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3, 도쿄 핫(TOKYO-HOT)-17- >
‘···프로는 뭔가 달라도 다르구나!’
돈 받고 몸 파는 창녀가 음지에서 암약하는 사파라면, AV배우는 정정당당 얼굴을 드러내고 활동하는 정파에 가깝다.
사파가 무수한 실전(?)을 통해 빠르게 스킬을 익힌다면, 정파는 정석을 차근차근 배워나가므로 실력 향상이 더딜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파에겐 업계라는 배후와, 기라성같은 선배들의 도움이 있다.
오로지 남자를 싸게 만드는 데 최적화된 스킬들.
개인적 경험만으로 허겁지겁 실력을 쌓은 사파와 달리, 정파는 관련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이룩해 놓은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 깊이 있는 내공을 차근차근 쌓아간다.
지금 도훈의 물건을 빨고 있는 ‘아이코’ 또한 마찬가지였다.
‘후후, 물건이 빳빳해서 빨기 딱 좋구나. 이런 애가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왔을까?’
아이코는 처음부터 노모로 데뷔한 배우다.
얼굴이 그닥 예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쪽 업계에서 대성하기 위해선 삼박자를 갖추어야 한다.
첫 번째가 와꾸, 두 번째가 사운드, 세 번째가 스킬이다.
비디오 스타는 일단 외모가 눈에 띄어야 한다.
하루에도 십 수편이 쏟아지는 AV업계는 하나의 전쟁터와 같다. 한정된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 초장에 시선을 잡아끌 수 있는 훌륭한 외모는 필수적이다.
얼굴이나 몸매가 모두 뛰어난 배우는 A급.
둘 중 하나라도 아쉬운 배우는 B급 대우를 받는다.
만일 여기에 남자의 애간장을 녹이는 찰진 신음까지 겸비한다면 금상첨화다.
가장 중요할 것 같은 스킬이 맨 마지막인 이유는, 사실상 여자가 선보일 수 있는 스킬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AV영상에서 대부분의 리드는 남자가 주도하기 마련이고,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남자 고객들은 남자 주인공 쪽에 감정이입을 하기때문에 그들의 대리만족을 최적화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아쉽게도 아이코는 평범한 얼굴이었다.
가슴은 풍만한 편이지만, 군살이 많아 몸매도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었다. 일단 와꾸에서 밀렸기 때문에 잘해야 C급.
B급 미만의 배우가 돈을 버는 방법은 두 가지 밖에 없다.
하나는 능욕물에 가까운 하드코어한 장르를 가리지 않고 출연하는 것과 또 하나는 수요층이 탄탄한 노모작으로 나가는 길이다. 인기가 떨어진 은퇴 직전의 배우들이나 찾는 마지막 코스를 초장부터 달리는 셈이다.
이처럼 와꾸가 모자라 C급 취급을 받는 아이코에게도 한 가지 장기가 있었느니 바로 3박자 중 마지막인 섹스킬에 능수능란하다는 것.
남보다 떨어지는 외모는 어쩔 수 없지만, 스킬은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늘릴 수 있었다. 따라서 아이코는 경쟁이 치열한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단히 스킬을 연마했고, 이 분야만큼은 A급 못지않는 실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어서 싸라, 꼬맹이.’
아이코가 노련한 솜씨로 도훈의 물건을 핥으며 불알 밑을 만지작거렸다. 사정을 유도하는 섬세한 전립선 마사지에 도훈이 "크흡"하는 신음을 터뜨렸다.
‘자, 장난 아닌데?’
[당연하죠. 섹스가 업인 사람들이니까요. 주인님이 아마추어 수준에선 최강자라곤 하지만 프로 레벨을 결코 우습게 봐선 안 됩니다.]
‘흥. 그래 봐야 구멍 달린 것들은 다 똑같아.’
[네?]
‘일단 꽂으면 끝난다는 거야.’
도훈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그는 손을 내려 아이코의 뒤통수를 가볍게 감싸더니 사타구니 쪽으로 힘껏 잡아당겼다.
"컥!"
대물이 느닷없이 목젖을 찌르고 들어오자, 숨이 막힌 아이코가 미간을 찌푸렸다.
모니터링 화면을 지켜보던 가토가 흥분했다.
