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4. 도쿄 핫(TOKYO-HOT)-8- >
‘아무리 사람들이 자고 있다고 해도 그렇게 노골적으로 만져대다니···.’
눈에 띄는 외모를 지닌 보영에게, 남자들이 작업은 일상다반사였다. 돈깨나 있다 싶은 아저씨들부터, 외국으로 촬영 나가던 연예인에게 번호를 따인 적도 있었다.
어느 남자든 그녀의 외모를 보면 눈이 돌아갔다.
그녀는 그 사실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졌으며, 남자들에게 떠받들어지는 것을 은근히 즐기는 편 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몸을 멋대로 주무르는 사내는 도훈이 처음이었다. 나이트 룸 에서도 느꼈지만, 그는 자신의 빼어난 외모에도 전혀 기가 죽지 않았다.
그보다 훨씬 돈 많고 잘생긴 사람들도 자신에게 잘 보이기 위해 매너 있게 행동했지만-물론 원하는 것은 뻔할지라도-, 도훈에게 그런 가식을 일절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도발은 노골적이었고 무모하다 싶을 만큼 직접적인 데가 있었다.
‘내가 무슨··· 술집 작부라도 되는 것처럼···.’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느낌이 낯설면서도 싫지 않았다. 솔직히 난생처음 접하는 유형이라 그런지 그와 함께 있으면 괜히 긴장되고 흥분되었다. 신사처럼 행동하는 다른 남자들과 달리, 그에겐 짐승 같은 매력이 있었다.
좋게 말하면 야성이 넘쳤고, 달리 말하면 우악스럽기 짝이 없었다.
‘하아-, 아무리 그래도 곤란하다고. 여긴 내 직장이란 말이야.’
보영이 마음을 다잡으며 구급함을 챙겨 들었다.
놀 땐 놀더라도 일할 땐 빡시게.
그녀의 좌우명이자 지금껏 살면서 지켜온 원칙이었다.
"또 어디 가려고?"
"누가 벌레 물린 약 좀 갖다 달라고 해서."
"너 계속 일했잖아. 좀 쉬어. 내가 대신 가져다줄까?"
"아니야. 어차피 내 담당인데···. 금방 다녀올게. 암튼 고마워."
"하여튼 계집애, 말도 지지리 안 듣지."
보영은 비즈니스 클래스 통로에 들어섰다.
야간 비행이었기 때문에 조명은 모두 꺼지고 아늑한 느낌의 보조 등만 켜져 있었다. 노트북을 꺼내 일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승객 대부분은 잠에 빠진 상태였다.
"손님. 약 가져왔습니다."
보영이 일부러 한 걸음 물러선 체 도훈에게 말했다. 그의 이름을 부르지 않고 손님이라 지칭한 것은 그와의 거리감을 두기 위한 시도였다.
"오셨어요? 너무 세게 물렸나 봐요. 계속 부어올라요. 한 번 보세요."
도훈이 상처 난 부위를 내밀며 그녀의 동정심을 자극했다. 어찌나 세게 꼬집혔는지 손톱자국이 생생히 남은 피부는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다.
그의 속셈을 간파한 보영이 쌀쌀맞게 응대했다.
"그러게 왜 가만있는 모기를 괴롭히셨어요?"
"은근히 바라는 것 같아서요."
"아무리 그렇다고 일할 때 건드리면, 모기도 싫어하지 않겠어요? 응?"
두 사람은 엉뚱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남들이 들으면 도무지 파악이 안 되는 암호문 같은 내용이었다.
"암튼 아프니까 뭐라도 발라줘 봐요."
"나 참···."
보채는 도훈을 보며 보영이 끝내 피식 웃고 말았다.
아무리 사무적으로 대하려고 해도 도훈을 미워할 순 없었다.
얼굴이 엄청 잘생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직장이 좋거나 돈이 많은 것도 아니었지만, 능구렁이처럼 천연덕스런 태도가 은근히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구석이 있었다. 게다가 생각 이상으로 부어오른 상처를 보니 괜스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내가 너무 세게 꼬집었나?’
그녀는 구급함에서 연고를 꺼내 도훈의 상처 난 부위에 문질렀다.
