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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70화 (5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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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섹터!24

"그렇게 해."

물론 3단으로 올린 것은 히터 뿐만이 아니었다.

나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바이브레이터 진동 역시 3단으로 변경했다.

부르르르르르-

"흐으으아···"

떨림이 거세지며 민주의 입에서 조금씩 신음이 새어 나왔다. 운전대를 움켜 쥔 손아귀에 바짝 힘이 들어간다.

어때?

미치겠지?

나는 필사적으로 신음을 참고 있는 민주를 더욱 골리고 싶어졌다.

"아직도 춥네? 조교샘. 4단 괜찮겠어요?"

"아, 아니! 안 돼!"

민주가 필사적으로 고개를 도리질 친다.

이 이상은 감당키 힘들다는 표정.

"안돼요?"

"조, 좀만 기다려봐. 금방 더워 질 거야."

"그런가? 잘 모르겠는데···. 정음이 넌 괜찮아?"

"응. 난 스키복 입고 있잖아. 근데 무슨 이거 소리지? 어디서 진동 울리는 거 같은데? 형 전화 울리는 거 아님?"

커지는 울림은 라디오 음악으로도 감출 수 없었다.

정음이 뭔가 낌새를 채는 눈치에 민주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바이브레이터를 팬티 속에 넣고 다니는 조교라니···.

너무도 음탕하지 아니한가?

들키기라도 하는 날엔 다시는 학교에 출근할 수 없을 것이다.

‘크크.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 왜 이렇게 귀엽지?’

[역시 주인님은 M보다 S쪽 취향이십니다.]

‘당연하지. 모루가 되느니 망치가 되겠어. 둘 중 하나여야 한다면.’

[괴테의 명언이군요. 아무튼 그녀를 너무 곤란케 하지 마십시오. 정도가 지나칩니다.]

‘알아서 조절할 게.’

물론 아직은 그칠 생각이 없다.

조금 더 골리고 싶다.

나는 내 폰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내건 아닌데? 혹시··· 조교샘?"

"하아아앙!"

민주가 신음을 쏟아냈다. 턱밑까지 차올랐던 긴장이 정음의 의심과 나의 추궁으로 무너져 버리고 만 것이다.

다행히 정음은 그것이 여인의 희열에 찬 교성이란 것까진 모르는 눈치였다.

어쩌면 아다를 넘어 백치 수준일지도 모르겠군.

야동도 안 봤나?

"어디 불편하세요?"

"아, 아니. 하, 하품 한 거야."

"하품 소리 특이하시다. 근데 샘, 혹시 엉덩이 밑에 폰 깔고 앉으신 거 아니죠? 그쪽에서 자꾸 소리 들리는 거 같아서요?"

시치미를 때고 묻자 민주가 나를 찌릿 노려보더니 이를 꽉 깨문 채 대답했다.

"괜찮아. 난 어차피 운전할 땐 전화 안 받아."

"그래도 아까부터 울리는 데 받아보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나는 씨익 웃으며 4단계까지 스위치를 올렸다. 민주는 밀려드는 자극에 엉덩이에 종기라도 난 사람처럼 들썩였다.

입에선 깊은 한숨이 밀려나왔고 눈동자가 탁해지며 의식이 몽롱해 지고 있었다.

‘수치플레이는 이쯤 해야겠군.’

로시의 충고를 받아들인 나는 스위치를 Off 시켰다.

더 몰아 붙였다간 운전이고 나발이고 그녀가 내 위에 올라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바이브레이터가 중단되자 민주는 안도감과 아쉬움이 섞인 복잡한 눈길로 나를 응시했다. 그 것은 주인의 애정을 갈구하는 강아지와 같은 눈빛같았다.

"맞다. 조교 선생님. 혹시 아까 가져오신 거, 저도 좀 주실 수 있으세요?"

뒷좌석에 앉아있던 정음이 퍼뜩 뭔가 떠올랐는지 민주에게 물었다. 그 물음에 잠시 숨 돌리고 있던 민주가 화들짝 놀라 대답했다.

