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6. 교생 실습-70- >
진아가 질색했다.
"으핫! 아니 왜 냄새를 맡아요!"
"내가 언제?"
"방금 코로 킁킁거렸잖아요?"
"무슨 소리야? 숨도 못 쉬나? 너 혹시 암내 있니?"
"그런 거 없거든요?"
"근데 왜 그래?"
"부끄러우니까 그러죠!"
"잠시면 돼 잠깐만···."
진아의 겨드랑이는 대단히 매끈했다. 걸그룹 안무 때 드러나는 새하얀 겨처럼, 주름 하나 없이 팽팽한 것이 무척이나 깔끔한 인상이었다. 코를 가져가 냄새를 맡자 미약하게 스며 나오는 땀 냄새가 사내의 방심을 마구 뒤흔들었다.
‘흐, 대꼴이네 진짜.’
[주인님 이번엔 진짜 변태 같습니다.]
‘내가 뭘?’
[아니 왜 여자 겨드랑이 냄새에 집착하시나요?]
‘네가 진짜 뭘 모르는구나 사람은 원래 겨드랑이에서 페로몬이 나오는 법이거든.’
[페로몬요?]
‘어. 천연 발정제라고도 하지. 아포크린 땀샘에서 뒤섞인 페로몬이 의외로 엄청 자극적이이야. 하-. 냄새 맡으니까 또 박고 싶네.’
"돼, 됐죠?"
진아가 다시 팔을 내리려고 하자 나는 강제로 팔꿈치를 잡아 세우며 못 접게 막았다.
"가만. 아직 확인 못 했어."
"수술 같은 거 진짜 안 했다니까요?"
"그러니까 조금만 더 보자고."
진아는 민망해 죽을 것처럼 부끄러워했다. 나는 아예 겨드랑이 사이에 코를 처박는 것처럼 얼굴을 들이밀다가 낼름 혀끝으로 겨드랑이를 핥았다.
할짝-.
"악! 뭐, 뭐에요!"
"실은 내 혀끝이 굉장히 예민하거든."
"근데 겨를 왜 핥느냐고요!"
"육안으론 식별하기 어렵지만, 섬세한 혀끝돌기로 절개된 피부를 느껴보려 했지."
"마, 말도 안 돼!"
너무도 자명한 개소리였기 때문에 진아도 버럭 화를 냈다.
"오빠 진짜 왕 변태!"
진아가 억지로 팔을 붙이는 바람에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절개한 흔적은 없군."
"이제 믿는 거죠?"
"아냐. 생각해 보니 보형물을 넣는 또 다른 방식이 있어."
"네?"
"요샌 민소매도 많이 입고, 또 제모도 필수라서 오히려 겨드랑이 절개는 안 하는 추세라더라고."
"그럼요?"
"밑가슴."
"네?!"
"어차피 가슴이 크면 살짝 처지잖아. 그래서 가슴 바로 밑으로 절개를 해서 넣는다더군."
"지금 저보고 거길 보여 달라구요?"
"거기만 확인하면 나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아."
"싫어요!"
"왜?"
"제가 왜 오빠한테 그렇게까지···."
"기왕 검증하는 거 제대로 해보자는 말이지."
"싫다구요! 저보고 다 벗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잖아요!"
"아냐. 가슴 밑만 들추면 되는데 왜 다 벗어?"
"그게 그 말이잖아요!"
"너가 손으로 가리고 있음 되잖아."
나는 시범을 보이기 위해 두 손을 크로스 시킨 후 젖꼭지 부분을 손으로 감싸 쥐었다.
"이렇게. 와칸다 포에버!"
"그게 뭔?!"
"블랙팬서 포즈같지 않아?"
"와, 진짜···."
어이가 없었는지 울상이던 진아가 끝내 실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긴장을 빼주는 게 포인트다.
"오빤 무슨···."
"한 번만. 응? 딱 여기까지만 볼게."
"아무리 그래도···."
진아의 저항이 점점 약해지는 게 느껴졌다. 조금만 더 꼬시면 넘어올 것 같다.
"내가 가슴을 다 보자는 게 아니잖아. 밑에 절개선이 있는지만 확인한다고."
