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5. 도쿄 핫(TOKYO-HOT)-9- >
***
손가락을 꽂았다.
축축하고 미끄덩거리는 구멍 속으로, 중지 손가락이 쑤욱 밀려들어 간다. 비좁은 입구를 뚫고 들어가 마디를 구부리며 주름 빼곡한 질벽을 긁어냈다.
"아, 아앙···."
뻣뻣하게 굴던 보영이 손가락 한방에 사르르 녹아내렸다.
실로 마법의 손가락이 아닐 수 없다. 누구든 꼽기만 하면 저항하지 못한다.
"무척이나 음탕한 표정이로군."
귓가에 대고 저질스럽게 속삭여 준다.
보영의 고운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진다.
낭패감와 굴욕.
콧대 높은 자존심을 손가락 하나로 꺾어버리는 정복감이 나를 고양한다. 보영은 혹여 신음이 새어 나올까봐 제 입을 틀어막았다.
"그, 그만둬."
"그런 소리 할 거면 이렇게 젖지나 말던가?"
찌걱찌걱-
다시 한번 무자비하게 손가락을 파고든다.
질벽 위를 긁을 때마다 보영의 몸이 전기충격을 받은 것처럼 움찔거린다. 몸은 언제나 정직하다. 말뿐인 부정보다, 차라리 솔직한 몸이 낫다.
"팬티스타킹이 영 걸리적대는군."
나는 저항을 포기한 보영의 허벅지를 활짝 열어젖혔다.
구멍 난 스타킹 사이로 두 손가락을 갈고리처럼 걸어 부욱- 찢어 발겼다. 팬티가 젖혀져 조갯살이 드러나고, 스타킹은 폭격이라도 맞은 듯 파헤쳐진다.
비행기 안.
그리고 보영의 의상이 스튜어디스 유니폼이라는 점에서 더할 나위 없이 야릇한 연출이다.
"제, 제발···."
보영이 두려워하는 것은 단 한 가지. 혹여라도 깨어 있는 승객들에게 범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들키는 것.
야동 같은 것을 보면 버스에서 대놓고 삽입을 해도 아무도 모른 척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나 역시 그 점을 의식했다. 지금까지는 운좋게 걸리지 않았을 뿐이다.
‘저 일본인은 처리했는데 나머지가 문제로군. 만에 하나 누군가 잠에서 깨버리면 그대로 좆되는 거잖아.’
[아무래도 장소를 옮기시는 게 할 것 같습니다.]
‘어디가 괜찮을까?’
나는 고개를 들어 좌우를 두리번거렸다.
캐빈 준비실 옆으로 화장실이 눈에 들어왔다.
‘옳지. 저거면 되겠다. 화장실 바로 앞 좌석에 승객들이 있으니 미션 조건에도 위배 되지 않고 말이지.’
[훌륭한 판단입니다.]
한동안 손가락으로 보영을 적신 나는 그녀의 흥분도를 확인했다.
‘82? 이게 어느 정도지?’
[애무로 인한 예열을 끝내고 삽입을 원하는 단계입니다. 마침 딱 적당하군요.]
‘좋았어.’
나는 다시 보영의 귀에 대고 지껄였다.
"가요."
"어, 어딜···."
"여기 있음, 불안하다며. 화장실로."
"화, 화장실?"
"그래. 네가 먼저 가 들어가 있으면 내가 뒤따라 들어갈게."
"아아···, 들키기라도 하면···."
"여기서 이러는 게 더 위험하지 않겠어?"
찌꺽찌꺽-
"아앙···. 아, 알았어."
보영 역시 그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는지 천천히 좌석에서 일어섰다. 흐트러진 옷매무시를 가다듬은 보영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통로 쪽으로 나가더니 뒤편에 화장실로 걸어갔다.
‘후후-. 룸에서도 못 친 공공화장실 떡이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혹여나 들키는 날에는, 주인님은 미션 실패로 끝나겠지만 보영양은 직장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요.]
‘알아. 내가 나만 좋자고 엄한 사람 인생 망칠 것 같아? 다 생각이 있다고.’
나는 바지춤으로 대물을 욱여넣었다. 사이즈를 감당 못 한 대물을 벨트에 걸치도록 수직으로 세우자, 바지 앞섶이 우스꽝 스럽게 튀어나왔다.
