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6. 애자매-26- >
밑이 간질간질한 것이 슬슬 자극이 왔다.
욕구가 치민 수애는 도훈이 베고 잘 베개를 끌어당겨 허벅지 안쪽에 끼웠다. 그리고는 베개 모서리를 사타구니에 바짝 붙이더니 허리를 앞뒤로 흔들며 클리토리스에 닿는 자극을 즐겼다.
도훈과 몸을 섞는 상상을 하자 금세 팬티가 축축해졌다.
‘아아···.왜 자위하는 데 그 자식 생각이.’
평소 그녀가 주로 떠올리던 상상 속의 남자는 대학 1학년 때 짝사랑하던 문학 동아리 선배였다. 그녀의 순결을 빼앗간 첫 상대.
뿔테 안경을 쓰고, 가끔 시집을 읽던 그는 지금의 도훈과는 전혀 이미지가 달랐다. 수애는 그런 선배의 얼굴을 떠올리며 자위를 즐기곤 했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그녀의 상상 속에서 잘 생기고 몸 좋은 도훈이 자신을 과격하게 따먹고 있었다.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거칠게 속옷을 찢으며, 강제로 삽입하는 장면이 연상되었다.
그러자 팬티가 흠뻑 젖었다. 베개에 클리토리스를 비비던 수애는 평소보다 많은 양의 애액에 화들짝 놀랐다.
‘헉, 내가 진짜 왜 이러지?’
수애는 생리 직전이라서 그럴 거라 생각했다.
뭇 여성들이 생리 직전 성욕이 폭발하는 이유는, 조금 있으면 허물어져 버릴 자궁내막에 어떻게든 정자를 받기 위한 본능일 따름.
그녀는 도훈의 영향을 부정했지만, 실제로 1층 거실에 있는 도훈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젠 얼굴조차 흐릿한 안경 선배보다, 원하면 당장이라도 눈앞에 볼 수 있는 도훈이 더 직접적인 자극제였다. 그처럼 젊고 싱싱한 남자가 집에서 자고 간 경우는 이제껏 한 번도 없었다. 그런 상황 요소가 그녀를 들끓게 했다.
"아아···. 도저히 못 참겠어. 이걸로 부족해."
수애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어질러진 이불을 바로 펴고 곧장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왠지 가장 큰 딜도가 필요할 것 같다.
***
‘으음, 점점 취기가 오르는 것 같은데.’
[정신 차리셔야 합니다, 주인님. 이곳에 온 목적을 잊지 마십시오.]
‘알아, 나도 안다고. 근데 몸이 술을 못 받아들이는 걸 어떡해? 이런 덩칫값도 못 하는 쓸모없는 몸뚱이 같으니라고.’
[본래 술이란 알콜 분해효소가 없는 사람에겐 어쩔 수 없는 법입니다. 어쨌든 정신을 집중하시어 꼭 거사를 치르시길.]
도훈의 몸이 흐느적거리자 그 모습을 본 민식이 속으로 비웃었다.
‘술 못 마신다는 말이 진짜였나 보군? 쯧쯧. 어린 자식이 기고만장하더니만 언더락 몇 잔에 휘청거리는 것 좀 보소.’
"벌써 취한 건 아니지, 도훈군?"
"아닙니다. 근데 술이 좀 쎄네요."
"이거 45도밖에 안 돼는데? 이 정도 도수면 러시아 애들은 맥주처럼 굴떡꿀떡 마셔."
"제가 유난히 술이 약한 편이라···."
"도훈 학생. 피곤하면 그만 자러 가도 돼요. 아까 둘째한테 손님방 준비시켜 놨어요."
선희의 나긋나긋한 톤이 마치 자장가처럼 들렸다.
도훈은 그녀의 화사한 미소에 번쩍 정신을 차렸다.
‘이래선 안 돼. 띨띨한 최민식은 몰라도 정선희는 빈틈을 보여선 안 되는 사람이야.’
[한데 정선희가 주인님께 술을 권했을까요? 최 사장이 분명 자신만 마시겠다 했는데, 굳이 주인님 드시라면서 잔까지 가져왔잖습니까?]