"···진짜죠?"
"당연하지."
"하-. 미치겠네."
진아는 고민이 되는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했다. 나는 다소 비굴할 정도로 계속 졸랐다.
"진아야, 딱 한 번만 보자."
"진짜···."
결국 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뒤 돌아요."
"돌라고?"
"이거 원피스라 다 벗어야 된다구요! 팬티까지 볼 셈이에요?"
"아, 아 그렇구나. 알았어."
진아의 마음이 바뀌기 전에 얼른 뒤로 돌았다. 앞에만 수건으로 대충 가리고 있었기 때문에 뒤가 올누드 상태였지만, 진아도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악! 오빠 엉덩이!"
"아, 그렇지. 손으로 가릴게."
나는 두 손을 열중쉬어 자세처럼 엉덩이를 감추었다.
앞으론 발기된 대물 위에 수건을 걸치고, 뒤로는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감싸 쥔 우스꽝스러운 자세였다.
‘아우, 씨바. 내가 다시는 처녀 따먹나 봐라. 자괴감 오지네.’
[어쩌겠습니까. 주인님이 자초한 일인걸요.]
‘자초라니? 장난쳐? 공략 대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면 절대 안 꼬셨을걸?’
[그래도 제법 귀엽지 않습니까? 외모도 훌륭하구요.]
‘예쁘긴 한데, 내 스타일은 아냐. 너무 까탈스럽고, 너무 자존심이 세. 여자가 좀 고분고분하고 나긋나긋한 데가 있어야지. 뭐가 이렇게 까다러워? 원 참.’
그때 위에서 슥슥거리는 옷 벗는 소리와 함께 진아의 푸념이 들여왔다.
"어휴 내가 진짜··· 미쳤지."
‘어? 저쪽에 거울이?’
돌아서 있던 나는 벽면에 있는 거울을 발견했다. 인테리어를 위해 구석에 설치한 것으로, 고개를 살짝 트니 침대에 앉아 원피스를 벗고 있는 진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다행히 그녀는 거울의 존재를 모르는 듯했다. 오예, 개이득.
"절대 뒤돌지 마요. 돌아보면 저 진짜 나갈 거예요."
"알았어. 진짜 안 볼게."
물론 거짓말이다. 거울을 통해 진아를 보자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서 원피스 뒤 지퍼를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양어깨를 하나씩 빼며 상의를 끌어내렸다.
‘우옷! 가슴.’
거울을 통해 그녀를 관찰하던 나는 흘러내린 원피스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풍만하고 예쁜 가슴을 볼 수 있었다. 노브라였기 때문에 그대로 노출된 그녀의 가슴은 크기와 모양 모두 예상대로 훌륭했다.
‘캬, 가슴이 예뻐야 여자라더니···.’
[마음이 착한 게 아니라요?]
‘가슴이 곧 마음 아니겠냐?’
[거참, 주인님도···.]
원피스를 벗던 진아는 골반에 이르러 잘 벗겨지지 않는지 한참을 낑낑거렸다. 엉덩이가 제법 큰 편이라 시간이 걸리는 듯했다.
‘하아, 가서 도와주고 싶네.’
[자중하십시오. 진짜 돌아봤다간 일을 그르칠지 모릅니다.]
‘알았어. 참자,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거울로 훔쳐보는 탈의 장면이 몹시 자극적이었기 때문에 수건으로 감춰둔 대물은 쉴 새 없이 껄떡거렸다. 어서 빨리 박고 싶다면 아우성을 치는 것 같았다. 이제 다 왔다. 조금만 버텨.
"어휴, 이게 잘···."
진아는 한참만에 원피스를 벗어냈다. 아까 보았던 하얀 팬티만 입고 선 진아는 잽싸게 침대로 뛰어들더니 이불로 몸을 가렸다.
"다 됐니?"
"자, 잠시만요."
이불을 꽁꽁 둘러쓴 진아가 크게 심호흡을 하는 게 보였다. 두 볼이 상기된 채 바짝 긴장한 모습에 귀엽게 느껴졌다. 모텔까지 따라와서 빤쓰만 남기고 다 벗은 이상 게임은 끝난 거나 마찬가지다.