"저, 저 자식! 시키지도 않은 짓을!"
여배우의 몸에 터치하는 것은 부카케 맨으로서 실격이다.
가끔 영상에 물빨을 해주는 것은 시나리오에 따른 행동이지, 알바에 불과한 부카케 맨이 저지르기엔 도를 넘는 짓이었다.
가토가 다시 난입할 기미를 보이자 촬영감독이 그를 저지했다.
"조또 마떼."
"왜?"
"생각보다 구도가 괜찮아. 잠시만 지켜보자고."
"이건 경우 없는 짓이지. 어떻게 부카케 맨 따위가···."
"이봐, 가토. 저 치가 어디 보통 부카케 맨 인가? 어차피 우리 회사 정식 소속된 직원이잖아? 신입이 모처럼 용기를 냈으니 선배로서 한 번 기회를 줘보라고."
"이이!"
가토 또한 느끼고 있었다.
도훈의 과격한 목젖 펠라가 고객들에게 상당히 흥분을 일으킬거라는 사실을.
‘괘씸한 놈. 신고식이나 하랬더니 제멋대로···.’
도훈은 완만한 속도로 허리를 흔들며 아이코에게 목젖을 열어 젖힐 시간을 주었다.
시나리오에 없는 행동에 당황했던 아이코도 감독의 별다른 개입이 없자 일단 도훈의 대물을 받아주었다. 그러나 도훈의 사이즈가 워낙 대단했기 때문에 아이코는 입이 찢어질 것 같은 압박감을 느껴야 했다.
‘크헉, 지, 진짜 커. 이렇게 큰 물건은 처음 받아 보는 것 같아.’
입안 가득 차는 충만감은 고통과 함께 새로운 도전의식을 불러일으켰다. 목젖을 활짝 열어젖힌 아이코는 최대한 깊숙이 도훈의 대물을 받아내며 고갯짓을 시작했다.
쭈압-쭈압-!
"오오, 좋아. 오늘은 본편보다 엔딩씬이 더 쌈빡하게 뽑히겠는데?"
"적당히 끊어. 이러다 러닝타임 오버되겠어."
"안되면 앞 장면에서 자르면 돼. 그나저나 대표님 안목은 여전히 훌륭하군. 어디서 저런 걸출한 녀석을 스카웃 해온 거지? 한국인이랬나?"
"······."
베테랑 감독이 도훈을 칭찬할수록 가토의 표정은 점점 썩어들어 갔다. 도훈이 인정받는 것이 대표에 대한 질투심으로 번지며 열등감이 무럭무럭 피어났다.
‘건방진 조센징. 어디 근본도 없는 개뼈다귀 같은 새끼가!’
젊은 시절의 가토는 노력하는 성실한 배우였지만, 머리가 굵어진 가토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꼰대가 되어 있었다.
성공이란 때론 독배와 같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정신을 오염시킨다.
‘흥, 여기서 그칠 줄 알면 오산이야, 애송이. 아직 3발 남았다.’
‘싼다.’
다소 과격한 펠라를 선보인 도훈이 힘차게 정액을 쏟아냈다.
울컥울컥-
두 번째 사정임에도 만만치 않은 정액양에 아이코의 입이 부풀었다. 입가 주위로 흘러나온 진득한 정액이 뚝뚝 떨어져내렸다.
"컷! 엔드! 스바라시!!"
감독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촬영을 마치자 스텝들이 뛰쳐나오며 출연 배우들에게 가운을 건넸다.
연이은 사정으로 쪼그라든 대물을 꺼낸 도훈은 입싸를 받아 준 아이코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도훈의 정액을 손바닥에 뱉어내던 아이코가 슬쩍 그에게 물었다.
"신인이시죠?"
"네? 제가 일본말을 못알아 들어서···"
"아, 한국인이신가 보네. 아쉽네요, 다음에 작품같이 하자고 말하고 싶었는데."
아이코는 도훈의 대물을 입으로만 받은 게 못내 아쉬웠는지 섭섭한 표정을 지었다. 도훈이 가운을 입는 아이코의 밑을 힐끔 쳐다보는데, 애액이 한가득 흘러나와 허벅지 안쪽을 적시고 있었다.