‘어쩌면 내 추측인데, 정선희가 나를 따먹으려고 작정한 것 같아.’
[정말로요?]
‘응. 촉이 와. 로시 네가 저번에 그랬잖아. 정보창을 쓰면 쓸수록 내 육감 역시 발달한다고. 아까부터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거든. 희애 일도 어느 정도 눈치챈 것 같고.’
[그래도 남편도 같이 있는데···.]
‘남편 재우고 나서 덮칠 요량이겠지. 사실 따지고 보면 일부러 바지에 물을 흘리고, 몸에 딱 붙는 츄리닝을 준 것부터가 내 물건 사이즈를 확인하려는 꼼수였어. 대물을 본데다, 희애랑 놀아나는 걸 봤으니 곱게 안보내겠다는 심삼일 거야.’
[그러니까 주인님 추측으로는, 대물을 확인한 정선희가 주인님께 욕심을 내고 강간을 위한 목적으로 주인님을 이 집에 재우려 한다는 말씀이신 거죠?]
‘정확해.’
[이건 너무 나간 거 아닌가요? 여자가 어떻게 남자를 강간을 할 수 있죠?]
‘보통이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 하지만 타락으로 물든 정선희라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일이야. 그리고 말이 강간이지, 어쨌든 여자가 덮치는 순간 남자는 반응하지 않을 수 없거든. 자고 있는데 잦이라도 빨려봐. 깨어났더니 위에서 여자가 방아 찧고 있으면
어느 남자가 싫다고 밀쳐내겠어?’
[아아. 이해가 됩니다.]
‘하여간 정선희는 어떻게 해서든 오늘 밤 나를 따먹을 생각인 것 같아. 물론 최종 목표는 대놓고 남편 앞에서 나랑 하려는 것일 테지만.’
[그렇게 추측만 마시고 직접 정보창으로 들여다 보는 게 어떻습니까?]
‘아냐. 겨우 쿨 타임 돌아왔는데 아껴둬야지. 지금 당장은 공략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거든.’
도훈은 2층으로 올라간 수애를 떠올렸다.
애자매 중 둘째 수애. 그 까칠한 자위 중독녀에게 함께하는 것의 즐거움을 알려줄 생각이었다.
도훈은 마신 것 이상으로 취한 연기를 하다 두 사람에게 말했다.
"제가 버텨 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네요. 내일 아침 수업도 있고 해서 이만 자러 가야 할 것 같습니다."
"허어! 이제 시작인데 벌써 들어가려고?"
"여보. 당신이 붙잡는 바람에 도훈 군이 무리해서 우리 집에서 자고 가는 거잖아요. 내일 수업도 있다는데 적당히 해요."
선희의 만류에 민식도 더는 강요하지 않았다.
생각 이상으로 그녀의 영향력은 가족 전반에 미쳐있었다.
"거참, 술은 혼자 마시면 흥이 식어버리는데."
"남은 건 저랑 마셔요. 어차피 안주도 아직 남았으니까요."
"그럴까?"
부부가 서로의 빈 잔에 술을 따르기 시작하자 도훈이 잘에서 일어섰다.
"그럼 두 분 안녕히 주무세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요. 도훈 학생. 그리고 내일 아침은 꼭 들고 가도록 해요. 해장으로 북엇국 끓여 놓을게요."
"감사합니다."
도훈은 꾸벅 인사를 마치고 2층으로 올라갔다.
정선희는 남편과 잔을 부딪치는 중에도 도훈의 뒷모습을 보며 침을 삼켰다.
***
아까 올라간 수애가 다시 내려오지 않았으니, 여기 어딘가에 그녀의 방이 있다는 의미다.
나는 탐정처럼 2층 곳곳을 뒤지며 수애의 방을 찾았다.
오래지 않아 수애 방으로 추정되는 공간을 찾을 수 있었다. 문고리에 걸린 팻말이 예사롭지 않았다.
-DO NOT DISTURB-
(방해하지 마시오)
‘이건 호텔에서나 쓰는 팻말 아닌가? 취향 하곤 참.’
