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0. 좋은x, 나쁜x, 이상한x.-15- >
‘으윽, 저 치사한 새끼.’
지연은 도훈이 야속했다.
이럴 거면 차라리 시작을 말지···. 빨다 마는 건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
"말 못해."
"끝까지 버텨보겠다 이거야?"
"나도 자존심이 있어. 그건 절대로···. 흐아아아앙!"
도훈은 또 다시 코박죽을 했다.
이번엔 개처럼 혓바닥 전체를 쭉 내밀어 밑을 핥는 방식이었다. 똥구멍에서부터 클리토리스까지 길을 내듯, 아래서 위로 단숨에 빨아 재끼는 커닐링구스에 지연이 자극을 못 참고 양손으로 시트를 부여잡았다.
"흐윽, 무, 무슨 짓이야."
"이래도 말 안 해?"
"하악, 하악, 안 돼, 말할 수 없어."
할짝할짝할짝!
"하아앗, 하앗, 그, 그만···."
할짝할짝할짝!
"기, 기분이 이상해져···, 제발 그, 그만 하라고!"
핥핥핥핥!
"하아아아아아앙!"
지연은 전기고문이라도 당하는 사람처럼 허리를 아치모양으로 꺽은 체 전신을 부들 거렸다. 저항할 수 없는 압도적인 쾌락 앞에 이성이 끊어지기 직전이었다.
‘도대체 이 애무는···.’
개처럼 핥다가 혀끝을 팬 촉처럼 쿡쿡 찌른다. 한입 앙 베어 물었다가 쩝쩝 소릴 내며 흡입하다가는, 어느 순간 간질간질 애간장을 녹이며 그루밍 하듯 문질러댄다.
도훈의 레파토리는 예측을 불허하고 상상을 뛰어 넘었다.
단기간 얻은 다량의 보빨 경험은, 그에게 메시처럼 현란하고 호날두처럼 박력이 있는 혀놀림을 선사했다.
이름하여 혀컴.
그의 입신에 경지에 달한 오랄 앞에 지연은 완전히 무장해제 되었다. 그녀는 이제 방패가 부서진 방패 병이요, 창대가 꺾인 창병. 문자 그대로 상대를 항거불능에 빠뜨리는 보빨이었다.
"이래도 말 안하고 버틸래?"
"흐아앙, 그, 그만, 제, 제발 그만해 주세요···."
도훈은 끝까지 입을 다문 지연을 보자 더욱 오기가 솟구쳤다.
‘갈 데까지 가보자 이거지?’
도훈은 빳빳이 선 대물의 기둥을 움켜쥐고 지연의 젖은 입구로 들이밀었다. 혀는 거들뿐, 그의 주무기는 따로 있었다.
"허헉! 너 그거 넣기만 해?"
지연이 정색하며 소리쳤다.
"누가 넣어 준다니?"
그는 귀두를 바짝 밀착시킨 체 위아래로 흔들었다. 유선형으로 잘빠진 귀두가 젖은 꽃잎 사이를 슬라이딩 하듯 미끄러졌다. 그러나 그의 선언대로 넣진 않고 변죽만 울릴 뿐이었다. 그것이 더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
"하아아아아앙!"
넣을 듯 말 듯 농락하는 귀두 마사지에 지연의 애간장이 타들어갔다.
‘흐윽, 안 돼, 이러다 정신줄 놓겠어.’
지연도 이제 한계까지 치달았다.
비밀엄수고 나발이고 어서 빨리 도훈이 큼지막한 대물을 구멍에 쑤셔 박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 찰나의 빈틈을 도훈이 파고 들어왔다.
"어때? 박히고 싶지?"
"아, 아니야!"
"말해. 박히고 싶다고."
"아니라고!"
"밑은 이렇게나 질질 싸면서 끝까지 입으론 거짓말을 하는군."
"넌, 진짜··· 나쁜 새끼야!"
"말해봐. 대답만 하면 바로 꽂아 줄게. 니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하곤 비교도 안 될걸?"
"절대 말 못해. 안 해!"
"이렇게까지 된 마당에 더 의리를 지킬 필요가 있어?"
"그래도 이건, 흐윽!"