‘젠장. 누가 보면 바나나라도 숨겨놓은 줄 알겠네.’
[키우는 건 자유자재더니 줄이기까진 힘드신가 봅니다?]
‘당연하지. 꼴린 건 푸는 방법은 싸는 것 뿐이니까.’
[거참 남자들도 곤혹스럽겠군요.]
‘괜찮아. 난 물 뺀답시고 딸딸이 칠 일은 없으니까.’
화장실 앞에 다다랐다. 문 앞에는 ‘사용 중’이라는 현황판이 켜져 있었다. 안에서 물을 잠그면 자동으로 불이 들어오는 듯했다.
똑똑-
문을 노크하자 잠금쇠가 열리며 살짝 문틈이 벌어졌다.
뒤를 확인한 나는 곧바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
"윽, 좁아."
"무, 문부터."
보영의 재촉에 걸쇠를 걸어 잠갔다. 아무리 비행기용 화장실이라지만 너무 좁았다. 좌변기를 제외한 공간에 성인 둘이서자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여기서 꼭 해야겠어?"
보영이 재차 물었다.
그것은 가능성이 아니라 각오를 새기는 질문처럼 느껴졌다.
"응. 누나 보니까 도저히 못 참겠어서. 보라고, 이렇게나 커진 거."
나는 벨트를 풀며 곧장 대물을 끄집어냈다. 비좁은 공간 안에서 대물이 그녀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아이참···."
대물을 지켜보는 보영의 목소리가 한결 나긋나긋해졌다.
화장실 안이라는 밀폐된 공간이 그녀의 불안했던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처럼 보였다.
[흥분도 86! 이제 그녀는 당장 삽입을 원합니다.]
‘후후. 준비 끝났군.’
하지만 나는 좀 더 그녀를 애타게 만들고 싶었다.
"변기에 앉아봐."
"여, 여기에?"
"응. 뚜껑 덮고."
보영은 내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뚜껑 위에 앉았다.
그녀의 눈높이가 자연스럽게 낮아지며 대물을 정면 둔 자세가 되었다.
나는 한 걸음 다가가 그녀의 얼굴 앞까지 대물을 들이밀었다.
"빨아줘."
"아···."
바짝 발기된 대물이 그녀의 눈앞을 아른거렸다.
보영은 어쩔 수 없다는 대물을 감싸쥐더니 천천히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으음···."
부드러운 혓바닥이 귀두를 휘감아 들어왔다. 따뜻하고 눅눅한 입안은 메마른 대물을 촉촉하게 적시었다. 그렇게 못하겠다며 몸을 사리던 보영은, 막상 단둘이 있게 되자 열정적인 오랄을 선보였다.
[흥분도 90! 점점 수치가 오르고 있습니다.]
‘후후. 이거 봐, 자기도 하고 싶었으면서.’
한창 대물을 빨리던 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어루만졌다. 말캉하게 잡히는 젖가슴의 촉감이 일품이었다.
"아, 아앙···."
"쉿-. 소리내면 다 들릴걸."
"으, 응."
"이제 일어서봐."
보영은 시키는 데로 좌변기에서 일어섰다.
"돌아서."
보영이 등을 보였다.
"허리 숙이고 앞에 잡아."
보영은 꼭두각시처럼 곧장 시키는데로 움직였다.
디스플레이에 표기된 흥분도는 이미 92를 돌파해있었다.
당장에라도 삽입해주지 않으면 스스로라도 꽂아 넣을 기세였다.
나는 ㄱ자로 엎드린 보영의 치마를 허리 위로 걷어 올렸다.
구멍 난 팬티스타킹을 아예 걸레짝처럼 북- 찢어 버리고는 팬티를 옆으로 젖혔다.
전복 속살처럼 부풀어 오른 봇두덩이가 어서 꽂아 달라며 벌렁대고 있었다.
"잠깐만. 혹시라도 소리 내면 곤란하니까···."
팬티까지 훌렁 끌어 내린 나는 팬티를 둘둘 말아 동그랗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뒤치기 자세로 대기 중인 보영의 입속에 밀어 넣었다.
"읍!"
"이게 최선이야. 누난 신음 못 참을 게 분명하니까."
"읍읍!!!"
그리곤 다짜고짜 뒷구녕에 대물을 쑤셔박았다.
푸욱-!
