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4. 오빠랑 MT갈래?-34- >
지연의 그곳은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별다른 자극도 없는데 젖어있는 걸 보면, 필시 머릿속으로 음탕한 상상을 하고 있던 게 틀림없었다.
‘얘도 이제 대놓고 밝히는 구나. 혹시 내가 가진 대물에 무슨 중독성 같은 게 있는 걸까?’
대물을 한 번 맛본 여자들은 쉽사리 떨어져 나가지 못했다. 도훈은 그것이 단순히 대물이 가진 특별함 때문인지, 자신의 섹스킬 때문인지 궁금했다.
‘단순히 크다고 좋아하는 거면, 그렇게 열과 성을 다할 필요도 없는 거잖아? 지연이한테 한 번 물어볼까?’
도훈이 밑을 어루만지며 지연에게 물었다.
"나 궁금한 게 하나 있어."
"흐읏! 거, 거길 만지면서 묻지 말라고!"
"여자들은 정말 크면 다 좋은 거야?"
"응?"
"아니, 남자 물건이 클수록 더 잘 느끼나 해서."
지연은 밀려오는 자극에 다리가 후들거렸다. 도훈의 집요한 손가락 장난에 똑바로 서있기가 힘들어진 그녀는, 도훈의 어깨를 짚으며 몸을 지탱해야 했다.
"가, 갑자기 그런 걸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해야 해?"
"그냥 솔직히 대답해줘. 물건 큰 사람이 좋아, 아니면 테크닉 좋은 사람이 좋아?"
찌꺽-찌꺽-
도훈은 묻는 와중에도 손가락을 멈추질 않았다.
"흐아앗, 하앗, 대, 대답을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잠시 멈출까?"
도훈이 팬티 속에서 손을 끄집어 냈다. 물기 묻은 손을 흔들어 털자, 지연의 민망함에 얼굴을 붉혔다.
"아아···. 부끄럽게. 굳이 내 앞에서."
"많이도 흘렸네. 더 담구고 있다간 손가락 쭈글이 됐겠다."
"야! 너, 진짜!"
"어? 이제 반말한다?"
"어머! 제가 그랬어요, 오빠?"
오락가락 하는 지연의 반응이 우스워 도훈이 실소를 흘렸다. 그러더니 다시 물었다.
"아참, 질문에 대답 안 해 줄 거야?"
"그러니까 큰 게 좋냐고? 테크닉 좋은 사람이 좋냐고?"
"응."
"근데 그건 갑자기 왜 묻는데?"
"궁금하니까. 여자들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난 여자가 아니니까."
"호오···."
지연도 흥미를 느끼는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일단 크기만 해선 별로 느낌이 안 와."
"그래?"
"잠시 꺼내볼래?"
"여기서?"
"자기는 무슨 제 집 드나들 듯 멋대로 집어 넣어놓고, 보여주기도 싫다는 거야?"
할 말이 없어진 도훈이 바지를 내리더니 대물을 끄집어냈다. 달밤에 비춘 대물이 살짝 발기된 체 껄떡거렸다.
"아직 다 안 섰네?"
"그냥 만지기만 해가지곤···."
실은 연속된 방출로 힘이 쇠한 상태였다.
보통 때라면 이미 바짝 꼴렸을 것이다.
"이러면 제대로 관찰할 수가 없잖아."
지연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물을 쥐고 어루만졌다. 섬세한 손동작에 대물이 슬슬 부풀었다.
‘으으. 아직도 꼴리다니. 이젠 불알마저 땅길 지경인데···.’
대물이 적당히 부풀자 지연이 말했다.
"이제 보인다. 봐, 니껀 이쪽이 두텁잖아."
지연이 버섯머리처럼 부푼 귀두를 가리켰다.
"좆 대가리?"
"넌 어쩜 말을 해도 교양 없게···."
"암튼 여기가 왜?"
"이 부분이 두꺼운 게 좋은 거 같아. 무작정 긴 것 보다."
"호오, 길이보단 두께란 소린가?"
"근데 너무 짧고 두껍기만 해도 재미는 없지. 끝까지 닿을 때 느낌이 또 다르니까."
지연의 손이 귀두를 훑어 지나가더니 이번엔 밑둥으로 향했다.
"그리고 여기 휘어진 부분."
그녀는 위쪽으로 살짝 꺾인 굴절도에 집중했다.
"도훈이 니껀 모양이 위로 꺾인 형태잖아. 그래서 더 느낌이 잘 와."