아마도 이 집안의 가정부들이 청소를 위해 함부로 방에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기 붙인 경고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녀가 왜 자신의 방을 꽁꽁 감추려는지 이유를 알고 있다.
‘정보창에서 봤을 땐 딜도가 스무개랬나? 방송용으로 어쩔 수 없이 장비를 구비했던 하서윤보다 더 많다니, 나원 참.’
그녀의 옆 방은 아까 내가 바지를 갈아입을 때 들어갔던 게스트룸이었다. 즉, 두 방이 벽 하나를 두고 붙어있다는 소리.
‘후후. 일이 잘 풀리려니까 이런 행운도 있군. 하필 내 옆 방이라.’
위치를 파악한 나는 최대한 발소리를 줄여 수애의 방문 앞으로 이동했다. 일전에 나연에게 습득한 운동 능력 중 ‘발레’를 응용한 걸음걸이였다.
사뿐사뿐 문 앞까지 다가간 나는 방문에 대고 귀를 기울였다. 안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흐음, 벌써 잠들어 버렸으면 곤란한데.’
[어쩌실 계획인데요?]
‘아까 정보창에서 봤을 때 수애 해시테그 기억나지?’
[네. 자위 중독, 쎈 누나, 강간 판타지 말입니까?]
‘그렇지. 상세화된 공략 팁으로 봤을 때 그녀는 매일 자위를 한다고 했어.’
[그런데요?]
‘그녀가 2층으로 올라간 지 겨우 30분이야. 매일 자위를 즐기는 그녀라면, 벌써 잠들 리가 없지.’
[호오.]
‘근데 신기할 정도로 조용하단 말이지.’
[소리 안 내고 몰래 만지작 거리는 게 아닐까요?]
‘그럴지도 모르지. 아니면 방음이 잘 돼 조그만 신음 정도는 밖으로 안 새 나오는 걸지도. 안 되겠다. 로시, 지난 번 썼던 음향 증폭기 있지?’
[네.]
‘그거 구매해줘. 도안은 대충 통닭 쿠폰으로.’
[알겠습니다. 200 포인트를 소모해 음향 증폭 스티커를 구매하겠습니다.]
배송 완료 메시지가 전달 되자 나는 호주머니에 쿠폰을 꺼내 방문 앞에 붙였다. 그리고 옆방으로 이동해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
[부착에 성공했습니다. 음향 증폭기와 스마트워치를 연결하시겠습니까?]
‘연결해.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지 한번 들어보자고.’
곧 스마트 워치에서 수애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게 왜 이렇게 진동이 약하지? 건전지가 다 됐나? 아씨. 새 건전지는 거실에 있는데."
‘역시, 안 자고 있을 줄 알았다니까.’
[방금 전 조용했던 이유는 전동 딜도의 전지가 다 되었기 때문인가 보군요.]
‘대체 얼마나 해댔으면 건전지가 다 떨어질까? 자위 중독이 심각하긴 심각한가 보구나.’
[그런데 저로선 좀 납득이 안가네요.]
‘뭐가?’
[객관적으로 봤을 때 수애 양의 외모는 지금껏 주인님이 만난 여성 중에서도 최상위에 속합니다.]
‘아무래도 그렇지. 제 엄마 젊었을 때 모습을 빼다 박았으니까.’
[그런데 왜 남자친구도 없이 매일 스스로를 위로하는 걸까요? 미애 양이야 재수생 신분에다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이해가 되지만, 그녀는 스물넷이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언니 희애처럼 즐길 수 있을 텐데요.]
‘아마 가슴이 작아서?’
[에이, 그거야 주인님 취향이고요. 세상엔 빈유를 좋아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게다가 저 정도 얼굴이면 트렌스젠더라고 밝혀도 좋다는 남자들 있을걸요?]
‘물론 농담이지. 다만 로시 네가 한가지 알아둬야 할 게 있어.’
[어떤 거죠?]
‘네 말은 이런 거잖아. 예쁜 여자는 무조건 남자친구랑 섹스할 것이다. 덜 예쁜 여자는 남자가 없으니 무조건 혼자서 풀 것이다. 라는.’
