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0. 깊은 밤, 달은 지고-18- >
"그래요? 여자도 나이 들면 취향이 바뀌나요?"
도훈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그렇지 아무래도? 나도 중고등학교 땐 곱상한 스타일을 좋아했거든."
"아이돌 가수 같은 애들이요?"
"응, 근데···, 나이 들수록 별로더라."
"왜요? 기왕이면 잘생기면 좋은 거 아닌가요?"
"아냐. 그것도 어릴 때나 그렇지. 차라리 남자다운 사람이 훨씬 인기 많지."
‘흐흐, 역시 보살님이 남자 볼 줄 아시는 군. 남자가 허여멀건 잘생기기만 하면 뭐 하겠어? 돈 잘 벌어오고, 밤일 잘하면 그만이지.’
[주인님도 잘생기시지 않았습니까? 솔직히 여자가 쉽게 꼬이는 것도 그 덕을 부정하긴 어려울 텐데요?]
‘보살님이 그러잖아. 그것도 다 한때라고. 대학생들이니까 얼굴빨이 통하는 거지, 남자 맛을 아는 여자들이 얼굴 뜯어 먹고 살 것 같아? 잘생긴 토끼보다야, 옥동자라도 변강쇠가 낫지.’
[흐음. 참으로 아재 같은 말씀이로군요.]
‘한번 아재는 영원한 아재일 수밖에.’
"보살님도 그럼 남자다운 사람 좋아하세요?"
"음, 굳이 따지자면?"
"돌아가셨다는 남편분도··· 그런 스타일?"
훅 들어오는 도훈의 물음에 희원이 주춤했다.
평소 그녀는 사별한 남편 이야기는 삼가는 편이었다. 하지만 한참 나이 어린 도훈이기에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답했다.
"도훈 씨가 좀 남자답긴 했지. 성격도 호탕하고, 자기 일도 열심히 하고. 근데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했어."
"저런···."
"결국,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버렸지. 그것도 신혼 첫날밤에."
"제가 괜한 얘길 꺼냈나 봐요. 죄송해요."
이미 아는 내용이었지만 도훈은 처음 듣는 사람처럼 말했다.
"죄송할 거까지야. 이젠 괜찮아. 다 지난 일인걸."
"혹시 재혼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10년 전이면 한참 창창한 나이였을 텐데."
희원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땐 모든 게 다 내 탓 같았어. 미안하고 죄스러워 차마 그런 생각까진 못 하겠더라. 안 좋은 얘기도 많이 듣기도 했고."
"안 좋은 얘기라뇨?"
희원은 오늘 처음 만난 도훈에게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망설였다. 개인적인 치부를 드러낼 만큼 막역한 사이도 아닌데, 그런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도 신기했다.
‘이런 얘기를 해도 되는 걸까? 창피한데···. 그치만 어차피 내일이면 안 볼 사이니까.’
자주 볼 사이였다면 꺼렸을 것이다. 하지만 스쳐가는 인연이기에 오히려 홀가분한 측면도 있었다. 머뭇거리던 희원이 도훈을 향해 입을 열었다.
"날보고 남편 잡아먹은 여자라면서···."
"네?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무슨 조선 시대도 아니고. 좀 심한데요?"
도훈이 자기 일처럼 발끈하는 모습에 희원은 적잖은 위로를 받았다. 누구든 자기 편들어주는 사람에겐 호감을 느끼는 법이다. 설사 그것이 정말로 자신의 탓이라고 할지라도.
"남편의 심장마비. ···진짜로 나 때문이었거든."
"네?"
희원은 도훈에게 그날의 일을 허심탄회하게 고백했다.
극심한 운동(?)으로 심혈관에 무리가 와 심근경색까지 이어지고 말았다고.
"내가 너무···, 그게 강해서···."
"예?"
"아, 아냐. 내가 너한테 별 얘기를 다하네···. 아무튼 팔자가 하도 사나워 나중에 점집에 찾아 갔더니 나보고 남편 잡아먹을 상이라고 하더라. 날 감당할 수 있는 남자가 거의 없다는 거야. 그래서 평생 혼자 살 결심을 했지."
