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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76화 (56/2,000)

< 58. 새터섹터-21- >

팍팍-

도훈이 속도를 더해가자 찰박거리는 소리가 더욱 커져갔다.  양쪽에서 밀려오는 강한 자극에 민주의 애액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파밧-파밧-!

"하아앙, 나 갈 거 같아. 민주 가버려엉!"

"안에 싸도 돼?"

"마, 맘대로···"

[위험합니다, 주인님! 임신 가능성에 유의하십시오!]

로시의 경고에 도훈은 겨우 정신을 차렸다.

몰아치는 쾌감에 아무 생각 없이 질싸를 하려든 것이다.

‘경솔할 뻔 했군.’

도훈은 방사 직전 물건을 가까스로 뽑아내 그녀의 배위에 정액을 쏟아냈다.

찍-.....찍-

간헐적으로 쏟아진 하얀 액체가 민주의 배꼽 주변에 뿌려졌다. 민주는 마지막 순간 질외사정으로 바꾼 도훈의 결정이 못 마땅했지만, 배 위에 고인 정액을 상반신에 문지르며 아쉬움을 달랬다.

"하아···. 너무 좋았어. 끝내준다, 너 진짜."

아직까지 쾌락에 젖어 식탁위에 널 부러진 민주를 바라보며 도훈이 서둘러 옷을 챙겼다.

"뭐야, 벌써 가게?"

"지금도 늦었어요. 차키 받으러 간 줄 성수가 뻔히 알잖아요."

"힝, 섭섭해."

도훈이 토라진 민주의 이마에 키스했다.

"저도 좋았어요. 다음에 또 봐요."

민주는 키스 한방에 서운한 감정이 풀린 듯 발그레 웃었다.

***

조교 방에서 나와 승강기를 기다리는데 어지러운 느낌에 몸이 휘청거렸다.

‘어랍쇼? 설마 나 방금 다리 풀린 건가?’

[사우나 마친 뒤 마라톤 용사 양말 착용 안하셨죠? 평소엔 느끼기 힘들지만 지금처럼 무리하는 상황이라면 30% 체력 절감효과가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잊지 말고 항상 착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젠장, 아무리 그렇다 해도 쪽팔리게 이게 뭐람.’

[창피해 하실 거 없습니다. 어제의 강행군에 이어, 짧은 수면 시간, 거기다 사우나에서 이어진 모닝 섹스까지. 체력이 후달릴만 하죠]

‘한 개도 안 후달리거든!’

나는 엘리베이터 구석에 몸을 기대 양말을 꺼내 신었다. 세탁도 못한 양말을 또 다시 신는 다는 게 찝찝했지만, 체력을 아끼기 위해선 방법이 없었다.

‘이틀 사이 마유미랑 두 번, 강민주도 두 번 씩인가? 공평하게 물을 줬으니 더 보챌 일이 없어야 할 텐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동선을 체크해 봐야겠어.’

나는 스마트 워치에서 ‘문어다리’ 어플을 실행시켰다.

1. 인맥정보

2. 공략진행상황

3. <바람둥이 모드> On/Off

화면 창에 뜬 메뉴 중 ‘인맥정보’를 선택해 유미의 상태를 확인했다. 정보창 내용은 어제 열람한 그대로였지만, 바로 밑으로 ‘어장관리’가 메뉴가 활성화 되어 있었다.

‘어디 한 번 볼까?’

-그녀는 당신을 독점하고 싶어 합니다.

-질투심이 몹시 강한 타입입니다. 그녀 앞에서 다른 여성에 대한 칭찬은 금물입니다.

-장기간 방치해도 호감도 유실이 적기 때문에, 드문드문 관계를 갖는 것을 추천합니다.

[유미양의 심리상태를 보니 주인님 예상이 적중한 것 같군요.]

‘거봐 내가 뭐랬냐? 뭐, 구속을 안 해? 하여간 사람 고쳐 쓰는 게 아니라더니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니까.’

나는 다음으로 육정음의 정보창을 확인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뜰 뿐이었다.

-호감도가 부족하여 어장관리 메뉴가 활성화 되지 않습니다.

‘이건 또 왜이래?’

호감도가 부족하다니?

