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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399화 (379/2,000)

< 381. 조각모음-19- >

도훈은 편의상 텐프로 셋에게 별명을 붙였다.

도발적인 시스루 의상을 입은 리더는 ‘시스루’.

거대한 유방을 흔드는 여자는 ‘젖소’

마지막으로 자신의 파트너에겐 ‘스키니’이라고 이름 지었다.

‘어차피 이름도 가짜로 말할 게 뻔하니 별명으로 외우는 게 편하지.’

도훈과 잔을 부딪친 스키니가 물었다.

"나이트는 자주 다니니?"

"저요?"

"응."

"아뇨, 진짜 오랜만인데요."

환생 전에 와본 것이 기억에도 안 날 정도니 도훈의 입장에선 딱히 거짓말도 아니었다. 하지만 스키니는 믿지 않는 눈치였다.

"흠, 거짓말 같은데?"

도훈은 아니라고 말할까 하다, 왠지 다른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이 여자들은 한바탕 스트레스 풀러 온 거야. 굳이 초짜 티 내서 좋을 건 없지. 암, 그렇고 말고.’

"그러니까 이 나이트에는 오랜만이라는 거죠."

"뭐라고? 호호, 웃겨 진짜. 역시 그럴 줄 알았다니까?"

스키니는 처음부터 볼이 불콰한 것이 살짝 취기가 돈 상태였다. 거기다 도훈이 가득 따른 양주를 스트레이트로 들이킨 뒤 점점 술기운이 올라오는지 자꾸 도훈에게 몸을 기대왔다.

"제가 학업에 스트레스가 심해가지고요."

"풉- 공부는 지지리도 안 하게 생겼구만 무슨. 맨날 여자 만나느라 바쁘건 아니고?"

"어디 만나기만 하겠어요?"

"뭐어?"

스키니가 잔뜩 호기심을 드러냈다.

왠지 성적인 농담을 좋아하는 취향으로 보였다.

"그럼 만나서 뭐하는데?"

"글쎄요? 남녀가 만나서 뭘 해야 재밌을까나."

"말해줘 봐. 나 엄청 궁금해."

"맨입으로 되나요, 그게?"

도훈이 은근히 수작을 부리자 스키니가 불쑥 팔짱을 껴왔다. 그녀의 보드라운 가슴이 팔꿈치에 눌리며 뭉클한 촉감을 전달했다.

‘오옷, 막 들이대는 거 보소?’

"아앙, 얼른 말해줘엉. 난 순진해서 아무것도 모른단 말이양."

스키니가 귀엽게 애교를 부렸다. 볼 빨간 얼굴로 교태를 부리는 모습은 사내의 방심을 마구 흔들었다.

그러자 건너편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시스루가 시니컬 하게 소리쳤다.

"웃겨. 제스민, 니가 순진하다는 말을 믿느니 창녀가 처녀라는 말을 믿고 말지."

"언니, 진짜!"

"뭐? 어차피 직업도 다 들킨 거. 더 내숭 떨어서 뭐하게?"

"하여간 진짜 인생에 일도 도움 안 된다니까?"

"넌 뭐 나한테 도움 줘 봤니? 저번에 대신 내준 마이낑이나 갚어 이년아, 달러 이자 겨우 막아줬더니만···."

"어, 언니. 쫌!"

시스루는 입담이 걸걸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텐프로 안에서도 속칭 ‘새끼 마담’ 급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파트너가 별로인 듯 자꾸 도훈을 쳐다보며 말했다.

"어이 몸짱."

"저요?"

"그럼 여기 몸 좋은 애 너 말고 누구 있니?"

"누님, 저도 벗겨놓으면 제법···."

샤대생이 끼어들었지만 시스루는 귀찮다는 듯 놈을 밀어냈다.

"옷은 너네 집에 가서 벗으시구요, 눈 버리니까. 그나저나 몸짱 너 신고식 한 번 할래?"

"신고식요?"

"응. 누나가 기분이 꿀꿀해서 그런데 용돈 좀 꽂아주려고."

"언니!"

자꾸 시스루가 도훈에게 눈독을 들이자, 스키니가 빼액 소리쳤다. 그러나 시스루는 안중에도 없다는 투였다.

"여기 파트너 정해 놓고 노는 데였니? 유치하게 왜 이래?"

"내가 먼저 찜했거든?"

"거 맛있는 거 돌려 먹으면 안돼?"