희원의 말을 모두 들은 도훈이 강하게 부정했다.
"말도 안돼요! 점쟁이가 그냥 하는 말 아니에요?"
"아니야. 여기 주지 스님도 그러더라고. 내가 유난히 음기가 강한 편이라고. 실은 그걸 다스리기 위해 계속 불경을 공부했던 거야. 죽은 그이 명복도 빌 겸."
"그렇다고 평생 수절 할 필요가 있을까요? 언제까지 남편만 그리워하며 살 건데요? 그게 정말로 돌아가신 남편 분이 원하는 건 아닐 것 같은데요?"
도훈은 적절한 타이밍을 잡아 멘트를 날렸다. 확실히 정보창의 멘트가 효과가 있었는지 희원은 강한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도훈 학생···."
"보살님은 잘못 없어요. 오히려 비난보다 위로를 받아야 할 사람이죠.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된 것도 서러운데 왜 그 책임까지 물어야 해요?"
"······."
"제가 주제 넘는다는 거 알아요. 그렇지만 굳이 이러실 필요까진 없다고 생각해요. 점쟁이가 그랬건, 주지 스님이 그랬건 그거야 본인 의견일 뿐이죠. 중요한 건 보살님 생각이에요. 평생 이렇게 살 자신 있어요? 정말 그러고 싶으신 거예요?"
도훈의 설득에 희원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다시 체념한 듯 입술을 깨물었다.
"···어차피 날 감당할 남자는 없을 거야."
"왜 없다고만 해요? 자신할 수 있어요?"
"너가 몰라서 그래···. 난 정말이지···."
"대체 어느 정도 길래요?"
도훈이 슬쩍 운을 띄웠다.
희원을 바라보는 모습에선 젊은이 특유의 패기가 넘쳤다. 자신감에 가득 찬 도훈의 표정을 보자 희원은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동했다.
‘어쩜, 이 아이라면···.’
도훈이 한 번 더 찔렀다.
"사람 궁금하게시리···."
"어머, 얘가 못하는 소리가 없네. 떽."
"왜요? 저도 성인인데요?"
"내가 볼 땐 아직도 한참 애야."
"정말로 제가 어린애로 보이세요?"
도훈이 가슴을 활짝 펴며 당당하게 말했다.
드넓은 어깨는 태평양처럼 넓었고, 늘씬한 허리는 표범처럼 날렵했다. 그리고 하체가 달린 그것은···.
희원은 또 다시 도훈의 대물이 떠올라 시선을 외면했다.
‘···어쩜 좋아. 도훈 학생이 남자로 보여.’
희원은 벌렁대는 심장을 진정할 수 없었다. 눈앞의 청년에게서 완숙한 수컷의 냄새가 풍겨 왔다. 10살이 넘는 나이 차는 그저 숫자에 불과했다.
"그, 그렇다는 말은 아니지만···."
도훈은 이제 슬슬 직격탄을 날릴 차례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는 그 수를 언제 터뜨릴지 고심하고 있었다.
분위기는 충분히 무르익었고, 마침내 견적이 나왔다.
도훈이 희원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보살님."
"으,응?"
"저 사실 깨어 있었어요."
"무슨···, 서, 설마!"
"보살님이 제 방에 떡 주러 오셨을 때요."
"아앗! 그, 그런···."
"보살님이 저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다 알고 있어요."
희원은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충동을 못 이기고 벌인 행위를 도훈이 모두 알고 있었다니.
"도, 도훈 학생 그러니까 그건···."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말이 없다.
심지어 냄새를 맡겠답시고 딥브레쓰까지 하지 않았던가?
감추고 싶은 치부가 드러나자 희원은 몸 둘 바를 몰랐다. 세상에 이런 창피는 다시없을 것이다.
도훈이 계속 말했다.
"저한테 왜 그랬어요?"
"···미, 미안."
"사과를 받고 싶은 게 아니에요. 사실 저도 그땐 당황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어요."