분명 나에게 관심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정보창이 새로 갱신 되지 않아 그렇습니다. 스텟 정보가 안 보일 수준의 호감도라면 해당 메뉴가 활성화 되지 않습니다]

하긴, 어장에 넣은 이후라야 어장 관리가 되는 게 맞는 소리겠군. 정음의 경우 호감도가 낮은 상태로 조회되었기 때문에 연동된 어플에서도 별다른 정보를 볼 수 없었다.

나는 이어 ‘공략진행상황’을 메뉴로 전환했다.

두 사람의 이름을 넣고 동선을 파악하자 곧바로 경고 메시지가 떴다.

‘충돌주의!’

-마유미와 육정음의 위치가 숙소로 겹치고 있습니다. 충돌을 피하시려면 개별적으로 불러내는 것을 추천합니다.

"흠! 아직도 같은 방에 있단 소린가?"

생각 없이 움직였다가 유미에게 붙들릴 뻔 했다. 정음이랑 단 둘이 차타고 나간다고 하는 날엔, 트렁크에 숨어서라도 쫓아올 여자다.

나는 숙소로 올라가지 않고 프론트를 통해 내선전화를 걸었다.

-누구세요.

낯익은 목소리.

태영이군.

"태영이냐? 나 도훈이."

-네 형. 어디계세요? 오전에 남자들 풋살장가서 뽈 한번 차자던데. 얼른 오세요.

"아니 그 송판 때문에 말야. 조교샘 바쁘다길레 내가 차 빌려서 갔다 오기로 했어. 혹시 정음이 옆에 있어?"

-정음이요?

"어, 있으면 좀 바꿔 줘봐. 송판 사이즈 때문에 뭐 좀 물어보자. 전화하려고 했는데 폰번호가 없네."

-아, 잠시 만요.

조금 있으니 정음의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훈이 형? 형! 어제 어디 간 거야? 한참 기다렸잖아!

"어제 너랑 부딪힌 데가 아파서 먼저 복귀했어."

-진짜? 미안 몰랐어. 그래도 말이라도 하고 가지.

"폰 번호를 모르는데 어떻게 연락을 해."

-맞다. 그렇네?

백치미는 여전하군.

"오전에 남자들 공 차러 간다는 데 여자들은 뭐해?"

-우린 체육관 가서 피구 한데.

"너 피구 좋아해?"

-아니, 완전 노잼이야. 난 몸으로 하는 건 자신 있는데 공  놀이는 영 안 맞더라고. 그냥 시키니까 하는 거야.

"그럼 잘 됐네. 나랑 쇼핑이나 가자."

-웬 쇼핑? 지금?

"일단 내려와 봐. 프론트에서 기다리고 있을 게."

전화를 끊고 기다리자 얼마 후 후드를 눌러 쓴 육정음이 털레털레 걸어왔다.

‘캬, 모자를 썼는데도 귀여운 얼굴을 감출 수 없구나.’

[주인님. 흥분하지 마십시오. 없어 보입니다.]

‘그래? 흠흠.’

로시에 충고에 따라 나는 덤덤한 표정으로 정음에게 인사했다.

"왔어?"

"형 다친 덴 괜찮아? 아직도 아픈 건 아니지?"

정음은 내 얼굴을 보자마자 걱정스런 기색으로 물었다. 저런 모습을 보면 겉으로 보이는 달리 의외로 여성스러운 면이 있는 것 같다.

"푹 잤더니 괜찮아."

"미안. 보드도 가르쳐 줬는데 민폐만 끼쳤네."

"무슨 민폐야. 보드 타다 넘어질 수도 있는 거지. 나 가고 보드는 좀 탔어?"

"응. 어제 마지막엔 상급자 코스에서 혼자 내려왔어."

"역시 운동을 잘하니 빨리 배우는 구나."

"싸부가 훌륭해서 그렇지! 하하!"

겸손하기는.

몸으로 하는 건 천재 수준이더만.

가만, 그럼 설마 그것도?

나는 정음을 위아래로 훑었다.