"좀 괜찮아요?"
"한결 낫네요. 근데 저번에 볼 때랑 느낌이 좀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사람이 놀 때랑 일할 때가 같을 순 없죠."
"아항. 참, 그때 같이 왔던 누나들도 여기 있어요?"
"아니요. 비행 스케쥴이 제각각이라서. 근데 그건 왜?"
"흐음, 되게 몸매 좋은 분이 한 분 계셨던 것 같아서."
도훈이 보영의 질투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보영은 콧방귀를 낄 뿐이었다.
‘뭐래? 가슴에 뽕 차고 다니는 미연이 말하는 건가? 흥. 내가 셋 중에서 젤 예쁘고 몸매도 좋았거든?’
보영은 도훈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으려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대답했다.
"그렇군요. 나도 갑자기 생각나네. 그 잘생긴 오빠 번호나 받을 걸 그랬네요."
보영 역시 지지 않고 받아치자 도훈이 한술 더 떴다.
"아, 방장 형님요? 지금이라도 연락처 드릴 수 있는데···. 그럼 서로 맞 교환 할까요?"
"···너 자꾸 까불래?"
결국 참다못한 보영이 도훈을 찰싹 때렸다.
"아얏. 아파서 불렀더니 사람을 치네."
"맞을 짓을 하니까 맞지."
"그러게 왜 자꾸 모른 척해요?"
"나 일하는 중이잖아. 여긴···."
보영이 주변을 살피며 속삭였다.
"···다른 승객도 많고."
"다 자던데요?"
도훈의 대답에 보영이 말없이 고갯짓으로 건너편 좌석의 일본인 승객을 가리켰다. 그는 두 사람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독서에 몰입하고 있었다.
"저 일본인 신경 쓰여서요?"
"쉿-. 한국말 알아들으면 어쩌려고 그래?"
"모를걸요. 그리고 책 펴고 나서는 미동도 않고 열심히 책만 읽고 있더라구요. 집중력 엄청난 듯."
도훈의 말대로 독서 중인 일본인을 힐끔거리던 보영은 목석같은 그의 태도에 의아함을 느꼈다. 그는 마치 두 사람의 대화는 들리지도 않는 것처럼 묵묵히 독서만 몰두했다.
"···으음, 암튼 여기선 장난 치지마."
"알았어요. 누나 직장이니까. 근데 저 연고 좀 더 발라주세요."
"다 발랐잖아."
"아니 여기 말고, 여기요."
도훈이 손가락으로 자신의 사타구니를 가리켰다.
보영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미, 미쳤니?"
"왜요?"
"거기다 연고를 왜 발라?"
"저번에 누구랑 헐도록 했더니 껍닥이 다 벗겨져서요."
도훈의 뻔뻔스러운 대답에 보영이 얼굴을 붉히며 몽구스처럼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그녀는 불안한 시선으로 누가 도훈의 망측한 말을 엿듣지는 않았는지 주변을 살폈다. 다행스럽게도 깨어있는 사람들 중에선 한국인이 없었는지 다들 신경도 안쓰는 눈치였
다. 긴장이 풀린 보영이 도훈을 노려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너 진짜! 나 곤란하게 할거야?"
"누나가 먼저 날 곤란하게 했잖아요."
"내가 뭘?"
"누나 만지다 이렇게 되버린 걸 어째요?"
도훈은 지퍼를 끌어내리더니 대물을 뽑아냈다.
자유자재로 발기가 되는 도훈의 물건이 의자에 앉은 자세로 툭 튀어 나왔다.
‘어, 엄마야!’
놀란 보영이 황급히 몸으로 스크린을 쳤다.
누가 보기라도 했다간 공연 음란죄로 잡혀갈 정도였다. 게다가 비행중이니 영업방해까지 추가될 것이다.
"어, 얼른 집어넣어!"
"누가 본다 그래요? 아, 누나가 보고 있구나. 보고 싶지 않았어요? 이거?"
도훈은 전혀 아랑곳않는 태도로 발기된 대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설마하니 도훈이 그런짓까지 벌릴 줄 몰랐던 보영은 크나큰 당혹감에 정신이 혼란스러워 졌다.