"내가 정신이 어떻게 됐었나 봐."
"만약 후배가 그때 안 들어 왔으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었어요?"
"아, 아무 짓도. 난 그냥 보려고만···."
"정말이세요?"
"······."
"제가 일부러 뒤척였던 거 기억나죠?"
희원은 그제야 도훈이 잘 때 심하게 몸을 뒤척인 사실을 떠올렸다. 당시엔 잠결에 그런 것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얘길 들으니 고의로 회피한 것이었다.
희원이 고개를 떨군 체 거듭 사과했다.
"정말 미안해. 내가 너무 외로웠었나 봐. 하필 이름이 같은 도훈 학생을 보니 괜스레 남편 생각도 나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오늘 일은 제발 없던 일로 해줄래?"
"아뇨. 어떻게 있던 일을 없던 일로 할 수 있겠어요."
"도, 도훈 학생···."
"실은 그런 행동을 한 이유가 궁금했어요. 그래서 찾아 뵌 거예요. 커피는 다 핑계고. 근데···."
도훈이 안절부절못하는 희원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보살님 사정을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많이 힘드셨겠어요. 제가 보살님 상황이었더라도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았을 거예요. 너무 자책하지 마요. 저는 다 이해하니까."
"흑흑."
희원이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평생 손가락질 받고 살던 그녀에게, 도훈의 말은 크나큰 위안이었다. 심지어 한참 어린 자신을 욕정의 대상으로 삼았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이해한다니.
와락-
도훈이 넒은 가슴으로 희원을 껴안았다.
"울지 마요. 보살님은 하나도 잘못한 거 없으니까."
"미안해. 흑흑···."
도훈은 허리를 감싸며 바짝 끌어 당겼다. 성숙한 여인의 육향이 물씬 풍겨지며 성욕이 급격히 끌어 올랐다.
대물이 서서히 고개를 쳐들며 희원의 배를 찔렀다.
‘어머, 이, 이거 설마···.’
단단한 도훈의 육봉에 희원의 몸도 덩달아 뜨거워졌다.
어리지만 자신을 이해해 주는 남자.
불쑥 그 남자에게 기대고 싶어졌다.
그 마음을 눈치 챘는지 도훈이 귓속말을 건넸다.
"···솔직히 아까 아무도 안 왔으면 제가 보살님을 덮쳤을지도 모르겠어요."
흠칫.
누군가 자신을 덮친다는 말이 이렇게 달콤하게 들린 적이 있었을까? 희원은 저도 모르게 도훈을 바짝 껴안았다.
"도훈 학생."
"보세요. 보살님이랑 안고 있으니까 이렇게 커졌잖아요."
"우린 이러면 안 돼···."
"왜 안돼요? 제가 마음에 안 드세요?"
"그런 건 절대 아냐. 나도 도훈 학생 마음에 들어."
"근데 왜 망설여요?"
"나는 그게 너무···."
"제가 보살님 감당 못할 까봐서요?"
도훈은 희원을 손을 잡고 자신의 발기된 물건으로 가져갔다. 돌덩이처럼 단단한 대물이 손에 닿는 감각에 희원이 기겁했다.
"느껴 봐요."
"어엇, 이, 이게 이렇게나···."
"이래도 부족해 보여요?"
‘너, 너무 커. 엄청 딱딱하고. 어, 어쩜 좋아.’
희원은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도훈의 물건을 잡은 손을 떼지 못했다. 도훈은 내친김에 바지춤을 들어 희원의 손을 강제로 집어넣었다. 후끈하게 달아오른 대물이 활어처럼 껄떡였다.
"허헉!"
"대답해 봐요. 정말로 제가 부족해요?"
"왜, 왜 이렇게 커졌니···."
"알면서 왜 물어요. 저만 그래요?"
도훈은 대놓고 노골적이었다.
여기까지 온 이상 더 감출 것도 없었다.
젊은 사내의 물건을 움켜쥐고 있으니 희원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 졌다. 실로 오랜만에 느껴본 남성의 단단함에 팬티가 금세 축축해졌다.
