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7. -애자매37- >
‘나 지금 당하는 거냐?’
도훈은 혼란스러운 상황에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강제로 당하는 건 분명한데, 어째서인지 쉽사리 선희를 밀쳐내지 못했다.
커질 대로 커진 대물은 이미 도훈의 통제를 벗어난 지 오래. 불륜은 한사코 불가라던 도훈은, 이율배반적인 자신의 몸뚱이에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안 돼! 유부녀는 건드리고 싶지 않아. 나도 그럼 똑같은 놈이 돼 버린다고!’
난봉꾼이 되고자 마음먹을 때 결심했던 것이 하나 있었다.
남의 여자는 건드리지 말자.
아니, 백번 양보해도 유부녀만큼은 안 된다.
이는 자신이 상간남에게 비참하게 살해당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70억 인구 중 여자가 절반이다. 차고 넘칠 만큼 여자가 많은데, 구태여 임자 있는 사람을 건드릴 필요가 없었다.
대게 유부녀들은 30대 이상이고, 자신은 겨우 대학 2학년밖에 안 되는 파릇파릇한 청년. 예쁘고 매력적인 솔로만 따 먹어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유부녀를 노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한편으로 도훈의 머릿속에선 기왕 이렇게 된 거, 될 대로 돼 버리라는 마음도 자라나기 시작했다. 눈앞에서 음란한 표정으로 잦이를 흔들어 대는 선희는 애초에 단란한 가정을 꾸리던 현모양처가 아니다. 심지어 남편이라는 작자는 젊은 여비서와 놀아
나면서, 왜곡된 욕망을 채우기 위해 아내에게 외간 남자를 붙이는 천하의 둘도 없는 쓰레기다.
도훈이 유부녀를 금기시했던 가장 큰 이유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현재의 선희와 관계한다 한들, 낙서 가득한 벽에다 한 글귀 더 보태는 수준에 불과했다. 수많은 배가 북적대는 항구에 배 한척 더 지나간들 흔적이나 남을 손가?
도훈은 신념이 무너지는 작금의 상황과, 멋대로 폭주해 버리는 육체의 배신 앞에 극심한 내적 갈등에 빠져들었다.
당장이라도 선희를 밀쳐내고 욕설을 퍼붓고 싶은 마음과, 자신이 먼저 건드린 것도 아닌데 편하게 즐기자는 상반된 심정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후자의 우위가 뚜렷해질 뿐이었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것은 아랫도리가 활개 치기 전 뿐이다. 이미 터질 것처럼 부푼 대물은 그의 변연계를 마비시키고 정신마저 굴복시켰다.
"하아-. 딱딱해라. 역시 어린애들은 싱싱해서 좋다니까?"
선희는 더 이상 욕망을 감추지 않았다.
대물을 끄집어낸 순간부터 그녀는 이미 본능에 몸을 맡겼다. 최 회장의 은인이라던가, 딸아이의 과외 선생이라는 직함은 조금의 걸림돌도 될 수 없었다. 그녀는 욕망이라는 전차에 올라탄 사악한 기수. 혓바닥이란 긴 채찍을 들고, 도훈이라는 종마를 유린하는
못된 주인일 따름이었다.
"어, 어머니···."
"도훈 군. 겁먹을 필요 전혀 없어. 누가 보는 것도 아니잖아? 도훈군은 그저 가만히 앉아 즐기기만 해."
도훈의 심각한 딜레마를, 단순히 들킬까 두려워하는 것으로 오해한 선희가 그를 다독였다. 고혹적인 톤으로 우는 아이를 달래는 말투는 악마의 속삭임처럼 달콤했다.
그렇게 천하의 난봉꾼 도훈을 한낱 애송이로 격하시킨 선희는, 끈나시를 젖히더니 커다란 가슴마저 끄집어냈다.
"내가 기분 좋게 해줄게요."
나시 위로 튀어나온 유방은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했다. 속된 말로 머리통이 두 개 더 달린 것 같았다. 유부녀 특유의 커다랗고 새까만 흑두는 아쉬웠지만, 그걸 상쇄할 만큼 솜사탕처럼 고운 피부결과 마시멜로처럼 말랑한 촉감이 일품이었다.
겨드랑이에 손바닥을 붙인 선희가 양옆에서 유방을 끌어 모으자 그 사이로 도훈의 대물이 꼭 맞게 들어갔다.
