 내뱉으면서도 속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게 말이냐, 방구냐. 정말 이런 개소리가 먹힐까?’
[조건에 위배 되지 않는다면 어떤 소원이든 언령의 효과를 갖습니다.]
‘기둥서방 하나 생긴다고 딱히 해가 될 건 없지 않아?’
[한솔 양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겠죠.]
마지막 개변을 마친 도훈이 초조한 표정으로 한솔을 살폈다.
동공이 살짝 줄었다가 커진 한솔은 퍼뜩 정신이 든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네가 나 처음으로 따주었으니까 원하면 언제든 말만 하렴."
‘우앗, 이게 통한다고?’
[상식 개변은 비상식을 상식으로 치환합니다. 근데 조금 짓궂은 방법이군요.]
‘뭐가?’
[왜 평소처럼 과감히 떨쳐내시지 않았습니까?]
‘따먹다 보니 아깝더라고. 실습 끝나고 팽한다는 게.’
[뭐가 아깝다는 거죠?]
‘어차피 교사가 되려면 현직 교사 섹파로 하나 둬서 나쁠 건 없잖아. 민주는 대학 조교지 교사는 아니니까.’
[송지희 양도 교사인데요?]
‘갸는 내가 좋아서 딴 게 아니야. 도훈이의 복수였지. 그래서 바로 후장부터 뚫어 버렸잖아.’
[거참···. 담임인 정현아는요?]
‘현아도 괜찮긴 한데, 교직에서 뭔가 도움을 청하기엔 한솔이 더 낫지. 한솔이 훨씬 능력있으니까.’
[뭐 어쨌든, 주인님의 선택이니 존중하겠습니다.]
한솔의 정신 개조를 끝마친 도훈은 편한 마음으로 섹스를 이어갔다. 그는 수업 종이 끝나기 직전까지 한솔을 실컷 따주었다.
학교 구석의 교재실에서 음탕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
점심을 먹은 뒤 오후 연수가 이어졌다.
오전에 한솔과 질펀한 섹스의 여파로 졸음이 몰려왔다.
게다가 하필 연수 내용이 교육 다큐멘터리 시청이었기 때문에, 시청각실 전체를 영화관처럼 암실로 만들어 놓아 잠자기 딱 좋은 환경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해드뱅잉을 하며 UFO처럼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누적된 피로와 점심의 포만감까지 더해진 오후 실습은 그야말로 수면을 위한 시간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러나 내 옆에 다소곳한 태도로 앉아있는 혜진은 유난히 눈을 말똥거렸다. 아까부터 뭔가 할 말이 있는 것처럼 자꾸 좌우로 눈을 굴리며 주변의 눈치를 살폈다.
"오빠."
혜진이 나지막이 속삭였다.
"응?"
"많이 피곤하세요?"
"그냥 뭐 적당히. 근데 너무 잠 오기 딱 좋게 만들어 놨네. 불까지 다 꺼버리고."
어쩌면 주최 측의 배려 같기도 했다. 매일 수업 참관과 연수의 반복이니, 영상이나 틀어놓고 좀 쉬라며.
"근데 넌 안 졸려?"
"네."
자꾸 어깨를 치대는 것이 뭔가 꿍꿍이가 있어 보였다. 한동안 다른 여자를 공략하느라 건드리지 않았더니 바짝 달아오른 느낌이랄까? 내친김에 한 번 찔러보았다.
"내 옆에 있으니까 하고 싶니?"
"아, 앗-."
부끄러움이 많은 혜진이 화들짝 놀라며 좌우로 고개를 돌렸다. 다행히 주변은 영화관처럼 어두웠고, 대부분 반쯤 졸고 있는 상황이라 엿듣거나 본 사람은 없었다.
나는 토끼처럼 놀라는 혜진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 다시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오빠 옆에 있으니까 봊이가 벌렁벌렁하느냐 묻잖아."
"하, 하앗! 아, 아니에요."
"아니긴, 확인해 보면 바로 아는데."
팔을 뻗어 혜진의 허벅지 위에 올렸다.