‘미, 미쳤어! 룸에서는 그래도 둘밖에 없었다 쳐도 이건 정말이지···.’
하지만 보영도 여자인지라 남자의 발기된 물건을 보고 흥분하지 않을 순 없었다. 도훈은 자신과 뜨거운 밤(?)을 보낸 사이였고, 게다가 물건 역시 보기 드물 게 훌륭한 남자였다.
"야, 야 너 진짜!"
보영은 급한대로 휴대용 구급상자로 그의 물건을 숨겼다.
하지만 워낙에 커다란 그의 물건을 감추기엔 역부족이었다.
여전히 발기된 머리를 내밀고 있던 도훈이 보영의 손을 훽 끌어당겼다.
"이곳에 연고 좀 발라달라고요."
"아앗!"
보영은 물컹하고 닫는 귀두의 단단함에 숨이 멎을 것 같았다. 공공장소에서 거리낌 없이 물건을 꺼대 드는 도훈의 대범함이 그녀의 머릿속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다.
"여, 옆에서 본다고! 얼른 도로 넣어!"
"저 사람 신경 쓰지 말래도 그러네."
보영이 힐끔 시선을 돌려 반대편의 일본인 승객을 다시 확인했다.
도훈의 말처럼 옆에서 소란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그는 미동도 않고 책에 빠져 있었다. 얼핏 보면 눈을 뜨고 그대로 자고 있는 것 같기도 할 정도였다.
‘뭐, 뭐지 저 사람은? 눈 뜬 장님도 아니고?’
보영이 황당한 상황에 갈피를 못 잡고 있는데 그녀의 손목을 낚아챈 도훈이 강제로 귀두를 움켜쥐게 만들었다.
"얼른요."
"너, 너 진짜! 내려서 보자."
"진짜 내려서 봐요?"
"아, 안 돼. 나 오늘 턴 어라운드야. 잠깐 쉬었다가 다시 인천 돌아 가야 돼."
보영의 말에 도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어차피 여기서 끝장 봐야겠네."
"무, 무슨 끝장을 봐? 너 자꾸 내 직장에서 이럴 거니?"
"왜요? 이러니까 더 스릴있는데?"
‘스릴 같은 소리 좋아하네! 변태 같으니!’
보영은 도훈을 변태 취급했다.
비행기에서 물건을 꺼내놓고 승무원에게 만지라고 강요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아아···. 누나가 만져주니까 좋다."
"이게 만지는 거니? 니가 강제로 만지게 하는 거지."
보영은 계속 도훈을 책망했다.
"그래서 싫어요? 진짜 나 생각 안 났어요?"
‘생각이 안났겠니? 그 날 이후로 다른 남자들은 눈에도 안 차는데···.’
도훈의 물건을 다시 보자 보영은 룸에서 보냈던 뜨거운 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렇게 커다란 물건이 자신의 몸을 드나들었다는 게 도무지 믿지기 않았다.
‘세상에! 그때도 크다 생각했지만···. 이건 정말이지···.’
"이쪽에 앉아봐요. 통로에 계속 서있으면 사람들이 수상하게 여길 테니까."
"나 근무중이라니까!"
"그러니 잠깐만 앉아보라구요. 5분만 얘기해요. 더 귀찮게 안할게요."
마침 도훈의 옆좌석은 캔슬로 인해 비어있는 상태였다.
보영은 갈팡질팡하다 결국 도훈의 말대로 옆자리에 착석했다.
캐빈 승무원을 하다 좌석에 앉아보기는 스튜어디스를 시작하고 처음있는 일이었다. 그녀가 도훈을 향해 나직히 경고했다.
"딱 5분이야. 나 이거 걸리면 시말서가 아니라 해고 당할지도 몰라."
"알았어요. 걱정마요. 보는 사람도 없으니까."
"어휴, 진짜. 할 말이 대체 뭔데?"
"실은 할말이 아니라 뭐 좀 부탁하고 싶어서요."
"뭐?"
"제 잦이 좀 빨아주세요."
"뭐, 뭐라고?"
"잦이 좀 빨아달라고요."
뻔뻔한 도훈의 태도에 보영은 말문이 막혀 버렸다.
