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0. 도쿄 핫(TOKYO-HOT)-4- >
뒤치기를 하던 도훈이 동작을 멈추었기 때문에 뒤에서 보면 단순히 백허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남녀의 찐한 애정 행위는 그다지 환영받을 만한 행동은 아니었다.
두 사람은 마치 들으란 듯 푸념을 하며 옥상을 내려갔다.
"차라리 모텔을 가든가."
"야, 다 들려."
"들으라고 하지. 참나···."
도훈은 치욕감에 얼굴이 시뻘게졌지만 본인이 생각해도 창피한 지 고개만 푹 숙였다.
이윽고 두 여자가 옥상을 내려가자 류진의 입을 막고 있던 손을 뗐다.
"푸하-! 숨 막혀 죽는 줄 알았잖아?"
"방금 들킬 뻔했어."
"흐흐, 썅 년들 부러우면 지들도 떡 치던가."
"넌 왜 이렇게 겁이 없어?"
"겁? 흐흐."
류진이 요망하게 엉덩이를 비벼대며 대꾸했다.
"나 원래 공연할 때도 팬티 안 입고 무대 오르거든. 왜 그런지 알아?"
"모, 모르겠는데."
"혹시라도 누가 내 거길 훔쳐보면 엄청 흥분되거든. 저 새끼 내 봊이보고 꼴렸겠구나 생각하면 그냥 막··· 싸버릴 것 같더라고."
‘···미, 미친년. 진짜 변녀였네.’
[노출증 환자같군요.]
‘절대로 제 정신이 아냐. 헤비 메탈 하는 여자애라 그런가?’
[그런 사람이 그냥 헤비 메탈을 하는 거 아닐까요?]
"아아, 좋아. 더 세게, 세게 박아줘. 나 오늘 가고 싶어."
"진짜로 세게 해?"
"응. 그냥 뚫어버려. 나 못 느끼면 니 잦이 진짜 잘근잘근 씹어 버릴 거야."
이쯤 되면 반쯤 협박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도훈은 오히려 그 말에 씨익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들었지, 로시? 류진이 먼저 제안한 거다?’
[네. 이번 미션은 순수하게 상대의 요구를 들어줘야 합니다.]
‘옳지. 넌 이제 각오해라.’
도훈이 류진의 귓가에 대고 나직히 속삭였다.
"난간 꽉 잡아봐."
"으응."
류진이 두 팔을 뻗어 난간을 움켜쥐었다.
둘밖에 없는 옥상에서 완전한 도기(Doggie) 포지션이 만들어졌다.
"그럼···. 원하는 대로 강하게···."
잘록한 허리를 두 손으로 움켜쥔 도훈이 천천히 시동을 걸었다. 마보자세로 하체를 안정시킨 도훈은 골반을 앞뒤로 흔들었다.
들썩 들썩-!
체중을 실은 뒤치기에 류진의 가냘픈 몸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하앗, 아아, 씨발 좋아. 더, 더 세게!"
흥분하면 욕을 쏟아내는 독특한 버릇을 가진 류진은, 도훈의 본격적인 뒤치기에 흥분해 어찌할 줄 몰랐다.
"씨발, 아! 좆나 좋아. 개새끼 존나 잘 박아, 아, 아아!"
골반만 흔들던 도훈이 점점 RPM을 끌어 올렸다.
허리 전체를 뒤로 뺐다가 두 팔을 잡아당기며 박아대기 시작한 것이다.
퍽! 퍽!
도훈의 큼지막한 대물이 들어박힐 때마다 류진의 온몸이 쿵쿵 울렸다. 그의 대물이 질구멍을 뚫고 들어와 내장까지 파고드는 기분이었다.
"아악! 악! 미쳐! 하악!"
퍼버벅, 퍼버벅!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처음의 과정은 단순히 예열을 위한 동작일 뿐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도훈은 이제 전신으로 뒤치기를 전개했다. 미식 축구 선수가 온몸으로 바디체크를 하는 것처럼 체중을 잔뜩 실어 류진을 폭격했다.
류진의 가벼운 몸은 도훈에게 들어박힐 때마다 발뒤꿈치가 들리며 공중으로 붕 떠오를 것처럼 휘청였다.
퍼억!- 퍼억!-
"아악! 학, 학, 세, 세게 더, 더더! 하악!"
