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97화 (77/2,000)

< 79. 옆방에 BJ-8- >

"일이라고?"

"편의점 알바 하고 있어. 방학 동안 용돈 벌어야 해서."

"용돈이라···. 생긴 건 부잣집 도련님처럼 생겨가지고 너도 참 열심히 사는구나."

"너만 할까."

"지금 비꼬는 거야?"

"아니. 솔직히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서윤이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농담이라기엔 도훈의 태도가 필요 이상으로 진지했다.

"어떤 점에서?"

"그냥. 막말로 여자가 쉽게 돈 벌고자 했으면 더 쉬운 길도 많잖아."

"······."

"거기까지 빠지지 않는 점이 가상하달까?"

"그런 일까지 발 들이고 싶지 않아. 난 공무원이 될 거니까. 나중에라도 민원창구에서 만나게 되면 어떡해?"

"근데 BJ도 위험한 건 마찬가지 아닌가? 얼굴 팔리게 되면···."

"무슨 소리야. 어차피 마스크 쓰잖아. 가만, 너 내 방송 봤다지 않았어?"

"아, 그렇지. 다른 사람이랑 착각했어."

도훈이 실수를 깨닫고 황급히 말을 바꿨다.

"다른 방송도 봐?"

"뭐, 이것저것?"

"누구? 보보? 큐티? 아님 왕수박?"

서윤이 인기BJ 이름을 하나둘 읊었지만, 도훈은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실제로 성방을 시청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냥 대중없이 보는 편이야, 딱히 좋아하는 BJ가 있는 건 아니고. 그건 왜?"

"궁금해서. 남자들이 어떤 방송 보는지. 사실 요새 매출이 떨어져서 고민이거든. 얼굴 노출 안 한다고 시청자들이 성화야."

"난감하겠구나. 진짜 돈이 급한 거면 얼굴 확 공개해버리는 건 어때?"

"그건 절대로 안 해."

"꼭 공무원을 해야 할 절박한 이유라도 있는 거야?"

"아버지 소원이니까."

"아···."

"이런 얘기 하긴 뭐하지만, 아버지가 많이 아프셔. 작년에 쓰러지셨는데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아 병원비 대는 것도 벅차고."

도훈은 수첩을 통해 알고 이미 있던 사실이므로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 일 시작 한 거야. 평범한 알바로는 병원비 감당하기가 힘들거든. 하지만 그 때문에 공무원 시험을 포기한다면, 병상에 누운 아버지가 너무 슬퍼하실 거야. 당신 탓이라 자책할지도 모르고."

"하긴 그렇겠군."

"에휴, 미쳤나 봐. 처음 보는 얘한테 별 얘길 다 했네. 너 가고 나면 독서실 공부하러 가야겠다."

"미안. 괜히 시간 뺏었네."

"아냐. 그러잖아도 머리 아파서 밥 먹고 한숨 자려던 참이었어. 신경 쓰지 마."

"근데 원래 이렇게 말이 많은 편인가? 처음이랑은 너무 다른데."

"내가 낯가림이 좀 심해. 처음 본 사람이랑 말도 섞지 않을 만큼. 거기다 최근 방송 때문에 대인기피증까지 생겼거든. 마스크 쓰고 다니긴 하지만 혹시라도 누가 알아볼까 겁나."

"그렇구나. 이제 진짜 가 봐야겠다."

도훈은 더는 지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서둘러 서윤의 집을 나왔다. 알바 장소로 이동하는 내내 그녀의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

‘욱하는 심정에 결국 저질러 버렸군.’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정말로 서윤을 따먹으려던 건 아니었다.

물론 마스크 속에 감춰져 있던 수려한 외모를 보는 순간, 음심(淫心)이 동했던 건 사실이다. 예쁜 여자를 보면 어떻게든 눕히고 싶은 사내의 본능 같은 것이랄까?

그러나 그녀의 슬픈 표정을 보자 불우한 처지가 떠올라 도저히 계속할 수 없었다. 아무리 난봉꾼으로 살기로 했다지만 나 역시 한 조각 양심은 있는 사람이다.

그렇게 물러서는데, 오히려 서윤이 적극적으로 덤벼왔다.

섹스비디오를 찍어 서로의 족쇄를 채우자는 요구를 거부하자, 인터넷에 떠도는 한남 소추 드립으로 나를 도발해 왔다.