이곳이 산길만 아니었더라도 바지를 훌렁 내리고 대물을 입에 물어 버렸을 것이다.
"우린 이러면 안 ···흡!"
희원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도훈이 그대로 입술을 덮쳤기 때문이다. 안을 파고드는 도훈의 혀놀림에 희원을 지탱하던 마지막 이성의 끈이 뚝- 끊기고 말았다.
허기져 있던 그녀의 본능이 눈을 뜨며 모든 금제에서 해방되었다.
"하아-, 하아-.도훈 학생···"
"저 보살님하고 하고 싶어요."
"나, 난···. 흐, 흐읏!"
희원의 눈이 또다시 경악으로 물들었다.
도훈의 손이 과감하게 사타구니 사이로 파고든 것이다. 중지를 세운 손가락이 10년간 봉인되어 있던 입구를 마음껏 두들겼다.
옷 위 음부를 공략 당하는 것만으로 희원은 온 몸의 힘이 풀려버렸다. 손가락을 긁어대던 도훈이 속삭이듯 말했다.
"보살님도 많이 하고 싶으신거 같은데요. 안이 축축해요."
"다, 당연히 거길 그렇게 만져대면···. 하앗···."
도훈이 손가락을 위로 세워 꾹꾹 찔렀다. 그렇잖아도 힘이 빠지던 다리가 완전히 풀리며 희원이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하아앙, 이, 이제 그만···."
"더 이상 참지 마요. 보살님, 하고 싶은 데로 해요."
"하아···하아···. 도훈 학생이 만에 하나 다치면···."
"걱정 마요. 전 누구보다 건강하니까."
그말을 증명하는 것처럼 도훈이 주저앉은 희원 앞에 바지를 풀어 내렸다. 감춰져 있던 대물이 스피링처럼 튀어 나왔다. 하늘로 우뚝 솟은 대물은 달빛을 받아 늠름하게 빛났다.
희원은 놀란 와중에도 도훈의 대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아아!···."
"이거 보고 싶으셨죠?"
"······."
"아까 하려던 거 마저 해주세요."
"뭐, 뭘···."
"제 방에서 하려고 했던 거요."
"나, 난 그냥 보, 보기만."
"거짓말. 진짜 이걸 보기만 하려고 했다고요?"
도훈이 한 발 앞서 나가며 희원의 코앞까지 대물을 들이 밀었다. 불끈거리는 대물이 수직 반동을 일으키며 시시각각 다가오자 희원은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아아···. 이 잦이 냄새. 미칠 것 같아. 하, 한입만··· 한입만 넣어 봤으면.’
희원이 침을 꿀꺽 삼켰다.
하루 종일 머릿속을 아른거리던 대물이 바짝 커진 체 눈앞에 있었다. 어서 자신을 삼켜달라는 듯이 끝에 살짝 물기를 품고서.
도훈은 흔들리는 희원의 눈빛에, 입술 바짝 귀두를 부딪쳐 왔다. 강제로 밀어 넣지만 않았지, 완전 떠먹이는 것이나 마찬가지. 강렬한 유혹 앞에 희원이 끝내 무너졌다.
‘흐윽, 도저히 못 참겠어!’
희원의 입술이 천천히 벌어지더니 이내 도훈의 대물을 집어 삼켰다. 촉촉한 점막질의 부드러운 입천장이 도훈의 귀두를 감싸며 찌르르한 자극이 밀려왔다.
"으으음!"
시작은 어려웠지만, 일단 시작되고 나니 희원은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로시의 말대로 처음 한입이 어렵지 일단 입에 물고 나서부턴 일사천리였다.
쭈웁쭈웁-
희원은 10년 만에 맛보는 잦이맛에 완전히 흥분했다. 쭈쭈바를 빨 듯 입에 힘을 주어 빠는 통에 피가 쏠리며 도훈의 대물이 바짝 힘이 들어갔다.
‘으, 으으! 이 아줌마 진짜 엄청 굶었나 보네.’
< 220. 깊은 밤, 달은 지고-18-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