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8. 좋은x, 나쁜x, 이상한x.-3- >
***
다음날.
도훈은 아침 일찍부터 학과 사무실을 찾았다.
보조인 한솔이 도훈을 반겼다.
"도훈 학생, 일찍부터 어쩐 일이야?"
그녀는 도훈의 취향과 거리가 멀었지만, 그녀의 취향을 도훈이 저격한 듯 유난히 반가운 기색이었다.
‘잘생긴 게 항상 좋은 건 아니구나.’
"프린트 좀 할 게 있어서요. 여기 컴퓨터 써도 되죠?"
"응. 얼마든지."
도훈이 보조 컴퓨터 앞에 앉아 서현에게 전달받은 리포트를 출력하는데, 조용히 앉아있던 민주가 한솔에게 말했다.
"한솔 샘. 다과 실에 블랙 다 떨어졌던데 확인해 봤어?"
"아, 그거 점심 먹고 사다 놓으려고요."
"지금 사오면 안 될까?"
"지금요? 믹스 커피는 아직 있는데···."
"어제 학회 준비로 날 샜더니 아침부터 블랙이 땅겨서 말이야. 좀 사다주면 좋겠는데?"
부탁하는 어조지만, 서열 관계상 명령이나 마찬가지.
민주의 단호한 표정에 사무 보조인 한솔이 떨떠름하게 시계를 쳐다보았다. 출근한지 채 10분도 안 된 시간.
‘이럴 거면 출근길에 사오라고 할 것이지···.’
한솔이 뚱한 표정으로 학과 사무실을 나서자, 딱딱하던 민주의 얼굴이 순식간에 설렘 가득한 소녀처럼 바뀌었다.
"주, 주인님. 이렇게 일찍 오실 줄은 몰랐어요."
"그럼 여기 오는데 너한테 보고라도 할까?"
도훈 또한 순진한 학생에서 곧바로 가학적인 사디스트로 돌변했다. 두 사람의 연기가 시작된 것이었다.
"아, 아니요."
도훈이 돌림 손잡이 단추를 꾹 누르며 조교실 문을 안에서 걸어 잠갔다. 딸깍- 하는 소리에 민주의 심장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흐. 어뜨케···. 문 만 걸어 잠갔는데 벌써부터 반응이···.’
도훈은 숙제 검사를 하는 선생처럼 의자에 앉은 민주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내가 노팬티로 출근하랬지? 치마 걷어."
"네, 주인님."
민주가 두 다리를 스스럼없이 벌렸다. 짧은 치마가 금세 위로 말아 올라가며 속옷을 입지 않은 사타구니 안쪽이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냈다.
‘흐음, 역시 깔끔하단 말이야.’
최근 만난 김 보살은 유난히 털이 무성한 편이었다. 아마존 밀림 같던 희원에 비하면 민주의 그곳은 민둥산이나 마찬가지.
왁싱으로 깔끔히 정리한 탓에 밖으로 드러난 대음순과 안쪽에 젖은 소음순까지 또렷하게 보였다.
치마를 올려붙인 민주는 부끄러움에 두 팔로 얼굴을 감췄다. 도훈이 그녀를 향해 말했다.
"노팬티로 다니니까 어땠어?
"누가 볼까봐 계속 치마 뒤를 붙잡고 다녔어요."
"거짓말 하긴. 암캐처럼 질질 흘리고 다닌 건 아니고?"
"그럴 리가요. 민주 봊이는 주인님에게만 벌리는 봊인걸요."
"그래? 책상 위로 올라가."
"네. 주인님"
민주가 의자에서 냉큼 일어서더니 커다란 사무실 책상위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책상 높이 때문이지 발끝이 바닥에 닿지 않았다. 도훈은 공중에서 흔들리는 민주의 다리를 확 옆으로 벌리더니 그대로 얼굴을 처박았다.
추릅추릅추-
"흐읏!"
시작부터 게걸스럽게 핥아대는 도훈의 혀놀림에 민주가 손바닥으로 입술을 틀어막았다.
문이 잠겼다지만 체육교육과 교수연구동이 자리한 이곳은 수많은 교수들이 업무를 보는 곳. 자칫 소리가 새어나갔다간 귀 밝은 누군가 문을 두드릴지도 모를 일이다.
