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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262화 (242/2,000)

< 244. 좋은x, 나쁜x, 이상한x.-19- >

"왜요? 제가 없는 말 지어내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만 해요. 이런 대화 부담스러워요."

"부담요? 간호사님 보기보다 순진하시네요?"

도훈의 도발에 지애도 점점 약이 올랐다.

가만 보면 자긴 딱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죄지은 사람 취급하며 궁지로 몰아가는 태도가 괘씸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나이도 고작 20대 초반 대학생 아닌가? 자신은 엄연한 3년 차 직장인. 나이로 보나, 사회적 지위로 보나 꿀릴 것 없는 상대였다.

"이봐 학생, 말이 좀 과한 거 같은데···. 내가 쉽게 보이니?"

"아뇨? 섹시해 보이는데요."

모처럼 정색한 지애에게 도훈은 엉뚱한 대답으로 응대했다.

"뭐, 뭐라고?"

"예쁘시다고요. 미인이세요. 그리고 절대로 쉽게 본 거 아니에요."

"아, 아니 무슨···."

지애는 혼란스러웠다.

도훈에 대한 감정이 흥미와 불편함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와중 느닷없이 치고 들어오는 칭찬이 그녀를 뒤흔들었다.

무모할 만큼 저돌적이고, 민망할 정도로 솔직하다.

‘어쩜 사람이 저렇담?’

바로 전까지 사귀지도 않은 후배와 정사를 치르고 와놓고선, 심지어 그걸 자신에게 고스란히 들킨 줄 알면서도 이곳에 찾아와 수작을 부린다.

‘대체 저 아인···.’

도훈을 바라보는 지애의 감정이 복잡해졌다.

처음엔 그저 정의감 넘치는 청년이라고만 생각했다.

위기에 처한 사람을 향해 뛰어드는 행동은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인간적인 호감이 생겼다. 외모도 훈훈하고 성격도 밝아 보였다. 하지만 남자로 느낄 만큼은 아니었다. 연하를 남자로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그러나 우연히 알게 된 그의 본 모습은 충격이었다.

알고 보니 그는, 천하에 둘도 없는 난봉꾼이 아닌가?

사귀지도 않은 여자와 문병을 빙자해 자는가 하면, 그 여자와 관계 중에도 훔쳐보는 자신을 향해 윙크를 날렸다. 그리곤 또다시 찾아와 이렇게 추파를 던지고 있다.

어찌 보면 소름 끼칠 만큼 겉과 속이 다른 사람.

하지만 그런 이중적인 모습에서 강한 호기심이 피어났다.

이 남자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둘 중 무엇이 본 모습일까?

"기분 나쁘셨음 죄송합니다."

도훈이 정중히 사과했다. 이렇게 예의 바른 모습을 보면 또 다시 훈훈한 청년이다.

"뭘 또 사과까지···."

"그냥 궁금했어요. 훔쳐본 사람이 누구였는지. 저도 사실 놀랐거든요."

"미안해, 그 일은. 고의는 진짜 아니었어."

"괜찮아요. 다행히 지연이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그냥 이대로 묻는 게 어때요? 전 아무 일 없었던 거고, 누난 아무것도 못 본 걸로."

"그래, 그러자."

사건은 훈훈하게 마무리되어 가는 듯했다.

그런데 도훈이 굳이 사족을 덧붙였다.

"근데 누나 다 봤죠?"

"으,응?"

"제 꺼요."

"아앗!"

"생각해 보니 눈 마주쳤을 때 제가 정면에 앉아 있었잖아요. 그럼 누나가 밑에도 싹 다 봤겠다 싶어서."

"으! 그런 말 좀 하지 마. 없던 일로 하기로 했잖아."

"아뇨, 제가 실은 궁금한게 있거든요."

"뭐?"

도훈은 얼토당토않은 핑계를 댔다.

"거기가 좀 이상한 것 같아서···. 혹시 눈치 못 채셨어요?"

"내, 내가 의사니? 그걸 어떻게 알아?"

"그래도 간호사잖아요. 한 번만 확인해시면 안 될까요?"

