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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섹터!14
덥썩-.
민주는 잘 훈련된 개처럼 물건을 집어 삼켰다. 그것은 워낙에 거대했기 때문에 끝까지 들어가고도 밑동이 남을 정도였다.
"깨끗이 핥아."
그녀는 무릎 꿇은 자세로 두 손으로 뿌리 부분을 감싸 쥔 채 정성스레 물건을 빨기 시작했다. 밑을 들락거리고 씻지도 않았으니 찝찝할 게 분명한데도 전혀 거리낌 없는 동작.
"...내가 한 말을 절대로 허투루 듣지 마."
끄덕끄덕-
민주는 입에 물건이 가득 차 대답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안 그럼 두 번 다시 이거 안줄 거니까."
핡짝 핡짝-
말 잘 듣는 강아지를 칭찬하듯, 그녀의 정수리를 쓰다듬었다. 그럴수록 그녀는 더욱 더 열심히 혀를 놀렸다.
"옳지. 넌 참 착한아이로구나. 다음에 지희도 꼭 데려와. 둘 다 번갈아 따먹어 줄 테니까. 알겠니?"
끄덕-
[오오! 주인님. S 도달도가 54%까지 상승했습니다.]
‘그래? 무슨 경험치 채우는 느낌인데?’
[실제로 그렇습니다. 그녀의 복종심을 끌어낼수록 위업달성은 가까워 질 것입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힘을 다 뺄 순 없어. 아직 공략할 여자들이 둘이나 더 남았 다구.’
나는 사까시를 하고 있던 민주에게 말했다.
"이제 그만."
민주가 아쉬운 표정으로 물러섰다.
"더 시간을 끌었다간 동기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여기까지만 하자."
"히잉."
"아쉽니?"
"네..."
입에 문 사탕을 빼앗긴 어린아이처럼, 민주가 안타까움 표정을 내비췄다. 멈추라는 지시가 없었다면 하루 종일도 물고 있을 기세였다.
"새터는 기니까 조급해 마. 넌 내가 콜하면 언제든 박힐 준비만 하면 돼. 알겠니?"
"네, 주인님. 언제든 민주를 따먹어 주세요. 저는 주인님 거니까요."
"이제 일어나."
민주가 몸을 일으켰다.
나는 천천히 그녀를 안아 주었다. 방금 전 냉혈한 같은 모습이 완벽히 지워질 만큼 뜨거운 포옹이었다.
"저 진짜 갈게요, 누나. 오늘 너무 좋았어."
존댓말은 역할극의 청산을 알리는 무언의 싸인이다.
그러자 민주도 현실로 돌아왔다.
"하-. 나 방금 또 잔뜩 젖어버렸잖아....너 왜 이렇게 잘하는 거야?"
"제가 뭘요?"
"...피-. 몰라. 얼른 가. 유미한테 연락 해 놓을 게. 교수님 핑계로 너 잠깐 불렀다고."
"고마워요. 저녁에 시간되면 또 봐요."
"응. 기다릴 게..."
나는 다시 정중하게 인사하며 그녀의 방을 나섰다.
안타까움 섞인 한숨이 문틈으로 새어 나왔다.
***
1학년 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어느덧 1시간가량 지난 무렵이었다.
"형, 어디 갔다 오셨어요?"
"조교 선생님 도와서 짐 좀 나르다 왔어."
"무슨 짐?"
"교수님들 스키 장비를 숙소로 옮기는 데 너무 많다고 해서... 차를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했다니까? 학회장 선배한테 연락했다는 데 못 들었어?"
"선배들은 옆방에서 놀고 우리끼리 장기자랑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때마침 학회장 마유미가 1학년 숙소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나를 찾았다.
"이도훈 왔니?"
"네. 여기요."
그녀는 내가 X맨인 걸 숨기기 위해 자연스럽게 반말을 했다.
"조교 샘한테 연락받았어. 교수님들 짐 나르고 왔다며? 고생 했다."
"아닙니다."
‘좋아. 이걸로 알리바이는 확보했고.’