[그런 경향은 분명 있습니다. 통계적으로도···.]
‘물론 통계적으론 그렇지. 하지만 통계가 꼭 모든 사람에게 들어맞는 진실은 아니야. 지금 옆 방에서 혼자 끙끙대는 수애같은 이레귤러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는 소리지. 난 왜 수애가 혼자서 저러는지 대충 알 것도 같은데?’
[정말요?]
‘우선 수애는 지나치게 도도해. 속된 말로 싹퉁머리 없어 보여. 아무리 섹스에 환장한 남자라도 저렇게 차가운 여자 앞에선 잦이가 식어버릴걸.’
[에이, 설마요.]
‘더 큰 문제는 그게 원래 본연의 모습이 아니라, 나약하고 수줍음 많은 성격을 감추기 위한 반동이라는 거야. 본성에 맞지 않는 연기를 하고 있으니 더더욱 괴리감이 큰 거지. 아마 수애를 오랫동안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 아니라면, 성격 참 지랄 맞다고 생각할
걸? 나만 해도 정보창의 본심을 알기 전까지는 그저 싹수없는 년인 줄로만 알았으니까. 말도 툭툭 던지고, 차갑게 흘겨보기나 하고.’
[호오.]
‘근데 그게 자신의 진짜 모습이 전혀 아니라는 거지. 어쩌다 저렇게 꼬이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정상적으로 자라났다면 부끄러움 많은 소심쟁이가 되었을 거야. 아마 집안 배경이나 지나치게 뛰어난 외모 때문인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면 안타까운 여자지.’
[역시, 주인님은 여성심리 분석에 탁월한 소질이 있으시군요. 전생에 전공을 잘못 선택하신 거 아닙니까?]
‘뭐래? 이게 다 정보창 덕분인걸. 엇, 또 뭐라 혼잣말한다. 들어보자.’
"기껏 열었더니 이건 AAA사이즈잖아? 무슨 내 가슴 사이즈도 아니고···."
‘풉-! 들었냐? 지 가슴 트리플 에이라는데?’
[네, 들었습니다. 주인님 말대로 혼자 있을 땐 은근 귀여운 구석이 있군요.]
‘그나저나 혼잣말 디게 많이 하네. 저것도 아마 친구들과 자주 못 어울리다 보니 생긴 버릇일거야. 아주 생중계를 하는 구나.’
"아아···. 이렇게 많이 모았는데 어쩜 맘에 드는 게 하나도 없니. 이렇게 작은 걸로는 성에 안 찬단 말이야."
[그녀가 안달이 나 있군요. 슬슬 움직이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가만. 정보창으로 확인해 보고. 이러려고 아껴놓은 건데.’
나는 게스트룸의 침대 위치를 확인했다. 옆 방이 이 방과 똑같은 구조라고 가정한다면 대략 이쯤.
여기서 3M 내에 수애가 누운 침대가 있을 것이다.
‘로시, 수애 정보창 열 수 있겠어?’
[측량 성공입니다. 이젠 돗자리 깔아도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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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최수애 (비처녀, 20세 5개월)
나이 : 23
호감도 : 78/100
개방성 : E
성감대 : 대음순, 소음순, 회음부
*애무 포인트 : 대부분의 성감대가 성기 주위에 몰려 있습니다. 물고 빠는 커닐링구스에 극단적으로 취약합니다.
성욕지수 : 높음.
공략팁
*그녀는 당신에게 굉장한 호감이 있습니다.
-그녀는 잘생긴 남자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호감을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러 자주 오해를 사는 편입니다.
-그녀는 누군가 자신을 강제로 겁탈해 주었으면 하는 강간 판타지를 꿈꿉니다.
-추천 행동 : 그녀는 지금 당장 자신의 뜨거운 몸을 식혀주길 원합니다. 당신이 덮친다면 겉으론 거부하면서도 속으론 환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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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 진입각 나왔다. 이번에는 강제로 덮치는 컨셉이야.'
< 326. 애자매-26-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