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3. 즐거운 사라-18- >
이는 물론 ‘성대모사의 달인 목캔디’ 이용한 것이었다.
해당 아이템은 지난번 성인 방송을 위해 구매한 것으로, 귀로 들은 음성을 99.9% 따라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5개에 200포인트씩이나 주고 산 물건이지만, 지금은 아이템을 아낄 때가 아니다.
"1시간 전 전화로 예약하셨죠?"
-네, 프리미엄 스위트룸 비었던가요? 자리 없으면 펜트하우스 바로 밑에 층으로 잡아 달라고 했었는데.
"아닙니다. 숙박하시는 인원 문제로 연락드렸습니다. 혹시 추가로 침구류가 필요한가 해서요."
-···1명입니다.
"알겠습니다. 언제쯤 도착하시나요?"
-길어야 30분?
"네, 그럼 준비해놓겠습니다."
뚝-
나는 전화를 끊었다. 이것으로 놈의 여동생이 오늘 밤 대충 어디서 묵는지 알게 되었다.
30분이라, 준비할 시간이 빠듯하겠군.
***
-네, 그럼 준비해놓겠습니다.
뚝-
"뭐야? 싱겁게?"
"누군데?"
"아니 호텔 프런트라는 데 숙박 인원 확인한다고. 난 또 펜트하우스에 자리 난 줄 알았네."
"펜트하우스면 오빠가 묵고 있다는 곳 말이야?"
"아니, 그 맞은편. 호텔에 딱 두 개뿐이거든. 내방이랑 앞 방."
"난 괜찮아. 아무 데나 묵어도 상관없어."
"아무 데나라니?"
"5성급 호텔이면 충분하다고. 새벽에 들어가서 잠깐 눈만 붙이는데 무슨 스위트룸 씩이나 빌려."
"은성이 너 서민 코스프레는 여전하구나? 외국물 좀 먹으면 바뀔 줄 알았더니."
보조석 차창을 바라보던 은성은 오빠의 빈정거림에 신경질적으로 눈을 흘겼다.
찡그린 이마마저 귀엽게 느껴질 만큼 상큼한 미인이다.
"코스프레라니? 돈 있다고 그렇게 유세를 떨어야 직성이 풀리지, 오빠는?"
"내 능력으로 벌어 쓴다는 데 뭐가 문제야?"
"그래도 그렇지! 5성급 호텔 스위트룸을 6개월 넘게 세 들어 사는 게 가당키나 한 소리야? 한국에 있으면 집에서 집밥이나 먹고 다닐 것이지 왜 밖으로만 도는데? 혹시 고모한테···"
"아니. 고모는 몰라. 나 거기 사는 거. 오늘 지배인에게 어쩌다 말하긴 했는데, 입단속 단단히 시켜놨으니 여전히 모르고 있겠지."
"할아버지 쓸쓸하시겠다. 가뜩이나 집도 큰데 사람도 없으니."
"그딴 영감탱이 죽거나 말거나."
"오빠!"
"그럴 거면 네가 모시면 되잖아? 무슨 그림 나부랭이 그린답시고 북유럽을 아주···."
은성은 더는 참지 못하고 성민의 팔뚝을 세게 꼬집었다.
"이잇!"
"아, 아파! 야. 지금 120km라고! 사고 나도 난 모른다."
"지금 협박하는 거야? 어디 한번 내 봐. 사고! 이잇!"
"아아악! 진짜 이게!"
성민이 모는 스포츠카가 좌우로 크게 휘청거렸지만, 고성능 서스팬션이 충격을 흡수하며 금세 안정감을 되찾았다. 과연 국내에 몇 대 없다는 최고급 스포츠카다운 성능.
"오빤 말 좀 예쁘게 해. 친할아버지보고 영감탱이가 뭔데? 직계 가족이라곤 이제 우리 셋뿐이잖아."
"넉살도 좋네 넌. 그 인간이 무슨 짓 했는지 벌써 잊었어? 아버지 외국 나가 죽게 하고, 그것 때문에 엄마까지 쇼크 먹고 돌아가셨어. 자식새끼랑 하나뿐인 며느리까지 모두 잡아먹은 인간이야 그 인간이. 넌 어려서 기억 못 하겠지만, 부모님 장례식장 와서도 결재판 붙들고 싸인하고 있더라. 사업밖에 모르는 미치광이 같으니."
"······."
"그러니 너도 독하게 굴어. 그 영감탱인 차가운 골방에서 쓸쓸하게 죽어 봐야 돼. 그래야 내 직성이 풀리지."