공공장소에서 버젖이 물건을 꺼낸 것도 모잘라, 이제는 빨아 달라니···. 제정신이 아닌게 분명했다.
"미, 미쳤어?"
"아뇨. 말짱한데요."
"난 못해. 누구 짤리는 꼴 보려고 그러니?"
빈 좌석에 숨은 보영은 가식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지금도 엄청난 용기를 낸 행동이었다.
"누나가 정 싫음···."
도훈이 말을 멈추더니 불쑥 보영의 치마폭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내가 빨아줘야지."
"허헉!"
보영이 필사적으로 다리를 오므렸지만, 도훈의 우악스러운 손길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빼."
"못 빼요."
"얼른 빼라고 했다."
"못 뺀다구요. 누나가 콱 잡고 있는데 어떻게 빼란 말이에요?"
허벅지에 손이 낀 도훈의 변명에 보영이 살짝 힘을 풀었다.
"이제 빼."
그러나 도훈은 그 틈을 이용해 더욱 깊숙이 손을 밀어 넣었다. 그의 손이 팬티 스타킹의 갈라진 부분에 맞닿았다.
"야, 야!"
"쉿-. 그렇게 소리치면 저 일본인이 쳐다볼걸요?"
"으윽!"
도훈의 농간에 놀아난 보영이 눈에 쌍심지를 쳐고 그를 노려보았다. 그 사이 도훈의 손가락이 보영의 중심을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하, 하지마!"
"난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더라."
"너 진짜···. 제발 부탁이야. 그만 멈춰줘."
"왜요? 들킬까봐 겁나요?"
"굳이 여기서 이럴 필요 없잖아, 응?"
보영이 통사정을 하는데도 도훈의 손가락 장난은 그칠줄을 몰랐다.
"바로 한국 돌아간다면서요. 또 언제 볼 줄 알고?"
"아, 아앗. 너 한국 다시 오면 만날 수 있잖아."
"생각보다 길게 있을 거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도훈은 팬티 스타킹의 가운데를 잡아 당기더니 부욱- 찢으며 말했다.
"난 지금 하고 싶거든요."
"하윽!"
[흥분도 70! 애액 분출이 시작됩니다.]
‘흐흐, 이럴거면서 싫은 척은···.’
도훈은 클리토리스가 있는 부위를 계속 매만졌다.
보영은 누가 보기라도 할까봐 스스로 입을 틀어막고 도훈을 향해 사정했다.
"제, 제발 그만···."
"그런 소리 할 거면 팬티나 축축하지 말던가?"
이제는 보영도 자신의 팬티가 젖은 걸 느낄 수 있었다. 끈적해진 팬티가 음부에 들러붙는 느낌에 그녀가 눈을 질끈 감았다.
‘아아··· 어쩌다 내가···.’
도훈의 손이 이제 뱀처럼 팬티를 들추고 들어오더니 축축해진 음부를 손가락을 쓰윽 문질렀다. 예민해진 그곳에 손가락이 파고들자 보영이 흠칫 몸을 떨었다.
"하악!"
"왜 이렇게 물이 많이 나와요? 접때보다 더 많은 거 같은데?"
"아앙, 니, 니가 자꾸 만져대니까···."
보영은 누군가 볼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에 평소보다 배로 흥분하고 말았다. 스릴넘치는 상황이 그녀의 심장을 빠르게 뛰게 만들었다.
‘아, 아, 안돼. 이러면 정말 못 참는단 말이야.’
보영의 숨소리가 거칠어 지자 도훈도 본격적으로 그녀 곁으로 몸을 붙였다. 비즈니스 좌석이라고 해도 두 사람의 간격은 그리 멀지 않았기에 도훈의 몸이 보영에게 바짝 밀착되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보영의 음부를 문지르며 속삭였다.
"어때요? 좋죠?"
"하윽···. 이, 이러지마. 나 진짜 곤란해져."
"그러니까 빨아 달랄 때 좋게 빨아주지 그랬어요?"
주변부를 맴돌던 도훈의 손가락이 본격적으로 구멍 속으로 파고 들었다.
< 424. 도쿄 핫(TOKYO-HOT)-8-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