‘하필 내 콤플렉스를 건드리다니.’

나는 이정우로 살 당시의 트라우마 때문에 물건 작다는 소리가 죽기보다 싫었다. 그 말을 듣게 되자 어떻게든 그녀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렇다고 섹스비디오까지 찍게 될 줄이야. 별의별 경험을 다 하는군.’

[주인님, 비디오 촬영에 동의하신 건 성급한 결정이 아니었을까요? 당장은 그녀가 몸을 사리겠지만, 혹시 나중에라도···.]

‘왜? 수틀리면 협박이라도 할까 봐서?’

[물론 심성이 그리 나빠 보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누구든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주인님이 아니셨습니까?]

‘첨엔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건 사실이야. 남자가 섹스 비디오 유출로 곤욕을 치를 일이 얼마나 있겠냐면서. 하지만 나중에 서윤이 말을 듣다 보니 아차 싶더라고.’

[왠지 주인님답지 않은 실수군요.]

‘아니. 내가 그렇게 허술할 리 있나? 플랜B도 당연히 생각해 놨지.’

[플랜B라뇨?]

‘내 능력 까먹었어? 싸이코메트리가 있잖아. 그녀의 집에 드나드는 건 나에게 식은 죽 먹기라고. 언제든 침투해 파일을 지워 버릴 수 있다는 거지.’

[그렇지만 무단 침입은 불법입니다.]

‘불법 같은 소리! 애초에 협박 목적으로 동영상을 촬영한 것부터가 불법이야. 불법에 불법으로 맞서는 게 잘못된 일은 아니잖아? 그리고 그런 불법이라면야 이제껏 수도 없이 저질렀어. 찬혁이 두들겨 팬 건 뭐 착한 폭행인가? 기춘이 낚시해 콩밥 먹인 건 착한 사기고?’

[흠, 하긴 주인님께서 잘 처신하시겠지요. 장차 교사가 되시는 데 문제없게끔만 하십시오.]

‘그거야 당연하지.’

로시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편의점에 도착했다.

"오빠, 오셨어요?"

주간 알바를 보고 있던 사람은 수연이 아니라 사장 딸 하린이었다.

"어? 하린이 오랜만이다."

"네, 새터 가셨다면서요? 재밌게 놀다 오셨어요?"

"끝내줬지. 학회장에 조교까지 연타로 따먹고, 혼숙 중이던 방 한복판에서 신입생 둘이랑 쓰리썸까지 했다니까?"라며 대답하고 싶지만, 그런 소릴 했다간 아무리 하린이라도 나를 쓰레기 취급할 거다.

"···뭐, 그럭저럭?"

하린이 방긋 웃었다. 그날 이후 딱히 연락을 안 했는데도 그닥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쿨한 성격 하난 맘에 드는군.

"근데 수연인 어디 가고 네가 가게를 보고 있어?"

"모르셨구나. 언니 오늘 비번 내고 쉬어요."

"주말도 아닌데? 주중에?"

"네. 남자친구랑 데이트 간데나?"

"···뭐? 수연이한테 남자친구가 있었어?"

충격이다.

그새 남자친구를 사겼다니.

지난주 나랑 모텔에서 뒹굴 때 만 해도 분명 솔로였는데.

"왜요? 언니 귀엽잖아요. 지난번에 렌즈 끼고 출근한 적 있는데 안경 벗으니까 디게 이쁘던데요?"

"아니 그런 뜻은 아니고···. 남자친구 있다는 얘길 첨 들었거든."

"아하, 당연히 모를 수밖에요. 오빠 새터 가고 나서 사귀기 시작했거든요."

"흠."

"저번에 근무교대 할 때 넌지시 물어보니까 작년에 소개팅했던 남자래요. 에프터 두 번인가 하고 맘에 안 들어서 연락 끊었는데, 그 뒤로도 남자 쪽에서 끈질기게 대쉬 했나 보더라고요. 그래서 그저께부턴가 사귀기로 했다면서."

그저께면 내가 작정하고 깨톡 씹은 날이군.

왠지 급작스러운 연애의 시작이 나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떨어내려고 했는데 자진 하차한 셈인가?’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나 먹긴 싫어도 남 주긴 아까운 것인가?

