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1. 도쿄 핫(TOKYO-HOT)-25- >
***
"너 그 소식 들었어? 오늘 아주 볼만하겠던데?"
"무슨 소식?"
"왜, 아까 갓 데뷔한 한국산 폭격기 있잖아."
"아, 그 대물?"
"글쎄 그 대물남이랑 사사키랑 좀 있다 대결을 펼친다더라고."
"사사키? 설마 그 생선 대가리 썰던 그놈? 에이, 비빌수가 있겠어? 상대는 흑형 저리 가라 하는 수준이던데."
"일본말은 끝까지 들어야지. 그걸로 대결하는 게 아니야."
"그럼?"
신나게 떠들던 AV배우가 중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바로 요거."
"뭐? 나보고 엿이나 먹으라고?"
"아니, 이걸로 대결한다고! 시오후키!"
"시, 시오후키?"
"그래! 사사키가 하체는 부실해도 손가락 하나는 기가 막히잖아."
"그건 그렇지. 나랑 친한 여배우 하나가 저번에 그러더라고. 사사키 상은 손가락에 딜도를 이식해 놓은 것 같다며."
"오, 그 정도?"
"말도 마. 솔직히 질 구멍 안에 들어가서 일어나는 일은 카메라로 다 안 잡히잖아. 근데 그 여배우 하는 말이, 차원이 다르데, 사사키는."
"캬! 코끼리 아저씨 코가 손이면, 사사키는 손가락이 좆인가 보네."
"근데 그 한국 대물남은 상대가 누군지는 알고 나 붙는 거야?"
"그야 모르지. 어쨌든 난 사사키의 완승일 거라고 봐."
"팔이 너무 안으로 굽는데?"
"밖으로 구부러지면 병신이야, 인마."
"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지."
"솔직히 얼굴 못생긴 애들이 서비스는 더 좋아."
"당연하지. 그렇게라도 안 하면 이 바닥 붙어 있기 힘드니까."
"마찬가지야. 좆 큰놈이 서비스가 좋겠냐, 좆 작은놈이 열심히겠냐?"
"아, 그 말이었어?"
"그렇다니까? 모르긴 몰라도 그 한국 친구는 너무 물건이 뛰어나니까 굳이 손기술 쪽은 연마 안 했을 거라고. 막말로 물건만 딱 꽂으면 다들 자지러지는 판에 무슨 노력이 필요하겠어? 원래 게으른 천재는, 노력하는 범재에게 잡히는 법이거든."
"일리 있는 소리네."
"그치? 그래서 난 사사키의 완승이라고 봐. 나랑 내기해도 좋아."
"그럼 나도 사사키 쪽에 걸래."
"멍청아! 우리 둘 다 사사키에 걸면 내기가 성립 안 되잖아!"
"아, 그런가?"
흥미로운 저녁 촬영이 있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사옥 전체로 퍼져나갔다.
그러잖아도 도훈이 보여준 엄청난 연기력과 포퍼먼스로 몸값이 올라간 지금, 손가락 장인 사사키와의 시오후키 대결은 남 얘길 좋아하는 호사가들에겐 최고의 호재가 아닐 수 없었다.
따라서 그와의 대결이 펼쳐진다는 스튜디오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모여들었다. 진즉 퇴근을 해야 했을 인접 촬영장 스텝들부터, 할 일이 없어 구경 차 놀러 온 다른 배우들로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스튜디오 앞에 잔뜩 모인 구경꾼들을 목도한 미키의 낭패감은 더욱 커져갔다.
‘가토! 이 교활한 자식. 도훈일 창피 주려고 일부러 소문까지 퍼뜨리다니.’
미키는 이번 사건이 필시 가토의 소행이라 짐작했다.
도훈이 최대한 많은 사람 앞에서 사사키에게 침몰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자신이 발탁한 도훈을 평판을 깎아내리는 한편 대표의 위신마저 떨어뜨리려는 얄팍한 수작.
그때 가까이 다가온 대표를 보고 소속사 배우들이 황급히 허리 숙여 인사했다.
"대,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어인 일로 촬영장까지···."
배우들이 미키에게 공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다름이 아니었다.