학생에게 조교당하는 조교라니···.
만에 하나 발각된다면 얼굴을 들지 못 할 것이다.
"흐응, 흐으으!"
바짝 달아오른 민주가 숨을 헐떡이는데 갑자기 도훈이 동작을 멈추고 뒤로 물러섰다.
"···주, 주인님?"
도훈은 입가에 묻은 애액을 손바닥으로 쓰윽 닦아내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조교 선생님. 전 프린트 끝났으니 이제 가볼게요."
"네, 네? 가, 갑자기 이러시면···"
"왜요? 저 프린터 하러 온 건데."
도훈이 뚝 시치미를 때자 민주는 안달이 났다.
그가 문을 잠근 순간부터 젖기 시작한 구멍에선 아직도 찔끔찔끔 애액이 흘러나오는 중이었다. 애초 시작을 안했으면 모를까, 하다가 멈추니 갈증이 더했다.
물론 이는 도훈이 의도한 것이었다.
"제, 제가 뭐 자, 잘못했나요? 혹시 거기서 냄새라도···."
민주는 순간적으로 질염을 의심했다.
이른바 보징어 냄새라고 불리는 그것은, 남자의 성욕을 일순간에 떨어뜨릴 수 있는 최악의 악취. 보빨을 하던 도훈이 물러선 이유가 혹시 그 때문이 아닐지 두려웠다.
"아니 그건 아니고···."
도훈은 잠시 뜸을 들이다 말을 이었다.
"더 상을 받고 싶으면 내가 부탁한 걸 해줘야 하지 않겠어?"
결국 그것이었다.
도훈은 민주를 길들이는 중이었다.
종을 울리면 음식인 줄 알고 헉헉대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자신의 말을 들어야만 원하는 것을 해준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전달하고 있었다
"지, 지희요?"
"그래. 지희한테 연락해서 약속부터 잡아. 이번 주말에는 MT 가야 하니까 주중이 좋겠어."
"아···."
"왜? 내가 지희 따먹는 게 싫어?"
"아, 아니에요. 연락할게요. 지희한테."
민주는 풀 죽은 표정으로 잠긴 문고리를 쳐다보았다.
야박하게 한솔을 내보낸 것 치곤 너무나도 짧은 유희.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음, 너무 안달나게만 하는 것도 좋은 건 아니겠지.’
그녀의 서운함을 눈치 챈 도훈이 씨익 웃으며 민주의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는 프린트 되어 나온 리포트를 들고 말했다.
"좋아, 기분이다. 이거 여기서 읽고 갈게."
"?"
민주는 도훈의 의도를 눈치 채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
그때 도훈이 천천히 바지 지퍼를 끌어 내렸다.
"난 글 읽을 때 누가 밑에서 빨아주면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
"아!"
그제야 민주가 도훈의 의도를 파악했다. 힐을 신은 체 엉금엉금 바닥을 엉금엉금 기어오는 모습은 도훈의 배덕감을 한껏 고양시켰다.
‘말 잘 듣는 강아지가 따로 없구나.’
도훈은 의자를 안쪽으로 바짝 붙여 민주가 빨기 좋게 포즈를 취했다. 책상 밑으로 기어 들어온 민주는 바짝 웅크린 자세로 도훈의 대물을 한 입에 물었다.
"흐읏!"
오랜만에 대물을 맛 본 민주는 황홀한 표정이었다.
우뚝 선 기둥 곳곳에 침을 묻혀가며 맛있게 핥았다.
민주가 열심히 펠라를 하는 와중에도 도훈은 보고서를 꼼꼼히 점검했다.
좋은 보고서란 기본에 충실한 것.
사소한 오탈자 하나에도 글의 신뢰도는 금세 추락하고 만다.
다행이 교차로 점검했기 때문인지 별다른 오탈자는 보이지 않았다.
‘음, 서현이가 확실히 문장력이 좋구나. 어제 지적한 부분을 싹 다 수정해 놨어. 이정도면 A+은 따 논 당상이겠는데?’