"오빠···."
"나에게 유일한 가족은 은성이 너 하나뿐이야. 고모고 사촌들이고 우리 편 따윈 없다는 걸 명심해. 영감탱이 죽고 나면 어떻게든 유산 떼갈려고 혈안이 된 순 하이에나 같은 새끼들이니까."
"흠···."
너무 몰아붙였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성민이 다시 상냥하게 물었다.
"그런 얘긴 그만하고, 미술 공분 잘 돼가?"
갑작스러운 질문에 은성이 땅이 꺼지라 긴 한숨을 내쉬었다.
"휴-. 난 오빠 같은 재능이 없나 봐. 좋은 경치 보고 열심히 따라 그리면 잘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진척이 없어."
"혹시 유럽가서 양놈들 만나고 다니는 건 아니지?"
"뭐라고! 내가 오빤 줄 알아?"
은성이 다시 한번 팔뚝을 꼬집으려 하자 성민이 핸들에서 손을 떼 공격을 차단했다. 남매의 손놀림은 펜싱 선수의 그것처럼 쉴새 없이 공중에서 어우러졌다. 동생과 투덕거리는 성민은 어느 때보다 천진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야야! 아니면 아니지 왜 화를 내?"
"진짜 왕재수야 오빤!"
"그냥 농담한 거야. 너 남자 별로 안 좋아하는 거야 내가 아는데."
"안 좋아하긴! 멋있는 남자가 없으니까 그렇지."
"멋있는 남자가 왜 없어? 노르만 계통이면 키도 훤칠하고 잘생긴 편 아닌가?"
"외모 말고 말이야. 진짜 남자다운 남자. 처음엔 관심 가지고 잘해 주다가도 내 배경 알면 덜덜 떠는 겁쟁이들 말고."
동생의 푸념에 그가 씩 웃었다.
여전히 여동생이 모태솔로라는 사실이 왠지 만족스러운 성민이었다. 그는 동생을 타이르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서라, 은성아. 우리 같은 사람들은 태생부터가 다른 법이야. 왕후장상 씨가 따로 있냐고 누가 물었다지? 내 대답은 그렇다야. 살아보니까 그래. 결국 사람은 끼리끼리 어울리는 법이거든. 천민은 천민끼리, 귀족은 귀족끼리."
"오빤 제발 그 선민의식 좀 버려. 그러니까 사람들이 싫어하지."
"못 가진 자들의 질투 따윈 하등 관심 없어."
"으! 진짜 내 오빠지만 완전 별루다."
"너도 좀 더 살아보면 느낄 때가 오겠지. 그때 되면 말해. 오빠가 괜찮은 신랑감 하나 물어다 줄 테니까. 남잔 남자가 봐야 진국을 알아보거든."
"됐거든? 오빠 친구들이야 뻔하지. 오빠처럼 무례하고, 방탕하고, 여자나 밝히겠지."
"당연히 내 친구는 제외지. 난 내 친구가 너랑 같이 자는 거 상상하기도 싫어."
"무, 무슨 소리야 진짜! 이 변태가!"
남매는 호텔로 오는 내내 옥신각신 다투었다. 하지만 성민에게는 모처럼 행복한 시간이었다.
***
"예약한 방 있죠?"
"네? 성함이."
"고성민요."
성민의 물음에 호텔 직원이 졸린 눈을 뻐끔거렸다.
"혹시 펜트하우스 사시는···?"
"맞아요. 아까 통화 했었잖아요."
"아···. 그, 그랬죠."
성민은 중간에 침구류 문제로 통화한 것을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직원은 1시간 반 전 전화로 부킹한 기억을 더듬었다.
‘이상하다? 이 사람이 고성민? 아깐 분명 다른 사람이···.’
"뭐해요? 빨리 키 안주고. 비행기 10시간 넘게 타고와서 피곤한 사람 계속 세워둘 거에요?"
"오빠 왜 또 그래? 난 괜찮은데."
"죄, 죄송합니다. 여기 키···"
성민은 카드 키를 뺏을 듯이 낚아채더니 휙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그의 여동생 은성은 미안한 마음에 연신 고개를 꾸벅이며 양해를 구했다.
프론트 직원은 키를 건네고 아차 싶었다. 성민의 성화에 투숙객 정보를 미처 기록 못 한 것이다. 그러나 어젯밤 성민에 대해 만화 같은 일화가 떠올라 입을 다물고 말았다.
호텔 총지배인을 구둣발로 쪼인트 까버렸다는 그 얘기 말이다.
