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8. 오빠랑 MT갈래? -28- >
"아니 넌 무슨 밧줄을 들고 다니니?"
수정이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
하긴 어떤 사람도 주머니 속에 밧줄을 넣고 다니진 않는다.
게다가 밧줄은 조그만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란 믿기 어려울 만큼 길었다. 마치 마술의 한 장면처럼, 밧줄이 하염없이 쏟아져 나오자 도훈 역시 난처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으헉! 뭐가 이렇게 길어? 이 사이즈면 여기서 나오면 안 되는 거잖아?’
[전송창구의 위치가 주머니로 설정되어 있으셔서 그렇습니다. 물건의 실제 크기와 무관하게 전송이 이루어지거든요. 일종의 아공간 블랙홀이랄까요?]
‘그런 거였음 미리 말을 해주던가! 난 또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긴 줄 알았잖아!’
[저라고 주인님이 대뜸 꺼낼 줄 알았겠습니까? 또 메저키스트의 밧줄은 ‘귀갑 묶기’까지 구현토록 재단되었기 때문에 길이가 제법 되는 편입니다.]
‘귀, 귀갑 묶기? 뭔지는 몰라도 변태 같은 느낌이 확 오는 데?’
[자세한 내용은 상세 설명을 참조하시지요.]
‘몰라, 일단 꺼낸 김에 수정이나 묶고 생각하자.’
"혹시 몰라서 챙겨왔지."
도훈의 얼토당토않은 별명에 수정이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다.
"바, 밧줄을? 도훈이 너 설마 그런 취향이었니?"
"무슨 취향? 훈련용으로 가져온 거래도."
"밧줄로 무슨 훈련을 해?"
"음, 이인삼각 달리기? 암튼 이걸로 할 수 있는 체력단련이 많거든."
"헐! 아무리 그래도 무슨 길이가···."
수정은 2m는 족히 넘어가는 밧줄에 놀라워했다. 온몸을 포박하고도 너끈히 남을 정도였다.
"심심하면 한 번 묶여볼래?"
"시, 싫어! 난데없이 밧줄에 왜 묶이니?"
"실은 꼭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
수정이 눈을 게슴츠레 뜨고 물었다.
"그게 뭔데?"
"구속플레이."
"흐익! 진짜로 변태였네, 이도훈! 독서실에서 덮칠 때부터 남다르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땐 너도 즐겨놓고 이제 와 딴소리야? 들킬까 봐 질질 싸던 사람이 누구였는데?"
"아무튼 이건 별로야! 왜 멀쩡한 사람을 묶으려고 해?"
"야동 같은 거 보면 묶어 놓고 하기도 하잖아. 어떤 기분인지 너무 궁금해."
"으!···. 싫어, 안 해! 다른 건 다 들어줘도 이건 사양할래."
"수정아, 살짝만. 응?"
도훈이 애걸복걸 사정했지만, 수정은 꿈쩍하지 않았다.
거듭되는 회유에 수정이 딱 잘라 말했다.
"무슨 길바닥에서 사람을 묶겠데! 정 해보고 싶음 나중에 모텔 갔을 때 하든가. 됐지?"
단호한 수정의 거절에 도훈도 난처해졌다.
새로 얻은 아이템을 시험차 꺼내 본 것인데, 수정은 눈곱만큼도 들어 줄 생각이 없던 것이다.
‘젠장! 이 아이템의 문제점을 바로 알겠군. 멀쩡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면 절대 스스로 묶이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야.’
[이 정도 패널티는 감수해야죠. 정신지배 도구가 사용까지 용이하다면 그야말로 사기템이니까요. 참고로 몇 가지 제한 사항이 더 있는 건 알고 계십니까?]
‘또 뭔데?’
[호감도가 낮은 사람을 속박할 시 역효과가 난다는 점입니다.]
‘으잉? 그건 무슨 소리야?’
[아무래도 주인님은 사용법부터 정확히 숙지하시는 편이 좋겠군요. 디스플레이를 참조 바랍니다.]
도훈이 힐끔 스마트 워치를 확인하자 아이템에 대한 설명이 나타났다.
