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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260화 (240/2,000)

< 242. 좋은x, 나쁜x, 이상한x.-17- >

그러나 처음 질싸 당했을 때보단 훨씬 편안해진 얼굴이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지만, 여친이 며칠째 생리 안한다며 전전긍긍하다 어느 날 갑자기 "생리 터졌어."라는 문자를 받을 때의 남자의 심정이 딱 저럴 것이다.

물론 나라고 씨 없는 수박이라 말하는 게 쪽팔리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무정자증이면 왠지 정력도 약해 보이고, 좆병신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니까.

그러나 정관수술을 했다기엔 너무 나이가 어렸다. 군대를 막 전역한 스물 세 살짜리가 정관을 묶었다는 말을 누가 믿겠느냔 말이다.

해서 씨 없는 수박 핑계를 대며 대충 얼버무렸다.

실제론 버튼 하나면 얼마든지 조절 가능하기 때문에 고자도 아니지만.

"근데 어쩌다 검사까지 받은 거야?"

물티슈로 밑을 닦던 지연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질 안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정액을 훔치느라, 거즈를 댄 것처럼 밑을 틀어막은 모습이 굉장히 야하게 느껴진다.

"그냥 비뇨기과 가서 검사하다 알게 됐어."

"헛, 비뇨기과라고? 성병이라도 걸렸어?"

"아니 그건 아니고 그냥 찜찜해서."

"쯧. 대체 여잘 얼마나 만나고 다니길래···."

지연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혀를 찼다. 저러면서도 꽂아주면 또 좋다고 헉헉대겠지. 참으로 모순적인 여자다.

"암튼 간 김에 정밀검사 받았는데 정자 활동성이 좀 이상하다는 거야. 나중에 알고 보니 무정자증이래나 뭐래나?"

"아···. 안타깝네. 설마 그래서 난봉꾼이 되버린 거야?"

지연은 나의 바람기의 기저를 읽어내려 애쓰는 모양새다.

마치 학대를 받은 남성이 폭력적인 성향을 띄거나, 강간당한 여자가 성도착증을 갖게 되는 것처럼, 나 또한 무정자증인걸 알고 난 뒤 오히려 난잡한 성생활을 즐기는 사람을 변한 것은 아닌가 추측하는 듯 했다.

나는 옳거니 싶어 장단을 맞추었다.

"···어쩌면 그런 영향도 조금 있겠지. 아, 하늘은 어찌하여 이렇게 훌륭한 물건을 주고 나를 고자로 만들었을까?"

"어머어머, 넌 부끄러움도 없니? 자기 스스로 훌륭하다네, 참네."

"그럼 니 입으로 말해봐. 내 물건이 별로야?"

"아, 아니 그건 아닌데."

"반응이 좀  데? 아직 맛을 덜 봤나?"

내가 다시 대물을 꿈틀 거리자 지연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손사래를 쳤다.

"최, 최고야! 나 밑 빠지는 줄 알았잖아, 너무 커서."

"이건 뭐 엎드려 절 받기도 아니고."

"진심이야. 솔직하게 말해서 이런 느낌 처음이었어."

"너 느꼈구나?"

"어쩌면?"

"이제 자주 느끼게 해줄게. 단."

나는 단서를 달았다.

"나한테 충성한다는 조건으로."

"충성이라니? 말이 좀 심하잖아."

"싫음 마. 아직 덜 굶었나 보네."

"야! 너 진짜 못 됐다. 어떻게 그런 걸로 사람을 협박하니?"

"협박이라기 보단 거래지. 넌 너대로, 난 나대로 이득을 얻는 거니까. 어때? 내 조건이."

제안을 받은 지연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미 저질러진 상황과, 앞으로의 벌어질 일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심하는 눈치였다. 생각을 정리한 지연이 대답했다.

"오케이. 대신 나도 조건이 있어."

"뭔데?"

"너도 알겠지만 이 일은 나한테 생계가 걸린 일이야. 들어줄 수 있는 내용이라면 협조하겠지만, 조직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일은 나도 무작정 따를 순 없어."

"호오. 은근 의리파구만? 고성민이 그렇게 떠받들 위인은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물론 고성민 때문은 아냐. 그 녀석이 개차반인 건 누구나 다 인정하는 사실이니까. 다만 직업윤리와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해줘."

