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8. 즐거운 사라-33- >
***
왼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오른손으론 네모를 그려보라.
대부분 사람은 두 가지 동작을 동시에 수행하지 못한다. 뇌에서 벌어지는 간섭현상 때문이다.
위의 현상은 섹스할 적에도 마찬가지다.
대개 사람들은 박을 땐 박는 데 집중하고, 가슴을 애무할 땐 가슴에 몰두한다. 잠깐은 두 동작이 가능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가슴을 빠느라 허리의 움직임이 느려지던지, 박는 데 신경 쓰느라 가슴 빠는 것을 잊어버리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애무를 받는 여자 쪽에선 조금이라도 아쉬운 구석이 있기 마련. 기왕이면 저쪽도 좀 쑤셔줬으면, 이쪽도 좀 어떻게 해줬으면···.
혜은에게 올라탄 도훈은 그런 사실을 꿰뚫고 있는 사람처럼, 세 군데 동시공략이라는 놀라운 멀티테스킹 능력을 선보이는 중이었다.
가슴을 입으로 쪽쪽 빨면서, 허리는 쉴 새 없이 꿈틀거리고, 동시에 손가락으로 항문을 자극한다.
혜은은 주 성감대인 젖꼭지, 클리토리스, 똥구멍 모든 곳에 자극이 쏟아지자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태어나 처음 하는 섹스에, 너무도 강렬한 쾌감이었다.
"흐, 흐앙, 거기 손가락 넣지 마. 기분 이상해져 버려."
혜은이 항문을 비집고 들어오는 도훈의 손가락을 저지하려 했다. 그러나 도훈은 끝내 손가락 한 마디를 밀어 넣고야 말았다. 밑으로 타고 내린 애액이 천연의 윤활제로 작용했다.
"흐, 흐앗!"
"여기까지만 넣을 게."
"왜, 왜 자꾸 거기다가···."
직장과 질은 서로 연결되진 않지만, 신체 내부 공간을 일정 부분 점유한다. 따라서 한쪽이 채워지면 자동으로 나머지 한쪽의 공간이 줄어든다. 도훈은 양쪽 모두에 충만감이 느껴지도록 동시 삽입을 시도한 것이었다.
"이렇게 하니까 색다르지?"
"어, 엄청 빡빡해."
"밑이 강하게 쪼여질수록 남자는 기분 좋거든."
"오빠 좋아?"
"응. 내 동생,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는데?"
"나 진짜 맛있어?"
"당연한 말을···. 매일 매일 따먹고 싶어."
"매일 매일 따줘 그럼."
잔뜩 흥분한 혜은은 거침없는 언사를 쏟아냈다. 본래부터 음란한 성격인지 분위기를 맞추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도훈은 그런 여동생이 무척 사랑스러웠다.
이제껏 오빠를 연인처럼 생각하면서 얼마나 괴로웠을까?
‘그 고통, 내가 모두 씻어내 줄게.’
도훈은 다시 체위를 바꾸었다.
동생의 허리 중간을 손으로 받쳐 들어 올리자,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허리 한가운데 베개를 끼워 놓은 것과 비슷한 효과였다.
"흐앗, 오빠 갑자기 그렇게 들어버리면···."
"이러니까 느낌 또 다르지?"
"으, 으응, 오빠 그게 막 위를 찌르는 것 같아."
삽입 각도가 비틀리며 이제 도훈의 대물은 천장부를 자극했다. 그 압력에 혜은의 얇은 뱃가죽이 꿈틀거릴 정도였다.
"하앗, 하앗. 오빠, 오빠!"
"응. 혜은아 왜."
"나, 나, 막 이상해, 기분이"
"어때? 좋아?"
"응, 막 속에서···."
혜은은 처음임에도 엄청 느끼고 있었다.
타고난 성감 자체가 예민한 편인 것 같았다.
이런 스타일은, 남자만 잘 만나면 희대의 색녀로 거듭나곤 한다. 나중엔 남자 없인 밤에 잠도 못 이루는 경우가 대게 이런 타입이다.
[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군요. 실로 엄청난 포텐입니다.]
‘나도 동감이야. 이렇게 잘 느끼는 애는 처음 봐. 오늘이 첫경험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랄까?’
[기왕 주인님께서 머릴 올려 주셨으니 훌륭하게 성장시켜 주십시오.]
‘누구 좋으라고?’
