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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68화 (48/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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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섹터!22

단 한 번의 섹스로 위업 하나를 완전히 마스터하고, 두 위업의 진척을 이루어 냈다.

이쯤에서 나의 성장세가 궁금해졌다.

‘로시 스텟창 띄워봐.’

[네. 화면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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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이도훈

보유포인트 : 0p

나이 : 23

특성 : 플레이어, 대물

스킬 : 현재까지 보유한 스킬 갯수 (2)

*정보창(1Lv)

-상대의 스텟 정보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재능 모방자(3Lv)

-상대의 운동 재능을 모방할 수 있습니다.

-3Lv기준 재능 모방율, 76%.

-배구 적성(재능 공여자, 마유미)이 생성되었습니다.

아이템 : 현재 보유한 아이템 갯수 (4)

*마켓 50% 할인쿠폰

*마라톤 용사의 양말

*오늘은 내가 가수다 목캔디 (4/5)

*스마트 워치 어플, [문어다리]

진행 중인 위업목록

*아다폭격기 (1/3)

*밀당의 달인(1/2)

*후배위하는 선배(1/3)

*SM마스터 (S도달도 : 54%, M도달도 :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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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의 단순한 스텟 정보가 아니었다.

이제는 시계 테두리에 장착된 휠을 한참 돌려야 끝이 보일 정도로 방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무럭무럭 성장해가는 느낌에 뿌듯함이 들었다. 기쁜 마음으로 스텟을 감상하는데 로시가 말했다.

[새로운 스킬에 눈을 뜨신 것을 축하합니다. 이제부터 주인님은 관계하는 모든 상대의 운동 재능을 모방할 수 있게 되셨습니다. 물론, 상대방의 재능이 주인님이 보유한 능력보다 낮을 경우 모방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오케이.’

[또, 앞으로 한 가지 위업만 더 추가하시면 ‘하수’ 칭호를 받으시게 됩니다.]

‘가만. 저번에 설명한 바에 따르면 하수, 중수, 고수, 랭커 등의 단계에 오르면 새로운 스킬을 얻을 수 있다 했잖아. 그럼 랭커까지 총 4개의 스킬을 더 얻을 수 있다는 소린가?’

[그건 아닙니다. 한 칭호 안에서 다시 세부 레벨이 나뉘어 있습니다.]

‘세부 레벨?’

[가령 주인님께서 초심자에서 진급하시게 되면 최초의 칭호인 하수(1Lv)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스킬 보상을 받게 되죠. 이후 7개의 위업을 초과 달성하실 때마다 칭호레벨이 오르며, 그때도 마찬가지로 레벨업 특전이 따라갑니다. 즉, 하수(3Lv)에 이르기까지 모두 두 번의 스킬을 더 얻으실 수 있다는 겁니다.]

‘아하, 이해했어. 큰 단계는 4단계고, 그 안에 또 세부적인 단계가 나뉜다는 거구나?’

[정확합니다.]

한참 로시와 대화를 나누는데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내 어깨를 툭툭 건드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새침한 표정을 한 육정음이 나에게 말했다.

"형. 잠깐 나 좀 보지?"

앞에선 유미와 성수가 야간 스키에 대한 주의사항을 안내하는 중이었다. 우린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왔다.

정음은 밖으로 나오자마자 살짝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 부회장님이 이상한 소릴 하던데 뭔 얘기야? 찬혁이가 공연 준비하다 부상을 당했다고?"

"아··· 그거?"

나는 차분하게 사정을 설명했다. 비록 놈의 행동이 괘씸하긴 하지만, 괜스레 일을 키우지 않기 위해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고.

설명을 모두 들은 정음은 팔짱을 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싫은데?"

"싫어?"

"그래. 싫어. 내가 왜 걔 입장을 생각해 줘야해?"

"꼭 찬혁이 때문에 그런 건 아냐."

"그럼?"

"너를 위해서였어."

"나?"

"찬혁이가 너 폭행죄로 신고라도 하면 어떡할 건데?"

"시, 신고라고!"

정음의 얼굴이 순식간에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남자새끼가 그거 한 대 처 맞았다고 쪼르르 일러바쳐? 그 새끼가 그래? 그렇게 안 해주면 경찰서 신고한대?"

정음은 잔뜩 흥분해서는 목울대까지 핏대가 섰다. 당장이라도 숙소로 돌아가, 빈방에 누운 찬혁일 패죽일 기세였다.

‘엄청 다혈질이네, 무슨 전투 민족 사이어인도 아니고.’

"워워. 진정해. 찬혁이가 그런 말을 직접 한 건 아니니까. 만에 하나 그럴지 모르니 적당히 넘어가자는 거지."

"형은 자존심도 없어?"

주먹을 움켜진 정음이 이번엔 나를 긁었다.

"···뭐?"

"내가 왜 그 새끼랑 싸운 건데! 그 새끼가 형한테 그랬잖아. 스파링 한 번 뜨자고. 그런 말을 듣고 분하지도 않은 거야?"

"······."

분하지 않을 리 없다.

실제로 나는 그 순간, 로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놈을 때려눕히려 했으니까.

하지만 나는 왠지 모를 위화감이 들었다.

찬혁이 도발한 사람은 분명 나다.

그런데 왜 상관없는 정음이 더 성을 냈던 걸까?

-내가 왜 그 새끼랑 싸운 건데!

특히 이 말은 노골적일 정도로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설마 얘가 나를?’

나는 물끄러미 정음을 바라보았다. 차분한 시선에 길길이 날뛰던 정음도 조용해 졌다.

"왜, 왜 그렇게 보는데?"

"너 혹시 나 좋아하냐?"

"엑!?"

정음은 돌 맞은 개구리마냥 풀쩍 뛰며 발작을 일으켰다.