[메저키스트의 밧줄]밧줄, SM마스터 위업 M보상.
-강한 구속력을 지닌 정신지배 도구로, 밧줄에 묶인 동안 최면에 빠진 것처럼 시전자를 향한 맹목적인 복종 상태에 빠짐.
*호감도 80이하의 상대에게 사용 시 ?20의 호감도가 차감.
*다음의 경우, 레벨 강등의 패널티 부과.
-최초 공략 시 밧줄을 이용한 강간 및 추행.
-MC를 통한 금전상의 탈취 등의 현행법상 민형사상의 책임을 유발하는 모든 행위, 혹은 해당 범죄의 사주.
*귀갑 묶기
-특수기
-귀갑 묶기에 성공한 상대는 포박이 풀린 후에도 24시간 정신지배가 유효함.
‘뭐, 뭐야 이건? 왜 이렇게 아이템 설명이 복잡해?’
[복잡할 것 전혀 없습니다. 쓰인 대로만 해석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정신지배를 할 수 있는 도구지만 호감도 80이하에게 사용 시 오히려 호감도가 깎이는 거랑, 처음 공략하는 상대에게 사용하게 되면··· 레, 레벨 강등? 이걸 쓰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정신지배 스킬은 그 부작용 때문에 엄격하게 제한된 조건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만약 위의 제한 조건이 없다면, 상대를 묶기만 해도 어떤 공략법도 필요 없는 그야말로 먼치킨 아이템이 돼버리거든요.]
‘음···. 듣고 보니 그렇기도 하겠네. 근데 MC라는 건 뭐야?’
[마인드 컨트롤(Mind Control)의 약자입니다. 사용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메저키스트의 밧줄에 묶인 상대는 오롯이 주인님의 명령에 절대복종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한테나 쓸 수 없다며? 이미 공략한 여자에게만 성적인 접근이 허락되고. 그게 무슨 MC야?’
[악용으로 인한 범죄를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서죠. 레벨 강등이라는 어마어마한 패널티는 물론, 신께서도 엄벌을 내리실 겁니다.]
‘체엣. 유미한테 온갖 수모를 당해가며 아이템을 구했는데 생각보다 무쓸모잖아? 이딴걸 어디다 쓴담?’
[낙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기공략한 상대에 한 해, 주인님이 원하는 대로 주무를 수 있거든요. 이 아이템은 정말로 강력한 정신지배 도구입니다. 게다가 귀갑 묶기에 성공한다면, 포박이 풀린 후에도 24시간 동안 주인님의 명령에 절대복종합니다.]
로시의 설명을 듣던 도훈의 머릿속에 번쩍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잠깐! 기 공략에 성공한 사람에게는 얼마든지 사용해도 된다고?’
[네.]
‘그것이 범죄만 아니면 상관없고?’
[물론입니다.]
‘이거구나!’
[네?]
‘드디어 찾았어. 주지육림 파티를 열 수 있는 결정적인 아이템!’
밧줄을 거머쥔 도훈이 손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
천신만고 끝에 핵심 아이템을 찾았지만, 여전히 밧줄의 효능에 대해선 확인 못 했다. 예상외로 수정이 완강한 태도로 포박을 허락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수정이를 묶어봐야 하는데···.’
우선 수정의 호감도부터 확인해야겠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에 하나 호감도가 80이하로 떨어진 상태라면 겨우 맞춘 ‘12명’ 중 하나를 잃을지도 모른다.
‘오수정에 대한 정보창 띄워.’
[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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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오수정 (비처녀, 일시 20세 7개월)
나이 : 23
호감도 : 88/100
개방성 : A
성감대 : 겨드랑이, 엉덩이, 목덜미
*애무 포인트 : 겨드랑이를 핥아주면 좋아 죽습니다.
성욕지수 : 매우 높음
공략팁
*위 대상은 이미 공략되었습니다.
*위 대상을 공략하여 ‘그 거미줄 내가 걷어주마’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그녀는 당신을 훌륭한 섹스파트너로 인식합니다.
