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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섹터!23
"차력 물품 사와가지고 잠깐 불렀어. 차에 실어 놨는데 숙소로 옮겨다 놓으려고."
유미는 나와 강민주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눈꼬리가 묘하게 올라갔다. 방금 전까지 자신과 살을 맞대던 내가, 강민주와 단 둘이 있는 그림이 어딘가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다.
하여간 여자들이란···.
유미가 나를 보고 물었다.
"도훈이 너 스키장 안갈 거니? 지금 버스 타러 가야 되는데?"
"아, 가야죠."
"조교 선생님. 도훈이 지금 스키 타러 가야 되는데, 스키장 안가고 쉬고 있는 애들 대신 시키면 안 될까요?"
둘 사이를 때어놓으려는 수작을 간파한 민주는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그래도 도훈이가 직접 실물 한 번 보는 게 낫지 않겠니?"
"리조트에서 스키장까지 가는 셔틀이 자주 없어서요. 특히 야간에는..."
유미는 뒤에 멀뚱히 서 기다리는 학부생들을 의식하며 민주를 압박했다.
보아라.
너가 도훈이를 붙잡아 출발이 지체되고 있다. 라는 무언의 시위.
조교와, 학회장. 그리고 선배와 후배 사이기도 한 두 사람 사이에 점점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이것은 S와 M의 격돌인건가?
재밌는 구경거리가 되겠는데?
***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는 게 있다.
쾌활하고 외향적인 사람은 섹스도 열정적이고, 소심하고 내향적인 사람의 섹스는 수동적일 거라는 편견. 그러나 대외적으로 보여 지는 모습과 섹스 성향은 큰 상관관계가 없다.
누구보다 조신해 보이는 여자라도, 밤일할 때면 창녀처럼 굴 수 있는 노릇이고, 지배적이고 권위적인 스타일의 남성이라도 여자와 단 둘이 있을 땐 순한 양으로 돌변키도 한다.
겉모습은 점잖지만 속은 변태인 경우도 허다하며, 양아치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알고 보면 지고지순한 순정파일수도 있다.
이처럼 사람의 성격과 섹스 성향을 결부시키는 것은 온당치 못한 판단이다. 지독한 S인 마유미, 피학적 성향의 강민주.
일견 마유미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것 같았던 ‘이도훈 쟁탈전’은 오히려 강민주의 유려한 언변에 마유미가 밀리는 형국으로 진행되었다.
"스키 좀 늦는 게 어때서? 과별 장기자랑 준비가 더 중요한 거 아냐? 그거 학회장으로서 판단이니?"
사이다처럼 톡톡 쏘아붙이는 강민주의 화법에 유미가 주춤 거렸다.
"네? 아, 아니 조교샘 그런 뜻이 아니고요, 장비 임대 업체랑 스케쥴을 맞췄는데..."
그러나 한 번 기세가 꺾인 유미는 민주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유미야. 너도 알다시피 나도 우리과 출신이잖아. 스키 캠프 원박 투데이 와본 것도 아니고··· 그런 게 뭐 대수라고 그러니?"
살살 신경을 긁는 민주의 말에 유미도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 그렇네요."
따지고 보면 민주는 조교이기에 앞서 유미의 한참 선배이기도 했다. 여자들 사이의 미묘한 서열 관계라든지, 체육과 특유의 기수문화를 감안한다면, 애초부터 그녀는 민주의 적수가 될 수 없는 관계였다.
주춤거리는 유미의 모습에 보다 못한 성수가 나섰다. 더 이상 핀잔을 받았다간 학회장으로서 체면이 깎일 것을 우려한 것이다.
"조교선생님. 도훈이 남겨서 소품확인 시키고 나머지 애들 먼저 출발시키면 될 것 같아요. 어차피 버스는 계속 오니까 후발대로 오면 되죠."
"아냐. 나도 어차피 스키장 가려고 했으니 내 차 타고 같이 갈게."
"아, 그러면 되겠구나! 유미야. 일단 애들부터 출발시키자. 이러다 늦겠어."
"어, 어."
유미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러섰다.
쟁탈전에서 승리한 민주는 전리품으로 남게 된 도훈을 보며 흐뭇한 미소 지었다.
그러나 도훈은 둘 사이에서 놀아날 생각은 전혀 없었다.
***
"정음아. 잠깐 와봐."
나는 스키복을 갈아입고 막 숙소에서 나온 정음을 호출했다.
"나 불렀어?"
"조교샘. 정음이도 같이 가도 되죠? 사온 물건 많을 테니까 혼자 나르긴 힘들 거 같아서요."
"저, 정음이도?"
둘만의 시간을 기대했던 민주는 예상 밖의 인물의 등장에 살짝 언짢아진 표정이었다. 유미를 찍어 누르고 겨우 나를 쟁취했더니, 다된 밥에 정음이 끼얹어진 느낌이랄까?
"···안 돼요?"
지금 나를 거역해 보겠다고? 내가 낯빛을 바꾸자 민주는 끝내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
크크. 넌 내 밥이라고.
우린 주차장으로 내려가 내일 차력쇼를 대비한 소품을 숙소로 옮겼다. 각목이나 송판, 빨래장갑, 양초 등 다양한 물건들이 박스 두어 개에 가득 담겨 있었다.
"형, 양초는 어디에 쓰는 거야?"
정음이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묻자 내가 대답했다.
"그거 여자들 콧김으로 촛불 끄기 시키려고."
"아항!"
"···뭐 다른데 써도 되고."
그런 말을 하면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민주를 쳐다보자 그녀가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렸다.
"조교샘. 물건은 이상 없네요. 이제 스키장 출발 할 까요?"
