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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28화 (8/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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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생그녀11

[축하드립니다, 주인님. 마침내 ‘모녀덮밥’의 위업을 달성하셨습니다. 보상으로 1,000포인트가 주어집니다. 최초 위업 달성 특전으로 ‘아이템 할인 50% 쿠폰’ 역시 제공됩니다. 또, 처녀 공략에 따른 ‘아다폭격기’ 위업 역시 1/3 달성되셨습니다. 관련 설명을 들으시겠습니까?]

‘아니, 로시 좀 있다가 듣자. 나 지금 현타왔다.’

[현타라구요? 해석이 어렵습니다.]

‘지금 현자 타임이라고!’

[네, 알겠습니다.]

욕정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누군가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것처럼 뒷골이 땅겨왔다.

이불에 잔뜩 묻은 피. 처녀의 상징과도 같은 처녀 혈 이었다.

난생처음 처녀를 쟁취했다는 정복감도 잠시, 그것은 무거운 부담으로 변해 나를 짓눌렀다. 흥분해서 생각지도 못했던 오만 잡념들이 현자 타임으로 차가워진 머릿속을 흔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젠장, 책임지라고 하면 어쩌지?’

‘하린이랑 이제 사귀어야 하나?’

‘서울에서 충주까지 장거리 연애를 어떻게 한담?’

‘아직 공략할 여자들도 많은데...’

"오빠···."

고뇌에 찬 나를 향해 하린이 조심스러운 얼굴로 소곤거렸다.

"죄송해요. 이불에 피가 묻어가지고···."

그 순간 뺨을 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런, 한심한!

지금 이딴 생각이나 할 땐가?

피 흘리는 아가씨를 앞에 두고, 어떻게든 꽁무니 뺄 생각부터 하는 것이 온당한 것이냐!

내가 생각해도 스스로가 너무 쓰레기 같았다. 아무리 현자 타임으로 냉소적으로 변했다지만, 그녀는 나에게 이십 년을 아껴둔 처녀를 바친 여자다.

지금은 다른 무엇보다 그녀를 안아줘야 할 때.

그것은 남자로서 매너를 떠나, 인간으로서 응당 가져야 할 도리였다.

"신경쓰지마. 이불 같은 건 빨면 그만이니까. 하린이 많이 아팠니?"

"...조금요. 근데 나중엔 아픈 것보다 좋은 게 더 컸어요."

하린이 쑥스럽게 웃었다.

그 웃음을 보자 나는 더욱 미안해졌다. 섹스가 끝나고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그녀는 얼마나 불안했을까. 자기가 뭘 잘못한 건 아닌지, 혹은 만족스럽지 못한 섹스로 내가 실망하진 않았을지 얼마나 걱정했을까?

나는 물티슈를 꺼내 그녀의 몸에 묻은 피와 배 위에 뿌려진 정액을 정성스레 닦아 주었다. 최대한 자상한 표정으로.

"미안 너무 많이 싸버렸다."

"...고마워요. 오빠."

"아니야. 나야말로 고마워."

"뭐가요?"

"너의 처음을 나에게 줘서."

"아···."

하린은 갑자기 바닥에 깔린 이불을 자신의 몸에 돌돌 휘감았다. 그녀는 망토를 쓴 변태처럼 맨몸으로 이불을 두르고 일어섰다.

"오빠, 나 좀 씻고 올게요."

"이불은 근데 왜?"

"피 묻은 거 제가 빨아 드리려고요. 방금 묻었으니까 지금 빨멷 금방 질 거에요."

"안 그래도 돼."

"아니에요. 샤워하는 김에 같이 할게요."

"그래."

하린이 화장실에 들어간 후 나는 노팬티로 위에 바지만 걸치고 원룸 베란다로 나갔다다. 섹스 후 밀려오는 끽연의 욕구를 참기 힘들었다.

‘하린인 참 착한 아이 같아, 로시.’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휴-. 인제 어쩌지. 진짜로 책임져야 하나?’

[그것은 주인님의 선택할 문제입니다. 하지만 플레이어로서 미션을 해결하고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선, 되도록 솔로 상태를 유지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됩니다.]

‘그거야 나도 알지. 하지만···.’

[너무 고민하지 마시고 그녀와 좀 더 얘기를 나눠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가끔 안 풀리는 문제들은 대화를 통해 실마리가 잡히기도 하니까요.]

‘하긴 뭐 나 혼자 고민한다고 해결될 문젠 아니니까.’

담배 연기를 창밖으로 내뿜으며 밖을 내려 보자 골목길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양복을 입은 아저씨, 장바구니들 든 아주머니, 가방을 멘 학생들···. 대낮이라 그런지 다들 활기찬 걸음걸이다.

이런 평범한 일상 어딘가에선 지금도 누군가 힘차게 떡을 치고 있을 것이다. 스무 살 디컵 녀의 아다를 때준 내가 그러했듯이.

‘로시.’

[네.]

‘아까 보상 어쩌고 했던 거 설명 해봐.’

하린은 정말 이불 빨래라도 하려는 건지, 여전히 나올 기미가 없었다. 나는 그녀를 기다리는 김에 담배를 하나 더 꺼내 물고 로시의 설명을 듣기 시작했다.

[현재 모녀덮밥 위업을 달성함으로써 모두 108개의 위업 중 하나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앞으로 2개의 위업을 더 달성하기 되면 ‘칭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칭호라고? 그게 뭔데?’

[칭호는 위대한 업적을 달성한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명예로운 훈장 것으로, 쉽게 비유하면 게임의 레벨 시스템과 유사합니다.]

‘레벨?’