[그렇다고 법적인 여동생을 평생 끼고 살 수도 없는 노릇 아닙니까? 결국 방생의 순간이 오겠죠.]
‘으음, 그 말 들으니 왠지 속 쓰린데.’
도훈은 타고난 욕심쟁이였다.
자기 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게 여간 탐탁지 않았다.
실제 친동생일지라도 기분 나쁜데, 하물며 가족도 아닌 데다 자길 열렬히 연모하는 여동생을 떠나 보내야 한다니.
‘아냐. 친자가 아닌 것만 증명한다면, 호적을 다시 정리하는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설사 그렇더라도 부모님께서 동의하시겠습니까? 이건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닙니다. 도훈 군의 인생이 뒤틀리면 주인님도 피곤해 질 겁니다.]
‘그치만 나 하나 편하자고 혜은이를 영원히 고통 속에 놔둘 순 없어.’
[흠, 아무튼 신중히 접근하셔야 합니다. 주인님의 삶은 온전히 주인님의 것만은 아니니까요.]
‘쳇.’
도훈은 고개를 들어 쾌락에 허덕이는 혜은을 바라보았다.
두 볼은 빨갛게 상기되고, 숨은 금방이라도 넘어갈 것처럼 헐떡거린다. 젖가슴은 아래위로 사정없이 흔들리고, 봊두덩이가 탱탱하게 부풀어 올랐다.
온전히 자신을 내려놓은 모습.
이제 여동생은 이제 더 이상 가족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에게 안겨, 좋아 죽을 것처럼 행복한 미소를 짓는 한 명의 여자일 뿐.
도훈은 그녀를 보며 다짐했다.
‘혜은아. 내가 널 꼭 행복하게 해줄게.’
도훈이 이번엔 엄지손가락을 입에 물었다. 잔뜩 침이 묻은 손가락은 다시 밑으로 내려가 혜은의 클리토리스를 건드렸다.
밑에선 대물이 구멍을 들락거리는 사이, 바로 위에 클리토리스가 도훈의 손가락에 의해 문질러 졌다.
"하앗, 이, 이거 뭐야."
"이건 어때?"
"읏, 어, 엄청 짜릿해. 어떻게 흣."
태아의 성별이 나뉘는 과정을 보면, 남자의 귀두에 해당하는 부분이 여성의 클리토리스가 된다. 귀두가 그러하듯 이곳은 여성의 몸에서 가장 예민한 부위다.
도훈은 멀티 오르가즘을 위해 질 내 자극과 음핵 자극을 동시에 시도했다. 클리를 매만지는 손길은 결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았다. 너무 강하지도, 약하게 문지르지도 않았다. 적당한 힘과 속도로 천천히 원을 그리듯 매만질 따름이었다.
삽입과 클리 자극이 계속되자 혜은은 까무러칠 것처럼 신음을 내질렀다.
"흐아아아아아앙! 오, 오빠, 오빠!"
"응, 오빠 여기 있어."
"흐아앙, 흐앙, 나 나 밑에 막 오줌 나올 거···"
"응? 뭐?"
순간 안쪽에서 강렬한 힘이 밀려와 도훈의 대물을 밀어냈다.
‘으읏, 뭐야 이건?’
도훈이 화들짝 놀라 주춤 물러나자 혜은의 구멍에서 분수가 쏟아져 나왔다.
쏴아-!
"엄마야, 나 몰라!"
방뇨를 해버렸다는 부끄러움에 혜은이 두 손으로 눈을 가렸다. 도훈은 골든 샤워를 맞으면서도 피할 생각조차 못 할 만큼 당황했다.
‘대박! 싸는 여자가 또 있었다니!’
도훈이 말하는 싸는 여자는 성방BJ였던 서윤이었다. 그녀에 이어 생전 두 번째로 싸는 여자를 만난 것이다.
"미, 미안해. 오빠."
상체에서 뚝뚝 물을 흘리는 도훈을 보고 혜은이 사과했다. 도훈은 괜찮다는 듯 옆에 떨어진 수건으로 몸을 닦으며 말했다.
"너 정말 예민하구나?"
"나 이상하지."
"아니야. 잘 느낀다는 증거야."
"···부끄러워 죽겠어."
"그럴 수도 있지. 나쁜 거 아니야. 다음엔 시원하게 한 번 빼고 해도 되겠다."
"힝···."