두툼한 소재의 후드티에 쫙 붙는 레깅즈 트레이닝 하의. 첫 눈에도 균형 잘 잡힌 운동선수 느낌이 난다. 유연성은 요가강사 뺨치고, 하체 근력 또한 발차기 등으로 검증되었다.

‘햐. 이런 애들이 섹스 맛들이면 진짜 끝내 줄 텐데···.’

"형, 근데 쇼핑은 무슨 말인데?"

잠시 군침을 흘리고 있던 나에게 정음이 물었다.

"아, 그거?"

나는 짤막하게 내용을 설명했다.

"···해서 읍내 나가서 직접 사오려고. 혼자선 심심하니까 같이 가자고."

"진짜? 나 선배들한테 말도 안하고 그냥 나왔는데?"

"성수 형한테 말해놨어. 송판 보러 가는 거니까 너랑 같이 다녀오겠다고."

"아항!"

우린 주차장으로 가서 민주의 차를 찾았다.

보드케리어가 장착된 빨간 세단이라 금새 눈에 띄었다.

삐빅-

차량 리모컨으로 잠금을 해제하는데 정음이 물었다.

"형, 근데 운전도 할 줄 알아?"

"그럼 내 나이가 몇인데."

"몇이긴? 스물 하나 아냐? 나랑 한 살 차이 밖에 안 나면서."

맞다.

정음인 내가 재수생인줄 알겠구나.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면허 따서 내내 몰았어."

"오! 그럼 형 차도 있어? 부럽당."

"아니 지금은 없어. 폐차 시켜서."

"아깝네."

여자가 타던 타라 그런지 운전석을 뒤로 밀친 후에야 공간이 생겼다. 룸미러와 사이드 각도를 조절하고 시동을 걸자 엔진의 떨림이 전해져왔다.

‘운전 하는 게 대체 얼마 만이냐. 이런 것도 감격이네.’

[운전을 무척 좋아하시나 보군요. 평소보다 조금 흥분하신 거 같습니다.]

‘전생에 몇 안 되는 취미생활이었거든. 키 작고 외모도 볼품없으니 차라도 좋은 거 몰고 다녀야겠더라고. 그래야 돈 많은 줄 알고 무시는 안 당하잖아.’

네비를 읍내로 찍고 출발하는 데 정음이 안전벨트를 맸다.

벨트 줄이 정음의 가슴사이로 파고들자 유난히 가슴이 도드라졌다. 나는 곁눈질로 사이즈를 파악했다.

‘꽉 찬 B에서 C쯤 되겠군.’

히터의 온도가 올라오자 답답해진 정음이 후드를 벗자, 샴푸냄새가 훅- 차안에 퍼져나갔다. 아직 물기가 남은 숏 컷 머리는 어딘지 모르게 섹시한 느낌을 풍겼다.

‘햐, 살 냄새 맡고 싶네.’

확실히 유미와 민주와는 다른 풋풋함이 있었다.

두 사람 다 본래 내 나이에 비하면 어린 편이긴 하지만, 여자는 뭐니뭐니 해도 경험의 유무가 중요한 것 같다.

특히, 색을 밝히는 두 여자를 보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소녀를 보자 더욱 대비되는 것도 있었다.

순백의 그녀를 최초로 정복한다면 얼마나 뿌듯할까?

"와! 저기 봐! 눈 쌓인 산이 엄청 이쁘다!"

정음은 창밖으로 보이는 강원도의 설경에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나는 따라서 경치를 구경하는 척 하면서 그녀의 옆 모습을 감상했다.

이마부터 턱 선으로 떨어지는 라인이 무척이나 예쁘다.

어쩜 저렇게 귀엽지?

‘슬슬 시작해 볼까? 로시, 정음이 정보창 띄워봐.’

[네. 알겠습니다.]

쿨 타임이 돌아간 정보창 스킬이 발휘되며 정음의 정보가 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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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육정음

나이 : 20

호감도 : 70/100

개방성 : C

성감대 : 젖꼭지, 겨드랑이, 발가락.

성욕지수 : B

공략팁

*당신에게 이성적 호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녀는 성적인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궁금증을 해소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추천멘트 : "진짜로 궁금하면 봐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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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훈 오빠 멋있지 않니?"

"맞아. 우리 과에서 젤 잘생긴 거 같아."