왕년에 끗발 날리던 포르노 스타임과 동시에, 지금은 거대 프로덕션의 대표까지 오른 미키는 그만큼 후배들의 극진한 대우를 받는 전설적인 존재였다.
특히 나이를 무색하게 할 만큼 옛 되어 보이는 외모는, 40대 중반이 넘어선 지금도 완숙한 여인의 향기를 머금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동안인 수준을 넘어, 무르익을 때로 무르익은 노련미 넘치는 여고수 같은 풍모였다.
대표라는 권력, 어마어마한 부, 그리고 여전히 건재한 외모 덕에 미키의 위상은 소속사 내에서 절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모두가 그녀를 어려워하는 것은 아니었다.
"누님, 왔수?"
그녀는 누님이라고 부르며 실실 쪼개는 가토.
미키가 왕년의 스타라면, 가토의 당대의 거물이다.
특히 여배우보다 훨씬 뜨기 힘든 환경에서, 당당히 남자 배우로 최고의 반열에 오른 가토는 대표인 미키와 대등한 위세를 떨쳤다.
그가 출연했던 전설적인 작품에 매료되어 AV업계에 투신한 후배들이 부지기수. 가토의 본성을 모르는 여배우 중에선, 그와 한 번이라도 작품을 찍는 것이 소원인 사람도 있었다.
두 사람의 등장에 촬영장의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그만큼 이번 대결에 갖는 사람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대단한 것이었다. 가토를 본 미키가 나직하게 말했다.
"가토, 정말 이런 식으로 나와야겠어?"
가토 또한 지지 않고 응수했다.
"내가 뭘 어쨌다고? 아, 저 친구? 배우 한 명 펑크 났다고 계획된 촬영을 딜레이 시킬 순 없잖수? 물론 누님도 그랬겠지만 나 때만 해도 머릿수 부족하면 몸으로 때우는 게 다반사였거든. 예전에 한 번은 그룹으로 찍는데 남자 배우들이 늦어서 혼자 5명을 상대
한 적도 있었다니까?"
"말 돌리지 말고!"
유난히 성을 내는 미키를 향해 가토가 어깨를 으쓱했다.
"어이구, 잡아먹겠네 아주. 일단 씬 들어갔으니 지켜보기나 하슈. 누님이 자랑하는 그 대물이 얼마나 잘하는지."
"가토!"
미키는 분통을 터뜨리려다가도 주변에 보는 눈이 많아 화를 삭일 수밖에 없었다. 가토가 능구렁이처럼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사이, 촬영장을 지켜보던 오카모토가 허겁지겁 달려왔다.
"대표님, 막 시작하는 거 같습니다."
좌불안석인 오카모토를 보며 가토가 비아냥댔다.
"이를 어쩐다. 멈추기엔 이미 늦어 버린 것 같은데?"
미키는 가토를 콱 째려보고는 카메라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렇게 된 이상 도훈을 믿어 보는 수밖에 없었다.
***
조교룸.
4번 스튜디오의 또 다른 이름.
허름한 창고형태로 꾸며진 무대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헤지고 부서진 소품들과 음침하게 깔린 조명은 범죄자들의 소굴을 연상시켰다.
무엇보다 벽에 걸린 도구들이 심상치 않았다.
검은색 가죽 채찍.
징이 박힌 개목걸이.
서슬 퍼런 수갑까지···.
그곳은 조교를 위한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조명이 비추는 무대 가운데, 한 명의 여인이 앉아 있었다. 탁구공 사이즈의 입마개와 의자 뒤로 묶인 노란 밧줄이 현재 그녀의 처지를 대변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은, 바로 전까지 혹독한 고문에 시달린 듯 이곳저곳 생채기들로 가득했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여인의 표정과 달리 활짝 열어 젖혀진 그녀의 사타구니는 흠뻑 젖어 있었다.
그리고 그녀 앞에는 식육점 직원처럼 알몸 위에 코팅된 앞치마 하나만 두른 한 남성이, 변태 같은 웃음을 띠며 그녀를 내려보고 있었다.
"야레야레, 아까처럼 더 저항해 보라고? 엉?"
그녀를 조교하는 역할을 맡은 요시다는 실제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리얼한 연기를 선보이는 중이었다.
"대답 안해? 다시 개겨 보라고 이 썅년!!"