도훈은 노골적인 대화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녀들은 진짜였다.

‘그래. 프로라면 이 정도는 되야지.’

도훈이 벌떡 일어섰다.

"용돈 부족했는데 잘됐네요. 신고식은 어떻게 할까요?"

"어쭈? 순진하게 생긴 줄 알았더만, 의외로 화끈한데?"

시스루가 명품처럼 보이는 클러치 백을 열더니 갑자기 현금 뭉치를 꺼내 들었다. 한눈에 보아도 상당한 두께.

다들 눈을 휘둥그레 뜨는데 시스루가 현금 낱장을 테이블 끝에 주르륵 펼쳤다. 부채를 펼친 것처럼 일렬로 현금을 늘어뜨린 시스루가 도훈을 향해 말했다.

"이거 갖고 싶지?"

"여기 돈 싫어하는 사람도 있나요?"

"그럼 잦이 꺼내서 꼴려봐. 닿는 데까지 모두 가져도 좋아."

‘헉, 이게 무슨 미친 소리야?’

도훈은 일순 당황했지만, 최대한 내색하지 않고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그거 가지고 되겠어요?"

"응?"

도훈은 빽빽이 늘어선 지폐의 간격을 더욱 벌렸다.

"이만큼은 돼야, 닿을까 말깐데."

"뭐라고? 아하하하하!"

도훈의 대범한 발언에 시스루가 배를 잡고 깔깔거렸다.

"야, 부족하덴다. 너희들 현금 가진 것 좀 있니?"

"오늘은 언니가 쏜다면서요."

"저도 카드 밖에 없는데."

"에이씨, 가오 떨어지게."

시스루가 도훈을 향해 말했다.

"들었지? 현금 찾아오긴 좀 그러니까, 지폐 밖으로 튀어나온 데부터는 내가 입으로 빨아 주는 거로, 콜?"

‘으으으, 침착하게 돌아 버린 얼굴이다!’

도훈은 솔직히 다리가 후들거릴 지경이었다. 로시의 도움을 받아 스킬을 쓰더라도 감당하기 힘든 강적이 눈앞에 있었다.

대차게 받아쳤다고 생각했지만, 상대는 한 술 더떴다.

그때 지켜보던 방장이 나섰다.

"자자, 누님들. 신고식부터 홀딱 벗기면 나중엔 어쩌시려고요?기둥이 너도 앉아, 인마. 형도 가만있는데 왜 나서가지고."

"쟤 이름이 기둥이야? 실화니?"

"생긴 것 답지 않게 촌스럽죠?"

"풉-. 기둥이가 뭐야. 무슨 기둥인데?"

"항상 성나 있다고 성난불기둥입니다."

"아하하하하하! 얘네들 대빵 웃겨. 불기둥이랜다."

"크크. 성난 것 좀 식혀줘야 되는 거 아냐?"

"야야, 신고식은 됐고, 너 내 옆에 앉아라."

시스루가 소파 옆자리를 팡팡 두드렸다.

그러자 샤대생은 울상을 지었고, 본래 도훈의 파트너였던 스키니는 눈에 쌍심지를 켰다.

"언니 내가 먼저 찜했거든?"

"찜하면 뭐? 니 꼴린데로 앉힌 거 아니니? 얘는 위아래가 없어."

"그럼 언니가 먼저 골랐어야지. 왜 가만있는 내 파트너를 빼앗는데?"

"야야, 알았어 알았어. 마이낑 대신 갚아준 거 갚지마. 됐지?"

"흥, 됐거든? 그까짓 돈 일주일이면 갚는 데 뭘 푼 돈 가지고."

"그 푼돈 좀 모아 이년아 그럼!"

갑자기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도훈을 두고 두 사람이 경쟁이 붙어 버린 것이었다.

도훈은 이대로 두면 업적 달성에 실패할 것이란 생각에 머리를 굴렸다.

"이런 건 어때요?"

"뭐?"

"일단 누님은 제 손 잡으시고."

도훈이 시스루에게 손을 건넸다.

마치 레이디에게 춤을 권하는 자세로.

"봤지? 얘가 나 고르는 거?"

"일어나 보세요."

"왜? 춤이라도 한 판 땡기게? 찐하게 부르스로?"

그러나 도훈은 시스루의 말을 무시하고 그녀를 맨 처음 앉아있던 자리 옆으로 끌어당겼다. 그러자 도훈의 왼편에 스키니가, 도훈의 오른편에는 시스루가 앉는 형국이 되었다.