마유미는 그 외에도 다른 목적이 있었는지 거실에 모인 1학년들을 향해 물었다.
"너희들 장기자랑 뭐 할지는 결정했어?"
"아직 못 정했어요."
"의견이 너무 엇갈려서요."
"선배님께서 추천해 주심 안돼요?"
새내기들의 물음에 마유미가 곤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흐음. 이건 원래 새내기들끼리 정해야 되는 건데..."
"다른 과 뭐하는지 혹시 아세요?"
"학회장 회의 때 보니까 단체로 춤추는 게 가장 많더라."
"남자 애들이 춤은 죽어도 싫데요."
"아까 연습 해봤는데 몸치가 많아서 안 될 거 같아요."
"야! 넌 무용 배웠었다며! 너랑 우리랑 같냐?"
"아니 그걸 왜 못 따라하는데?"
다시 목소리가 커지자 마유미가 나섰다.
"너희들 그러다 오늘 안에 정하지도 못하겠다. 아무튼 저녁 먹고 나선 야간 스키 일정 있으니까 최대한 빨리 정해서 연습하도록 해."
"네."
마유미가 물러나자 다시 여기저기서 의견이 쏟아졌다.
코미디 프로그램 콩트를 배끼자.
안 된다. 인원이 열여섯이나 되는데 어떻게 다 나올 거냐?
그럼 차라리 합창을 하자.
우리가 무슨 초등학교 학예회 하는 줄 아느냐.
그걸론 절대 호응 안 나온다.
그때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하-. 차라리 몸짱 콘테스트 같은 거면 우리 과가 1등 먹을 텐데."
"몸짱?"
"그래. 솔직히 다른 과 애들 다 비리비리 하잖아. 우리 과는 남자들도 그렇고 여자들도 다들 한 몸매 하니까."
"어머. 너 변태니? 언제 몸매를 봤데?"
"너 말한 거 아니거든요?"
"근데 패션쇼 런웨이도 아니고 다짜고짜 몸 자랑하면 오히려 반발만 살 걸?"
"차라리 남자애들 춤추면서 상의탈의 하는 게 어때? 그게 훨씬 자연스럽고 멋있잖아."
"글쎼 춤은 안 된다니까?"
그때 퍼뜩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체육교육과의 특성도 살리면서, 몸매도 과시할 수 있는.
"그럼 차력쇼 어떨까?"
"네?"
"도훈이 오빠 뭐라고요?"
나는 다시 큰 소리로 말했다.
"차력쇼 몰라? 막 기왓장 격파하고, 각목 부러뜨리고 하는 거. 그거 하면서 몇몇이 웃통 까면 되잖아."
"에이, 그걸 우리가 어떻게 해요?"
"차력이 진짜니? 다 웃기려고 하는 거지. 각목에 톱질 해놓고, 벽돌에 금 가놓고 하는 거야. 게다가 우리 운동 배운 애들도 있잖아. 과대, 너 복싱 잘한다며?"
"어."
"그리고 정음이는 태권도 선수 출신이고."
"와, 진짜?"
"몰랐어? 국대까지 뽑힐 뻔 했데."
"우아!"
나는 빨려드는 동기들을 보며 더욱 열을 올렸다.
"딱 체육과답잖아. 거기다 운동 잘하는 애들도 있으니 몇 개는 진짜로 하고, 몇 개는 웃긴 컨셉으로. 뭣하면 몸으로 승부해도 되고. 어때?"
"와! 도훈이형 진짜 아이디어 뱅크네."
"형 혹시 어렸을 때 씽크빅 하셨어요?"
"우리가 한 시간 동안 고민했는 데 도훈오빠 오니까 금방 해결 돼버리네!"
"역시 도훈이 형이 있어야 한다니까."
내 제안이 먹혔는지 아이들이 우르르 찬성 쪽으로 기울였다.
실은 차력쇼를 떠올린 것은 전생의 경험 때문이었다.
물론 내가 한 것은 아니고, 신입사원 OT에서 누군가 ‘코믹 차력쇼’를 선보이던 것은 인상 깊게 본적이 있다.