?추천행동 : 섹스파트너긴 하지만, 그녀도 때론 감정의 교류를 원합니다. 분위기 있는 곳에서 은근슬쩍 손을 잡아 보십시오. 당신이 말려도 스스로 육탄돌격을 해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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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도 88이면 충분하군. 공략 팁을 읽어보니 내가 뭘 실수했는지 알겠어.’
[호오, 어떤 걸 말입니까?]
‘난 수정이가 평소 쿨한 성격이라 밧줄로 묶는 것도 쉽게 받아줄 거라 생각했거든. 근데 얘도 여자는 여자였네.’
[당연한 말씀을.]
‘좋아. 전략 수정.’
나는 밧줄을 대강 둘둘 감아 뒷주머니에 쑤셔 박았다.
"하하. 역시 여기선 좀 무리겠지? 나온 김에 산책이나 하다 갈래?"
"산책?"
"응. 아까 돌아다니면서 보니까 여기 은근 운치 있더라고."
"호오. 웬일이셔? 머릿속에 맨날 야한 생각만 하는 줄 알았더니?"
"풉- 내가 무슨 짐승이냐?"
"짐승은 맞지. 피."
수정이 혀를 낼름 내밀더니 앞장서 걸어갔다.
"같이 가!"
우린 한동안 밤길을 걸었다.
멀리 캠핑 장의 조명과 캠프파이어의 화려한 불꽃이 보였다. 별 가득한 밤 하늘과, 드문드문 들리는 풀벌레 소리가 어우러지며 시골 밤의 아름다운 야경을 만들어냈다.
"아! 좋다! 선생님 되면 시골발령도 나쁘지 않겠어."
"시골? 너 서울 치려는 거 아니었어?"
"고민 중이야. 서울이랑 경기도 중에서. 만약 경기도로 가게 되면 시골로 배치될 가능성도 크니까. 요샌 초임들은 다 외곽으로 보낸다더라고."
"흠, 도시 여자가 시골 생활에 잘 적응할는지 모르겠네? 감당할 수 있겠어?"
"뭐 어때? 애들 가르치면서 가끔 이렇게 공기 좋은 데서 산책도 하고···."
"옆에 나 같은 남자만 있으면 딱이겠네."
나는 천천히 수정의 손을 잡았다.
생각해보니 섹스까지 해 놓고 손을 잡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수정이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나를 쳐다보았다.
"뭐, 뭐야?"
"왜? 나는 손 잡으면 안 돼?"
"아, 아니 그게 아니고···."
수정이 부끄러운지 고개를 떨구었다. 손을 잡고 나란히 걷자 평소와 달리 상당히 긴장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첫 데이트에서 손을 잡은 남녀 사이 같달까?
‘역시 공략 팁은 진리구나. 아까보다 훨씬 분위기가 나긋나긋해졌어.’
[공략 팁대로 하셨다가 언제 실패하신 적 있으십니까? 믿으십시오.]
손을 잡고 걷는데 수정이 과감하게 팔짱을 끼고 들어왔다.
"···좀 쌀쌀하지?"
"응."
‘이러니까 섹파가 아니라 사귀는 연인 같은데?’
[그것도 나쁘지 않죠. 수정 양은 동갑이기도 하고 성격도 시원시원하지 않습니까?]
‘글쎄다. 아직은 누굴 사귈 마음이···.’
물컹-
갑자기 팔꿈치에 보드라운 수정의 가슴이 짓눌려왔다. 나도 모르게 움찔 멈춰 서자 수정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어머, 나도 모르게. 그게 너무 커서···."
거짓말이다. 크다는 게 거짓말이 아니라, 모르고 했다는 말이 거짓말이다. 그녀는 분명 일부러 나를 자극하고 있다.
[슬슬 시작되었군요.]
‘이게 그 육탄 돌격인가?’
"야야. 자극 마라. 나 못 참아."
"못 참아? 이렇게 하면?"
수정은 이제 대놓고 가슴을 문질렀다. 팔꿈치에 가슴을 바짝 밀착시킨 채 상체를 좌우로 흔들며 강하게 압박해온다. C컵의 커다란 가슴이 사정없이 부대끼자 나도 모르게 아랫도리에 신호가 갔다.
수정이 불룩해진 바지 앞을 보고 말했다.