좌석과 좌석 사이에 설치된 조그만 수납식 책상이 가림막을 해주었기에 다른 사람들에겐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어두워서 무슨 짓을 해도 모를 거로 생각했다.
"흡!"
치마가 짧아 손바닥이 무릎 위의 맨살에 바로 닿았다. 스타킹을 신지 않은 맨살은 보드랍고 매끈한 촉감이 났다.
‘그러고 보니 한솔이 스타킹을 챙겨 왔는데.’
가운데 뻥 구멍이 뚫린 한솔은 그 자리에서 바로 스타킹을 벗었다. 뒤처리를 곤란해 하자 나중에 버려준다며 내 호주머니에 넣었다.
"오, 오빠··· 누, 누가 보면 어쩌려고···."
"누가 본다고?"
"그, 그래도 여긴 너무···."
"내 육변기도 맘대로 못 쓰나?"
일부러 자극적인 멘트를 던졌다.
소프트한 M성향인 혜진은 그런 말에 유독 흥분했다.
치마를 걷고 손을 더욱 집어넣어 사타구니 사이로 넣었다. 혜진은 누가 볼 새랴 허벅지를 바짝 오므리며 무릎 위를 커다란 파일로 가렸다.
"다리 안 벌려?"
"하, 하앙 이러면 저 못 참아요."
혜진이 두려워한 것은 다름 아닌 신음이었다.
나는 불룩한 바지 주머니를 보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럼 이걸로 입 틀어 막고 있어."
나는 돌돌 말린 스타킹으로 혜진의 입을 틀어 막았다.
"으웁!"
혜진은 대관절 왜 내 호주머니에서 여자 스타킹이 나오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음흉히 웃으며 사정을 설명했다.
"아까 누구 하나 따먹고 왔거든."
"읍!"
혜진이 눈을 부릅떴다.
자신 말고 다른 여자랑 물고 빨고 했다는 사실에 질투감을 느끼고 있었다.
"왜? 난 다른 여자 따먹고 다님 안 돼?"
음탕한 소리를 지껄이며 가랑이 사이로 손을 넣었다.
팬티가 닿을거라고 생각했던 위치에 복슬복슬한 털이 느껴졌다. 젖은 구멍이 습자지처럼 쑥 들어갔다.
"뭐야? 노팬티야?"
혜진이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떨궜다.
그러고 보니 아까 교사 연구실에서 뭔가를 말하려고 했던 것 같다. 노팬티로 왔다는 말을 하려 했구나.
"이것봐라. 갈수록 음란해지네. 언제나 대주려고 노팬티로 학교 오고."
"흐으읍."
찌꺽찌꺽!
손가락을 구부려 질 속에 밀어 넣자 쑥 들어갔다.
제대로 뭘 하지도 않았는데, 저 혼자 흥분해서 물난리가 나있었다.
"잦이 없이는 못 살겠어?"
혜진이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부터 이렇게 음탕했었나?"
혜진은 대답하지 않고 모았던 허벅지를 활짝 벌렸다.
다른 교생들에게 들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보다,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는 욕구가 더 강한 것 같았다.
혜진의 과감한 행동에 나 역시 과격해졌다.
손가락 두 개를 모두 꽂아 넣고 살 부딪히는 소리가 날 정도로 깊이 찔러 넣었다.
팟팟팟팟-!
물 튀는 소리가 들리자 점점 위기감이 들었다.
잠이 들지 않은 교생이 있다면 유난히 어깨를 들썩이는 혜진의 모습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이군. 미션을 마무리할 때가.’
나는 봊이에서 손을 뺀 채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손가락을 혜진의 앞에 들여 보였다.
"이렇게 젖어가지고 일상생활 가능?"
"흐,흐흡."
"먼저 나갈 테니까 3층 남자 화장실로 따라와."
나는 먼저 일어나서 3층 화장실로 향했다.
3층을 이용하는 3학년들은 이미 학교를 파했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장소라고 판단했다.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자 잠시 후 쭈뼛거리며 혜진이 걸어왔다. 나는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먼저 화장실로 들어갔다.
"들어와."
< 538. 교생 실습-82-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