"이러면 공평하죠?"

"아하하하하! 얘 보기보다 욕심쟁이였네? 우리 둘을 동시에 감당하겠다고?"

"못 할 건 뭐에요? 불알도 두 쪽인데."

도훈의 농담에 시스루가 배꼽을 잡고 쓰러졌다.

씩씩거리던 스키니 역시 그 말에는 피식 웃고 말았다.

방장은 도훈의 기지로 모임이 파토가 안난 것을 다행스럽게 여겼으며, 젖소는 재미난 구경거리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관전했다.

룸 안에서 불행하게 된 사람은 오직 샤대생 뿐이었다.

느닷없이 도훈에게 파트너를 빼앗기게 된 샤대생은 혼자서 어쩔 줄 몰라 하다 눈앞의 술만 벌컥벌컥 들이켰다.

방장은 상황이 진정되자 자기 옆의 파트너에 집중했고, 양옆에 여자를 낀 도훈은 두 사람의 신경전을 온 몸으로 받아야 했다.

"언니, 미리 말해두는 데 난 양보할 생각 전혀 없어."

"누가 뭐래니? 어차피 선택은 좆꼴린 데로 가는 거지."

"호호. 언니가 왕년에나 잘나갔지, 요즘 애들한테 먹힐 거 같아?"

"나도 아직 20대야 이년아."

"이 바닥에서 29이면 은퇴 준비하실 때 아닌가요?"

"요게 진짜, 오냐 오냐 하니까."

"자자. 싸우지 마시고."

도훈이 두 사람을 저지했다.

그는 단숨에 맥주잔 위에 양주를 말더니 폭탄주를 만들었다.

"술 한잔 쭉 마시고 화해하셔야죠."

"흥, 난 싫은데? 언니가 먼저 시비 걸었다고."

"난 좋아. 대신 기둥이 네가 입으로 넣어주면."

툴툴대기만 하는 스키니에 비해 시스루가 확실히 한 단계 위였다. 그녀는 그 기회를 이용해 도훈의 입술을 훔치려 들었다.

‘로시 보고 있냐? 이게 나라고!’

[······.]

물론 로시는 업적 달성을 위해 한 마디도 대꾸하지 않았다.

기분이 들뜬 도훈은 폭탄주를 입에 머금고는 고개를 돌려 시스루를 쳐다보았다. 시스루가 눈을 감으며 쭉 입술을 내밀었다.

‘아아, 이렇게 쉬워도 되는 건가? 여자 입술 빼앗기가 애들 코묻은 돈 뺏기보다 쉽구나!’

도훈은 시스루에게 키스를 하려고 다가가는데, 옆자리에 앉아있던 스키니가 도훈을 뒤에서 껴안으며 말했다.

"하지마."

"으음?"

"언니한테 키스하지 마. 내가 더 맛있게 줄게."

스키니의 훼방에 시스루가 눈을 치켜떴다.

"뭔데 훼방이야? 넌 안 마신다며?"

"내가 안 마신댔지, 기둥이 보고 마시지 말랬나?"

그녀는 갑자기 두 손으로 겨드랑이에 끼우더니 가슴을 끌어모았다. 볼륨감 넘치는 스키니의 가슴이 가운데로 몰리자 라운드 밑으로 깊은 골이 패였다.

"기둥이 여기 따라 마시고 싶지 않니?"

‘크흡! 가슴골 주!’

도훈이 놀라 멈칫하자 지켜보던 시스루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어디서 가슴도 없는 게 영혼까지 끌어모으고 있어?"

"언니보단 크거든?"

"한 번 재 볼래?"

"뭘로?"

"기둥이가 만져서 재주면 되지?"

"푸후훕-!"

결국 도훈이 양주를 뿜고 말았다.

두 여자를 피해 정면으로 쏟아낸 술보라는, 도훈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던 샤대생의 얼굴로 쏟아졌다.

"헉!"

"어머나 세상에."

"괜찮니?"

난데없이 술 벼락을 맞게 된 샤대생은,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 그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얼굴에 묻은 술을 닦아냈다.

"형,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괘, 괜찮아. 일부러 그런것도 아닌데."

"하나도 안 괜찮아 보이는데?"

"그래. 화장실 가서 씻고와."

두 여자의 말은 위로라기보단 축객령에 가까웠다.

면상 꼴도 보기 싫으니 어서 치우라는 말.