"결론은 두께랑 모양이란 소리구나. 어쨌든 큰 게 좋다는 거네? 스킬보다?"
지연은 한참 생각하더니 다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물건이 튼실해도 스킬이 별로면 재미없지."
"응?"
"그러니까 음···. 내 생각엔 둘 다 중요해. 도훈이 넌 테크닉도 훌륭하잖아."
"다 좋다는 소리야 그냥?"
"으음, 몰라! 너무 질문이 어렵다고. 그런 건 왜 물어보는데?"
"그냥 궁금해서. 여자들이 나랑 자고 나면 쉽게 못 떨어져 나가는 이유가 뭘까 하고."
도훈이 다시 바지를 추슬러 대물을 집어넣자 지연이 아쉬운 눈길로 한참 쳐다보았다.
"너는 요물이야."
"요물?"
"몰라. 너랑 했던 기억이 너무 좋았어. 처음으로 오르가즘이란 걸 느꼈으니까."
"흐흐. 그러니까, 그런 기분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은 거구나?"
"아마도? 이래서 여자들이 너한테 중독되나봐."
필요했던 궁금증은 해결하지 못했지만, 도훈은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여자에게 요물이라는 소릴 듣게 될 줄이야.
‘한마디로 대물은 도깨비 방망이로군. 여자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그렇다고 봐야죠. 이상적인 모양새와 파워, 테크닉에 정력까지 갖추었으니 여자들이 못 떨어져나갈 만도 합니다.]
‘흐음. 생각해보니 이건 지능지수보다 불공평한데?’
[왜 말입니까?]
‘머리 나쁜 건 두 배, 세 배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거든. 남들 8시간 잘 때 4시간 자는 식으로. 하지만 물건이 작으면 예선통과도 못하는 셈이잖아.’
[따지고 보면 그렇게 되나요?]
‘뭐 어쨌든, 대물로 태어나서 다행이야. 적마저 우리 편으로 만드는 마법의 몽둥이가 나한테 달려 있으니.’
[후후, 부디 훌륭한 물건 소중히 다루시길 바랍니다.]
다시 만날 약속을 잡은 도훈은 지연을 돌려보내고 텐트로 복귀했다. 텐트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성수가 그를 불렀다.
"여어! 이쪽이다. 인기남!"
***
"여어! 이쪽이다. 인기남!"
"형. 저 찾으셨어요?"
"너 과팅하러 갔다며? 소문 다 놨어, 인마."
성수의 주변엔 3학년들과 4학년들이 둘러 앉아 있었다. 3학년 강민주와 4학년 오수정도 있었다.
‘윽, 하필 쟤들이 여기 있담?’
"도훈이 너 잘 나간다? 언제 또 미술 과랑 연이 닿았데?"
수정이 놀리듯 물었다. 어딘가 감정이 실린 목소리.
자기랑 벤치에서 물고 빨고 하다 다른 과 여자애들과 노닥거리고 왔다는 소리에 심술이 난 듯하다.
"오빠, 진짜에요? 1학년들이랑 과팅 나갔다는 거?"
유미도 믿기지 않는다는 투였다.
심지어 그녀와는 야외에서 묶어놓고 떡까지 쳤었지.
"그게 좀 소문이 와전된 거 같은데···."
나는 최대한 진솔한 태도로 상황을 설명했다.
순전히 후배 태영의 부탁으로 이루어진 자리이며, 주선자격으로 참석했을 뿐이라면서.
"근데 주선자랑은 어떻게 아는데요?"
유미가 꼬치꼬치 물었다. 이러니까 마치 취조 당하는 것 같다. 3,4학년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나의 입만 쳐다보고 있었다. 여러 사람의 눈길이 부담스럽다.
"수업에서 친해진 동생이야. 교양수업 듣다가."
"아···. 난 또 썸녀라고."
"썸녀라니?"
"오빠랑 썸타는 여자요."
"하하. 무슨 소리야. 내가 왜 굳이 우리 과를 두고···."
"오, 방금 발언 의미심장하다?"
누군가 또 치고 들어왔다. 대충 상황을 보니 나를 안줏거리로 놓고 얘기를 나누던 중이었던 것 같다. 이런 자리는 되도록 피했어야 했는데···. 갑자기 나를 호출한 성수가 원망스럽다. 아마도 등쌀에 못이긴 것일테지만.