도훈이 위아래로 흔들던 귀두 끝을 살짝 담갔다 뺏다. 잠깐의 삽입으로도 지연은 밑에 꽉 차는 충만감에 까무러칠 뻔 했다.
"어때? 좋지?"
"흐윽, 너 절대 가만 안 둘 거야!"
"내 질문에 한마디만 대답 해주면 돼. 그럼 끝까지 박아 줄게. 뭘 더 망설이는 거야?"
악마의 유혹.
이건 특전사들이 훈련한다는 포로 극복 훈련보다 더 했다. 차라리 고통이면 견딜 수 있었다. 그녀의 정신력은 누구보다 뛰어났고, 어떠한 극한 상황에서도 굴복하지 않을 각오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건 고통이 아닌 쾌락을 담보로 한 심문.
말 한마디면 바로 천국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천국으로 가는 열쇠가 자물쇠 앞에 놓여있다.
‘크흑, 더는···더는 무리야. 미안해요, 팀장님.’
"딱 한마디면 돼."
"······."
"딱 한마디면 이걸···."
"그래! 고성민이야! 다 고성민이 시킨 거라고!"
"역시 그랬군."
도훈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고성민의 사주를 물은 이유는, 지엽적인 질문보다 곧바로 핵심에 접근하기 위해서였다.
‘가장 어려운 진술을 확보했으니 나머지도 술술 풀리겠군.’
도훈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지연에게 말했다.
"잘했어. 질문에 대답했으니 상을 줘야지."
도훈이 대물을 붙잡아 단숨에 쑤셔 넣었다.
그 역시 계속되는 마찰로 근질근질한 상태였다.
푸우욱-!
"허어억!"
질 안을 가득 매우는 충만감에 지연의 허리가 버드나무처럼 휘어졌다. 도훈의 말마따나, 가지고 놀던 장난감과는 비교를 불허했다.
체온과 비슷한 온도.
부드러운 살결.
거기다 압도적인 사이즈.
도훈의 대물은 한 번 맛보는 순간 두 번 다신 다른 물건에 만족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전가의 보도나 마찬가지다.
"어때? 말도 안 되게 좋지?"
"하악, 너, 너무 커!"
"내가 큰 것도 있지만, 니가 유난히 구멍이 좁네. 아주 꽉 조여 주는데?"
"시, 싫어 그런 말 하지 마."
"왜? 난 좁아서 좋다는 뜻인데."
푹찍푹찍-
도훈이 본격적으로 피스톤 운동을 전개하자 병원 침상이 격렬하게 삐거덕거렸다. 도훈은 그 와중에 계속 질문을 던졌다.
"송이든은 누구지?"
"흐윽, 미, 미술과 휴학생. 전산시스템을 조작해 그 이름으로 학적을 위조했어."
"아주 별짓을 다 했고만? 너 말고 요원이 더 있나?"
"하앗, 하앗! 워, 원래는 있었는데 최근에 다 철수···. 하아아악"
"철수 했다고? 왜?"
"그, 그게 너에게서 혀,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고··· 흐읏···. 그리고 도련님이 본격적으로 외부활동을 시작하면서 보안 인력이 부족··· 아아앙!"
질문을 던져놓고 대답할라치면 박아버리는 도훈의 못된 장난질에 지연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나중에는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를 만큼 술술 불었다.
"호오···그렇게 된 거군. 일단은 알겠어. 이제 질문(質問 )은 그만하고 질문(膣門)에 집중하도록 하지."
"뭐, 뭐?"
본격적인 섹스에 돌입한 도훈은 침상에 누운 지연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는 지연을 꽂은 체 몸을 반전시켜 자신이 침상 끝에 걸터앉았다.
도훈의 허벅지 위에 아슬아슬 올라탄 지연은 떨어지지 않기 위해 도훈의 목을 끌어안을 수밖에 없었다. 도훈은 그 자세로 앉아치기를 시도했다.
푹찍푹찍-
"아아아앙!"
"가슴 빨고 싶어. 위에 벗어."
도훈이 허리를 부등켜안고 지탱하는 사이 지연이 잽싸게 환자복 상의와 브라를 풀었다. 그녀의 귀여운 가슴이 드러나자 도훈이 기다렸다는 듯이 가슴을 빨아 재꼈다. 밑으론 연신 허리를 들썩이며 대물을 박는 것을 잊지 않았다.
