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3. 낭만의 캠퍼스-12- >
쿵쿵쿵-!
"저기요 문 좀 열어 보시라니까요?"
"하지 마. 변태면 어떡하려고 그래? 그냥 신고하자."
신고라는 말까지 나오자 민주의 마음은 더욱 다급해졌다. 몰카범으로 오인당해 핸드폰 수색이라도 받는다면, 평생 화장실 자위녀라는 치욕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흠흠, 학생들! 그냥 핸드폰 화면 캡쳐한거니까 오해 마요."
성숙한 민주의 목소리에 밖에서 웅성거리던 소리가 잦아들었다.
"앗, 여자였잖아?"
"죄, 죄송합니다! 교수님."
학생들이란 말에 민주를 교수나 강사로 착각한 여학생들은 사과를 표하며 후다닥 화장실 밖으로 도망쳤다. 변기에 다릴 벌리고 앉아있던 민주는 그제야 휴-하는 한숨을 내쉬었다.
핸드폰을 통해 모든 상황을 듣고 있던 도훈이 놀리듯 말했다.
-보기보다 순발력 좋은데?
"가, 감사해요. 주인님."
-하지만 아직 더 혼나야겠어. 사진 보니까 너무 물을 많이 흘렸어. 음탕해.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그만···."
-봊이에 손가락 넣어.
"넣었어요."
-어떤거 넣었어?
"중지요."
-햐-. 이런 음란한 여자를 봤나. 긴 거 좋아하는구나?
찌꺽-
"하, 하앙, 네. 민주는 긴 걸 너무 좋아해요."
-이제 두 개 넣어.
"네, 주인님 말씀대로 두 개 박았어요."
-더 깊이
찌꺽!
"하악-. 끝까지 밀어 넣었어요. 하앙."
-봊이물 소리 더 크게 들려줘.
민주는 통화 중이던 핸드폰을 사타구니에 바짝 가져다 대며 다른 한 손으로 자위를 시작했다. 흥건히 젖은 꽃잎에서 손가락의 마찰로 인해 질척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찌꺽-찌꺽-찌걱-
-소리 보소?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구만?
"흐아앙, 주인님 민주 물 너무 많이 나와요··· 흐앗!"
잔뜩 흥분한 민주가 속도를 높이자 사타구니 사방으로 애액이 튀었다. 칸막이 벽면을 딛고 있는 두 다리는 힘이 풀려 부들부들 떨리기까지 했다.
팟팟팟팟팟-!
"하앙, 하앙, 토, 통화만으로 가버렷!"
-······.
***
"······."
잠시 전화기를 귀를 땐 나는 쯧쯧 혀를 찼다.
‘아무리 직업이 조교라지만, 이렇게 조교가 잘 되는 여자라니. 역시 사람은 직업따라 가는 것인가?’
[어쩌면 주인님께서 조련에 재능이 있으신건 아닐까요?]
‘내가?’
[비록 처음엔 서툴렀지만, 최근 S-모드일 때 주인님은 표정부터 싹 바뀌더라고요.]
‘익숙해져서 그런가 보지.’
도훈은 다시 전화기에 대고 말했다.
"나 이제 거의 도착했으니까 조교실로 돌아가 있어."
-하아, 하아, 하아···네, 주인님.
뚝-
통화를 마치자 로시가 기쁜 소식을 전했다.
[감축드립니다 주인님. 방금 전의 행위로 SM마스터 위업의 S도달도가 54%에서 59%로 상승하셨습니다.]
‘정말? 통화 한 번으로 5%가 오른다면 이것도 해볼 만한데?’
[물론 처음이라 그럴 겁니다. 같은 패턴을 반복해서는 경험치가 더 이상 늘지 않는 시스템이라···.]
‘흠, 역시 만만한 건 없구나.’
국성대 사범대 건물은 모두 3개 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앞에 보이는 사범대 1관은 총 4개 과가 사용 중인데 1층부터 국어교육과, 영어교육과, 수학교육과 마지막 4층이 우리 체육교육과의 차지였다.
사범대학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국영수가 한데 모인 자리에 쌩뚱맞게 체육교육과가 끼어있는 것을 보고 누군가 그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입시 평균 맞추려는 거지, 뭐. 체육과의 똥을 국영수에서 치운 달까?