"너 설마 커졌니?"
"그럼, 작아질까? 가슴을 그렇게 문질러 대는데 어떻게 배겨?"
"흐흐. 내가 빨아줄까?"
"여, 여기서?"
"저기 벤치에서."
수정이 산책로 사이에 우두커니 놓인 나무 벤치를 가리켰다. 희미한 할로겐 가로등만 외롭게 비추는 그곳은 그윽하면서도 음침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물고 빨기 좋은 곳이로군.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러나 수정은 나보다도 대담했다.
"이 시간에 누가 여길 지나간다 그래? 혹시 보면 무릎 배게 하고 누워 자는척하면 되지."
수정은 등 떠밀다시피 나를 벤치로 내몰았다. 타이밍 좋게 손 한번 잡아준 나비효과가 이렇게까지 극적으로 변할 줄이야.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다. 아니, 인생은 공략팁이다.
옆으로 벤치에 나란히 앉자 수정이 바지를 허벅지 중간까지 끌어내렸다. 그리고는 팬티를 뒤적여 단단해진 대물을 끄집어냈다.
"얘는 언제봐도 귀엽구나?"
"이게 귀엽다고?"
"응. 잘 보면 버섯처럼 생겼잖아. 삿갓을 쓰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면 삿갓이나 해."
나는 언어유희를 펼치며 수정의 머리를 지긋이 내리눌렀다. 그녀가 별다른 저항없이 스스륵 대물을 입에 담으며 힘찬 고갯짓을 시작했다.
‘으으으! 하루 종일 몇 번을 빨리는 거냐 대체.’
[배부른 투정이군요.]
쩝쩝-
수정이 맛있게 대물을 빠는 사이, 나는 등 뒤로 손을 돌려 밧줄 끝으로 올가미를 만들었다. 다행히 대물을 빠는 데 정신이 팔린 수정은 내가 무슨 짓을 벌이는지 꿈에도 모르는 눈치다.
올가미가 완성되자 살포시 수정의 목에 밧줄을 걸었다.
"···으응? 무, 무슨. 야! 이도훈! 하지 말라니까!"
뒤늦게 깨달은 수정이 거칠게 저항했지만 이미 포박은 완성되었다. 그 순간,
[띠링- 메저키스트의 밧줄 효과가 발동합니다!]
밧줄을 풀려고 애를 쓰던 수정이 거짓말처럼 동작을 정지했다. 그리고는 동공이 완전히 풀린 눈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것이었다.
‘이, 이게 정신지배?’
[이제부터 수정 양은 주인님의 시키는 모든 행동을 수행합니다. 단, 자신을 해치는 명령에는 응하지 않습니다.]
‘오오! 이럴 수가.’
목에 올가미를 찬 그녀를 보자 개목걸이가 연상되었다.
나도 모르게 첫 번째 명령이 나왔다.
"오수정. 짖어봐."
"왈, 왈왈왈!"
‘헐! 대박. 진짜로 짖잖아?’
수정은 자신이 개라도 되는 듯 큰 소리로 왈왈 짖었다.
"그만."
"······."
"수정이 여기 핥아."
나는 다리를 활짝 벌린 채 바짝 세워진 대물을 가리켰다. 그러자 수정이 찰싹 달라붙더니 개처럼 밑을 핥았다.
"으으으···. 이런 게 가능할 줄이야."
내친김에 몇 가지를 더 실험해야 했다. 너무 단순한 동작한 수행 한다면 정신지배의 맛이 떨어질 것이다.
"오수정. 벤치에 똑바로 앉아."
한참 대물을 핥던 수정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벤치에 허리를 기대로 앉았다.
"앞으론 지시받을 때마다 네라고 대답하도록."
"네."
"오수정, 다리 들어서 벤치 위로 올려."
"네."
수정이 두 다리를 들어 벤치 끝에 걸쳤다.
"다리 벌리고 팬티 내려서 자위해."
"네."
수정은 다리를 M자로 크게 벌리더니 팬티를 허벅지에 걸치게 내리고는 손으로 자위를 시작했다.
< 288. 오빠랑 MT갈래? -28-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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