"아, 안 돼. 싫어!"

"창피해서 그래요. 어릴 땐 몰랐는데 다른 사람 앞에서 그걸 꺼내 보이기가. 누난 이미 봤으니 상관없잖아요."

"아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억지가 따로 없다.

자신은 의사도 아니다. 심지어 비뇨기과 간호사도 아니다. 실습 시절 잠깐 관련 과를 거치긴 했지만, 전문적으로 소견을 말할 정도는 결코 아니었다.

그런데도 도훈은 막무가내였다.

"그냥 한 번만 확인해 주심 돼요. 의사를 찾아가야 할 정돈지 아닌지. 그 정도는 알려줄 수 있잖아요. 네?"

도훈의 거듭되는 간청에 지애의 마음이 약해졌다.

그녀는 도훈에게 마음의 빚이 있었다.

지난번 교통사고 날 뻔한 환자를 구해준 일로 그녀는 징계를 피할 수 있었다. 또 아까 훔쳐본 일도 그냥 넘어간다고 했다. 만에 하나 그녀가 스스로 애무하는 것을 소문이라도 냈다면, 다신 병원에서 얼굴 들고 다니지 못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여러모로

배려를 받은 셈이었다.

‘그, 그래도 이건···.’

상대는 포경 수술을 기다리는 13세 미만 꼬맹이가 아니다. 키가 180이 훌쩍 넘는 건장한 청년이다. 순수한 의료 목적이라도 민망할 지경인데, 무작정 억지를 부리는 도훈의 의도가 너무도 뻔했다.

하지만 그의 제안이 솔깃한 것도 사실이다.

우선 그는 보기 드문 대물이다.

야동에서나 등장할 법한 거대한 물건은 살면서 한 번도 본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확률이 높았다.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영영 그만한 사이즈의 물건을 직접 마주하긴 힘들 것이다.

더욱이 아까 사건으로 몸도 살짝 흥분된 상태였다. 도중에 중단된 자위는 아쉬움을 남겼다. 조금만 더 짜릿한 기분을 느끼고 싶었다. 어쨌든 명분도 상대방이 제시했으니, 자신은 마지못해 들어주는척 하면 그만이다.

"그치만 마땅히 진찰할 장소도 없고···."

"저쪽에 빈 병실 있던데요?"

도훈은 사전에 장소를 물색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야근 병동 미션을 클리어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헐, 그냥 거절할 걸 그랬나. 괜히 말을 꺼내선···.’

지애가 연신 망설이자, 도훈이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가요. 잠깐이면 되는데."

"아, 아니 그래도 무작정 자릴 비우기도···."

"화장실 다녀왔다 하면 되죠."

도훈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자 지애도 더는 버틸 수 없었다.

‘아, 내가 어쩌다 이렇게···.’

지애는 도훈에게 휘둘리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쩌면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그의 적극적인 리드를 바라는 것 같기도 했다. 소심하고 자기주장이 약한 그녀에겐, 도훈처럼 강제로라도 이끌어주는 사람이 차라리 마음 편했다.

***

빈 병실은 어두컴컴했다. 도훈은 일부러 조명을 켜지 않았다.

"괜히 들키면 곤란하니 불은 안 켜는 게 좋겠죠?"

"그, 그럼 어떻게 보니?"

"창가 근처는 어때요?"

커튼이 젖혀진 창가로 조명이 스며들고 있었다. 조도가 높진 않아도 시야를 확보하기엔 무리 없었다. 도훈이 접이식 의자를 펼치고는 우물쭈물하는 지애에게 말했다.

"여기 앉으세요."

막상 빈 병실에 둘만 있게 되자 지애의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 마치 남몰래 범죄를 저지르는 기분이었다. 사실 지금도 근무지 이탈이었다.

"나 근데 진짜로 비뇨기과 쪽은 모르는데···."

"저보단 낫겠죠. 사실 안 보이는 위치라 혼자선 힘들어서요."

"구체적으로 어디가 불편한건데?"

"직접 한 번 보시겠어요?"