"돼, 됐어요."
"알았어."
돌아서서 진아를 다시 보는데 이불로 칭칭 몸을 둘러 얼굴만 내밀고 있었다. 무슨 가오니시도 아니고···.
"뭐야? 이래서 어떻게 확인해?"
"기다려봐요. 아직 준비가 안 됐단 말이에요."
"거참. 오래도 걸리네."
"진짜로 밑에만 확인하는 거죠?"
"당연하지. 그러기로 했잖아."
"후-. 진짜, 내가 오빠 때문에···."
결심한 진아가 마침내 이불을 내렸다. 그녀는 내가 아까 보여준 와칸다 포에버 자세로 가슴을 가리고 있었다.
"흐음."
그러나 조그만 손으로 가리기엔 역부족.
가려진 사이로 밀려 나온 살들이 풍만한 그녀의 볼륨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내가 빤히 쳐다보자 진아가 소리쳤다.
"뭐, 뭐예요? 왜 그렇게 보는데요?"
"대체 어떻게 보라는 거야? 그렇게 다 가리고 있으면."
"오빠가 이렇게 하라면서요!"
"아니 그래도 밑에는 볼 수 있게 해줘야지."
진아는 망설이더니 가슴을 가리던 손을 들어 밑가슴이 보이도록 했다. 아슬아슬하게 꼭지만 가린 모습이 더욱 자극적이었다.
‘후읍. 아까 보니까 꼭지도 엄청 귀엽던데. 갈색은 아니고 우윳빛처럼 뽀얀 유륜이라···.’
나는 거울을 통해 본 그녀의 가슴을 상상하며 진아에게 다가갔다.
"잘 봐요. 절개선 같은 데 없죠?"
"더 가까이 봐야 알지."
나는 진아의 가슴팍에 얼굴을 내밀며 신중한 태도로 밑가슴을 관찰했다. 두 손으로 가리느라 살짝 짓눌린 가슴이 터질 것처럼 밀려 나와 있었다.
‘하윽, 진짜 못 참겠네.’
가슴을 만지고 싶었던 나는 꾀를 냈다.
"밑이 잘 안 보이는데?"
"뭔 소리예요! 다 보이잖아요."
"접히는 부분을 들어봐야 봐야 알지."
"와, 진짜!"
"잠깐이면 돼."
나는 천천히 그녀의 가슴 밑을 위로 손가락으로 들추었다.
진아가 경기하듯 뒤로 물러섰다.
"꺅! 뭐, 뭐예요!"
"안 보이는데 어떡해?"
"그, 그렇다고 가슴을 만지면 어떡해요?"
"나 참, 자기는 내 그것도 주물러 놓고."
"그건 오빠가 직접···."
"아, 몰라 됐고. 가만히 좀 있어 봐. 자꾸 회피하면 의심할 수밖에 없어."
"무슨 의심요?"
"캥기는 게 있으니까 자꾸 도망친다고."
"아니라니까요?"
"자신있으면 증명해."
"와, 나 진짜. 아니기만 해봐요."
아닌 건 이미 알고 있다.
중요한 건 어떻게든 명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여자들은 결코 순진하지 않다.
손만 잡고 자자던가, 잠깐만 쉬었다 간다는 남자들의 말같지도 않는 변명을 곧이곧대로 믿는 여자는 없다.
그저 믿어 주는 척 하는 거다.
마지 못한 척, 조르니까 어쩔 수 없는 척.
그럼에도 명분은 중요하다.
그것은 최후의 보루 같은 것.
결국 대 줄 테지만, 마지막까지 튕겼다는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것이다.
‘이걸로 끝났어.’
[정말요?]
‘터치를 허용한 순간 이미 자빠진 거나 마찬가지란 소리지. 로시, 몸에 좋은 크림 준비해.’
[아!]
이번 공략에서 제한된 스킬은 두 가지다.
첫째, 정신조작 불허.
이건 마조히스트의 밧줄 같은 세뇌 스킬을 차단한다.
둘째, 호감도 상승 금지.