‘후후. 빨다 보니 흥분했나 보군.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도훈 역시 스텝이 건네주는 가운을 걸치고 있는데 카메라 감독 옆에 서 있던 가토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제법이군. 무척 인상적이었어."
그는 도훈이 일본어를 못 알아 듣는 것을 깨닫고, 방금 전 통역을 맡았던 분장 스텝을 대동해 통역시켰다.
"수고하셨답니다."
"아닙니다. 촬영은 처음인데 생각보다 재밌네요."
도훈이 전혀 기가 죽지 않고 오히려 즐기는 듯한 표정으로 대답하자 그의 대답을 전해 들은 가토의 입매가 일그러졌다.
‘이런 시건방진 자식. 아직 해볼만 하다 이거지?’
그 역시 도훈이 2연사 정도로 지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통역을 시켜 가운만 걸친 도훈을 곧바로 다른 곳으로 인도했다.
"신고식 아직 안 끝났으니 날 따라오라고. 마침 촬영 중인 스튜디오가 하나 더 있거든."
가토가 앞장서자 가운만 걸친 도훈이 맨발로 그를 뒤따랐다. 그 사이 잠깐 스마트워치를 힐끔거리는데 이벤트 과제의 내용이 바뀌어 있었다.
1. 신고식을 수행하라. (달성률 40%)
2. ???
3. ???
‘좋아. 이제 3번만 더 싸면 1번 과제를 달성인가.’
[괜찮으시겠습니까?]
‘본 게임도 아니고 자위 정도론 끄떡없어. 요즘 같아선 하루 7번도 가능할 것 같거든.’
도훈의 호언은 빈 말이 아니었다. 지금껏 수많은 경험을 통해 그의 정력은 꾸준히 강화되어 처음에 비해 엄청나게 정력이 강화되어 있었다. 실제로 몸을 움직여야 하는 섹스가 아닌 이상에야, 5연속 자위는 충분히 버텨낼 수 있었다.
그때 도훈을 다른 스튜디오로 안내한 가토가 말했다.
"이번엔 쉽지 않을 거야. 흐흐. 사람 취향이란 게 참 제각각이라서 말이지."
"네?"
불길한 느낌이 현실화 된 것은 새로운 촬영장으로 입장하고 나서였다.
가정집 거실처럼 꾸며진 공간. 세트임을 알 수 없도록 창가는 커튼으로 가려져 있고, 집에서 쓰이는 소품들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가운데 자리한 소파에선 떡 방아질에 한창이 두 남녀가 보였다.
그리고 거기엔···.
***
"···칙쇼. 머리가 너무 커버렸어."
미키 프로덕션 사옥의 옥상엔 직원들 휴식을 위한 하늘 정원이 꾸며져 있었다. 그곳에 혼자 바람을 쐬러 나간 미키 대표는 혼자 담배를 태우며 열을 식히는 중이었다.
말끔한 오피스룩은 40대 이른 지금도 그녀의 훌륭한 몸매를 감추지 못했다. 타이트에 조여진 상의가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었고, 관능적으로 꼬인 다리 안으로 새하얀 허벅지 안을 깊숙이 비추었다.
"···이대로 두면 대표의 위신이 곤두박질치고 말 거야. 어떻게든 수를 써야 해."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미키는 ‘손절’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가토의 만행은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독불장군처럼 사사건건 촬영에 참견하는 통에 감독들의 불만도 수시로 올라왔다.
이제껏 회사 내 입지와 그의 체면을 생각해 가만 내버려 두었지만, 방금 전 사건으로 확실히 마음을 굳혔다. 살살 꼬드겨 데리고 가는 것보다, 어떤 식으로든 쳐내는 편이 차라리 낫겠다고. 엄청난 팬클럽을 보유한 그를 내치는 것이 당장은 손해로 다가올지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땐 그게 이득이라고.
"쪼잔한 자식. 네 발로 복을 걷어 찬거야."
미키는 가토가 자신에게 왜 자꾸 틱틱거리는 지 알고 있었다.
가토가 아직 미혼인 자신에게 흑심을 품고 대쉬하려 했을 때 그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가토가 말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봐요. 대표도 나랑 한 번 해보고 싶죠?"
그 자신감이 싫었다.