왠지 기분 나쁜 농담이다.
하지만 사범대 내에 체육교육과의 위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지적이기도 했다.
체육교육과는 과 특성상 실기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어, 수능점수로 줄 세우는 타과보다 입학 점수가 낮은 편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인식 때문에 아까 교양수업에서의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운동하는 애들은 무식하다며.
나는 각과 학과사무실 창문에 붙은 학과명을 올려다보며 다짐했다.
"국영수···. 이 건방진 새끼들. 내가 반드시 전장 먹고 콧대를 눌러주지."
그러다 사범대 주변 벤치에 앉아있는 타과 여학생들을 둘러보며 덧붙였다.
"···물론 거기도 꾹꾹 눌러주고."
4층에 오르자 고무장갑을 낀 체 복도를 서성거리는 성수가 보였다. 손에 잔뜩 하얀 반죽이 묻어 있는걸 보니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나 보다.
"도훈이 왔냐?"
"네. 도서관에서 책 빌려오느라 좀 늦었어요."
"책?"
성수는 내 손에 들린 책을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치 니가 언제부터 독서를 했다고···. 하는 표정이다.
"너 진짜 열공하기로 작정했구나? 안 보던 책을 다 보고. 암튼 조교샘한테 인사 드리고 와. 아까부터 너 안 오냐고 계속 찾더라."
"네."
하-. 민주 이 계집애 잔뜩 몸이 달았나 보군.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애타게 만들고 싶어진단 말이지.
조교실에 들르자 말끔한 투피스 차림의 민주가 다소곳하게 앉아있었다.
조금 전까지 화장실에 숨어 열띤 자위를 했다고는 믿기지 않은 차분한 얼굴이다. 저 세련된 도시여자 속에 음탕한 본능을 밖으로 끌어내고 싶다.
"도훈이 왔니?"
민주가 조교실에 있는 보조 눈치를 보며 말했다.
단둘이 있을 때완 전혀 다른 사무적인 태도에 나는 피식 웃음이 나오려는 걸 참아야 했다.
주인님하면서 꼬리를 살랑거릴때는 언제고.
"네. 저 찾으셨다면서요?"
"응. 별건 아니고 군 휴학 전에 발급받은 학생증 카드가 새롭게 바뀌었거든. 은행 계좌랑 연동할 수 있도록 IC카드기능이 추가 됐어. 저기 한솔 샘. 도훈 학생한테 학생증 신규발급 양식 좀 뽑아줘요."
"네, 선생님."
학과사무실 보조의 이름은 한솔. 평범보다 못한 얼굴에 몸에 살집이 제법 있는 편이다.
음, 어지간하면 불꺼놓고 먹겠지만 저 여잔 정말 성욕이 1g도 들지 않는군.
나는 서류에 이것저것 양식을 기입하며 물었다.
"신규 발급되는 학생증은 신입생들이랑 같이 나오나요?"
"응. 은행에서 또 처리해야 할 게 있어서."
"그렇구나. 정음이랑 같이 도서관 들렀는데 학생증이 일주일 뒤에나 나온다더라고요."
"정음이? 육정음?"
민주의 눈매가 가늘어 진다.
예상대로 질투심에 불타고 있군.
"왜 그 태권소녀 있잖아요."
"아, 실기 만점자."
보조샘이 아는 체를 하자 민주가 갑자기 트집을 잡았다.
"실기는 만점 받았긴 했는데 수능은 영 아니었지. 호호."
"그게 어때서요? 전 착하고 싹싹해서 좋던데···"
"도훈이 정음이한테 관심있니?"
애서 태연한 척 하지만 민주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리는 게 느껴졌다. 어리고 예쁜애 한테 관심을 옮겨갈까봐 걱정되나 보지?
"아뇨. 뭐 그렇다고요."
"한솔 샘. 저기 대학 본부에서 우편물 받아올 거 있지 않았어?"
"네? 그거 1시간 뒤에 택배 올 때 같이 받기로···."
"아니. 우교수님한테 급하게 온 게 있나보더라고. 미안한데 지금 좀 다녀올래?"
"아···. 네. 알겠어요."
한솔이 뚱한 표정으로 학과사무실을 나갔다.