혼자 흥분한 체 빼액 소릴 지른 요시다가 마이의 목을 콱 움켜쥐었다. 진짜로 목을 조르는지 마이의 얼굴이 곧 터질 것처럼 시뻘게졌다.
"끅-"
두 팔이 묶인 마이가 몸부림을 쳐 보았지만, 오히려 요시다는 고통스러워하는 그녀의 낯에 침을 뱉었다.
"퉤-!. 더러운 암캐 년 같으니. 내 너를 위해 오늘 내가 특별한 손님을 초대했지."
"읍읍!"
"앙탈 부리지마. 좋아한다는 거 다 아니까. 아주 만족스러울 거야. 이봐, 들어와!"
요시다의 말이 떨어지자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두 명의 배우가 카메라 안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눈만 동그랗게 패인 군밤 장수 모자를 눌러쓰고 있었다.
둘 중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사사키가 먼저 나섰다.
"이 년이야?"
"응. 아주 시건방져. 밑으론 더러운 애액을 쏟아내면서도 눈은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고."
"말로 해선 안 될 년이군. 비켜봐."
사사키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요시다를 밀쳐냈다. 이제 그는 여러 카메라의 원샷을 받는 처지가 되었다.
두근-
그의 심장이 터질 것처럼 박동했다.
‘···인생 일대의 기회다.’
사사키는 오늘 같은 날을 꿈꿔왔다. 수많은 스텝과 동료 배우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는 일.
못생기고, 물건도 볼품없고, 연기력도 보잘 것없던 자신이었지만, 오직 갈고닦은 손기술 하나로 이 자리에서 섰다.
‘가토 센세도, 미키 대표도 모두 이 자리에 있어. 여기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똑똑히 보여주는 거야. 나, 사사키가 일본 최고, 아니 세계 최고의 분수 기술자라는 것을 말이지!’
사사키는 M자로 활짝 열어 젖혀진 상대역 마이의 구멍을 응시했다. 앞선 요시다의 조교로 인해 이미 따로 예열이 필요 없을 정도로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폭포의 마이···. 나에게도 천운이 따르는 걸까? 하필 이때 손가락 넣는 시늉만 해도 줄줄 쏟아 버린다는 예민한 여자라니···. 정말이지 오늘은 역대 최강의 수압을 보게 될지도···.’
사사키는 떨리는 심장을 애써 가라앉히며 앞주머니에 수술용 라텍스 장갑을 꺼내 들었다. 밀착력이 강해 촉감을 온전히 전달하는 한편, 혹시 모를 세균 감염이나 손톱으로 인한 상처까지 예방하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
그의 열광적인 팬들은 시오후키에 앞서 장갑을 착용하는 사사키의 모습을 보고 ‘힘든 수술을 앞둔 명의와도 같은 각오.’라고 치켜 세웠다.
실제 진지한 표정으로 장갑을 꼼꼼히 착용하고 있는 모습은, 지켜보는 모든 이들에게 앞으로의 일을 잔뜩 기대하게 만들었다.
"드디어 시작되는군."
"오오, 썩션 직전의 의식인가! 난 저 때만 되면 나도 모르게 경건한 마음이 되더란 말이지."
"사사키 눈빛 좀 봐. 아주 독을 품었어. 오늘 마이가 탈수 걸릴지도 모르겠는데?"
"시작 전에 보니 대기실에서 이온 음료 엄청때려 붓고 있더라고. 마이도 나름 준비가 대단한 거야."
"폭포의 마이와 손가락 장인 사사키라니. 이 특집, 정말이지 흥미진진하군."
장갑 착용을 마친 사사키가 마이의 구멍 앞에 쪼그려 앉았다. 꼼꼼하게 외관을 살피는 눈빛이, 고기의 등급을 판별이라도 하는 것처럼 냉철하기 짝이 없었다.
"흐음···."
고개를 끄덕이던 사사키가 장갑의 밑부분을 이빨로 잡아당기며 바짝 밀착시켰다. 카메라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화면에 담아냈다.
겹쳐지는 손가락.
검지와 중지가 다리를 꼬듯 포개지며 완벽한 진입 자세가 되었다.
"어디 그럼."
푸욱-!
"학!"