도훈이 다시 대물을 밀어 넣었다.
"읏차!"
"흐앗!"
"이제 끝낼 게. 조금 세게 갈 거야. 괜찮지?"
"으응, 오빠하고 싶은 데로 해도 돼."
도훈은 정상위로 마무리 짓기로 마음먹었다.
무릎 꿇어 벌려 앉은 자세로 물건을 꽂아 넣고, 혜은의 엉덩이 쪽을 떠받들자 하반신이 위로 들리며 몸 전체가 옆으로 누인 직각 삼각형이 되었다.
"좀 아플지도 몰라."
"으응."
자세를 갖춘 도훈이 혜은의 가녀린 몸통을 잡아당기며 피스톤 운동을 전개했다.
팟팟팟팟-!
"하앗, 하앗!"
혜은은 손을 뻗어 이불을 움켜쥐었다. 강렬한 파워에 아래가 뜯어져 나가버릴 것 같은 충격이 밀려왔다.
파밧파밧파밧!
도훈이 허리를 튕기며 더욱 더 몰아치자 혜은이 몸이 조금씩 들썩이며 벽 쪽으로 밀려 나갔다.
"앗흥, 하앗, 흐앙,"
결국 벽에 머리가 닿을 정도로 가까워지자 혜은은 두 팔을 위로 뻗어 벽면을 붙잡고 버텨야 했다. 흥분한 도훈은 혜은이 코너까지 몰린 것도 모른 체 거세게 몰아붙였다.
파바바바밧! 파바바밧!
"으으으으!"
"흐아아아앙! 흐아아앙!"
엄청난 몰아치기 앞에 혜은이 자지러지는 비명을 질렀다. 쾌락과 고통이 교차 되며 머릿속에서 태풍이 휘몰아쳤다.
"가, 간다!!!"
도훈은 사정 직전 물건을 뽑아내더니 혜은의 배 위로 왈칵 정액을 쏟아냈다. 4번째 사정이라서 그런지 투명해 보일 정도로 묽은 용액이었다.
"헉헉!"
방사를 끝낸 도훈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혜은의 옆으로 쓰러졌다. 혜은은 여진처럼 밀려오는 세컨드 웨이브에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흐으으···, 오빠 나 엄청 좋았어."
한참 쌔근거리던 혜은이 배 위에 묻은 정액을 온몸에 묻히며 말했다. 그녀는 땀과 뒤섞인 정액을 배 위에서 가슴까지 샅샅이 펴 바르고 있었다.
"뭐, 뭐해? 그거 바르는 거 아니야."
"왠지 아까워서."
"뭐라고? 참나···."
두 남매는 섹스가 끝난 후에도 한참 천장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우린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어떻게 되긴."
"오빠 나 좋아?"
"응."
"동생 말고, 여자로서."
"널 싫어할 남잔 세상에 한 명도 없을 거야."
"피-."
도훈은 자신의 품에 안겨 오는 혜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일단 미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와. 그 담엔 너의 진짜 부모님을 같이 찾아보자."
"나 정말 주워온 자식인 걸까?"
[불행히도 그렇군요. 위업이 달성되지 않을 것을 보면 두 분은 혈연적으로 전혀 연관성 없는 사이입니다.]
‘그러니까 부모님 어느 한쪽의 사생아도 아니란 소리지?’
[네. 만약 이복남매였더라도 업적은 달성되었을 테니까요.]
‘흠. 출생의 비밀이라···.’
"너무 걱정마. 혜은이, 네 옆엔 내가 항상 있으니까."
"오빠···."
도훈은 혜은을 강하게 안아 주더니 말했다.
"일단 대충이라도 씻고 와. 난 정리 좀 하고 있을 게"
"응."
도훈은 바닥에 흘린 땀과 정액을 닦으며 엉망이 된 이부자릴 정리했다. 바닥에 깔린 이불엔 처녀의 흔적인 핏자국이 남아있었다.
도훈은 대충 이불을 말아 구석에 처박고 새롭게 깔요를 폈다. 그리곤 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이제 슬슬 준비해야겠군’
***
씻고 나온 혜은은 피곤했는지 내 곁에서 금세 잠이 들었다. 파자마를 입고 새근새근 잠이 든 모습은 아이처럼 천진해 보였다.
‘이렇게 보면 영락없는 앤데 말이지.’
나는 혜은이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대충 옷을 걸쳐 입고 밖으로 나갔다.