"그러니까 우리 과에 맘에 드는 애가 있다는 소리지?"
"그게 누군데?"
3,4학년들은 재밌는 구경거리라도 생긴 것처럼 돌아가면서 질문을 했다. 이 순간만큼은 유미와 수정도 눈빛을 반짝거렸다. 설마하니 자신들을 염두하고 있는 것일까?
‘윽. 괜히 말실수 해가지고 곤욕 치르게 생겼는데···.’
[이럴 땐 정치인처럼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게 좋습니다.]
로시의 조언대로 대충 둘러댔다.
"아니 제 말은 굳이 다른 과랑 썸 타느니 우리 과도 괜찮다는 소리였어요."
"그러니까 그 대상이 누구냐고."
"이도훈. 아까부터 애들이 궁금해 하던데 너 진짜 우리과에 좋아하는 애 있는 거 아냐?"
질문 공세는 여전히 매서웠다.
3,4학년 중엔 나보다 나이 많은 선배들도 있었는데, 주로 그런 이들이 총대를 멨다. 내가 난감한 기색을 보이자 눈치 빠른 성수가 분위기를 전환했다.
"야야. 이러니까 도훈이 불러 놓고 심문하는 거 같잖아. 술이나 한 잔 하자."
"오빤, 왜 도훈 오빠 편 들어요?"
"맞어, 박성수. 궁금하니까 물어볼 수도 있는 거잖아."
"편들기는 무슨. 그냥 도훈이도 왔으니까 거국적으로 한 잔 하자는 거지."
성수가 적당히 얼버무리자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유미는 끝까지 대답을 듣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럼 우리 진실게임 할래요?"
"진실게임?"
"야! 우리가 무슨 애들도 아니고."
"아뇨. 다 성인이잖아요. 찐하게 19금으로, 어때요?"
유미의 제안이 솔깃했는지 몇 명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진짜?"
"여자들 정말 괜찮겠어?"
그룹에 여자는 모두 셋. 4학년 오수정, 3학년에 마유미 그리고 같은 3학년인 김민경. 술이 취한 수정이 오케이 사인을 냈다.
"뭐 어때, 난 콜."
민경도 분위기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재밌겠네. 대신 질문이 별로면 혼자 벌주 마시기로?"
갑자기 진실 게임의 장으로 바뀌면서 술자리의 분위기가 달아 올랐다. 멤버는 여자 셋과, 남자는 나까지 넷. 그중 성수를 제외하면 평소에 교류가 없던 4학년 장수생 형님 한분과 3학년 복학생이 있었다.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둘과 무슨 진실 게임을 한다고···.
그때 최연장자인 장수생 형님이 어깨를 으쓱하며 일어섰다.
"에이, 나는 관둘란다. 게임보단 역시 술이 낫지."
그는 술이나 마시는 편이 낫겠다며 자리를 일어서더니 다른 모임으로 이동했다. 결국 최종 멤버는 남 셋, 여 셋.
이 중 3학년 복학생은 성수보다 1살 많았는데, 지난 번 배구부 연습경기 때 안면이 익은 사람이었다. 이름이 공문수라던가? 아까부터 유미를 힐끔거리는 모습이 학회장에게 관심이 많아 보인다.
"근데 거짓말 하면 어떡해?"
"아, 나 그거 있어. 거짓말 탐지기."
"그런 게 있다고?"
"어. 게임할 때 쓰려고 혹시 몰라 챙겨왔지."
민경이 가방에서 조그만 기계를 꺼냈다. 손바닥을 댄 뒤 거짓말을 말하면 따끔한 전기 충격을 주는 장난감 장치였다.
손끝에 흐르는 전도율의 차이로 거짓말을 판별한다고 하는데, 투박한 모양에 비해 상당히 정확도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이런 건 대체 어디서 구하는 거야?"
"몰랐어? 쇼핑몰에서 한참 핫 했는데. 티비에 자주 나오잖아."
"거짓말 탐지기도 있겠다, 이거 흥미진진하겠는데? 그럼 나부터 고도리 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질문하고, 대답 못하면 벌주 마시는 걸로 하자."
"콜!"
"좋아요."
"벌주는 내가 제작하지."
성수가 신이 나서 나섰다.
그는 맥주 캔을 까더니 커다란 글라스 잔에 소주와 함께 들이 부었다. 소주 반 맥주 반 비율의 폭탄주였다.
‘흐억, 저걸 다 마셨다간···.’