대학 본부까진 500M도 넘는 거린데 두 번이나 왕복해야 하는 상황이 몹시 불만인 표정이었다. 한솔이 나가자 우린 다시 갑과 을이 반전되었다.
"못됐네. 그런 구실로 쫓아내고."
"주인님과 단 둘이서 있고 싶어서요."
"팬티 아까 버렸지?"
"네."
"그럼 지금 노팬티겠네?"
"···네."
"아직도 젖어있어?"
"아마도요?"
나는 민주의 책상 뒤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녀의 뒤에서 안마를 하듯 어깨에 손을 얹은 체 조용히 속삭였다.
"나랑 그렇게 하고 싶니?"
"···네."
나는 민주의 뭉친 어깨를 천천히 주물렀다. 민주는 그 정도 터치에도 흥분이 되는지 온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방금 정음이 질투했지?"
끄덕-
"내 연애사는 터치하지 않기로 하지 않았나?"
"맞아요. 그치만 저도 모르게···"
나는 불쑥 손을 내려 민주의 풍만한 가슴을 움켜쥐었다.
"하앗!"
"질투심 많은 계집애 같으니. 벌을 줘야 겠군."
"벌을 주세요. 저를 혼내주세요 주인님."
조금은 과격하다 싶은 느낌으로 블라우스 아래 가슴을 꽉 쥐었다.
"하앗, 아, 아파."
"아파? 그만 할까?"
"아, 아뇨. 세게 해도 괜찮아요. 주인님이 하고 싶은 데로 해주세요."
손아귀에 더욱 힘을 주자 손가락 사이로 풍만한 가슴살이 밀려나오는 느낌이었다. 조금만 더 세게 쥐면 터뜨릴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앙···."
나는 드라큘라처럼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입술을 바짝 붙여 강하게 빨아댔다.
"하악!"
입술을 떼자 그녀의 목에 빨간 쪽마크가 났다.
"이런이런. 어쩌나. 좀 있음 개강총횐데 목에 키스자국이 나서···."
"흐아앙. 주인님···."
"왜? 싫어?"
"아니에요. 절 더 괴롭혀 주세요."
"다리 벌려."
의자에 앉아 있던 민주가 서슴없이 두 다릴 벌렸다.
나는 손을 치마 속으로 집어넣어 민주의 젖은 가랑이 사이를 손가락 두 개를 이용해 쓸어 올렸다.
"하앗."
"어쭈. 봇물 제대로 터졌네. 학생을 보고 이렇게 젖어버려도 되는 거야? 조교가?"
"주인님 앞에만 있어도 이렇게 돼요."
나는 치마 속에서 손을 빼 애액에 번들거리는 손가락 두 개를 집게발처럼 까딱거렸다. 손가락 사이로 스파이더맨이 그것처럼 가는 실이 만들어졌다.
"끈적이는 것 좀 봐."
"죄송해요. 이런 여자라···."
"흥. 오늘은 여기까지야."
"왜, 왜요?"
민주가 소스라치게 놀라 물었다. 보조를 대학본부로 내보냈으니 최소 20분은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내 말을 전혀 안 들으니까."
"아니에요, 주인님. 전 주인님 명령이라면 발가락이라도 핥을 수 있어요."
"더럽게 발가락을 왜 핥아."
"정말이에요. 뭐든 시켜만 주세요. 다 할게요."
"싫어. 넌 오늘 두 가지 잘못을 했어."
나는 다시 민주의 책상 앞으로 가 그녀에게 손가락 두 개를 펼쳐보였다.
그중 한 개를 접으며 말했다.
"첫째, 내 말을 거역하고 학교에서 연락을 했지."
"죄, 죄송해요."
두 번째 손가락을 마저 접으며 또 다시 일렀다.
"둘째, 육변기 주제에 감히 내 여자관계에 대해 질투했다는 거야."
"그, 그것도."
"난 말 잘듣는 아이가 좋아."
"이제부터 말 잘 들을게요."
"어쨌든 잘못한 대가는 받아야지."
"히잉···."
나는 뒤로 한걸음 물러난 뒤 90도로 폴더 인사를 했다.
"조교선생님 전 일 도우러 가볼게요. 나중에 개강총회 때 뵈요."