"알겠어. 무리한 부탁은 되도록 삼가도록 하지. 당분간은 아까 말한 대로 내 동향보고 부분만 생략하면 돼."

"그 정도야 뭐···. 참, 너 나에 대해 어떻게 안거야? 내가 육사 출신인 거나, 또 삼현그룹 소속인거나."

"그건 굳이 대답할 필요 없는 질문이군."

"치잇! 뭐야? 언제는 거래하자며? 이 정돈 오픈할 수 있는 거 아냐?"

"아니. 말하고 싶지 않아. 그리고 너도 그 부분은 더 이상 궁금해 하지 않았으면 해. 이건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야."

"아까부터 왜 자꾸 나한테···."

"한지연."

"뭐?"

"자꾸 토 달면 다신 안 박아 준다."

"이이! 너!"

"옷이나 마저 입어. 그렇게 홀딱 벗고 있으면 또 박고 싶어지니까."

"아앗, 연속은 힘들어. 나 지금 환자라고."

"그러니까 옷 입어. 난 잠시 밖으로 담배 피러 갔다 올게."

나는 지연을 두고 병실 밖으로 나섰다.

이제 오늘의 메인 디쉬를 찾아 나설 시간이다.

***

후다다닥-

지애는 누가 쫓아오기라고 하는 것처럼 빠르게 복도를 달렸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응급 상황이라도 발생한 줄 오인했을 것이다.

피할 곳을 찾지 못한 그녀는 일단 눈에 보이는 여자 화장실 안으로 몸을 숨겼다. 칸막이 문을 닫고 걸쇠를 걸어 잠그고 나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이 쏟아져 나왔다.

"후아-. 눈을 마주치다니···."

심장이 여전히 콩닥거렸다. 어린 시절 문방구에서 연필을 훔치다 걸렸을 때 딱 이런 기분이었을까? 보아선 안 될 것을 훔쳐보았다는 느낌에 왠지 모를 죄책감마저 느껴졌다.

‘이제 어떡하면 좋지? 지연씨 한테는 이미 다 말했겠지?’

지애는 도훈이 지연에게 말하는 장면을 상상했다.

-방금 간호사가 우리 하는 거 다 보고 갔다.

-뭐? 그 젖소?

-응. 보다 꼴렸는지 혼자 가슴까지 주무르더라.

-크크크. 순진한 척은 다 하더니 그럴 줄 알았다니까? 내일 병동에 싹 소문내 버려야지?

"아아! 이 일을 어쩜 좋담···."

환자는 다른 병원으로 떠나면 그만이다. 결국 끝까지 남아서 추문을 감당해야 하는 건 간호사인 자신이었다.

좌변기에 앉은 지애가 밀려오는 걱정에 머리를 틀어쥐었다.

"왜 하필 그걸 봐가지고···."

장면을 목도한 순간 문을 닫을 수도 있었다.

아니, 애초에 소리를 듣고도 외면했으면 끝나는 일이었다.

그러니 누구도 원망할 수 없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연 사람은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이었으니까.

뒤치기 중이던 한 쌍의 남녀.

지애는 도저히 눈을 땔 수 없었다. 그토록 격렬한 섹스는 난생 처음. 커다란 물건이 구멍 속으로 들어박힐 때마다, 퍽퍽- 하고 울려 퍼지는 살치는 소리가 귓전을 강타했다. 찰진 타격음에 지애는 마치 자신이 박히는 것 같았다.

‘너무 자극적이었어.’

당시의 장면이 떠오르며 눈앞에 도훈의 커다란 물건이 아른 거렸다. 뒤치기 자세에선 정확히 안보였지만 침상에 걸터앉아 물건을 빨라며 대물을 추켜세우던 모습이, 뇌리에 고스란히 담겼다.

컸다. 어마어마하게 컸다.

쇠몽둥이를 매달아 놓은 듯 씹물로 번들거리는 잦이는 징그러울 만큼 거대했다.

도훈의 대물을 떠올리자 지애는 갑자기 밑이 축축한 느낌이었다.

‘서, 설마···.’