"이, 이걸 달라고?"

"네. 저도 하나 넣고 다니려구요."

"도훈이 너··· 설마 말 한거니?"

민주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다른 여자한테 둘 만의 비밀을 공유할 수 있냐는 항의의 표시였다.

나는 그녀가 오해했음을 바로 깨달았지만, 괜스레 골탕 먹이고 싶은 마음에 한 술 더 떴다.

"왜요? 같이 나눠 쓰면 좋잖아요."

"아, 아니 나눌 게 따로 있지."

민주의 명백한 거절에 민망해진 정음이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안 주셔도 돼요. 그냥 사서 쓸 게요. 핫 팩 얼마 안하는데···."

"뭐, 뭐야, 핫 팩 말하는 거였니?"

"그럼 뭐 말하는 줄 아셨어요?"

"아, 아니 난..."

"잠시 만요. 저 전화 왔어요."

나는 라디오 볼륨을 낮추며 수신 버튼을 밀었다.

"여보세요?"

-도훈 선배. 저 유민데 지금 어디쯤이에요?

"가고 있어요. 샘, 우리 얼마나 남았죠?"

"대략 5분?"

"5분 뒤에 도착할 거 같아요."

-그럼 리프트 하단 주차장으로 오세요. 거기서 장비랑 의류 받아 가셔야 돼요.

"네."

유미는 혼자 있는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고는 말했다.

-그리고 내 번호 저장해놓고. 여왕님으로. 알았지?

"그렇게 할 게요."

전화를 끊자 민주가 물었다.

"누구?"

"학회장요. 유미...선배."

하마터면 유미라고 말을 놓을 뻔하다 정음을 의식해 급히 선배를 덧붙였다. 유미의 이름을 언급되자 민주의 심기가 다시 불편해 보였다. 아까의 대치 이후 그녀를 상당히 의식하는 모양새다.

"도훈이 학회장이랑 많이 친한가보네? 번호도 알고?"

"형? 회장님이랑 친했어?"

두 여인의 동시 질문에 입장이 난처해 졌다. 역시 좁은 커뮤니티 안에서 어장 관리가 쉬운 일이 아니군.

"전 번호 없어요. 성수 형이 알려줬나 보죠. 다름아니고 슬로프 옆 주차장서 장비랑 의류 받으러 오래요."

"아, 나도 보드 받아야 되는데."

"샘은 바로 코스 오르실 거죠? 보드도 차 지붕에 달려 있던데."

"그래야지. 도훈이 넌?"

"전 일단 초보 코스부터 돌려 구요. 정음이 알려줘야 해서."

"바쁘네. 도훈이는···."

민주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운전해 오는 동안 잔뜩 밑이 젖어버린 통에, 한 판 땡 기고 싶었을까?

하지만 아쉬운 기색을 보일수록 그녀를 더욱 애타게 만들 필요가 있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데로 그녀를 휘두를 수 있을 테다.

"정음이가 부탁해서요."

"헤헤. 제가 보드는 처음이라서 형한테 배워 타려구요."

"그럼 그렇게 해. 이제 다 도착 했다."

주차를 마친 우리는 각자의 방향으로 흩어졌다.

나는 민주를 향해 소리쳤다.

"샘. 핫 팻 잘 챙겨요, 아무데나 흘리지 말고."

"···치. 알았어. 나중에 봐."

***

주차장 구석에 세워진 봉고 앞에 유미가 기다리고 있었다.

"왔니?"

"네. 다른 애들은요?"

"좀 타는 애들은 벌써 리프트 타고 올라갔어. 초보들은 밑에서 성수가 강습중이고. 조교 선생님은?"

"개인 장비 있어서 바로 슬로프 올랐어요."

"맞다. 민주언니 보드 되게 잘 타는데, 작년에 스키캠프 때 보니 실력 상당하더라."

진짜로? 뭔가 이상한데?

‘로시. 재능 모방자 스킬이 운동 재능을 복사하는 거 아녔어?’