도훈은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바지를 훌렁 끌어 내렸다. 서슴없이 내려간 바지를 보며 지애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얘는 창피한 줄도 모르나? 아무 데서나 옷을 훌렁훌렁···.’

도훈은 팬티까지 마저 벗었다. 의자에 앉아있던 지애는 하체를 완전히 노출 시킨 도훈을 쳐다보기 민망했다.

‘아아! 내가 미쳤나 봐. 어쩌다 여길 따라와서는···.’

"진찰 안 하세요?"

"아, 아냐. 한 번 볼게."

지애는 용기를 내 도훈의 대물에 시선을 고정했다.

번데기처럼 축 늘어진 대물은 아까와 같은 위용은 없었다. 발기가 풀린 모습은 귀여워 보이기까지 했다.

"거, 겉보기엔 멀쩡한데···."

"그쪽이 아니라 고환요."

"음···, 잠시만."

지애는 고개를 아래로 꺾어 밑에서 올려다보았다. 호두알처럼 쪼글쪼글해진 불알 두 개가 기둥 밑으로 앙증맞게 붙어 있었다. 외관상으로는 딱히 문제가 없어 보였다.

"아무리 봐도 모르겠는데···."

"그래요? 만지면 안쪽이 뭔가 잡히던데···."

"뭔가 잡힌다고?"

"네. 몽우리 같은 게···"

‘설마 고환암? 아냐. 고환염이나 부고환염일 가능성 더 클 거야.’

지애는 자신의 아는 의학지식을 총동원했다.

대체로 젊은 남성 환자들이 고환에 불편을 느끼는 경우는 세균에 의한 고환계통의 감염이다. 특히나 성생활이 왕성한 도훈이기에 그편이 가장 의심스러웠다.

"혹시 통증 심하니?"

"약간요. 만져보실래요?"

도훈이 아랫배를 쭉 내밀었다. 그 바람에 덜렁거리는 대물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지애가 움찔 놀라며 물러섰다.

"초, 촉진으론 판단하기 어려워. 차라리 초음파 검사를···."

"당장 할 수도 없잖아요."

"그, 그래도···."

지애는 우물쭈물거리다 끝내 도훈의 고환을 붙잡았다. 말캉한 촉감과 함께 체온이 전해져왔다.

‘아···. 마, 만져버렸어.’

"네, 거기요. 그쪽 안에 딱딱한 게···."

"여기? 잘 모르겠는데···."

"좀 더 세게 만져보세요. 확실히 뭔가 있어요."

"그래?"

지애는 좀 더 힘을 주어 불알을 주물렀다. 쭈그러져 있던 고환은 지애의 따뜻한 손길에 조금씩 늘어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자극을 받은 도훈의 대물 역시 막대 풍선에 바람이 들어가듯 천천히 솟아올랐다. 대물이 일어서며 지애의 손등을 툭 건드렸다.

"죄송해요."

"아, 아냐. 이해해."

발기는 조건-반사처럼 당연한 반응이다. 간호사로서 가끔 보는 증상이기에 지애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점점 부풀기 시작한 귀두는 바람을 잔뜩 넣은 풍선처럼 빵빵해졌다. 지애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대물에 점점 기분이 야릇해졌다.

‘아···. 밑에 좀 만졌다고 이렇게까지···.’

대물이 그녀를 도발하듯 껄떡거렸다. 지애의 손은 불알을 만지면서도 자꾸 발기된 대물에 시선이 쏠렸다.

‘어쩜 물건이 저렇게 클 수가 있지?’

단단해진 대물은 보기만 해도 탐스러웠다. 훔쳐볼 때는 멀리서만 봤던 그것이 지금은 손대면 잡힐 거리에 있었다.

‘한 번 만져 봤으면···.’

그녀의 간절한 눈빛을 읽은 것일까?

도훈이 그녀의 손을 붙잡아 대물로 이끌었다.

"이쪽도 좀 봐주실래요?"

"어, 어?"

"아니 여기가 유난히 두꺼운 거 같아서요."