‘에휴, 차라리 잘됐어. 관리 못 할 거면 방생해주는 게 낫겠지.’

그런 생각을 하는데 하린이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오빠 근데 내일까지 일하기로 했다면서요?"

"응. 엄마, 아니 사장님한테 들었니?"

"네."

"개강도 코앞이니 어쩔 수 없지."

"진짜로 그만둔다니까 아쉽네요. 오빠랑 정 많이 들었는데."

"너도 어차피 충주 내려갈 거잖아."

"그래도 계속 일하고 있는 거랑 그만두는 거랑 다르죠. 앞으론 연락하기도 뻘쭘하겠다."

몸을 배배 꼬며 아쉬운 표정을 짓는 하린을 보니 왠지 아이 같은 귀여움이 느껴진다.

‘흠, 이대로 손절하긴 아쉬운데 하린인 남겨 둘까?’

고민하는 사이 한 손님이 카운터로 다가왔다. 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젊은 남자였다.

"여기 계산요."

"네."

근무 조끼를 입은 하린이 리더기를 잡았다. 그런데 하필 남자가 들고 온 물건은 콘돔이였다.

"아···."

하린은 민망한 표정으로 바코드를 찾았으나 크기가 너무 작아서인지 좀처럼 기계에 찍히지 않았다. 당황하는 그녀의 모습이 안쓰러워 콘돔을 뺏듯이 들어 계산을 대신했다.

"4500원입니다."

"형, 근데 이 가겐 초박형 없어요?"

"초박형요?"

"네, 쓴 느낌도 업게 얇은 거 있잖아요. 0.02mm짜리."

노골적인 사내의 질문에 옆에 선 하린의 얼굴이 잔뜩 달아올랐다.

"거기 매대에 있는 게 전부예요."

"쩝, 어쩔 수 없네. 수고하세요."

남자가 나간 뒤 하린이 부끄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 저런건 한 번도 안 찍어 봐서."

"뭐? 콘돔?"

"···네."

"보통은 저녁 손님 중에 많아. 내 근무시간엔 간간이 있는 편이야."

"글쿠나."

수줍어하는 하린을 보자 괜히 골려주고 싶어졌다.

"뭐, 대낮부터 하고 싶었나 보지."

"네!?"

"왜? 너도 나랑 대낮에 했잖아. 기억 안 나니?"

하린은 누가 들을 세랴 고개를 내밀어 좌우를 두리번거렸다. 일어선 몽구스처럼 주변을 경계하는 모양새가 퍽 귀엽다.

"가, 갑자기 그런 얘길···."

"왜? 아무도 없는데. 부끄러워?"

"···당연하죠."

‘막상 수연이 떠나보내고 나니 괜히 아쉽네. 하린인 좀 더 고민해 볼까? 그래도 내가 개통시켰는데 어느 정도 길은 터 줘야지.’

나는 그녀의 등 뒤로 돌아가 부비부비하듯 바짝 붙어섰다. 30분 전 서윤과 한판 벌이고 왔는데도, 금세 대물이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역시, 젊은 몸뚱이가 좋구나. 30분이면 회복되네.’

"아앗. 오, 오빠 여기서 이러시면···."

"왜? 변기에 앉아서 해줄 때 좋지 않았어?"

뜨거웠던 기억을 들춰내자, 하린이 목덜미까지 달아올랐다. 분명 당시의 뒤치기 장면을 떠올렸겠지?

"···조, 좋았죠."

"그나저나 콘돔은 왜 쓰나 몰라? 초박형이라고 해봐야 콘돔은 콘돔인데. 누가 뭐래도 생잦이가 최고지. 안 그래?"

"···네."

나는 딱딱해진 물건을 엉덩이골에 문지르며 두 손을 허리 위에 올렸다. 그녀는 혹시나 손님이 들어올까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정문을 주시하고 있었다.

현재 하린과 내가 포개진 위치는 포스기 주변을 비추고 있는 CCTV에서 절묘하게 비켜나간 사각지대.

‘카메라엔 찍히지 않을 테니 손님 오는 것만 주의하면 되겠군.’

"망 잘 보고 있어."

"···네?"

난 그녀의 상의 밑으로 손을 넣어 와락 가슴을 움켜잡았다. D컵의 풍만한 가슴이 두 손에 가득 찬다.