어떤 여자든 단숨에 굴복시킬 수 있다는 오만함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부하직원을 통해 듣게 된 이야기를 듣게 된게 결정적이었다.
남자배우들과 촬영감독들이 모인 술자리에서 가토가 술김에 이런 소릴 지껄였다.
-미키 대표 아직 미혼 맞지?
-그렇죠, 우리 몰래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다면야.
-하기사 얼굴 다 팔린 포르노 배우 출신, 돈이 아무리 많대도 어떤 미친놈이 결혼해 주겠어? 막말로 창녀랑 다를 게 뭐라고.
-가, 가토상 좀 취하신 것 같은데···. 술은 이제 자제하심이.
-놔 이거! 내가 누군지 몰라? 가토라고! 섹신 가토!
-네, 네···.
-유유상종이라고 나라면 미키 대표를 받아 줄 수 있을지 모르지.
-네?
-왜? 지나 나나 똑같은 포르노 배우출신이잖아. 어차피 같은 허물을 가졌으니 서로 덮어주면 끝날 일이야.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미키 대표, 은퇴한 뒤로는 남자를 거의 안 만난 것 같더라고. 꽉 막힌 거길 시원하게 뚫어주면, 혹시 알어? 기둥서방 노릇하면서 이 회사를 같이 운영할 수 있을지. 하핫! 그러니 나한테 잘 보여두라고. 내가 공동 대표에 오르면 팍팍 밀어줄 테니까.
하지만 가토가 속내를 드러낸 감독은 미키에게 신의를 지키는 사람이었고, 술자리에서 있었던 일을 그에게 가감 없이 전달했다 말했다.
그때부터 미키는 가토를 경계했다.
아직 결혼을 못한 자신의 재산을 노리고 음흉한 속셈을 꾸미는 것도 싫었지만, 포르노 배우 출신이라며 창녀에 빗대 모독하는 모습에서 정나미가 떨어졌다.
가토의 꿍꿍이속을 알게 된 미키는 가토의 끊임없는 구애를 매몰차게 거절했고, 이에 빈정이 상한 가토는 일부러 대표를 엿 먹이듯 난장을 피워대는 형국이었다.
그래도 미키는 여지껏 참았었다.
가토가 지금 껏 회사에 기여한 바가 적지 않았고, 다작을 하는 특성상 그가 벌어다 주는 레이블 수익 또한 회사 매출에 상당한 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넌 선을 넘었어. 가토."
신인 배우와 계약 중이던 현장을 멋대로 들이닥친 것도 모자라, 자신이 발탁한 도훈을 신고식을 핑계로 전형적인 괴롭히기를 시도하는 모습에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때마침 도훈이 나타난 것도 결정적이었다.
"후후···. 달은 차면 언젠가 기울기 마련이지, 가토. 혼자서 천년만년 해 먹을 거로 생각하면 오산이야. 언제든 혜성같은 신인이 네 자릴 위협할지 모르거든."
20대 초반이라는 젊은 나이.
핸섬한 마스크에 탄탄한 몸.
그리고 쇠기둥처럼 단단한 대물까지.
무엇하나 빠질 것 없는 도훈은 등장은, 오랫동안 금욕 생활을 견뎌온 자신마저 뜨겁게 만들었다.
"어쩌면 그라면···. 섹신이라 불리는 가토를 넘어설지도 몰라. 아니 분명 넘어설 거야. 이제 늙은 개는 집이나 지켜야 겠지."
미키는 아직 절반이나 남은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 분연히 일어났다. 고민이 말끔히 해결된 이상 이제 궁금한 것은 도훈이었다.
***
‘씨, 씨발 저게 뭐야?’
나는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처음엔 내가 소파 가죽을 헛갈린 줄 알았다.
그러나 옆으로 3겹의 비곗살을 늘어뜨린 그것은 사람의 살가죽이었다. 그곳엔 거대한 덩치의 백돼지가 있었다.
경악에 찬 나의 모습을 즐기듯, 가토가 보란 듯이 지껄였다.
"크, 은근 빅걸도 인기가 많단 말이야. 사람 취향이란 게 참 다양하지 않나?"
< 433. 도쿄 핫(TOKYO-HOT)-17-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