나의 깍듯한 행동에 민주는 드디어 우리의 역할극이 끝났음을 눈치챘다.
한쪽이 멈춘 순간, 모든 것은 원상복귀 된다.
그것이 우리가 정한 암묵적인 룰.
"···그래요. 도훈학생."
"나중에 개강총회 끝나고 시간되면 봐요. 안되면 어쩔 수 없고."
"저, 정말? 꺄아. 고마워요 주···."
민주는 주인님이라고 말하려다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황급히 말을 바꾸었다.
"도훈군."
"네, 그럼 이만."
***
‘젠장. 김교수님도 진짜 너무하시네.’
체육교육과 기계체조 교수 김장군.
젊어서 아시안 게임 은메달리스트였던 그는, 50이 넘은 지금도 나이답지 않은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는 강골이었다. 문제는 그 체력만큼 가열 찬 수업으로 악명 높았다.
‘개강총회 있다고 뻔히 말씀드렸는데 풀타임 수업이라니! 으!’
3학년 집행부 호출에 실패한 성수는 혼자 동분서주하며 후배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그의 불만은 이제 김교수를 지나, 자신에게 일을 떠맡기고 간 마유미에게로 향했다.
‘유미도 이번엔 심했어. 개강총회가 3월의 시작인데, 첫 행사부터 전지훈련 핑계로 빠지다니.’
결국 짜증이 벌컥 난 성수는 조교실에 인사하고 다녀온 도훈을 보자마자 밖으로 고개를 까딱였다.
"야, 옥상으로 따라와."
"예?"
"인마. 형이 가자면 가는 거지.‘
"네."
체육교육과는 4층에 위치해 있어 옥외로 연결되는 통로와 가까웠다.
도훈을 데리고 옥상으로 나온 성수가 포켓에서 담배를 꺼내 도훈에게 건넸다.
"담배나 한 대 피고 가자."
"바쁘신거 아니었어요?"
"몰라. 집행부 애들 오면 나머지 맡겨야지. 나만 일하냐?"
"네."
두 사람은 옥상 난간에 팔걸이를 한 체 밑을 쳐다 보며 담배를 피웠다.
"대학에 무슨 놈의 금연구역이 그리도 많은거야? 우리관 옥상이랑 가까운 거 하난 맘에 들지 않냐?"
"그렇네요. 4층까지 올라오는 게 일이지만."
"참, 너 오늘은 술 적당히 마셔라."
성수가 문득 생각이 났는지 도훈에게 당부했다.
"왜 저번 새터 때 사발주 마시고 기절하는 바람에 엑스맨 추첨이고 뭐고 다 나가리 됐잖아. 기억 안나? 젊은 놈이 술이 그렇게 약해서는."
"적당히 조절할게요."
"그리고 오늘 2차로 노래방도 가니까. 오래 버텨."
"노래방요?"
"응. 스포츠생리학 정교수님 알지? 나중에 총회 끝나고 애들 데리고 가서 회식하라며 금일봉 주셨거든. 그래서 오늘은 친목겸 노래방이나 가려고. 술은 어차피 여기서 마심 되니까."
"아, 네."
‘흠. 역시 대학생들. 개강 첫날부터 부어라 마셔라는 여전하군. 이래서 공부를 언제하는 거지?’
"참. 너 근데 조교샘이랑 많이 친하냐?"
"저요?"
"아까부터 널 찾는 것도 그렇고. 아까는 니 시간표까지 외우고 있더라니까?"
"그렇게 친한 건 아닌데, 조교샘이 절 좋게 보나보죠."
"흐흐. 야, 잘해봐. 혹시 아냐? 요샌 연상연하가 유행이라는데. 조교샘 정도면 훌륭하잖아. 예쁘지 몸매 좋지. 일 똑부러지게 잘하지."
"에이, 무슨 소리세요. 파릇파릇한 새내기들도 많은데."
"어쭈? 도훈이 이 자식 군대 다녀오더니 너도 이제 어린애 찾는구나. 혹시 찍어둔 사람이라도 있냐? 내가 밀어줄까?"
"없어요. 아직은."
"그래? 태영인 벌써 정음 찍었다고 밀어달라고 난리던데?"
'뭐? 이자식이 누구걸 넘봐?'
< 143. 낭만의 캠퍼스-12-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