"나 아직 스키복 못 갈아입었는데··· 도훈이 너도 갈아입어야 하지 않아?"
"전 스키복 안 가져와서 보드랑 같이 빌리기로 했어요. 가서 받으면 돼요."
"그럼 나 숙소에 올라가 갈아입고 올게. 잠깐만 기다려."
"네. 참, 조교샘 ‘그것’도 잊지 마시구요."
"응, 알았어."
민주가 떠난 사이 정음이 물었다.
"형, 근데 뭘 잊지 말라는 거야? 그게 뭔데?"
"핫 팩 말아야. 아까 핫 팻 많이 가져와서 몇 개 준다고 하더라."
"아항."
크크. 몸이 뜨거워지는 물건이니 핫 팩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뭐.
10분 뒤 스키복으로 환복한 민주가 내려왔다.
세련되고 화려한 스키복을 입은 민주는 나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길 만큼 매력적이었다.
헬멧 위에 얹어진 고글부터, 벙어리 형태의 앙증맞은 스키장갑까지. 아이템 하나하나가 고급 진 취향을 마음껏 드러내고 있었다.
확실히 어린 여자들이랑은 다른 맛이 있단 말이지.
정음이 부러운 시선으로 말했다.
"우아, 조교샘 완전 예뻐요."
"그러니? 고마워. 늦었으니까 얼른 출발하자."
"네."
민주가 운전석, 나는 보조석 그리고 정음은 뒷좌석에 앉았다.
정음이 혼자 앉아 심심한지 스마트 폰을 만지작거리는 동안 내가 넌지시 물었다.
"조교샘. 스키장까진 얼마나 걸리나요?"
"한 15분?"
"많이는 안 걸리네요?"
"응. 그래서 여기에 리조트 잡으면 항상 스키캠프를 같이 하는 편이야. 숙박비도 굳고 좋잖아."
"네. 참, 그건 잘 챙겨 오셨어요?"
기습적인 질문에 민주가 룸미러로 힐끔 정음을 의식하더니 조용히 대답했다.
"···응."
"어, 이거 저 좋아하는 노랜데 볼륨 좀 올려도 될까요?"
"그렇게 하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의 볼륨을 높이는 동시에 주머니 속에서 전동 바이브레이터의 스위치를 On 시켰다.
그 순간 민주가 흠칫 몸을 떨었다.
설마 정음이도 같이 있는데 그럴 줄 몰랐다는 반응.
나는 입 모양만으로 속삭였다.
‘왜? 운전 못해?’
민주는 "크흠"하는 헛기침을 내쉬더니 살짝 허리를 비틀었다.
뒤에 정음이 타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더욱 흥분시키는 것 같았다.
나는 고개를 뒤로 빼 정음에게 물었다.
"너 근데 폰으로 뭐하는 거야?"
"응, 폰 게임. 형도 할래?"
정음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폰 화면을 들이 밀자 나를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난 차에서 폰 보면 멀미날 거 같아서. 너 많이 해."
"히히. 이거 진짜 재밌는데."
정음이 다시 폰에 몰두하는 사이 나는 딜도의 진동 수치를 2단계로 올렸다. 모두 5단계까지 조절 가능한 소형 딜도가 운전 중인 민주의 팬티 속을 헤집기 시작했다.
"흐으으음..."
민주가 결국 한손으로 다리 사이를 붙잡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폰 게임 삼매경에 빠진 정음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이쯤에서 나는 대범하게 물건을 끄집어냈다.
살짝 꼴린 대물이 바지 속에서 튀어 나오자 민주가 놀라 눈을 부릅떴다. 뒤에 있는 정음이 조금만 고개를 내밀었다간 들킬지도 모르는 아슬아슬한 사각이었다.
"도, 도훈아!"
"네?"
민주는 다급히 룸미러를 통해 정음의 행동을 체크하더니 나만 알아듣게 말했다.
"···좀 춥지 않니. 그렇게 옷 입으면."
"하나도 안 추운 데요?"
나는 물건에 힘을 줘 앞뒤로 껄떡였다.
민주는 불안한 표정에서도 곁눈질을 멈추지 못했다. 손 뻗으면 닿을 거린데도 정음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실에 심한 초조감을 느끼는 듯 했다.
‘흠, 저렇게 애타하는데 기회를 한 번 줘 볼까?’
때마침 신호는 빨간 불.
차가 멈춰선 틈에 내가 물었다.
"샘. 혹시 차에 껌 같은 거 있어요? 여기 있나?"
나는 보조석 앞 데쉬 보드를 열어 뒤지는 시늉을 했다. 의도를 눈치 챈 민주가 대쉬 보드 쪽으로 손을 뻗는 척 일어선 자지를 움켜쥐었다.
"아니 더 안쪽, 아 팔이 안 닫네. 잠시만 내가 꺼내 줄게."
소로에서 대로로 진입하는 구간이라 정지신호가 길었다.
민주는 운전석 안전벨트마저 풀어 버리더니 내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러면서 재빨리 입안으로 내 물건을 삼키는 것이었다.
‘순발력 보소? 골탕 좀 먹여볼까?’
민주가 머리를 위아래로 흔드는 사이 나는 게임 중이던 정음을 불렀다.
"육정음."
"왜, 형."
"너도 껌 씹을래?"
"아니. 난 괜찮아."
정음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후다닥 물건을 뱉어낸 민주가 원 상태로 돌아가 급히 입가에 침을 닦았다.
"샘. 지금 불 바뀌었어요."
"으, 응."
민주는 짧았던 펠라치오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며 다시 운전에 집중했다. 나는 침이 묻어 번들거리는 물건을 게눈 감추듯 집어 넣었다.
"살짝 춥네요. 히터 3단으로 올려도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