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0화 〉 제119 화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의 지평선 (13)
* * *
낮에는 음반 작업을……, 저녁에는 늦은 밤이나 종종 다음 날 아침까지 몸으로 상대방에게 봉사한 지도 며칠이 지났다,
그리고 오늘……,
단순히 기간만 놓고 따져보면 한 달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드디어 나와 사장 두 사람이 영혼을 끌어모은 앨범이 완성됐다.
마지막 녹음을 더없이 깔끔하게 마친 후였다.
자축하는 의미에서 우리는 간만에 마을을 벗어나 근처에 있는 가장 큰 번화가로 나왔다.
그곳에서 가장 유명한 고급레스토랑에 들어가 vvip 라운지에서 디너를 함께하는 도중이었다.
와인을 한 모금 음미하며 사장이 감회가 새롭다는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건넸다.
“그동안 잘 따라와 주었다.”
“……감사합니다.”
나는 조금 겸연쩍어하며 답했다.
“마지막 날이니만큼 오늘은 푹 쉬도록. 내일 오후에 돌아가도록 하지.”
“네…….”
그 후 식사를 끝내고 나서 우리는 별다른 말 없이 레코딩 하우스로 돌아왔다. 그리고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대자로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이 생활도 오늘로 마지막인가…….’
짧다면 짧지만, 그 밀도만큼은 서준에게 구원받았던 날을 제외한 내 인생 전체를 압축한 것에 못지않았다.
그만큼 하루하루 농도 짙은 나날들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
‘머지않았다.’
‘아마 곧 있으면 어떤 식으로든 결판나겠지.’
‘그리고……, 이기든 지든 나는 반드시 원하는 걸 손에 넣고 말겠어…….’
순간 졸음이 쏟아져 잠시 눈을 붙이기로 했다.
그렇지만 막상 눈을 감으니 좀체 잠이 오지 않았다.
어째서인가……, 단순히 생활패턴이 바뀌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아마도……,
지금 내가 깊게 잠을 청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 다른 이유에서였다.
오늘 이후로 더 이상 사장에게 내가 안길 일이 없다는 걸 무의식중에 알아차렸기 때문이겠지…….
그가 이후에도 내 몸을 요구하면, 물론 거절하지 않을 생각이지만 어째서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런 미래는 분명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남자와 여자가 둘만의 닫힌 세계 안에서 같이 지내면서 이렇게나 밤낮으로 시도 때도 없이 몸을 섞다 보면 몸뿐 아니라 자연 상대방의 마음까지도 구석구석 알 수 있게 되는 법이었다.
아마도 그는 더 이상 날 요구하지 않겠지.
조금 시원섭섭함을 느낀다.
‘나는……, 아쉬워하고 있는 걸까, 혹시?’
‘그에게서 졸업한다는 것을…….’
서준과는 다른 의미로 내게 특별한 남자.
‘연인 사이라기보다는 부녀지간에 더 가까울지도……,’
‘뭐, 이렇게나 적나라한 부녀관계는 세상 어디에도 없겠지만.’
‘그나저나 사장은 이거로 괜찮은 걸까……’
‘그리고 나는 이거로 괜찮은 걸까…….’
‘……’
‘아니, 그럴리 없다!!!’
침대에서 일어난다.
곧바로 서둘러 욕실로 향한다. 마음이 앞서다 보니 자연 발걸음이 빨라진다. 그리고 순식간에 입고 있던 옷을 훌렁 벗어어 아무렇게나 던져 버린 다음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몸을 평소보다 특히나 정성껏 깨끗하게 구석구석 씻는다.
그건 마치 중요한 의식을 앞에 둔 무녀가 몸을 정결케 하는 것과 닮아있었다.
그리고 샤워를 끝낸 후, 나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발가벗은 몸 위로 수건 한 장만을 두른 채 내려올 때와는 다르게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계단을 다 오른 나는 내 방이 아니라 사장의 방으로 향했다.