변기에 앉아 살짝 다리를 벌린 지애는 치마를 들춰 손가락을 넣어 보았다.

‘헉! 저, 젖어있잖아?’

팬티는 축축했다. 바깥을 꾹 누르면 손끝에 물이 묻어나올 만큼 흥건했다. 전 남친이 가슴을 빨며 애무해 줄때도 이 정도까진 아니었다. 한데 지금은 손가락을 갖다 대면 쑤욱 미끄러져 들어갈 정도로 흠뻑 젖어 있었다.

‘하아···. 나 변태 였나.’

지애의 얼굴이 민망함과 수치심으로 붉게 물들었다.

당장 내일이 되면 추문에 시달릴지도 모르는 처지가 되었건만, 그런 와중에도 팬티가 축축해질 만큼 흥분한 자신의 몸뚱이가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혹시나 싶어 손을 들어 가슴을 살폈다. 젖꼭지 역시 딱딱했다. 그녀의 젖꼭지는 커다란 유방에 비해 비교적 작고 단단한 편이었는데, 지금은 간호복 위로 콩알처럼 툭 불거져 나올 정도였다.

‘이를 어째···.’

유두는 발딱 서고 팬티는 젖은 상태.

여자 화장실에 셀프 감금된 지애는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마음은 답답한데, 달아오른 몸은 자꾸 만져주길 바라고 있었다.

‘사, 살짝만···.’

비좁은 화장실 칸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준 것일까?

비밀스럽고 개인적인 공간에 홀로 있다는 사실이 그녀에게 대범함을 선사했다.

지애는 천천히 가슴을 어루만졌다. 유방이 발달한 사람들이 대체로 그렇듯 그녀는 가슴 부위가 성감대였다. 한참 옷 위로 가슴을 주무르자 자기도 모르게 호흡이 거칠어 졌다.

"하아, 하아···. 좋아."

그녀는 눈을 감으며 변기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자신의 손을 도훈이라고 상상하며 간호복 단추를 풀고 브라 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하앗."

바짝 선 유두는 예민했다. 브라가 흔들리며 살짝 쓸리는 순간 찌릿한 감각이 밀려왔다. 그녀는 손가락을 한 입 빨더니 유두 주위를 빙글빙글 돌리며 성감대를 공략했다.

"흐으으으!"

집게처럼 유두를 꼬집어 비틀자 사지가 뒤틀리며 자세가 허물어 졌다. 다리는 쩍 벌어지고 이제 가슴만으론 만족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렇게 할 생각까진 아니었는데···.’

자위는 프링글스다.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그녀는 손끝을 세워 젖은 팬티 위를 긁어내려갔다.

"어, 어뜨케···."

팬티 위로 길이 신작로가 나듯 도끼자국이 도드라졌다.

지애의 손가락이 패인 곳을 따라 주르륵 타고 나려갔다. 그 끝에는 남성의 귀두에 해당하는 클리토스리스가 도톰히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흐앗!"

클리를 비벼대자 지애가 테이저건을 맞은 사람마냥 사지를 비틀었다. 두 사람의 정사를 목격한 이후라 그런지 평소의 배 이상으로 예민해진 상태. 지금이라면 어떤 남자라도 받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이 크고 단단한 도훈의 좆이면 금상첨화겠지만.

한참 지애가 자위를 즐기는 중 갑자기 옆구리에서 진동이 울렸다.

부르르르!

병원 측에서 제공하는 삐삐와 같은 장비로, 언제 어디서나 사람을 부를 수 있는 호출기였다.

‘하필 이 타이밍에···.’

전문을 보니 당직의가 부르는 코드였다.

‘맞다, 주의할 환자 알려 준 댔지?’

하필 당직의가 종찬인 건 마음에 걸렸지만, 삼교대를 돌리다 보면 언제 한 번 쯤은 마주칠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 지애는 자리에서 툭툭 털고 일어나 옷매무세를 다듬었다.

아직 여흥이 남아있긴 했지만, 자위보다는 일이 우선.

그녀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종찬이 머무르고 있는 당직실로 향했다. 도훈의 일이 마음에 걸렸지만, 어차피 걱정한다고 당장 해결 될 일도 아니었다. 나중에 도훈을 만나게 되면 해명 해보는 수밖에···.