샤대생은 울먹이는 표정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씨발, 진짜 되는 일이 없구나. 그래도 참아야지. 저런 여자들이랑 또 언제 나이트에서 만나보겠어? 어차피 머릿수는 맞춰지게 되어 있어.’

그는 3 vs 3인 쪽수만을 생각했다.

지금에야 도훈을 두고 옥신각신 다투지만, 결국 한 명은 자신에게 올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사실 둘 다 연예인처럼 예뻤기 때문에 누가 파트너가 되건 상관없다고 여겼다.

샤대생이 터벅터벅 화장실로 사라지자 곧 그는 안중에도 없는 인물이 되었다. 다시 시스루가 말했다.

"너 확실히 말해. 둘 중 누가 더 큰지."

"진짜로 만지라고요?"

"그럼 가짜로 만지니?"

"아뇨. 옷 위로 만지면 뽕인지 아닌지 모르잖아요?"

도훈은 생각했다.

‘이쯤 되면 막 나가는 거야. 상대가 막장이면, 나는 더 막장으로.’

과연 도훈의 생각대로 시스루가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녀는 도훈의 대범한 행동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역시 훌륭하네. 뽕 찬 애들은 확실히 걸러야지, 안 그래?"

"왜 나보고 말하는데? 나 뽕 아닌데?"

"재밌겠다. 나도 껴줘."

방장의 파트너였던 젖소까지 끼어들었다.

풍만한 유방을 자랑하는 젖소는 본래부터 슴부심이 넘치는 여자였다.

"아이비, 넌 빠져."

"그래. 어디서 젖만 큰 게."

"뭐야, 자기들끼리만···."

"기둥이 얼른. 나부터 재."

시스루가 도훈의 두 손을 끌어당겨 옷 밑으로 집어넣었다. 보드라운 맨살을 느끼며 도훈의 손이 점점 위로 올라갔다.

잠자코 지켜보던 방장도 그 순간만큼은 침을 꿀꺽 삼켰다.

‘진짜로 만지는 건가? 계 탔네 저새끼. 아오 부럽다.’

도훈은 팽팽한 브레지어 와이어를 당겨 틈을 벌리고는 그대로 두손으로 시스루의 가슴을 감싸쥐었다.

"으! 차거."

"가만있어 봐요. 정확히 재야 하니까."

"응."

‘아, 따뜻해. 가슴 엄청 크구나.’

시스루의 가슴은 젖소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C컵은 넘었다. 도훈은 일부러 최대한 가슴 주변을 어루만지며 가슴의 크기를 가늠했다.

"어우야~ 너무 주무르는 거 아니니?"

시스루가 스키니 보고 들으라는 듯 비음을 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스키니가 눈이 뒤집혔다.

"야! 그만 빼! 충분히 쟀잖아!"

도훈은 어쩔 수 없이 손을 뺐다.

그의 손가락은 호빵을 감싸 쥔 것처럼 구부러져 있었다.

"이 만큼이네요. 제가 딱 기억하고 있을게요."

"나도 재."

격분한 스키니가 갑자기 등 뒤로 손을 넣더니 브래지어를 풀어냈다. 곧 달라붙는 면티 위로 그녀의 젖꼭지가 돌출되어 튀어나왔다.

"오! 제스민 노브라?"

"언니 이기려면 이 정도는 해야죠. 자 빨리 재라고."

"알겠습니다. 최대한 공정하게."

도훈은 입술이 씰룩거리려는 걸 참으며 천천히 옷 밑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장난 좀 쳐볼까?’

도훈은 가슴을 움켜쥐는 척하면서 손가락을 이용해 꼭지를 비틀었다.

"하앙!"

"앗, 실수."

"뭐야, 지금 제스민 느끼는 거?"

"닥쳐 아이비."

"아, 나도 누가 좀 만져주면 좋겠네."

"그럼 저라도."

방장이 호기롭게 덤벼들었지만 아이비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젖소가 정색했다.

"뭐래? 누가 오빠보고 부탁했어요?"

"아, 아니 그냥 난 농담한 건데···."

"그런 농담 별로 재미없거든요?"

샤대생에 이어 방장의 표정도 점점 일그러졌다.

모든 텐 프로 여성들의 관심을 받게 된 도훈이 갑자기 얄밉게 느껴졌다.

‘저 새끼가 진짜, 팀플을 그렇게 강조하니까.’

< 381. 조각모음-19-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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