‘···어차피 장기 투숙객 초대 손님이니 동일인으로 기록해도 상관없겠지.’
다만 그에겐 영원히 풀지 못할 미스터리가 하나 생겼다.
"근데 아까 차에 지갑 놔두고 왔다는 그 남자는 대체 뭐였지? 내가 이름을 잘못 들었나?"
그는 피곤한 새벽 근무로 자신이 뭔가를 착각했겠거니 생각했다. 교대로 돌아가긴 하지만 새벽 타임을 뜬눈으로 지새우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었다.
엘리베이터에 오른 남매는 내일의 일정을 이야기했다.
"맞다. 오빠 아까 그 전화 뭐였어? 가이드라니?"
"어쩌다 한국에 관광 온 애들 잠깐 에스코트 해주기로 했어."
"오빠가? 오빠 성격에?"
"왜? 난 그런 거 하면 안 돼?"
"여자구나?"
"······."
"헐, 진짠가 보네. 미쳤어."
"이번엔 니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냐. 진짜 괜찮은 애라고."
"엄청 예쁜가 보다?"
"뭐, 그럭저럭?"
"오빠 눈이 천장에 달렸는데 오죽 예쁘겠어? 흥, 알만하네. 이럴 줄 알았으면 괜히 여기루 왔잖아?"
"새벽에 김 기사 불러서 텅 빈 집으로 가는 것보단 낫잖아. 아, 영감탱인 있겠지만."
"몰라! 약속 있음 있다고 말이나 해주던가!"
"일단 내일 아침이나 같이 먹자. 여기 쉐프 디저트가 특히 괜찮아."
"됐거든! 동생이 오랜만에 귀국했는데 여자 꽁무니나 쫓아다니고. 흥이다 흥!"
"은성아."
"몰라. 나 잘 거야."
띵-!
은성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화난 듯 뛰쳐나갔다. 성민은 한층 더 위였기 때문에 내리지 못하고 어깨만 으쓱할 뿐이었다.
그는 여동생의 등을 향해 소리쳤다.
"야! 고은성. 내일 아침같이 먹어. 꼭!"
"이거나 드셔!"
은성이 손을 뒤로 돌려 중지를 세웠다. 그러나 욕을 먹는데도 성민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흐흐. 역시 내 동생이라니까? 나한테 저런 과격한 욕설을 날리는 배짱은···.’
그는 그런 생각을 하다 불쑥 기분이 불쾌해졌다.
‘···아니지. 한 놈 더 있던가?’
도훈을 떠올리자 성민은 자기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렸다.
***
띵-
왔구나.
엘리베이터 도착 음에 모퉁이에 웅크리고 있던 나는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객실 복도에는 묘령의 여성이 카드 키에 적힌 객실 번호를 보며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나는 평범한 투숙객처럼 자연스럽게 그녀 옆을 스쳐 갔다.
얼핏 봐도 상당한 미인이군.
뭐랄까, 자연스럽게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
특히 깊게 쌍 커플 진 눈매가 성민과 똑 닮아있다.
"아, 이방이네?"
성민과 통화할 때 들렸던 그 목소리.
의심할 여지 없이 녀석의 여동생 고은성이다.
은성은 카드키를 대고 문을 잡아당겼다.
그 순간 그녀가 비명을 질렀다.
"아악!"
감전된 것처럼 후다닥 손을 뗀 그녀는 고통스러운지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녀의 손바닥에선 핏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나는 황급히 뒤를 돌아보며 그녀에게 물었다.
"괜찮으세요?"
"아, 네. 이게 뭐지?"
"어디 봐요. 뭐에 찔린 것 같네요."
당연하지.
내가 부비트랩을 설치해 두었으니까.
나는 그녀가 묵을 층을 파악한 뒤 빠르게 사전 작업을 해 놓았다. 바로 문손잡이 뒤편에 강력 본드를 이용해 압정을 붙여 놓은 것이다.
펜트하우스 아래 층은 스위트 룸까진 아니지만 방의 크기가 무척 컸다. 따라서 한 층에 방이라고 해봐야 모두 6개. 그 방마다 손잡이에 일일이 작업을 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흠, 상처가 제법 깊은데요? 어디서 찔린 거지?"
나는 문고리를 살펴보는 척하며 손톱으로 압정을 제거해 감추었다. 그리고는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문고리 뒤에 뭐가 튀어나왔나 봐요. 무슨 호텔이 시설 관리를 이딴 식으로···"
"아···."
은성은 고통스러운지 핏방울이 맺힌 손바닥에 입술을 대 쪽쪽 빨았다. 그 모습이 어딘지 섹시한 느낌이다.