푹 젖은 구멍 속으로 커다란 대물이 밀려 들어갔다.
"우으읍!"
구조물을 붙잡은 보영의 손아귀 바짝 힘이 들어가는 게 보였다. 아무리 대물을 일전에 받아봤다 한들, 첫 삽입의 충격마저 익숙할 순 없을 것이다.
"으으, 좋아. 꽉 잡아. 빠르게 갈테니까."
허리춤을 붙잡고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화장실 공간이 너무 좁아 움직임에 한계가 있었지만, 그것도 그 나름대로 재미였다.
퍽퍽-
‘으으! 좋아! 마침내 육해공 전장을 모두 누벼보는구나.’
[육해공이라뇨?]
‘왜, 저번에 고성민 별장 놀러가서 온천에서 2vs1로 수중전 치렀잖아.’
[아아, 은성 아가씨와 사라양 말이군요.]
‘응. 그리고 지상전이야 밥 먹듯 하는 거니 두말할 필요 없고.’
[그럼 하늘 위 비행기 안이 공중전이로군요.]
‘그렇지.’
"압압!"
팬티로 입을 틀어막았음에도 보영의 신음은 간간이 새어 나왔다. 예민한 사람이라면 지나가다 들을 수도 있는 정도. 이대론 곤란했다.
"잠깐 일어서봐."
보영이 시키는 데로 몸을 일으켰다. 나는 그대로 몸을 돌려 변기 뚜껑 위에 걸터앉으며 보영도 함께 끌어 내렸다.
"흡!"
스테인리스처럼 단단한 재질의 변기 뚜껑은 두 사람의 무게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무릎 위에 보영을 올린 채 한 손은 허리를 감아쥐고, 나머지 한 손은 팬티를 머금은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소리가 너무 커질 것 같아서 말이야."
그리고는 힘찬 올려치기를 시작했다.
푸욱푸욱-!
"흐···!"
허리를 잡아 들었다 놓을 때마다 쿵쿵- 하는 소리와 함께 보영의 몸 전체가 출렁였다. 수직으로 꽂혀 들어간 대물은 뿌리까지 박히며 보영의 속을 헤집어 놓았다.
그러나 터져 나온 신음은 팬티와 내 손에 막혀 거의 들리지 않았다.
‘후후, 좋아. 역시 이 자세가 훨씬 낫군.’
[흥분도 95! 주인님 고지가 머지 않았습니다.]
한창 보영을 들었다 매치며 앉아 치기로 몰아가는데 갑자기 누군가 문을 두들겼다.
똑똑-
그 순간 나와 보영은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이크! 하필 이때···.’
[공중변소니까 당연하지요.]
‘어떡하지?’
노크음이 재차 들려왔다.
똑똑-
이대로 있다간 나가는 것도 곤란해진다. 밖에서 사람이 기다리기라도 한다면 남녀가 동시에 나오는 상황을 당연히 의심할 것이다.
"죄송합니다. 변비라."
"아···."
나직한 한숨과 함께 발걸음 소리가 멀어져갔다.
[벼, 변비라뇨?]
‘어쩔 수 없잖아. 이대로는 계속 죽치고 기다릴 판인데···.’
[풉-. 아무튼 기지가 좋았습니다.]
‘로시, 지금 흥분도는?’
[다시 90으로 주저앉았습니다. 변비라는 말에 보영양의 긴장이 풀려버린 것 같습니다.]
정말로 시간이 없었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이대론 안 되겠어.’
나는 입을 틀어막은 손을 밑으로 내렸다.
나머지 한 손은 가슴을 터질 듯 움켜쥐고, 또 다른 손으로 공알을 찾아 헤맸다.
‘여기다.’
손에 잡히는 촉감에 그대로 듀얼 쇼크를 발동했다.
투다다다다!
시작부터 엄청난 떨림을 시작한 듀얼 쇼크에 보영이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오오! 흥분도가 다시 상승합니다!]
‘클리토리스 동시 공략, 멀티 오르가즘으로 간다!’
허리를 연신 흔들어 질 구멍을 쑤시고, 손가락으론 돌출된 음핵을 마음껏 어루만졌다. 몰아치는 쾌락 앞에 보영이 발광을 시작했다.
"흐으읍, 읍읍!"
"조용히 해. 들키면 누나나 나나 좆되는 거야."