도훈은 다 좋은데 알콜해독 기능이 떨어지는 게 유일한 흠이다. 지난 번 새터의 추억으로 보아, 저런 폭탄주를 두어 번만 마신다면 또 다시 필름이 끊기고 말 것이다.
‘이거 최악인데? 까딱 벌주 마셨다간 기껏 준비한 주지육림 퀘스트고 뭐고 다 망하게 생겼잖아?’
다들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게임의 시작을 고대했다. 그러나 나에겐 오늘 밤 봉착한 최악의 위기였다.
***
공문수가 먼저 젓가락을 들고 말했다.
질문할 사람이 젓가락을 세워 드는 게 규칙이었다.
"난 그럼, 마유미에게 질문."
"오! 동기사랑!"
"문수 오빠 유미한테 관심 있어요?"
"쉿-. 나에게 질문하고 싶으면 자기 차례됐을때 하시고."
질문의 대상으로 지목받은 유미는 영 표정이 좋지 못했다.
그녀는 같은 학년인 문수가 평소 자신에게 추근거리는 것을 영 못 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칫. 왜 하필 나야? 주제도 모르고 진짜.’
"유미 기계에 손 올려."
"오빠, 이상한 거 물으면 저 그냥 술 마실 거예요."
"처음이니까 약한 걸로 갈게. 우리 과에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 없다?"
장치에 손을 올린 유미가 긴장된 듯 눈을 깜빡거렸다.
"···없다."
삐-!
"아야!"
유미가 황급히 손을 땠다. 기계음이 울린 것으로 보아 전기충격이 가해졌던 모양이다.
"거짓말 하면 딱 걸리지."
"얼른 마셔. 규칙은 규칙이니까."
유미는 여장부답게 호쾌하게 폭탄주를 비웠다.
"쳇. 이 기계 순 엉터리잖아?"
그러면서 힐끔 도훈을 쳐다보며 윙크를 날렸다. 도훈은 피식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막상 유미가 걸린 것으로 보아 거짓말을 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끄헉-! 성수 오빠! 대체 소주를 얼마나 넣은 거예요!"
"공평하게 반반."
"와-! 진짜 벌주 너무 쎈데."
"그럼 이번엔 니가 섞어."
유미는 자기가 가장 먼저 걸린 게 분했던지 소주를 더 많이 조합해 벌주를 만들었다.
이어지는 질문의 시간.
젓가락을 든 민경이 이번엔 성수를 지목했다.
"난 부회장오빠한테. 오빠 손 올려요."
"유미야, 이거 얼마나 따끔한 거야?"
"뭘 그런 걸 물어요. 거짓말 안하면 되죠."
덩치 큰 성수가 긴장된 표정으로 기계에 손을 올리는 꼴이 퍽 우스웠다. 그는 전전긍긍해 하며 질문을 재촉했다.
"빨리 물어. 나 떨린다."
"긴장하지 마시고···. 뭘 물어봐야 벌주를 맥일까나?"
"난 무조건 진실만 말 할 거야."
"오케이, 좋아요. 그럼 나도 같은 질문."
"응? 난 수학과에 여친 있는데?"
성수는 수학과에 오래 사귄 여자 친구가 있었다. 미녀와 야수라고 불리며 나름 사범대에서 유명한 커플이었다. 민경이 아차 하는 표정을 짓더니 질문을 바꿨다.
"그럼, 질문 바꿔서···. 여친 말고 우리 과에 흔들린 여자가 있다 없다?"
"헉! 쌔다."
"야야. 이거 소문나면 성수오빠 매장 당할 텐데."
"여기서 있던 일은 무조건 비밀 보장으로 해."
성수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없다!!"
······.
"오! 진짠가 봐!"
"역시 의리있구나. 성수 오빤."
"이제 손때도 돼요."
성수가 자신의 차례를 무사히 통과하자, 이번에 수정의 차례였다. 이는 유미가 복수심에 만든 폭탄주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다는 소리.
수정은 도훈을 저격하기로 작정했는지 시작부터 도훈을 지목했다.
"난 인기남에게 질문, 이도훈 손 올려."
"야, 왜 난데?"
"만만한 게 너라서 그런다 왜? 얼른 안 올려?"
도훈이 침을 꿀꺽 삼키며 손을 올렸다.
수정이 능글맞게 도훈에게 물었다.
"여기서 자고 싶은 여자가 있다 없다?"
< 294. 오빠랑 MT갈래?-34-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