"뭐, 뭐, 뭔 소린데! 형! 아하하하하하!"

상황을 모면코자 하는 어색한 웃음소리가 확증을 더해갔다. 나는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으므로, 지나가는 말처럼 중얼거렸다.

"그것도 아니면 왜 그렇게 내 일에 열을 내는데?"

"아, 아니 그거야···"

"됐고. 분명히 말하지만 나도 찬혁일 용서한 건 아니야. 난 그렇게 도량 넓은 사람도 못 될뿐더러, 내 철칙에도 어긋나거든."

"철칙이라니?"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리고 좆에는 좆.’

"그거 고대 함무라비 법전에 나온 말 아냐?"

"오, 정음이 똑똑한데?"

"왜 이래? 나름 이과 나온 여자라고."

"체고 아니었어?"

"인문계 체육 특기생이거든?"

[주인님, 바빌론 법전이라면 문과 내용 아닙니까?]

‘그냥 그런가 보다 하자.’

"아무튼 이번만 넘어가 주는 거야.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하잖아."

"내가 쥐라는 소린가?"

‘···뭐지? 이 숨길 수 없는 무식함은?’

평생 태권도만 해서 그럴까? 정음과 대화를 나눌수록 조금씩 핀트가 어긋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흉하거나 모자라 보이지 않았다. 귀여운 얼굴로 저러니까 백치미까지 느껴졌다.

‘역시 여자는 예쁘고 볼 일이군.’

"여하튼 한 번 더 그러면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그래. 그럼 형이 알아서 해."

"보드 타러 갈 준비는 다 됐어?"

"아, 맞다! 옷 갈아입어야 되는데!"

정음이 퍼뜩 생각났는지 후다닥 숙소로 뛰어 들어갔다. 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덤벙대는 모습도 귀엽구나. 정음이는.’

"누구야 쟤?"

그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차력 소품 구매를 위해 읍내를 다녀온 강민주였다.

"조교 선생님 오셨어요?"

"응. 철물점 들르니까 다 있더라. 근데 누구?"

정음이 뛰어 들어간 숙소 문을 노려보며 강민주가 다시 물었다.

그녀의 눈빛은 살인광선이라도 뿜어낼 것처럼 질투로 얼룩져 있다.

"1학년 새내기요. 육정음이라고."

"아, 육씨?"

민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아는 체를 했다.

"실기 면접 때 도복입고 왔던 걔구나."

"도복요?"

"응. 자긴 체육복보다 도복이 편하다며···. 남녀 통틀어 유일하게 실기 만점 받은 애야."

"정말요?"

"근데 너 쟤한테 관심 있니?"

집요하게 늘어지는 민주의 태도가 어딘지 귀여우면서도 살짝 짜증을 유발했다.

한번 대줬다고 여친 행세라도 하려는 건가?

나는 싹 표정을 달리했다.

"···있으면?"

"으, 응?"

돌변한 나의 태도에 민주가 주춤하는 기색을 보였다. 설마하니 숙소 앞 복도에서 반말을 할 줄을 몰랐던 모양이다.

"내가 관심 있으면? 그래서 어쩔 건데?"

"도, 도훈아···."

"우리 관계를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는 것 같아."

"네."

"첫째, 내 사생활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요구하지 마. 내가 누구랑 자든 그건 내 맘이니까."

"······."

"둘째, 그거랑 별개로 넌 나 말고 딴 놈이랑 자면 안 돼. 알아들어?"

"주, 주인님."

민주는 나의 냉담한 반응에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궜다. 실망 가득한 두눈이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다.

그 순간 와락 그녀를 껴안은 채 속삭였다.

"···넌 내 거니까."

***

"···넌 내 거니까."

부앜!

기습적인 도훈의 포옹에 민주의 샘이 터져 나왔다.

‘아아, 도저히 거부할 수 없어. 마성의 남자.’

그녀는 분명 방금 전까지 도훈의 태도에 몹시 실망하고 있었다.

저녁도 못 먹고 읍내로 달려가 시키는 대로 물건을 사왔더니, 다른 여자랑 시시덕거리고 있다니.

심지어 자기가 누구랑 자든 신경 쓰지 말라 면전에서 폭언을 서슴치 않았다.

자신 따윈 안중에도 없는 듯 거침없는 태도.

‘나쁜 남자야. 도훈인 정말 나쁜 사람이야. ···그래서 더 좋아.’

민주는 내면에 숨어 있던 피학성에 스스로 놀랄 정도였다.

처음엔 대물이라는 것에 호기심이 생겨 접근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보다 도훈의 지독한 가학성에 중독당하고 있었다.

조교를 조교하는 남자라니.

"사, 사람들이 보겠어요."

민주는 금방이라도 숙소 문이 열릴 것을 우려해 후다닥 포옹을 풀어냈다. 하지만 이미 흠뻑 젖은 팬티에선 축축한 느낌이 올라오고 있었다.

‘어쩜 좋아. 말 한마디에 완전히 터져버렸어.’

"내가 사오라는 건 사왔어?"

도훈의 물음에 민주가 주머니에서 검은 봉지를 꺼냈다. 봉지안에는 두 가지 물건이 들어있었다.

엄지 손가락 크기의 소형 딜도.

그리고, 무선 스위치였다.

도훈은 스위치만 쏙 빼가더니 다시 봉지를 돌려주었다.

"스키복 갈아입을 때 속옷 안에 착용해."

"···알겠어요."

그때 갑자기 숙소 문이 열리며 학생들이 걸어 나왔다. 스키장으로 출발하는 체육과 학생들이다.

선두에 선 유미가 두 사람을 발견하더니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조교 선생님 오셨네요? 어? 도훈인 왜 근데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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