쩌업쩝-
"하아아아앙!"
정신없이 밀려오는 쾌락에 지연은 완전히 흥분해 도훈을 온몸으로 껴안았다.
"그렇게 좋아?"
"모, 몰라, 넌 나쁜 놈 같은데 너무 잘하니까···."
"앞으로도 내 말 잘 들어. 그럼 매번 이렇게···"
도훈이 지연의 엉덩이를 움켜쥐고는 위로 들었다가 수직으로 내리 꽂았다.
푸욱-
"하악!"
"···신나게 꽂아 줄 테니."
앉아치기 자세에서 이루어지는 수직 꽂기에 지연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삽입이 시작된 순간부터 그녀는 도훈의 노예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으, 으응. 내가 이제 어떻게 하면 돼?"
"넌 이제부터 이중스파이야."
"이중 스파이?"
"너네 경호 팀장 있지? 김문수. 그 사람에게 앞으로 내 동향보고를 할 때 무조건 아무 일 없다고 해."
"그, 그것만 하면 돼?"
"그래. 그럼 내가 이렇게 맛있게 따먹어줄게."
"하앗. 벼, 변태 같은 소리 좀 하지 마!"
"이렇게 흠뻑 젖어놓고선 누가 변태래? 그리고 너."
퍽퍽-!
"아앙!"
"그런 말 할 때마다 질질 흘리고 있잖아."
"아, 아냐."
"뭐가 아냐? 니 보짓물이 지금 내 허벅지까지 타고 흐르고 있는데?"
"그, 그냥 물이 많은 거야."
"훗. 자위할 땐 왜 내 생각했지?"
"그, 그건···."
"또또 머리 굴린다."
퍽퍽-!
"하읏, 그, 그때 술집에서 너네 후배들이··· 너보고 대물이래서···."
‘술집? 내가 나연이 집에서 자고 간 날에도 감시를 당했던 건가? 이것들 생각보다 집요한 데가 있네.’
"그래서? 실물로 보고 싶었어? 내가 눈치 못 챘음, 몰카라도 찍었겠네?"
"아, 아니야. 그, 그렇게 까진···."
"하지만 상상했지? 말해. 아까도 나한테 따먹히는 생각했잖아?"
"···너 진짜, 흐읏."
퍽퍽-
"이젠 상상으로 안해도 돼. 넌 오늘부로 나와 비밀 계약을 맺었으니까."
"하지만 팀장님은··· 눈치가 보통이 아닌데···."
"그 떡대말이야? 상관없어. 그 사람이 니가 나한테 따먹힌 줄 어떻게 알 건데?"
"흐읏. 그런 야한 말 하지 마."
"그렇게 뒷조사를 해놓고 내가 야한 사람이란 걸 몰랐나?"
"의심스럽긴 했지만 이,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몰랐어."
"이 정도로 놀라긴. 이제 시작인데."
도훈이 다시 체위를 바꾸었다.
지연을 침상에 배를 깔고 엎드리게 하고는 뒤에서 서서 박는 자세였다. 문을 등진 그는 열심히 뒤치기에 매진했다.
그 무렵, 스르륵 닫힌 문틈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
"어디 갔으려나?"
아직 교대까진 시간이 남았다. 인수인계도 미리 끝냈겠다, 커피도 마실 겸 도훈을 찾아 나선 지애는 한참 병동을 들락거렸다.
그러나 병상 숫자만 300여개에 달하는 거대 병원은 그 자체로 조그만 도시나 마찬가지였다. 그가 갈 만한 곳을 좁혀 보았지만 도통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분명 정형외과 병동으로 들어왔으니까 이 병동에 있어야 하는데···. 설마 그새 가버린 건가?’
지애는 아쉬움에 푹 한숙을 쉬었다. 뜨겁게 내려 놓은 커피는 점점 식어가고 있었다. 연락처는 있었지만, 커피를 마시자고 연락하긴 다소 부담스러운 관계였다. 괜한 오해를 살 수 도 있는 행동은 되도록 피하고 싶었다.
6인실과 4인 병실을 샅샅이 뒤졌지만 도훈을 찾지 못한 지애는 힘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놓친 병실을 떠올렸다.
‘아, 아직 VIP동은 안 봤구나?’