난간을 붙잡고 있던 류진이 도훈의 폭격을 버티며 구부러지다 못해 벽에 바짝 밀착되었다. 계속 버티다간 콘크리트에 얼굴을 부딪칠 것 같았다. 결국 앞으로 밀려나간 그녀는 안전 펜스의 철망을 움켜쥘 수밖에 없었다.
"악! 씨발! 개, 개새끼! 하악! 아아앙!"
류진의 얼굴이 펜스의 그물에 부딪히며 일그러졌다. 하지만 폭격을 시작한 도훈은 그녀가 어떻게 되든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끝까지 밀어 붙일 뿐이었다.
"아아앙! 아앙! 아아아아!!!"
류진이 신음을 못 참고 옥상이 떠나가라 소릴 질렀다.
공개된 장소에서 개처럼 따먹히는 상황이 그녀의 이성을 송두리째 날려 버렸다.
퍽퍽퍽퍽퍽퍽!
"아, 으, 너, 으, 씨, 발, 개, 으!"
도훈이 어찌나 격렬하게 박아댔던지 류진의 목소리가 스타카토처럼 한 음절이 끊어져 나왔다.
"새, 끼, 학, 으, 너, 아아, 아아아아아아아!"
퍽퍽퍽퍽퍽퍽!
도훈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관자놀이를 타고 턱 밑으로 흘러내렸다. 도훈 역시 전력을 다하느라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렸다.
‘가라, 가, 아주 안드로메다까지 가버려엇!’
퍽퍽퍽퍽퍽퍽퍽퍽퍽!
"아아아아악! 아아악! 도, 도훈 아아악! 그, 그, 그마아아아앙!"
‘흡! 싼다!’
전립선이 찌릿한 느낌에 도훈은 사정을 예감했다.
마무리를 어찌할 찌 망설이던 그는 류진의 머리채를 붙잡고 뒤로 확 재끼며 말했다.
"밖에 쌀게."
이미 류진은 엄청난 뒤치기로 눈이 뒤집혀 있었다.
도훈은 대답을 듣지도 않고 강제로 물건을 뽑아낸 뒤 그녀를 돌려 세웠다. 그리고는 그대로 얼굴에다 사정없이 사정했다.
찍-찌이익!
어마어마한 양의 사정액이 류진의 면상에 그대로 부어졌다.
맛탱이가 간 류진은 감히 피할 엄두도 못 내고 속절없이 얼싸를 허용해야 했다.
"우욱-"
사정을 마친 도훈이 머리채를 놓자 류진이 바닥으로 쓰러지며 그대로 벽에 등을 기댔다. 간헐적으로 몸을 움찔대는 모습이 오르가즘의 여파처럼 보였다.
"허억, 허억!"
도훈은 온몸에 오한이 도는 것을 느끼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
‘미션은?’
[성공입니다! 류진양이 완전히 느꼈습니다!]
‘좋았어!’
[미션 보상으로 2,000포인트와 비상지갑 아이템이 제공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으으, 이 쌍년. 진짜 귀가 썩어 버리는 줄 알았네.’
도훈이 얼굴에 정액을 난사 당한 채 헐떡거리는 류진을 쳐다보았다.
"허억, 미, 미안. 안에 싸면 안 될 것 같아서···."
"으, 으응."
류진은 도무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까뒤집은 엉덩이에 흙먼지가 묻는데도 한참을 쓰러져 있었다.
그들이 뒷 마무리를 하고 옥상에서 내려온 건 그로부터 한참만의 일이었다.
***
"나, 난 그럼 가볼게."
화장실에 다녀온 류진이 쭈뼛거리며 인사하더니 금세 독서실을 빠져나갔다. 도무지 공부를 이어 갈 만한 정신 상태가 아니었다. 그녀가 도망치듯 사라지자 도훈이 피식 웃었다.
‘웃긴 년이네. 세게 해달래서 세게 해주니까 완전히 맛탱이 가버렸잖아.’
[저 작은 체구로 주인님의 뒤치기를 받아냈으니 체력 소모가 크겠죠. 주인님은 괜찮으십니까?]
‘뭐가?’
[공부 더 하실 수 있겠냐구요.]
‘응. 난 오히려 홀가분 한데? 한 발 빼고 나니까 머리가 아주 말끔해졌어.’
[오오, 현자 타임인 것입니까?]
‘그렇지. 물 뺀 남자의 집중력이 얼마나 위대한 지 보여주지.’