도훈은 포경 절제 자국이 있는 곳을 더듬게 했다. 그곳은 다른 곳보다 둘레 주변이 뭉툭 튀어나와 있었다.

"아···."

"이상하죠? 밑보다 위쪽이 많이 두꺼운 것 같지 않아요?"

"그, 글쎄. 육안으로는 잘···."

‘세상에 돌덩이 같아. 완전 딱딱해.’

전 남친과는 비교도 안 됐다.

굵기나 길이나 심지어 강도까지.

"한번 비교해 보실래요?"

"어, 어떻게?"

"이렇게 손가락으로···."

도훈은 지애의 손가락을 구부려 ok사인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밑둥 부분을 측정케 했다.

"쟀어요?"

"으, 응."

"손가락 닿아요?"

"응, 가까스로."

"이제 윗부분 재보세요."

이번엔 지애 스스로 움직였다. 그녀는 대물을 위로 쓸 듯이 손가락 고리를 움직여 귀두 부근을 감싸 쥐었다.

"아, 안 잡혀. 확실히 차이가 있구나."

"얼마나요?"

"그게··· 음, 손톱 하나 정도? 두께가 다르긴 다르네."

"그죠? 이상하지 않아요?"

사실 하나도 이상할 건 없었다.

잦이 모양은 사람마다 천차만별.

바나나처럼 휘어진 잦이, 유독 거무튀튀한 잦이, 밑둥부터 좁아지는 송곳 모양부터, 귀두가 더 두꺼운 화살촉 형태까지.

도훈의 잦이는 위로 휘어진 화살촉 모양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래보단 귀두 주변이 훨씬 두꺼웠다.

"이상하진 않은 것 같은데···."

"그래요? 다시 비교해 보세요. 제가 볼 땐 균형이 안맞아서요."

도훈의 요청에 따라 지애가 다시 한번 고리를 밑으로 내렸다가 위로 쭉 쓸어 올렸다. 도훈은 일부러 귀두 끝에 피를 쏠리게 바짝 힘을 주었다.

"아아···. 그, 그렇게 꽉 쪼여버리면."

"미, 미안."

도훈이 일부러 흥분한 티를 내자 지애가 몸 둘 바를 모르며 당황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굵기를 재는 모양새가 대딸을 쳐준 것과 흡사했다.

"누나가 만지니까 엄청 커져 버렸잖아요."

"그, 그게 왜 나 때문이니? 난 그저 시키는 데로···."

"어쨌든 커졌는데 어떡해요? 바지도 못 입겠네. 혼자라도 빼야 하나?"

"뭐, 뭘 뺀다는 거야?"

"가만 놔두면 줄어드는 데 한참 걸리거든요. 이래선 밖에도 못 나가겠는데···."

지애는 더 같이 있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까 두려웠다.

호기심에 따라오긴 했지만, 처음 보는 남자와 그것도 신성한 직장에서 관계한다는 것은 그녀의 멘탈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 먼저 나갈게. 그럼 호, 혼자 마무리 하고와."

지애가 벌떡 일어서며 도망치듯 물러났다.

도훈은 아차 싶었다.

‘이런! 대놓고 만지게까지 했는데 이 정도론 부족했던 말인가?’

[확실히 건어물녀는 쉽지 않군요. 충분히 넘어올만 했는데···.]

‘이 경우는 예상 못 했는데.’

그러나 문고리를 붙잡던 박 간호사는 그대로 얼어 버렸다.

밖에서 들려온 성난 남자 목소리 때문이었다.

"아니, 박 간은 자릴 비우고 어딜 간 거야? 말도 없이 이렇게 사라져도 돼?"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당직의 종찬이었다. 뒤이어 정 간호사의 목소리도 들렸다.

"잠깐 화장실이라도 갔나 보죠. 제가 찾아볼게요."

다가오는 걸음 소리에 지애가 흠칫 놀라며 물러섰다. 그러나 바로 뒤에는 물건을 빳빳이 세운 도훈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거 곤란해졌네요, 간호사님?

도훈이 씩 웃으며 말했다.

< 244. 좋은x, 나쁜x, 이상한x.-19-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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