누구든 찾아올 수 있는 공중변소라는 공간은 더할 나위 없는 스릴을 제공했다. 들키면 끝장이라는 절박한 상황 역시 흥분을 최대치로 끌어 올렸다.
[97! 98! 거의 다 왔습니다!]
‘오케이. 이대로 끝낸다, 에라이 모르겠다 질싸다!’
퍽퍽퍽!
"아흣!"
지이이이이잉-!
"흐읍!"
대물의 삽입과 듀얼 쇼크가 완벽한 싱크를 이루며 보영을 공략했다.
[99! 100!!!!]
‘싼다!’
푸악!
"으으으으!"
벌컥벌컥-
질내사정을 끝으로 격정적인 움직임이 멈추었다.
보영은 내 위에 올라탄 자세로 완전히 퍼져버렸다.
***
다시 자리로 돌아온 도훈은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후후-. 시험 기간 참았던 거 겨우 풀었네.’
[보영 양은 괜찮겠죠?]
‘스타킹은 올이 심하게 나가서 버린 것으로 했어. 복장 불량으로 혼이 좀 나겠지만 떡치다 걸린 것 보담 낫겠지.’
[그걸 말이라고요.]
‘아참, 미션은 클리어 한 거지?’
[넵. 보상으로 1,500포인트와 에로마늄 팔찌가 제공됩니다.]
‘한번 실물을 보고 싶은데.’
[잠시만요. 지정된 위치로 전송해 드리겠습니다.]
잠시 후 에로마늄 팔찌가 도착했다.
흔한 건강 팔찌처럼 보이는 금속성 재질의 팔찌였다.
‘그냥 봐선 잘 모르겠는데? 이걸 어떻게 사용한다고?’
[발기된 대물에 가져가면 자동으로 돌기가 형성됩니다. 고정 모드와 회전 모드 두 가지 옵션이 선택 가능합니다.]
‘회전 모드라고?’
[네. 내부에 베어링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스스로 회전할 수 있습니다. 회전의 속도와 지속력은 주인님의 남은 정력에 비례합니다.]
‘정력에 비례한다는 게 무슨 소리지?’
[본 아이템의 에너지는 정력에서 끌어오는 것입니다. 즉,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정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음을 유념하십시오. 당연히 고정 모드보다, 회전 모드가 훨씬 빨리 달아지고요.]
‘아항, 이해했어. 실착해보고 싶은데 마땅히 대상이 없군. 일단 이건 나중에 한 번 써먹어 봐야겠다.’
도훈은 스마트워치를 찬 반대편에 착용했다.
인천에서 도쿄까지는 얼마 안 되는 거리였기 때문에 잠시 후 방송에선 기장의 도착 예고 멘트가 흘러나왔다.
‘벌써 일본인 건가? 생각보다 가깝구나 정말.’
[그 사이 미션까지 알뜰하게 해치우셨으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운이 좋았다고 봐야지. 처음 보는 스튜어디스였다면 이런 일이 가당키나 했겠어?’
[어쨌든 주인님이 그간 노력한 결과인 건 부정할 수 없으니까요.]
비즈니스 파트를 담당한 보영은 착륙 전까지 통로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손님들의 편의를 제공했다. 도훈은 스타킹이 사라진 그녀의 맨다리를 훔쳐보며 씩 웃어 보일 뿐이었다.
도쿄 공항에 무사히 착륙을 마친 후 짐을 풀고 나가려는데 보영이 도훈에게 다가와 물었다.
"편안한 비행 되셨나요?"
"네, 덕분에요. 스타킹은 안 혼났어요?"
"괜찮아요. 그 정도는. 한국엔 언제 들어오세요?"
"글쎄요, 아직 결정된 게 없어서. 길면 일주일?"
"암튼 돌아올 때 연락하세요. 시간 되면 공항에서 기다릴 테니까."
보영은 살짝 아쉬운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제한된 공간에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섹스를 했으니 성에 안 찰만 했다.
"알았어요. 연락할게요."
그때 통로에서 오카모토가 캐리어를 밀고 도훈에게 다가왔다.
"푹 쉬셨습니까?"
"네. 좋은 자리 잡아 주셔서요."
"별말씀을···. 가시죠. 회사 직원이 배웅나와 있을 겁니다."
< 425. 도쿄 핫(TOKYO-HOT)-9-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