역시나 내가 가진 다양한 아이템과 스킬들을 봉쇄한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그것을 제외한 어떤 스킬을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소리다. 이른바 섹스킬과 관련된 것들.
즉 도도녀 진아의 공략은 모텔로 데려온 순간 이미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주인님. 근데 아이템을 어디로 전송할까요? 지금 나체 상태라···.]
아차. 천상계에서 아이템을 보내기 위해선 지정된 장소가 필요하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 진아가 벗어놓은 원피스를 가리켰다.
‘혹시 진아 원피스로도 가능?’
[네. 시야가 차단된 공간이면 상관없습니다.]
‘오케이. 보내.’
가슴을 만지기 위해 다가가던 나는 문득 뭔가 떠오른 것처럼 진아에게 말했다.
"참, 브래지어는 어딨어?"
"그건 왜요?"
"거기에 사이즈 적혀 있을 거 아냐. 그것도 확인해야지."
"원피스 안에 들어있을 거예요."
나는 허리를 숙여 바닥에 허물처럼 벗어진 원피스를 들추었다. 안에는 로시가 전송한 몸에 좋은 크림이 들어있었다. 그것을 손에 바른 뒤, 풀어 헤쳐진 브래지어를 들어 안에 태그를 확인했다.
"75, C? C컵 이네?"
"그럼 제가 거짓말 하는 줄 알았어요?"
"아니. 그것보단 좀 더 커보여서."
"그, 그게···. 원래 여자들은 커졌다 작아졌다 해요."
"아, 그럼 지금은 좀 커진 상태인가?"
"모, 몰라요. 그건 대답할 필요 없잖아요."
호오, 배란기에 접어들엇군.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가슴이 부푸는 시기이며, 자연스럽게 성욕도 끌어 오른다. 아무리 경험이 없다 한들 인간이 가진 태생적인 욕구조차 없을 순 없다. 쉽게 말해, 먹기 딱 좋은 타이밍이란 소리다.
"어디 그럼···."
나는 크림을 묻힌 손으로 조심스럽게 진아의 가슴을 들어 올렸다. 접힌 가슴을 부분을 들추는데 진아의 입에서 나직한 탄성이 터져나왔다.
"아···!"
"왜 그래?"
"아,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닐 리 없다. 몸에 좋은 크림의 위력은 수차례 증명되었다. 음부에 닿으면, 그 즉시 수맥이 터지고 귀두에 문지르면 쿠퍼액이 줄줄 샐 만큼 성감이 예민해진다. 진아는 아마 태어나 처음으로 엄청난 쾌감을 느꼈을 것이다.
젖꼭지도 아닌 유방을 살짝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
‘아···뭐, 뭐지. 왜 이렇게 짜릿하지?’
진아는 전기가 통하는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 도훈이 밑가슴을 보겠다며 유방을 위로 들추는 순간 온몸에 닭살이 돋을 만큼 짜릿한 감각이 밀려 왔던 것이다.
‘하아, 하아···. 나 미쳤나 봐. 오빠가 만져주는 것만으로 너무 흥분되버려···.’
도훈은 양쪽 가슴을 번갈아 들추며 계속 진아를 자극했다. 애초에 상황 자체가 너무나 선정적이었으므로, 시작부터 흥분해있던 진아는 도훈의 터치로 점점 팬티가 축축해지기 시작했다.
"하, 하앙··· 다, 다 봤죠?"
"아니. 좀 더 자세히."
"아앙··· 오, 오빠 근데 기분이···."
"응?"
"아, 아··· 이게 왜 이렇게···."
젖꼭지를 가리고 있던 진아의 손이 조금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도훈의 터치에 자극을 받은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스스로 가슴을 주무른 것이었다.
"아···아앙···. 몸에서··· 열 나는 것 같아요."
"열이 난다고?"
도훈이 시치미를 떼며 그녀의 이마에 손을 짚었다.
"별 이상 없는데?"
"거, 거기가 아니라··· 저기··· 하아···."
"어디가? 가슴이 뜨거워?"
"모, 모르겠어요. 나 왜 이러지?"
왜 그러는 줄 아는 도훈이 음흉하게 웃었다.
< 526. 교생 실습-70-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