보고서에 눈을 때지 않으면서도 도훈은 한손을 책상 밑으로 내려 민주의 머리끄덩이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다소 과격한 동작이지만, 그럴수록 민주가 더 흥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인간적으로는 조금 미안한 감정이 들지만, 섹스란 때론 상대의 판타지를 채워줘야 할 때도 있는 법.
도훈은 민주 앞에서 만큼은 철저한 사디스트가 되기로 결심했다.
"목구멍 깊이."
"읍읍!"
도훈은 민주의 뒤통수를 사타구니에 바짝 처박으며 딥쓰롯을 강요했다. 자신이 원하는 데로 고분고분 행동하는 민주의 모습은 강한 정복감을 선사하며, 남성 특유의 지배욕을 충족시켰다.
‘으으. 민주랑 있으면 정말이지 변태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단 말이야.’
[확실히 연기치고는 너무 리얼하군요. 주인님의 성향을 진지하게 고찰할 필요가 있을지도···.]
‘뭐, 굳이 고르라면 난 S쪽이 맞는 거 같아. 유미한테 당할 때는 정말 못 참겠던데, 이렇게 민주를 괴롭히는 건 또 할 만하더라고.’
보고서를 다 읽은 도훈이 책상위에 리포트를 내려놓으며 몸을 일으켰다.
"오늘은 여기까지."
"아, 아아··· 주인님 조금만 더···."
침이 묻어 번들거리는 대물은 고사계를 겨냥한 포신처럼 우뚝 서 있었다. 도훈 역시 꼴린 김에 마저 한 발 뽑고 싶었으나, 민주를 애타게 만들기 위해선 이쯤에서 그치는 편이 나을 거라고 판단했다.
"나 이제 리포트 제출하러 가봐야 해."
"아···."
바지춤으로 대물을 구겨 넣는 도훈을 아쉬워하며 민주가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여기서 더 보챘다간 도훈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두려웠다. 그녀에게 있어 도훈은 언제나 갑이었다.
도훈이 잠긴 문을 열며 말했다.
"임무 완수하면 제대로 맛보게 해줄게. 알았지?"
"네, 주인님. 기다리고 있을 게요."
"그래. 약속 잡히는 데로 연락해."
도훈이 문을 열어 돌리는 데 마침 커피 심부름 다녀온 한솔이 복도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도훈은 일부러 기척을 알리기 위해 큰 소리로 인사했다.
"한솔 샘. 프린트 잘하고 갈게요."
"응, 벌써 가게?"
"네. 들를 데가 있어서요."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민주가 황급히 옷매무새를 점검했다. 도훈에게 붙잡혀 산발이 된 머리를 정돈하고 구겨진 치마를 펴 내리자 딱 맞춰 한솔이 등장했다.
"다녀오느라 수고 했어. 커피 한 잔 할래?"
강민주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한솔에게 말했다.
***
리포트를 뽑아 든 도훈은 곧바로 예술대 본관으로 직행했다.
그가 이른 아침부터 등교한 이유는 손교수가 오전에 공강이라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
‘흐흐. 손 교수 미션도 슬슬 클리어 해야지. 중간고사 전까지 만능 만년필을 구해야 논술 시험도 대비할 수 있을 테니까.’
만능 만년필은 비문과 오타를 자동으로 고쳐줄 뿐 아니라, 문장을 최대한 매끄럽게 다듬어 주는 교정교열 기능을 갖춘 아이템.
이는 미션 클리어와 더불어 장차 학점 관리까지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똑똑-
"계세요?"
문 앞의 알림판에 ‘재실’이라는 것을 확인한 도훈이 정중히 노크했다.
"네, 들어와요."
도훈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컴퓨터 앞에서 키보드를 두들기던 손교수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어머, 도훈학생? 아침부터 무슨 일로?"
"답사 보고서 제출하려고요."
"아아, 그런 건 수업시간에 내도되는데···."
"먼저 내면 혹시 가산점이라도 있을 까봐서요."
"호호. 나한테 그런 꼼수는 안 통해. 온 김에 차나 한잔 하고 가지? 마침 커피 내리고 있었는데."
"넵. 감사합니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라 그런지 도훈은 거절 않고 소파에 앉았다. 잠시 후 손 교수가 두 손에 머그잔을 들고 왔다.