도훈은 그날 새벽 3시까지 공부했다. 모든 잡념을 떨쳐버리고 화장실 갈 때를 제외하면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지도 않았다. 무서운 집중력에 로시 역시 한마디도 걸지 않고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다.
다음 날도 도훈은 주말을 반납하고 하루 종일 공부만 했다. 도훈에게 호되게 당한 류진은 그를 다시 보는 게 부끄러웠는지 독서실을 오지 않았다.
거의 10시간을 내리 공부한 도훈은 슬슬 중간고사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머리가 나빠진 만큼 평소에도 예습복습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특유의 노트 정리법이나 암기법 등은 여전히 몸에 배 있었다.
‘좋아. 이 정도면 대비는 충분하겠어.’
시간은 어느새 저녁이 넘어가고 있었다.
‘우이씨, 진짜 하루 종일 공부만 했네.’
[대단하십니다. 공부에 대한 집중력은 놀라울 정도군요.]
‘이 정도는 해야 수석하는 거야. 놀 거 다 놀고 결과만 얻으려는 것은 도둑놈 심보지.’
대충 마무리를 한 도훈은 내일 볼 과목을 최종적으로 한 번 더 훑어본 뒤 집으로 향했다. 이제 충분한 휴식을 통해 컨디션을 회복시킬 시간이었다.
찌뿌둥한 몸도 식힐 겸 천천히 걷고 있는데 갑자기 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응? 서윤이가 왜 이 시간에?"
전화를 건 사람은 공무원이 된 서윤이었다.
그와 함께 성방을 찍었던 BJ 가영이.
"여보세요?"
-오랜만이다. 잘 지내지?
"응. 무슨 일이야? 서울 올라왔니?"
-아니, 그건 아니고···.
서윤의 목소리는 어딘지 불안하게 들렸다.
"왜? 무슨 일 있어?"
-도훈아, 내가 너한테 사과할 일이 있는데···.
"무슨 일인데 그래?"
한숨을 푹 내쉰 서윤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지난번 인터넷 방송 말이야···.
"어."
-그때 무슨 프로덕션에서 쪽지 보낸 적 있잖아.
"그랬지."
-거기서 자꾸 연락이 오는 거야.
"그래? 뭐라고?"
-그때 같이 출연했던 남자 배우를 만나보고 싶다고.
"나를?"
도훈이 오래전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성방BJ 알바를 했던 서윤에게 컨택 쪽지를 보낸 사람이 있었다.
-응. 그래서 내가 본인한테 연락처 알려줬으니까 알아서 할 거랬거든. 귀찮게 굴지 말라고.
"그런데?"
-음, 근데 너무 막무가내더라고. 정 안되면 나부터 만나 보고 싶다면서···. 자꾸 찾아온다고 하고.
"뭐라고?"
서윤은 과거를 모두 지우고 9급 공무원이 되었다.
지금 그녀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과거가 밝혀지는 일이었다.
-그때 스트리밍 업체랑··· 정산 문제로 개인 정보를 남겨 둔 게 있거든. 근데 그 업체서 나에 대한 신상을 전해 줬나 봐.
"뭐라고? 그게 말이 돼? 어디서 개인 정보를 맘대로?"
도훈이 불같이 열을 내자 서윤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게··· 무슨 2차 저작권인가··· 유통인가···아무튼 계약 조항에 있었거든. 방송 관련된 부분은 자신들이 임의로 할 수 있다는··· 아무튼 잘 몰라. 근데 너무 무서운 거야. 혹시나 괜히 옛날 일이 문제가 되면···.
도훈은 그녀의 심정을 십분 이해했다.
어쨌든 지금은 공무원이 된 그녀에게 있어선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었다.
-내가 절대 안 된다니 그럼 네 연락처만이라도 줄 수 있냐는 거야. 그럼 다신 귀찮게 안 한다면서.
"그래서 줬어?"
-으, 응. 진짜로 미안. 너한테 먼저 물어봤어야 했는데··· 찾아 온다고 하니까 너무 당황스러워 가지고···. 흑흑.
서윤이 끝내 울먹거렸다. 도훈은 살짝 짜증이 나긴 했지만, 겁먹은 서윤에게 따질 수 없었다.
"음···. 알았어. 지금이라도 말해줘서 고마워."
-미안해. 내가 너무 겁나서···.
"아냐. 이해해. 그리고 번호 좀 줬다고 무슨 큰일이라고. 그 사람은 내가 누군지도 모르잖아. 연락 오면 적당히 둘러댈게."