교차 된 사사키의 손가락 두 개가 마이의 구멍 속을 단숨에 헤집고 들어갔다. 그 역시 이름만 들어봤지 마이를 상대하긴 처음. 따라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지스팟을 찾는 게 급선무였다.
사사키는 맥을 짚어보는 한의사처럼 손가락을 밀어 넣은 체 손끝의 예민한 감각에 집중했다. 그가 가진 천부적인 감각은 보이지 않는 질 내부를 3d로 스캔하는 것처럼 영상정보를 전달했다.
이는 마치 맹인이 점자를 훓으며 글자를 연상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었다.
‘매끈한 주름을 지나 살짝 둔턱 같은 이곳. 질 입구에서 7-8Cm. 배꼽을 향한 각도.’
그의 예리한 감각이 마이의 G-스팟을 완벽하게 짚어냈다.
"하아아아아아앙!"
단숨에 급소를 찾아내는 사사키의 솜씨에 구경꾼들이 술렁댔다.
"봤어? 단 2초였어. 2초만에 지스팟을 찍어냈다고."
"다른 건 몰라도 손장난 하나는 기가 막힌다더니, 명불허전이구만."
"이거 이거 뒷타자가 긴장하겠는데? 만루홈런 기대하고 대기 타석에 서 있는데 앞 타자가 싹쓸이 해가는 상황 아냐?"
웅성이는 구경꾼의 목소리에 사사키는 더욱 긴장했다.
살면서 이토록 많은 관심을 받아 본 적이 있었던가.
그는 중압감을 떨쳐내며 천천히 손가락을 꿈틀대기 시작했다.
겹쳐서 들어간 손가락은 손바닥이 천장을 보게 뒤집어진 후 질벽 위를 살살 긁어댔다.
"아앙, 앙, 아앙!"
‘급해선 안 돼. 시오후키는 손가락만 빨리 넣다 뺀다고 되는 게아냐. 보의 물을 가두어 일시에 둑을 터뜨리듯 천천히 수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한때 시오후키 명인의 교육 자료가 소개된 후, 이를 본 남자들 사이에선 많은 실습(?)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영상으로 본 것과 실제는 너무나 큰 괴리가 있었다. 조금만 만져도 부와아앜- 싸 재끼던 야동 배우들과는 달리, 자신의 여친이나 섹파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던 것이다.
누군가는 ‘지스팟’은 모든 여자에게 있는 게 아니다.
라든지,
싸는 여자는 원래 따로 있더라.
하는 말로 진실을 호도했다.
하지만 다년간의 연구 끝에 사사키는 단언할 수 있었다.
‘좆까’ 라고.
여자가 싸지 못하는 건 너의 손기술이 미숙하기 때문이라며.
어떤 여자든 맡겨만 주면 5분 안에 싸게 만들겠다며.
"하아앙, 아앙, 아앙!"
마이의 신음이 격해지는 순간, 사사키의 예민한 손가락에 미약한 질경련이 느껴졌다. 이는 마치 사정 전 전립선의 찌릿한 감각처럼 분수를 펼치기전 보이는 전조증상이었다.
‘온다!’
사사키는 카메라를 의식하며 몸을 살짝 비틀며 마이의 구멍을 정면에 노출시켰다. 그리고 아까보다 좀 더 속도를 올리며 제방을 허물기 시작했다.
"아앙, 앙, 아앙, 아아!!!"
터질 듯 말 듯 애간장을 녹이는 기법은 단 한방을 위한 기다림이었다. 집요하게 한 곳을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변죽을 울리며 묵직한 일발을 노리는 것이다.
‘보여주마, 나 사사키의 시오후키를!’
투다다다다다다다다다!
사사키의 손이 보이지도 않게 빨라졌다.
"우오옷!"
"나왔다!"
"사사후키다!"
"하읏, 으으응, 흐응···"
의자에 묶인 여배우는 사사키의 전매 특허, 초고속 시오후키에 난자당하더니 마지막 순간 자지러지는 비명을 내질렀다.
"흐아아아아아아앙!!!!!!!!!"
그 순간 사사키가 마개를 뽑아내는 것처럼 입구를 개방했다.
부, 부와아아아아아아앜!!!!!!!!!!!
대분출이 시작되었다.
< 441. 도쿄 핫(TOKYO-HOT)-25-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