[맞습니다.]

‘민주가 그렇게 보드를 잘 타면 왜 민주의 능력은 복제를 못한 거지? 마유미의 배구 재능은 자동으로 흡수했잖아.’

[주인님. 재능 모방자 스킬을 얻은 것은 강민주와 관계하기 이전의 일입니다. 스킬은 소급 적용되지 않습니다.]

‘아, 그렇지? 젠장. 착각했네.’

[그리고 참고로 말씀드리면, 차후에 강민주와 다시 관계해도 그녀의 보드 재능은 흡수하지 못 할 겁니다.]

‘그런 게 어딨어? 설마 첫 관계에서가 끝이야?’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주인님의 재능이 강민주의 76%보다 높긴 때문입니다. 강민주의 능력수치는 관계를 통해 이미 데이터화 되어 있습니다. 그것으로 비교할 때 그녀의 잠재력은 주인님과 엇비슷한 수준입니다.]

‘뭐야? 그 말인 즉슨···’

[네. 주인님의 보딩 실력도 상당한 수준이란 뜻이죠. 도훈군의 기억에 따르면 체육과에서 주인님보다 잘 타는 사람은 박성수군 정도 뿐이었습니다.]

"헐!"

"응? 웬 헐?"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소리가 튀어 나왔다. 대여할 보드를 고르고 있던 정음은 나를 쳐다보며 웬 뚱딴지같은 소리냐는 표정이었다.

"아, 아냐."

그때 유미가 말했다.

"도훈이는 좀 타는 편이랬나? 그럼 나랑 같이 코스 오름 되겠다. 정음이는 저쪽에서 초보 교습부터 받고···."

"회장님, 저 도훈이 형한테 배우면 안 돼요?"

"어, 어?"

유미는 당황한 표정이었다. 장비를 챙겨주는 척 나를 기다렸던 모양인데, 정음이가 껌딱지처럼 들러붙으며 계획이 틀어진 느낌이랄까?

스키장까지 와서 엉덩이를 맞고 싶지 않았던 나 역시 정음을 지지했다.

"죄송해요. 미리 약속을 해놔 가지구요."

"그러니? 그럼 어쩔 수 없지. 나중에 상급자 코스 올라오면 연락해. 내 번호는 저장했지?"

Yes, My Queen.

"네."

나는 장비와 의류를 받아 들고 정음과 따로 빠졌다.

탈의실에서 스키복을 갈아입고 락커에 짐을 넣는데 유미에게서 문자가 도착했다.

-자꾸 다른 여자랑 다닐래? 나 섭섭하당.

섭섭?

후장에 오이 박지 못해서 섭섭한 게 아니고?

나는 그녀와의 폭압적인 섹스를 떠올라 치를 떨었다.

위업 달성과 스킬 때문에 눈 딱 감고 치르긴 했지만,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펨돔은 내 취향이 아니다. 하지만 그녀의 비위를 거슬렀다간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니 조심스럽게 답장을 남겼다.

-죄송해요, 여왕님.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최대한 빨리 끝내고 연락드릴게요. 충성충성충성.

굴욕적이군.

그러나 미세하게 오르는 M 수치가 나를 위로했다.

[주인님. M성향이 0.05% 올랐습니다. 혈중 알콜 농도로 치면 면허 취소 수준의 성장이랄까요?]

‘사람 놀리냐? 어? 인생 면호 취소되고 싶어?’

[농담이 과했습니다.]

연락은 지랄.

나는 락커에 함께 폰도 집어 던졌다.

나중에 뭐라고 하면 잃어 버릴까봐 그랬다고 해야지.

민주와 유미가 문제가 아니다.

이미 정복한 여자라면 언제든 다시 취할 수 있다.

"형. 다 옷 입었어?"

순진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정음이.

지금은 이 순백의 소녀를 새하얀 눈 속에서 타락시킬 시간이다.

"응. 가자."

근데···

오늘 밤 가능하긴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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