야간 스키 일정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온 정음은 같은 방에서 취침하게 된 동기들의 떠드는 소리에 잠을 못 이룰 수 없었다.

하루 만에 부쩍 친해진 동기들은 소등을 했음에도 눈을 멀뚱멀뚱 뜬 체 떠들어 댔다.

"근데 얼굴값 할 것 같지 않니?"

"얼굴값 하는 게 어때서? 경험 없는 남자보다야 낫지."

"어머! 얘도 참."

"내숭 떨지 마 기집애야. 너도 고딩 때부터 남친 있었댔잖아."

대화의 소재는 바로 ‘도훈’.

하루 종일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도훈은 어느새 체육교육과 17학번 여학우 사이에서 가장 핫한 인물이 되어 있었다.

자는 척 몸을 뒤척이던 정음은 다른 동기들이 도훈을 입에 올리며 관심 보이는 것이 괜히 못마땅했다.

‘···형이 인기가 많구나.’

정음은 스키장에서 말없이 사라진 도훈을 떠올리자 갑자기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칫. 말이나 하고 사라지지. 사람 한참 기다리게 하고 말야.’

그러다 정음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느새 자신도 도훈에게 동기 이상의 마음을 쓰고 있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내가 왜 이러지?’

정음은 사실 남자에게 별 관심이 없는 타입이었다.

어려서부터 엘리트 체육을 배우며 시간 낭비하기 싫었던 것도 있지만, 그에게 남자로 느껴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워낙 털털한 성격 탓에 남자들과 격의 없이 지내긴 했지만, 단지 그 뿐.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이성적으로 접근하려 들면, 갑자기 거부감이 들었다.

마치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결별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의식적으로 남자들의 접근을 차단한 것도 있다.

하지만 도훈과 함께 있으면 괜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잘생긴 얼굴 탓일까? 큰 키? 아니면 또래 같지 않은 어른스러움?

‘나보고 은근 섹시하다고도 했는데···.’

그런 칭찬은 생전 처음이었다.

남자애 같다.

털털하다.

여성미가 부족하다.

그런 말을 주로 들었던 정음이기에 섹시하다는 칭찬에 왠지 가슴이 뛰었다. 도훈이 자신을 여자로 봐주는 것이 싫지 않은 느낌이었다.

"근데 과대를 도훈 오빠가 했어야 하지 않니? 솔직히 찬혁이 아무것도 한 것도 없잖아."

"맞아. 찬혁인 너무 찌질한 것 같아. 아까 정음이 한테 돌려차기 맞을 때 내 속이 다 후련하더라."

"근데 그거 내일 차력쇼 호신술 연습한 거라던데? 리얼하게 하려고 대본연습 한거라고."

"진짜?"

"응, 부회장님이 말해줬어."

"그러고 보니 정음이 우리 방에서 자지 않아? 한 번 물어볼까? 정음이 자니?"

정음은 못 들은 척 몸을 뒤척이며 고개를 돌렸다. 몇 번 더 정음의 이름을 부르던 여학생은 다른 친구의 저지에 포기했다.

"자는 애 괜히 깨우지 마."

"힝. 나도 자야 되는데 잠이 안 오네."

"크크. 남자 없으니 허전해서 그런 건 아니고? 옆 숙소로 가서 달래 달라 하지 그래? 그 방에 남자들 엄청 많은데."

"뭐래? 이게! 확!"

정음은 등 뒤에서 투닥 대는 소리에 인상을 찌푸렸다. 아무리 여자들끼리 있다고 해도 너무 과한 내용이다.

"실은 나 새터 오면 혼숙할 줄 알았다? 우리 언니가 말해줬는데 자긴 술만 내리 먹다 쓰러졌는데 아침에 모르는 남자 허벅질 배고 잤다질 모야?"

"꺄악-. 진짜?"

"더 웃긴 건 남자들 아침에 그거 있잖아."

"뭐?"

"···막 텐트 치는 거."

여자애가 목소리를 줄이며 속삭였지만, 조그만 방이라 그런지 다 들렸다.

자는 척하던 연기하던 정음도 귀가 솔깃해졌다.

< 58. 새터섹터-21-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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