쌀쌀한 바람에 나도 모르게 옷깃을 여몄다. 별장을 벗어나자 마을 어귀에 공중전화 박스가 보였다.
동전은 없지만 긴급통화는 언제나 공짜다.
"경찰서죠?"
-네, 무슨 일이십니까?
"성폭행 현장을 목격한 것 같습니다."
-뭐라고요? 좀 더 침착하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나는 밤길에 담배를 태우러 나왔다가 인근 별장에서 살려달라는 여자의 비명 소릴 들었다고 진술했다. 핸드폰을 두고와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걸었다고.
"엄청 심각한 상황 같아요. 막 싸우는 소리랑 여자 우는 소리가 들렸거든요. 일단 저라도 뛰어들려다 신고부터 했어요."
-신고자분 일단 전화 끊지 마시고요. 방금 순찰차에 신고접수 되었으니 5분 내로 출동할 겁니다. 임의로 가택을 침입하면 불법입니다. 저희가 확인해 볼 테니 일단 신고자분 신원부터···.
뚝-
나는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오원춘 사건 이후로 인명과 신체에 대한 중대한 위해를 가하고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된 경우, 명백한 허위신고가 아닌 이상 경찰의 영장 없는 수색이 가능하다.
어차피 경찰이 난입한들 유일한 증거인 돼지 발정제 가지곤 성민을 조사할 순 없을 것이다. 실제로 그는 범행을 계획하기만 했을 뿐 시도조차 하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내가 바라는 것은 경찰이 아니다.
바로 기자지.
나는 목소리를 변조해 강 기자에게 전화했다.
"여보세요? 지금 어디쯤이죠?"
-막 양평에 도착했습니다. 신고는 하셨나요?
"5분 내로 도착할 겁니다. 한 가지만 지켜 주십시오. 그 발정제 저랑은 아무 상관 없는 겁니다. 아셨죠?"
-취재원 보호야 당연하죠.
나는 후다닥 별장으로 뛰어갔다. 일부러 외부 출입문을 열고, 별장 앞마당에서 담배를 태웠다. 멀리 싸이렌 소리가 들리더니 곧 순찰 중이던 순경 두 명이 별장으로 달려왔다.
"신고받고 출동했습니다. 여기 주인이신가요?"
"무슨 신고?"
일부러 말을 짧게 하며 순경들 얼굴에 담배 연기를 내뱉었다. 중년으로 보이는 한 명의 인상이 대번에 험악해졌다.
"성폭행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성폭행?"
"일단 자택을 좀 수색해도 되겠습니까?"
"당신들이 뭔데 함부로 남의 별장을 수색하냐 마냐야? 영장 들고 왔어?"
새파랗게 젊어 보이는 내가 반말을 찍찍 내뱉자, 순경들의 표정이 대번에 딱딱히 굳었다. 게다가 뭔가를 숨기는 것처럼 앞을 가로막자 더욱 더 의심하는 눈초리였다.
"지금은 긴급 수색 상황입니다."
"하, 뭐 이런···."
나는 경찰과 함께 별장으로 들어와 성민을 깨웠다.
"성민아, 일어나봐. 경찰 왔어."
물론 깊이 잠든 그는 도통 깨어날 생각을 못 했다.
강한 외부 자극이 있어야 깨어난댔지?
나는 호되게 놈의 뺨을 후려쳤다.
찰싹-
"야 인마, 일어나보라고."
"으음."
나는 경찰이 거실을 돌아다니는 사이 몰래 성민의 옆구리에 싸커킥을 날렸다.
퍽-
"일어나라니까!"
"크헉. 뭐, 뭐야."
"깼어?"
"으윽, 배가."
"정신 차려봐. 지금 경찰 왔다니까?"
"뭐? 경찰?"
"어. 밖에서 담배 피우고 있는데 갑자기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면서···."
"김순경님! 여기 이상한 물건이!"
거실 밖에 들리는 소리에 내가 먼저 후다닥 뛰쳐나갔다. 순경들은 탁자 위에 올려놓은 돼지 발정제 엠플을 우리에게 들이밀었다.
"이게 뭐죠?"
"그걸 왜 나한테 물어요?"
그때 잠에서 깬 성민이 거실로 나와 성난 표정으로 소리쳤다.
"뭐야 너희들!"
< 128. 즐거운 사라-33-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