선희는 오랄로 잔뜩 묻힌 침을 윤활제 삼아 아래위로 들썩였다. 말캉한 살덩이가 주는 짜릿한 감각에 도훈의 엄지발가락이 살을 파고 들 것처럼 구부러졌다.
‘크헉, 엄청난 파이즈리! 삽입도 안 했는데 이 정도의 자극이라니!’
[확실히 대단한 내공입니다. 애무만으로 주인님을 이 정도까지 몰아붙이는 여성이라니.]
‘아아, 유부녀만큼은 절대 하고 싶지 않았는데···. 몸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아.’
[애초부터 비아그라 담긴 커피를 마셔서는 안 되는 거였습니다. 호시탐탐 주인님을 노리고 있는데, 알면서도 그걸 넙죽 받아 마시다니요.]
‘나라고 이리 갑작스레 덤벼들 줄 알았냐? 건드리지만 않으면 안 꼴렸을 거야. 잦이 컨트롤만큼은 자신 있었단 말이야!’
[과신은 좋지 못한 습관입니다. 사내의 아랫도리와 관련된 일에 대해선 결코 장담해서도 안 되고요.]
‘젠장! 천하의 이도훈이 여자에게 따먹히는 신세가 될 줄이야.’
"흐응, 도훈 군 물건은 길이가 있어서 입으로 빨 수도 있겠는 걸?"
한참 젖치기를 하던 선희가 가슴골 사이로 삐져나온 귀두를 한입에 삼켰다. 가랑이 사이에 찰싹 달라붙어 음란한 표정을 짓는 선희의 모습은 너무도 자극적이었다. 40대의 물오른 몸뚱이가 적나라한 욕망을 드러내자 도훈은 도저히 버틸 재간이 없었다.
"크흡!"
추-추팟!
통제를 벗어난 정액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놀란 듯 눈을 커다랗게 뜬 선희는, 이내 사랑스러운 미소를 짓더니 입 안 가득 머금은 정액을 꿀떡꿀떡 삼켰다. 그리고는 힘이 쇠한 도훈의 대물을 엄지와 검지사이에 꽉 잡아 끼우더니 다시 한 번 흔들어 댔다.
"남은 것도 마저 빼줄게요."
탁-탁탁-!
"으으으으!"
[쥐, 쥐어짜고 있습니다!]
‘하읏, 이게 무슨···.’
손가락으로 고리를 만들어 위로 밀어 올리는 모습은 젖소를 유축하는 장인의 솜씨를 방불케 했다. 여기서 더 나온다고? 하는 의심을 불식시키기라도 것처럼, 선희의 비틀어 짜기 신공에 도훈은 한 번 더 허옇고 진득한 정액을 왈칵 쏟아냈다.
선희가 꿀렁거리는 잦이를 만족스럽게 바라보았다.
"역시 젊어서 그런지 그렇게 싸고도 더 나오는 것 좀 봐."
선희는 뒤이어 흘러나온 정액을 싹싹 핥아 먹더니 맛있는 요리를 탐미한 식도락가처럼 혓바닥으로 입가를 쓱 핥았다. 도훈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소파에 등을 기댄 체 패배감에 빠져들었다.
‘···당해버렸어. 아무런 저항도 못 하고.’
[주, 주인님···.]
‘유부녀랑 절대 안 하려 했던 내 결심을, 이리도 쉽게 무너뜨릴 줄이야.’
[자책 마십시오. 주인님은 당한 겁니다. 피해자일 뿐이라고요.]
‘아니야. 충분히 거부할 수 있었어. 힘으로 못이길 상대도 아니잖아. 아아, 결국 나는 내가 욕하던 그 불륜남하고 똑같은 사람이 되어 버렸구나.’
[그렇지 않습니다. 그저 대딸을 받은 것에 불과합니다. 삽입 한 것은 아니잖습니까? 아직 불륜이라고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비겁한 변명이야.’
[애초에 주인님 잘못이 아니잖습니까? 잘못이라면 약까지 먹이고 주인님을 추행한 정선희에게 있죠. 사기꾼이 욕먹어야지 사기 당했다고 손가락질 받는 게 말이 되나요?]
로시의 위로에 도훈이 조금씩 멘탈을 추슬렀다.
‘···역시 그렇지?’
[그럼요. 뭇 사내라면 100이면 100 함정에 빠졌을 겁니다.]