-으응···. 갑자기 내 번호까지 막 알아내서 전화하니까 너무 겁나가지고···.
"괜찮아. 신경 쓰지 마.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미안.
"미안하면 다음에 광주 놀러 갈 때 밥이나 한 끼 사."
-여기 올 거야?
"뭐, 한가할 때 봐서?"
-응. 안 그래도 한 번 초대하고 싶었는데···. 다음에 꼭 와.
"그래. 일 열심히 하고. 난 내일부터 시험이라···."
-아, 그렇구나. 그래. 시간 뺏어서 미안.
"아니야. 그럼 쉬어."
서윤과 통화를 마친 도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 참, 사람 성가시게 구는 놈들이네.’
[그 프로덕션인가 뭔가 하는 사람들 말이죠?]
‘서윤이 개인 정보를 이용해서 협박한 거나 마찬가지잖아. 업체는 왜 놈들에게 서윤이 연락처를 알려준 거지?’
[뒤로 돈을 줬겠죠. 2차 유통 어쩌고 하는 거 보니 피해 나갈 구멍도 만들어 놓은 것 같구요.]
‘흐음. 어쨌든 겁먹은 서윤이가 내 번호를 놈들에게 알려줘 버렸으니 조만간 연락이 올지도 모르겠군.’
[주인님. 어쩌면 위업을 달성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지도 모릅니다.]
‘저번에 말한 포르노 스타 어쩌고?’
[네. 해당 위업은 어쨌든 한국에선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일본이라면 단숨에 해치울 수 있죠.]
‘흐음···. 업적도 업적인데 난 얼굴 팔리면 끝장이란 말이지. 나중에 선생길 막힐 수도 있어.’
[포르노 배우가 꼭 얼굴을 드러내야 하나요?]
‘응?’
로시의 말을 들은 도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꼭 그건 아니지. 어쨌든 나중에 전화오면 생각해 보자. 당장은 시험이 더 중요하니까.’
[넵. 파이팅입니다 주인님!]
***
중간고사 기간은 일주일이었지만, 도훈은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3일 동안만 시험을 치렀다.
목요일에 있는 종교미술의 이해는 지난번 답사 보고서로 대체 되었고, 금요일에 있는 육상은 실기 위주라 기말고사 한 번만 치르게 되어 있었다.
벌써 이틀째 시험을 마무리한 도훈은 막바지 공부를 위해 홀로 독서실로 향하던 길이었다.
"야, 이도훈! 오랜만이다?"
부학회장 성수가 그를 발견하고 안부를 물었다.
"형? 지금 교생 실습기간 아니에요? 여긴 어쩐 일로?"
"잠깐 학교에 볼일 있어서 왔지. 시험을 잘 치고 있냐?"
"모르겠어요. 최선을 다하는거죠. "
"내가 후배들한테 들었는데 공부 엄청 열심히 한다던데?"
"그냥 하는 소리에요."
"하하. 암튼 이제 삼 일 남았겠네?"
"아니요. 전 수요일이면 다 끝나요. 뒤에 과목들은 시험 안 치거든요."
"오! 운 빨 좋은데. 완전 황금 연휴잖아?"
"연휴라뇨?"
성수가 담배를 꺼내 물면서 말했다.
"몰랐어? 다음 주 월요일 개교 기념일잖아. 화요일은 어린이 날이고."
"아!"
"그러니까 수요일에 시험 끝나면 스트레이트로 일주일 쉬는 거지."
"그렇게 되나요?"
"이야, 나 같으면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오겠다. 도훈이 이 새끼 완전 운빨 터졌네."
"여행요?"
"방학 전 한 번 다녀오는 것도 좋잖아. 나도 이번 실습 끝나면 여자 친구랑 태국 가기로 했어."
"부럽네요. 태국이라니."
"너도 시간 되면 가까운 외국이라도 알아봐. 바가지 쓰는 국내 여행지보다 외국이 더 싸게 먹힐 수도 있다."
"네. 실습은 할만 하세요?"
"말도 마. 우리 반 애들 엄청 까불어. 그냥 성격 같아서 후드려 패고 싶은 놈들이 한 두명이 아니라니까? 2학년 실습은 다음 달이지?"
도훈은 성수와 담배를 태우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아참, 아직 시험 남아있다고 했지? 암튼 열공해라."
"네, 형. 다음에 또 뵈요."
"그래."
< 420. 도쿄 핫(TOKYO-HOT)-4-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