[스킬에만 레벨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플레이어 역시 위업 달성도에 따라 레벨이 구분됩니다. 현재까지 주인님은 칭호를 받지 못한 ‘초심자’ 플레이어입니다.]

‘아하. 그러니까, 스킬 레벨을 올리는 것은 포인트로 하지만, 플레이어 자체의 레벨을 올리는 것은 위업을 달성해야 한다는 거군?’

[네, 정확합니다.]

나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

사실 위업이라는 게 108개로 딱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뭔가 도전 과제 같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것으로 레벨을 올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것일까?

‘암튼 그래서, 레벨을 올리면 뭐가 좋은데?’

[플레이어 레벨을 올리시면 추가적인 보상이 주어집니다. 가령 랜덤 스킬 박스를 얻는 다거나···.]

로시는 긴 설명을 이어갔다.

그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았다.

첫째, 레벨이 오를 때마다 랜덤 스킬 박스가 주어진다.

이건 문자 그대로 랜덤으로 스킬을 얻을 수 있는 장치다.

어떤 스킬을 받을지 모르지만, 이미 정보창 스킬의 위력을 깨달은 나로선 그것이 보통의 인간에게 없는 초능력에 가까운 능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미션을 통해서도 스킬을 얻을 수 있지만, 미션의 발생 빈도 자체가 랜덤일뿐더러 보상으로 스킬을 얻을 확률 역시 무척 낮다고 했다. 즉 플레이어 레벨업은 가장 확실하게 스킬을 얻을 방법이었다.

둘째, 스킬 효율성의 제고이다.

스킬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정보창 스킬처럼 사용 후 쿨타임이 돌아가는 엑티브 스킬과 또 다른 하나는 지속해서 작용하는 패시브 스킬이 있다고 한다.

통상 스킬 레벨업을 통해 쿨타임을 줄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플레이어 레벨이 올라갈수록 자체적인 점감이나 강화 효과를 얻는다는 것이었다.

이는 스킬 가짓수가 늘어날수록 효과적인데, 스킬 쿨타임을 줄이거나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아까운 포인트를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신기했던 부분은 마켓의 고객 등급에 대한 설명이었다.

‘뭐? 할인 쿠폰이랑 할부 결제?’

[그렇습니다. 플레이어 레벨이 상향에 따라 마켓의 고객 등급 역시 연동됩니다. 가령 현재 주인님의 마켓 등급은 ‘뉴비’로서 어떠한 혜택도 없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칭호를 받고 다음 등급인 실버가 되면 매월 10% 할인 쿠폰이 지급됩니다. 그런 식으로 골드, 플래티넘, 마스터 등급에 따라 할인율과 쿠폰 수가 늘어나며 골드 등급부터는 포인트 없이 할부 구매도 가능하게 됩니다. 특히 플래티넘 등급에서 갖게 되는 ‘낙찰 거부권’이나 ‘핫 딜 미리 알림’등은 모든 플레이어들이 부러워하는 최상의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젠장, 무슨 소셜커머스 등급별 혜택도 아니고···.

아무튼, 로시의 설명은 충분히 구미가 당기는 부분이었다.

로시는 설명을 계속 이어갔다.

[플레이어의 성장치는 저마다 다릅니다. 같은 신의 축복을 받았다 해도 그 업적이 천차만별인 이유죠. 대체로 주인님이 아실법한 뛰어난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랭커였다는 것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랭커?’

[108개의 위업 중 72개 이상을 달성한 자들에게 붙는 특별한 칭호입니다.]

‘아니 위업을 72개나? 그게 가능해?’

[물론 랭커에 오르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수준까지 다다른 플레이어들은 하나같이 위대한 업적을 통해 인류에 공헌했습니다. 물론 그것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플레이어 레벨 상승에 따라 여러 보상이 주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로시의 말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라는 소리였다.

위업을 달성해 레벨을 끌어 올리고, 그렇게 끌어 올린 레벨을 통해 더욱 난도 높은 위업에 도전하는.

그러다 보면 언젠간 초심자에서 랭커까지 다다를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제안이었다.

‘그럼 앞으로 위업 두 개만 더 달성하면 나도 플레이어 레벨을 올릴 수 있다는 거네? 랜덤 스킬 박스랑 기타 등등 보상도 받고?’

[네, 위업 달성도가 3개에 이르면 최초의 칭호인 ‘하수’를 얻게 됩니다.]

‘하수? 고수의 반대말 하수?’

[네. 영어로는 ‘User’ 라고 부릅니다. 비기너, 유저, 익스퍼트, 마스터로 구분된 칭호를 초심자, 하수, 중수, 고수로 번역하였습니다. 각각의 칭호에서도 세부적인 단계가 존재하며, 최종은 아까 말씀드린 랭커입니다.]

참나, 위업 3개를 달성해도 겨우 하수라니...

하지만 108개나 되는 위업을 개수를 떠올리자 그럴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다음 위업은 이제 2개 남은 아다폭격기를 노려야 하나?

하지만 하린을 공략 후 깨달은 것이지만 처녀를 상대하는 것이 결코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었다. 우선 발견 자체가 어려운 것도 문제지만, 처녀와의 섹스가 정신적 만족 외엔 별다른 재미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아까도 사실 더 오래 할 수 있었지만, 최대한 빨리 마무리한 것도 하린이가 혹시나 아파할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맘껏 박을 수 있었던 여사장이라던가(가만, 그러고 보면 모녀를 둘 다 먹었는데 관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그나마 경험이 있어 수월하게 진행된 수연이 쪽이 느낌은 훨씬 좋았던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는데 마침 하린이 욕실 문을 열고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감싼 그녀가 베란다에 있는 나를 향해 말했다.

"오빠···. 죄송한데 제 옷 좀 주실 수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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