"호호. 이제 좀 가라앉은 거 같네."
입싸를 받아낸 선희가 도훈의 바지를 끌어 올리며 말했다.
"민망할 수 있다는 거 이해해요. 엄마뻘인 나한테 이런 모습을 보였으니···. 하지만 도훈 군이 힘들어 할 것 같아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끝까지 거짓말이구나. 저 음탕한 년.’
[아주 혼구녕을 내줘야 합니다. 주인님을 졸로 보고 있습니다.]
바짝 붙어 앉은 선희가 도훈의 손을 붙잡았다.
"그런데 어쩌지요? 도훈군의 물건을 풀어주다니 보니 이젠 내가 이렇게 되어버렸는걸···."
선희가 도훈의 손을 잡아끌더니 치마 속으로 집어넣었다. 흥건히 젖은 팬티가 도훈의 손끝에 닿자, 선희가 요염한 표정으로 속삭였다.
"도훈군, 하고 싶은 데로 해도 돼."
‘커흑. 난리도 아니네. 어떻게 이런 음탕한 여자가 다 있담?’
그때 2층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때마침 미애의 영어 과외가 끝난 것이었다.
선희가 인상을 찡그리더니 치마폭에서 도훈의 손을 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잠시 후 30대 여성이 계단에서 걸어 내려왔다.
"사모님. 과외 다 끝냈어요."
"수고 많았어요. 일하는 사람이 다 퇴근해 가지고 간식도 못 가져 드렸네요."
"별 말씀을요. 전 그럼 이만···."
영어 선생이 나가자 2층에서 미애가 뛰쳐나왔다.
"엄마, 오빠 왔어?"
"미애야. 오빠가 아니고 선생님이라 부르래도."
"응, 도훈 선생님. 얼른 과외해요. 나 숙제 다 해놨어."
"호호. 우리 애가 선생님을 무척 좋아하나 보네. 저렇게나 열심히라니···. 선생님 곧 올라갈 테니까 문제집 펴놓고 기다리렴."
"응!"
미애가 사라지자 선희가 조용히 속삭였다.
"과외 끝나면 나랑 얘기 좀 하다가요, 안방에서 기다리고 있을테니."
도훈은 애매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가방을 챙겨 2층으로 올랐다.
그의 뒷모습을 보며 선희가 입맛을 다셨다.
***
"샘, 숙제 다 했어요. 확인해 봐요."
미애가 신이 나서 소리쳤지만 도무지 문제집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방금 전 선희와 있었던 일로 머릿속이 엉망이었다.
‘제기랄! 일방적으로 당하고 말았어. 그것도 애송이 취급이나 받으면서!’
[분하십니까?]
‘분하지! 분해서 이가 갈릴 지경이야. 환생 이후 여자한테 이런 대접을 받은 적 한 번도 없었는데···.’
[하지만 마땅히 응징할 방법이 없습니다. 까불지 못하게 본때를 보여줘야 하는데 주인님이 불륜을 혐오하시니···.]
‘그게 더 억울해. 나를 좆밥으로 여긴다는 게.’
"오빠, 무슨 생각해?"
"어? 아, 아니 잠깐···."
"뭐야 증말! 난 샘이랑 약속 지키려고 어제 밤새 문제 풀었는데!"
"미안. 다시 봐줄게. 답지랑 맞춰보자."
선희에게 일방적으로 당한 것이 열 받긴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었다. 멘탈이 흔들린다고 기껏 공들인 업적마저 흐지부지 만들 순 없다.
나는 답지와 문제를 번갈아가며 점수를 매겼다. 1단원 전체가 대상이었기 때문에 양이 만만치 않았다. 한참을 메기고 나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헤헤! 다 맞았당!"
"대단한데?"
"엄청 열심히 풀었다고. 오빠한테 칭찬받으려고. 예뻐해 줘."
"그래. 대견하다. 정말 수고했어. 이러면 내가 가르칠 부분이 없잖아?"
"참, 준비한 상은 뭐야? 나 엄청 기대하고 있다고."
미애가 두 손으로 턱을 받치더니 커다란 눈을 깜빡거렸다. 앙증맞은 포즈에 절로 아빠미소가 지어졌다.
‘애교가 장난 아니군.’
[세 딸 중 미애양이 가장 사랑스러운 것 같습니다.]
‘그러게. 제 엄마는 엄청난 변태인데 어떻게 이렇게 귀여운 딸이 나온 거지?’