"어디 한 번 얼마나 열심히 써왔는지 한번 볼까?"
손 교수는 커피를 홀짝이며 도훈에게 보고서를 건네받았다. 그녀가 뿔테 안경을 밀어 올리며 보고서에 집중하는 사이 도훈은 은근슬쩍 그녀의 몸매를 음미했다.
‘캬. 몸매는 여전하구나. 얼마나 운동을 많이 하면 저 나이에도 저리 탄탄하담?’
도훈의 시선은 특히 커피색 스타킹을 신은 다리 쪽에 머물렀다.
‘저건 팬티스타킹인가? 로시, 얼른 정보창 띄워봐. 저 스타킹 확 찢어 버려야겠다.’
[네. 디스플레이에 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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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손은주 (비처녀, 일시 23세 3개월)
나이 : 36
호감도 : 72/100
개방성 : C
성감대 : 옆구리, 젖꼭지, 사타구니 주변.
*애무 포인트 : 젖꼭지에 쪽 마크가 날 때까지 쪽쪽 빨아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성욕지수 : 매우 높음.
공략팁
*골드 미스인 그녀는 최근 욕구 불만으로 가득 찬 상태입니다. 약간의 자극으로 그녀의 문을 열 수 있습니다.
-호감도를 상승시키기 위해 다음의 행동을 추천합니다.
-추천 행동 : 은밀하게 손 교수의 성감대를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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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예상보다 호감도가 훨씬 괜찮은데?’
[지난 번 방문이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네요.]
‘흐흐. 원래 나이트도 당일 홈런보단 에프터 홈런이 잘 된다잖아.’
[그게 무슨 소립니까?]
‘남자는 방금 처음 본 여자라도 얼마든지 섹스 할 수 있지만, 여자는 또 그게 아니거든. 일단 익숙해져야 경계심이 낮아지고 슬슬 궁금증이 생긴단 말이지. 내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인 게 지금의 결과로 나타난 거라고 봐.’
[역시 계산적인 분!]
‘그나저나 추천 행동이 좀 어렵겠는데? 무슨 수로 대놓고 성감대를 자극한담?’
손 은주의 성감대는 옆구리와 젖꼭지, 사타구니 주변이다.
평소 닿기 힘든 부위니 만큼 아무렇게나 터치 했다간, 있던 호감 마저 한순간에 사그라질지 몰랐다. 도훈이 신중하게 기회를 엿보는 데, 보고서를 빠르게 훑은 손 교수가 말했다.
"좋은데? 내용도 알차고, 구성도 훌륭해."
"감사합니다. 저번에 교수님께서 아우트라인을 잘 잡아주셔서 도움 많이 됐어요."
"호호. 그거야 누구에게나 알려주는 건데 뭘. 근데 이거 네가 쓴 거야?"
"아뇨. 혼자는 아니고 조원들이랑 같이 조사해서 정리한 거예요. 최종 감수만 제가 했고요."
"흐음, 겸손까지? 도훈군은 참으로 훌륭한 학생이네."
"감사합니다."
은주는 도훈을 흐뭇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천성이 교수인 그녀로선 주어진 과제를 열심히 완수해 온 도훈이 기특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
‘참 괜찮단 말이지? 수업도 열심히 듣고, 몸매도 좋고. 아···. 내가 30대 초반만 됐어도 확 꼬셔버리는 건데.’
자신과 도훈의 나이차는 10년이 훌쩍 넘는다. 게다가 교수들사이엔 학생들과 이성적 교재를 불허하는 일종의 금기가 있었다. 비록 도훈을 남자로 느끼긴 했지만, 그 감정이 금기를 깨뜨릴 정도는 아닌 손 교수로서는 남몰래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저번에 보니 물건도 엄청 실하던데···.’
손 교수는 도훈의 바지춤을 훑으며 당시 만졌던 대물의 느낌을 떠올렸다.
크고 단단하기 짝이 없는 묵직한 그 놈.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하아.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새로 산 딜도로 아쉬움을 달래는 수밖에···.’
평소 연구실에서 자위를 즐겨하는 은주는 도훈이 물러가면 혼자 물이나 빼야겠다고 생각했다.
< 228. 좋은x, 나쁜x, 이상한x.-3-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