하루 입원비만 40만에 달한다는 1인실. 설마하니 대학생이 그런 곳에 입원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는 거니까.’
지애는 1인실이 모인 5층 VIP병동으로 들어섰다.
그리고는 병실 입구에 적힌 환자들 이름을 하나 씩 확인했다. 가끔 VIP동을 들러 환자를 체크하므로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름만 보고도 얼굴이 떠올랐다.
‘조말자 씨는 70대 할머니, 김의중은 50대 아저씨. 분명 후배라고 했으니 끽해야 대학생일텐데···.’
도훈은 나이는 모르지만 얼핏 봐선 대학교 2~3학년 정도.
그의 후배라면 많이 잡아도 22살 안팎일 것이다. 그러나 병실의 환자를 아무리 살펴도 그 나이 대 입원 환자는 없었다. 애초에 젊고 어린 환자가 독실을 차지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문 일이다.
‘정말 늦은 시간이라 얼굴만 보고 바로 가버렸나 보구나.’
결국 지애는 도훈 찾기를 포기했다.
그 때, 복도 밖으로 미약한 신음 소리가 울렸다. 문틈을 뚫고 새어나오는 가느다란 목소리는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얼핏 지나칠 정도로 작았다.
"하아아아앙!"
‘뭐지? 설마 응급상황?’
놀란 지애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소리의 근원지를 찾았다.
그러나 또 다시 흘러나온 신음은 도저히 환자의 것이라곤 믿기 어려울 만큼 끈적한 목소리였다.
"하아, 아아아아앙"
듣는 순간 지애가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바쁠 땐 응급실에 지원가기도 하고, 중환자실도 자주 들락거렸다. 고통에 찬 비명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에게, 지금의 신음은 느낌부터 달랐다.
그것은 분명 쾌락에 젖은 환희의 목소리였다.
‘뭐, 뭐지 이건?’
그녀는 문득 정 간호사에게 들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교통사고로 입원한 젊은 남자 환자가 하나 있었는데, 링겔 교체하는 것을 깜박하고 뒤늦게 찾아갔더니 병문안 온 여친이 사까시를 해주고 있었더라는···.
그러면서 했던 소리는 더 가관이었다.
-난 이해해. 젊은 남자가 두 손이 다 부러져 딸딸이도 못 치는 데 그럴 수도 있지. 오죽하면 여친한테 거길 빨아달라고 했겠니?
평소 성적인 것에 큰 관심이 없던 지연은 얼굴만 붉히고 넘어갔으나, 병원이라는 공간에선 은연중 그런 섹슈얼한 상황이 비일비재하기 벌어졌다.
의사와 간호사가 수술 방에서 둘이 몰래 정을 나누다 걸렸다더란 풍문으로부터, 방사선과 남자 직원이 테이블 밑에 숨어서 원무과 여직원을 입으로 해줬다는 뜬 소문까지···.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그저 남 얘기라고 치부해 온 지애에게 있어 작금의 상황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세, 세상에···. 어떻게 병원에서.’
그녀는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발소릴 죽여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입구엔 환자의 성명이 적혀 있었다.
[한지연]
‘한지연? 그 발등 뼈 금간 환자잖아?’
지연은 정형외과 병동 내에서도 유명했다.
젊고 어린 아가씨가 그녀밖에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눈에 띄는 미모로 의사나 간호사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편이었다. 더욱이 틈 만나면 퇴원시켜 달라며 조르는 통에 지애는 더욱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문 앞에 귀를 대고 기울이자 이따금 남자 목소리도 섞여 들렸다. 대화 상대가 있다는 것은 결코 혼자 하는 자위가 아니라는 소리. 애초에 자위였다면, 저렇게 밖으로 들릴 만큼 격렬한 신음은 불가능 할 것이다.
‘지연씨가 이런 대담한 짓을···.’
지애는 모른 척 돌아설까 했으나, 안에서 익숙한 이름이 흘러나왔다.
"흐아앙, 도훈이 너 정말!"
‘방금 분명 도훈이라고.’
그녀가 찾고 있던 사람이 바로 이곳에 있었다.
지애는 무의식적으로 문을 열고 말았다.
그리고 그곳엔···.
< 240. 좋은x, 나쁜x, 이상한x.-15-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