"하앗···. 오, 오빠 가, 갑자기."

브라를 들춰 가슴을 주무르며, 뒤로 발기된 물건을 쉴 새 없이 문질러 본다. 하린은 어쩔 줄 모른 채 부르르 몸을 떨었다.

"하앙··· 오빠. 누가 들어오기라도 하면···."

"그래서 더 스릴있지 않아?"

"하지만 무서워요."

잔뜩 상기된 얼굴로 흥분에 휩싸인 그녀를 보자 점점 참기가 힘들었다. 내 대물은 어서 식혀 달라며 보채고 있었다.

‘어쩔 수 없군. 사장이랑 했던 곳 마무리 짓는 수밖에. 엄마를 딸을 한 장소에서 따먹다니 뭔가 기분이 이상하군.’

"창고가서 할래?"

"가겐 어쩌구요?"

"10분이면 돼. 화장실 팻말 걸어놓지 뭐."

"괜찮을까요?"

"여기 네 엄마 가게잖아. 따지고 보면 네 가게나 마찬가지지. 어쩔거야?"

내 재촉에 하린은 잠시 망설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럼 진짜 10분 만이에요."

***

"젖치기 해줘."

"젖치기요?"

"응. 가슴골 사이에 끼우는 거. 저번에 한 번 해봤지?"

"여기서 어떻게···."

도훈은 창고에 비치된 간이 의자에 끄집어 앉았다. 낚시 의자처럼 생긴 간이 의자는 그 높이가 매우 낮은 편이었다.

"다리 사이에 무릎 꿇어봐."

하린은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순순히 무릎 꿇었다. 도훈은 그녀가 입고 있던 라운드 티를 훌렁 벗겨 냈다. 등 뒤로 손을 뻗어 후크까지 단번에 풀어내자 하린의 커다란 가슴을 가리고 있던 브레지어가 허리 아래로 주르륵 흘러내렸다.

‘서윤이도 상당히 큰 편이었는데, 역시 가슴은 하린이가 최고구나. 젖소 부인도 울고 가겠어.’

도훈이 빤히 가슴을 쳐다보자 하린이 부끄러운 듯 두 팔로 가슴을 가렸다. 확실히 이런 모습은 풋풋한 스무 살 아가씨다웠다.

‘그렇지만 이럴수록 더 따먹고 싶어 진단 말이지.’

"팔 내려."

"부끄러워요."

"젖치기 안 해 줄 거야?"

도훈이 간이 의자에 앉아 물건을 끄집어내자 장장 18Cm 불기둥이 두둥- 튀어나왔다.

‘아아··· 오빠 건 너무 커.’

오랜만에 도훈의 물건을 보게 된 하린은 자기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듯 대물을 구경했다.

45도 각도로 하늘을 향해 솟아난 좆기둥의 자태는 늠름하면서도 위엄이 넘쳤다. 경험이 없을 땐 그저 징그럽다고만 여겼는데, 그것의 활용도(?)를 몸소 체험하고 나서부턴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얘가 너 보고 싶었다고 인사한다."

껄떡-껄떡-

도훈의 잦이컨트롤을 발휘하자 정말로 대물이 인사를 하는 것처럼 위아래로 껄떡거렸다. 그 모습이 신기한 듯 하린이 놀라 물었다.

"어머, 이거 움직일 수도 있어요?"

"신기해?"

"네."

"신기하면 뽀뽀해줘."

"어디요?"

"머리에다."

하린은 부끄러운 듯 눈을 감고 귀두 부분에 쪽- 입맞춤했다. 샤워를 안 하고 왔는지 특유의 잦이향이 물씬 풍겨 나왔지만, 오히려 그것이 하린을 더욱 뜨겁게 자극했다.

‘이상해. 향기롭진 않지만 계속 맡고 싶어져.’

하린이 코를 킁킁거리자 도훈이 물었다.

"미안. 급하게 오느라 샤워를 못 했어. 냄새나니?"

"네. 하지만 좋아요. 이 냄새."

"그래? 불알 쪽이 더 강할 걸?"

"불알요?"

"여기 밑에 두 개 달린 거 있잖아."

"아."

하린이 부끄러운 표정으로 도훈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오빠, 여기 맡아봐도 돼요?"

< 79. 옆방에 BJ-8-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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