***

종찬은 당직실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폰에선 격렬한 교성이 흘러나왔다.

"아아! 아아! 선생님! 너무 좋아요! 하아!"

그는 관계한 여자들 몰래 영상을 찍는 습관이 있었다. 나중에 심심할 때 보려는 목적도 있지만, 혹시나 지저분하게 매달리는 여자들을 협박하기 위한 용도였다.

섹스비디오가 유출되면 남자보단 여자가 훨씬 타격을 입는다. 특히 시집도 안간 처녀가 문란하게 놀아난 것을 폭로 당했다간, 죽고 싶어 질 만큼 수모를 당하기 마련.

영상을 보던 종찬은 당시의 기억이 떠오르는지 바지위로 부푼 물건을 어루만졌다.

"윤간호사 거기 왁싱한 게 딱 보기 좋았는데 말이지."

지난 영상을 볼 때면 이제껏 스쳐지나간 여인들이 하나 둘 떠올랐다. 대게 지금은 병원을 옮겼거나, 아니면 시집을 가면서 일을 그만둔 경우가 많았다.

"크크. 생각 같아선 이걸로 협박해서 불러내면 좋겠는데. 내 여자보다 남의 여자일 때 더 따먹고 싶어진단 말이지."

변태적인 성향을 한껏 드러낸 종찬은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냐. 너무 스릴 즐기다간 인생 좆 되는 수가 있어. 상대방에서 작정하고 협박으로 걸어버리면 빼도 박도 못할 거 아냐? 안전하게 가자. 인생 길잖아?"

종찬이 스스로 다짐을 하는데 똑똑- 하는 노크 소리가 들렸다.

"박지앱니다."

종찬은 후다닥 핸드폰을 중지시키며 대답했다.

"들어와요."

지애는 들어와 인사를 했다. 상의 트인 곳을 한손으로 다소곳 가리고 꾸벅 숙이는 포즈가 종찬은 못 마땅했다.

‘쯧쯧. 이럴 때 좀 보여주고 그래야지. 젊은 아가씨가 센스가 없게.’

그럼에도 출렁하면서 밑으로 내리 깔리는 비주얼만큼은 일품이었다. 저 커다란 가슴골 사이에 좆을 끼워 비비고 싶다는 충동을 애써 참으며 종찬이 말했다.

"다른 건 아니고 아까 말한 요주의 환자들 말이야. 혹시 근무 설 때 실수하지 말라고."

"네."

종찬은 내방 환자들에게 내주는 의자를 가리켰다.

"여기 앉아 봐. 차트보고 설명 해 줄 테니."

"네."

종찬은 사무적인 태도로 접근했다. 처음부터 본색을 드러냈다간 지애가 경계심을 가질까 우려한 것이었다.

"725호 환자 말이야. 수술 자국이 켈로이드 체질 때문에 과잉재생 되가지고···."

한창 설명을 이어가던 종찬은 은근슬쩍 지애의 가슴을 훔쳐보았다. 커다란 가슴이 책상위에 걸쳐진 모습은 무척이나 관능적이었다.

‘진짜 가슴하난 명품이구나. 저런 애 몰카 찍어서 두고두고 콜랙션으로 보관해 두면 얼마나 좋을까?’

군침을 삼키던 종찬이 문득 생각난 것처럼 물었다.

"참, 정 간 시집간다더라? 맞아?"

"정 간호사님요? 네. 이미 날 잡으셨다고."

"그런 거 보면 박 간도 좀 자극받지 않아? 막 시집가고 싶은."

"전 아직 생각이···."

"왜? 한참 이쁠 때 결혼하면 좋지. 요새 매스컴에서 골드미스다 뭐다 하면서 괜히 싱글라이프 찬양하는데, 내가 볼 땐 그거 다 시집 못 간 여자들이 하는 자기합리화라고 봐. 솔직히 예쁜 애들은 진즉 채가고 없거든."

"네···."

"박 간은 아직 애인 없댔지?"

"네."

"혹시 의사 만나볼 생각은 없어?"

종찬이 노골적으로 들이대기 시작했다.

< 242. 좋은x, 나쁜x, 이상한x.-17-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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