[역시 주인님은 훌륭하십니다.]
‘너까지 왜 그래? 그냥 다 경험이지.’
[그 경험이 주인님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군요.]
내일 있을 과별 장기자랑이 차력쇼로 결정 되자, 임시 과대인 강찬혁은 상당히 못 마땅한 표정이었다. 아마 짐작하기로 내 의견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 굉장히 의식하는 느낌이다. 놈이 시비조로 물었다.
"근데 차력을 한 다 쳐. 재료는 어디서 구할 건데? 기왓장은? 각목은? 리조트 주변에 그런 거 구할 데가 있어?"
"그러네...맨몸으로 할 것도 아니고..."
"일단 뭐할 건지부터 정하고 생각하자. 정 안되면 선배님들이나 조교샘한테 부탁해서 내일까지 구해달라고 하면 되지."
"조교샘요?"
"그래도 돼요?"
"응. 아까 일 도와주면서 조교샘이 그러더라고. 필요한 거 있음 나가서 사다줄 수 있으니까 말만 하라고."
"오! 벌써 그렇게 친해졌어요?"
크크.
친해지긴, 임마. 완전 내 애완견인데.
찬혁은 조교 지원까지 나오자 더는 반박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입술이 삐죽 나온 게 여전히 삐친 표정이다.
하여간 어린놈의 새끼 같으니.
나는 찬혁을 무시하고 계속 의견을 받았다.
의사진행을 거의 주도하는 형국이었다.
"일단 멋있는 거랑 웃긴 걸 나눠서 생각보자. 각자 의견 있으면 기탄없이 내봐."
"그거 어때요? 콧김으로 촛불 끄기."
"그거 여자가 하면 빵 터지겠다."
"싫다고!"
내용이 결정되자 의견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빨래장갑 머리에 쓰기라던가 괄약근으로 젓가락 부러뜨리기 등 각종 코믹한 설정에서부터, 육정음의 540도 턴 차기라든가 강찬혁의 뎀프시롤 격파(?)등 묘기에 이르는 동작들도 나왔다.
그때 한 여자애가 말했다.
"근데 상의 탈의는 누가 할 거야? 자신 있는 사람?"
강찬혁이 손을 들었다.
"역시 몸은 복서지."
"오오! 복서 근육 보고 싶다."
"한번 까봐."
찬혁은 모처럼 신이 나는지 갑자기 입고 있던 후드 짚업을 벗어 던졌다.
"꺄악! 미쳤어."
"여기서 옷을 왜 벗어! 변태니?"
"까보라며?"
찬혁의 근육은 이소룡의 그것처럼 작지만 오밀조밀한 맛이 있었다. 여자들은 부끄러워하면서도 손가락 틈 사이로 찬혁의 근육을 훔쳐보았다. 남자들도 부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이정도면 되겠지?"
"아, 근데 좀 말랐다."
"보디빌더 같으면 더 좋을 텐데..."
"근데 도훈이 형도 몸 좋지 않아?"
육정음이 갑자기 나를 지목했다.
쟨 또 왜 갑자기... 고맙게.
"나?"
"응. 형 운동 좀 하지 않았어?"
"맞아요. 오빠도 몸 좋을 것 같은데?"
"보여줘! 보여줘!"
여자들이 이구동성을 내 이름을 연호했다.
나는 민망한 표정으로 손사래 쳤다.
"찬혁이도 충분히 좋은데 뭘."
"한명만 벗으면 폼이 안나잖아."
"맞아요. 오빠도 까요."
"거참 쑥스럽게."
나는 멋쩍은 듯 상의를 살짝 들춰 복근을 과시했다. 찬혁의 그것보다 훨씬 크고 잘 잡힌 복근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아! 대박!"
"몸 더 좋아!"
"오빠 그냥 확 다 벗어봐요."
"완전 짐승이네 짐승!"
나는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헬스 꾸준히 한 보람이 있구나.’
몇몇 여자 동기들이 나를 보는 눈빛이 조금은 달라진 것 같았다.
이거 잘하면 오늘 밤 떼씹 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