"혹시 갖고 싶은 거 있어?"
"갖고 싶은 거?"
"사실 하루 만에 이걸 다 풀어 놓을 줄은 생각 못했어. 그래서 따로 상을 준비하지 못했거든. 대신 네가 갖고 싶은 걸 사줄게."
선물이 없다는 소리에 미애가 실망한 것처럼 볼에 바람을 잔뜩 집어넣었다. 도토리를 숨긴 다람쥐 같은 모습이 안아주고 싶은 만큼 매력적이었다.
"뭐야! 갖고 싶은 거 이미 아빠가 다 사줬거든?"
"그, 그래?"
"그럼 내 부탁 하나 들어줘."
"부탁이라니?"
"음, 미리 말하면 재미없으니까 뭐든 내가 원하는 부탁 하나 들어주기. 어때? 콜?"
얘는 또 무슨 꿍꿍이지.
"알았어. 들어줄게."
"약속."
"방금 약속 했잖아."
"아니, 새끼손가락 걸고 지장도 찍어야지."
흠, 막둥이라 그런지 정신연령이 무슨···.
"알았어."
미애는 새끼를 걸고 엄지손가락을 마주 붙이더니 신이 나서 소리쳤다.
"분명 약속했다? 내가 원하는 부탁 들어주기로?"
"대체 무슨 부탁 하려고?"
미애는 대답 없이 의자에서 일어서더니 방문의 잠금장치를 눌러 잠갔다. 불쑥 ‘섹시가 여자를 만든다’는 대사가 데자뷰처럼 스쳐갔다.
"무, 문은 왜 잠가?"
"어제처럼 엄마가 불쑥 들어 올까봐."
"엉?"
"그런 게 있어."
미애는 다시 자리에 앉더니 나에게 물었다.
"오빠. 부탁 하는 거 지금 써도 되지?"
뭔데 자꾸 이렇게 뜸을 들이지? 불안하네.
"말해봐."
"나··· 남자거 한 번만 보고 싶어."
"어?!"
[캬! 그 엄마에 그 딸이군요. 대단합니다.]
‘뭐라 할 말이 없구만. 이 집안 여자들 음기는 어느 정도 인거야?’
[저렇게까지 나오는데 거부할 필요 있습니까? 후딱 해치우시죠.]
‘당연히. 선희한테 당한 걸 이제 미애한테 돌려줄 차례군.’
마음과는 달리 나는 짐짓 화난 것처럼 미애를 혼냈다.
"땍, 장난이 심하네."
"장난 아닌데?"
"설마 진짜로 보여 달란 소리였어?"
"오빠가 방금 약속했잖아. 무조건 부탁 들어주기로."
"아니 그래도 그건 좀···. 그걸 봐서 뭐하게?"
"궁금하니까. 오빠는 안 궁금했어? 아이스깨끼 같은 거 한 번도 안 해봤어?"
"그거야 멋모를 때고."
"힝, 나빠. 손가락 지장까지 찍어놓고 들어주지도 않아. 오빤 거짓말 쟁이야."
"아니, 다른 부탁도 아니고···. 좀 그렇잖아."
"몰라. 속상해. 내 친구들은 이미 다 봤다는데."
"무슨 소리야?"
"아까 친구랑 통화했거든. 남자친구랑 잤다면서 어찌나 나한테 자랑을 하던지···. 난 대학 못가서 남친도 못 사귀고. 흑흑. 그것도 구경도 못하고."
‘헐, 고작 저런 이유야?’
[한창 왕성할 나이니까 궁금할 순 있겠죠. 뭐, 그렇다고 해도 정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어쨌든 본인이 자청하는데 마다할 필요가 없지.’
"정말 그게 그렇게 보고 싶니?"
"응!"
"휴-. 너네 부모님이 아시면 나 짤린다."
"걱정 마. 내가 절대 오빠 안 짤리게 해줄게."
"진짜로 보기만 하는 거야 알았지?"
"알았다니까. 얼른 꺼내봐."
미애가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 바짓가랑이 사이를 쳐다보았다.
나는 서서히 지퍼를 내리며 생각했다.
‘무사가 칼을 뽑으면 무라도 써는 것처럼, 내가 대물을 꺼내면 어디든 뚫어야 하는 걸 모르나 보군. 최 미애, 엄마의 죗값을 대신 받아라.’
< 337. -애자매37-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