"안되겠다. 프론트 가서 따져야겠네요."
"괜찮아요. 크게 다친 것도 아닌걸요."
"손바닥에 피가 나고 있는데 괜찮다구요?"
"보기만 그렇지 살짝 찔린 것뿐이에요. 시간도 늦었는데 그냥 두세요."
오, 싸가지 밥 말아 먹은 오빠랑은 전혀 다른데?
왠지 인간적인 그녀에게 호기심이 가기 시작한다.
거긴 진짜 금테 둘렀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근데 지금 입실하신 건가요?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네. 직항편이 없어서 밤 비행기로 경유해 오느라···."
모르는 남자랑 계속 대화를 나누는 게 불편했는지 은성이 슬슬 말꼬리를 흐렸다.
"아무튼 신경써 줘서 고마웠어요. 그럼 좋은 꿈 꾸세요."
은성이 문을 열고 다시 들어가려고 하자 나는 그녀가 들으라는 듯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성민이 방이 어디지? 잘못 내렸나?"
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그녀가 멈춰섰다.
은성은 나를 보고 물었다.
"방금 누구라고 하셨어요?"
"네? 아, 고성민이라고. 제 친구요."
"오빠 친구라고요?"
"오빠?"
나는 금시초문인 것처럼 깜짝 놀랐다.
"네. 제 오빠예요. 아, 오빠는 여기가 아니고 한 층위에 펜트하우스에 있어요."
"아! 맞다 맞다. 거기가 펜트하우스였지? 제가 착각했네요. 근데 성민이한테 이렇게 예쁜 여동생이 있었나?"
"네?"
은성이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예쁜 사람도 대놓고 예쁘다는 칭찬을 들으면 민망하겠지. 나는 더 민망하도록 칭찬을 거듭했다.
"아니, 두 시간 전인가? 나랑 술 마시다가 갑자기 누구 데리러 가야 한다면서 나가더라고요. 내일 같이 관광할 계획 짜려고 했는데···. 근데 그게 예쁜 여동생 마중 나가는 거였구나. 하긴 나라도 걱정됐겠네요. 이런 미인이 밤중에 돌아다니면."
"아이, 자꾸 왜 그러세요."
은성이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그럼 성민이도 도착했겠네요?"
"네. 저랑 같이요. 오빤 위층으로 올라갔어요."
"아하, 그럼 전 성민이한테 가볼게요. 다음에 봐요, 귀여운 아가씨."
"네, 네."
***
인사를 마치고 돌아서던 도훈이 갑자기 배를 움켜쥐었다.
"으읏!"
"어머? 괜찮으세요?"
도훈이 갑자기 쓰러지자 놀란 은성이 도로 뛰쳐나왔다.
"배, 배가···."
"배가요? 배가 많이 아파요? 혹시 맹장인가요?"
"아, 아뇨. 급똥이···."
"······."
도훈을 부축하던 은성이 스르륵 뒤로 물러났다.
‘뭐, 뭐야. 이 사람. 이상해···.’
도훈은 염치불구하고 은성에게 말했다.
"저기, 미안한데 화, 화장실 좀 쓸 수 있을까요, 성민이 동생."
도훈은 스스럼없이 은성을 성민이 동생이라 칭했다.
그것은 자신과 성민의 친분이 있는 사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효과. 그녀가 살짝 머뭇거리는 기색을 보이자 도훈이 계속 배를 움켜쥔 채 말했다.
"초, 초면에 정말 미안해요. 지금 한 발자국도 못 걷겠어요. 이러다 바지에···."
"드, 들어오세요."
"고마워요."
도훈은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은성의 룸에 있는 화장실로 뛰쳐 들어갔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은성은 머리만 긁적일 뿐이었다.
‘뭐, 뭐지. 저 4차원 캐릭터는? 정말 오빠 친구 맞나?’
그녀는 알고 있었다.
성민의 성격상 어지간해선 친구를 사귀지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목소리를 들으니 아까 공항에서 차를 타고 오면서 오빠랑 통화했던 사람이 분명했다. 게다가 내일의 관광 가이드라든가, 친구가 아니고선 알 수 없는 내용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뭐, 괜찮겠지. 그다지 나쁜 사람 같아 보이진 않으니까.’
그녀는 자신이 손을 다쳤을 때 걱정해주던 도훈의 착한 성품을 믿었다.
애초에 덫을 설치한 것이 그라는 사실은 짐작도 못 하고.
< 113. 즐거운 사라-18-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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