조용히 문을 두세 번 두드린 뒤 안을 향해 말을 건다.
“사장님……, 주무시나요?”
곧바로 안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들어오도록.”
문을 열고 미끄러지듯이 다소 나긋나긋한 걸음걸이로 방 안에 들어갔다.
사장은 침대 끄트머리에 엉덩이를 걸치고 다리를 꼰 채 앉아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
내가 들어오자 사장은 꽁초를 재떨이에 꾹 누르며 담뱃불을 껐다.
천천히 사장의 앞으로 다가간다.
내가 그에게 가까워질수록 방안이 조용해졌다.
그리고 마주 보고 있는 서로의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게 되었을 때였다.
나는 내 몸을 두르고 있던 수건을 천천히 열어 사장에게 나신을 훤히 드러냈다.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푸르스름한 월광(月光) 내 알몸을 비춘다. 사장의 시선이 그런 내 몸에 빨려든다.
내 몸을 앞에 두고 더없이 뛰어난 수컷인 그가 넋을 잃는 모습을 보며 나는 여자로서 한없는 자긍심을 느끼며 고양감에 휩싸였다.
…
나은이 수건으로 감싸고 있던 알몸을 완전히 드러내고, 창백한 달빛이 그녀의 나신을 비출 때였다.
실제로 성우는 자신의 눈앞에 펼쳐지는 그 몽환적인 광경에 넋을 잃고 말았다.
나은은 알몸을 드러낸 것에 부끄러워하면서도 입가에 살짝 미소를 머금고 한없이 자애로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나은이 성우의 눈에는 자신이 지금까지 알던 소녀가 맞는지 한순간 의구심이 들었다. 그 정도로 사람이 이전과는 달라 보였기 때문이었다.
지금 그의 눈에는 그녀가 너무나도 신성해 보였다.
그녀에게서 살아있는 여신, 혹은 진정한 성녀의 재림이라고 일컬어지는 신혜민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그는 넋이 나간 채 자기도 모르게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은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다.
이성이 아니라 본능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너무도 고결하고 신성해 보이면서도……, 무척이나 그리운 느낌이었다.
거대한 대자연을 앞에 둔 인간이 그 장엄함에 저도 모르게 감동하여 눈시울을 붉히는 것처럼 그의 눈가도 습기를 머금고 촉촉해졌다.
달빛을 받으며 더없이 성스럽게 빛나는 그녀의 나신을 코앞에 두자 그의 다리가 서서히 무너져내렸다.
그녀의 앞에 무릎 꿇은 그의 손이 잘게 떨리며 그의 코앞에 놓여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그녀의 아랫배로 향했다.
지금까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수십 번 이상은 안았던 몸.
눈을 감고 떠올리고자 한다면 그녀 몸에 있는 점의 위치까지 정확하게 기억해낼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한 몸이건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르는 여자를 처음으로 안는 것만 같았다.
아니, 그녀 자체가 지금까지 나를 몇 번이나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남자의 정액에 온몸이 절여졌다.
그럼에도 그녀는 지금 이 순간 처녀와도 같은 순결한 자태를 뿜어내고 있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물건 다루듯이 코 앞에 있는 그녀의 아랫배를 매만진다.
응…
나은이 작게 신음하며 몸을 떨었다. 너무나도 감미로운 목소리였다.
하아…
하아…
성우가 그녀의 아랫배를 매만지던 손을 그녀의 둔덕으로 가져다 댔다.
씻고 나온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가……, 그녀의 비부에는 풋풋하고 산뜻한 비누 향과 약간의 습기가 감돌고 있었다.
그녀의 둔덕을 손가락으로 살짝 벌린다.
그렇게나 남자를 받아들였음에도 조금도 변색 되지 않은……, 무척이나 깨끗한 분홍빛 속살이 곧바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첫 경험을 앞에 둔 소녀처럼 그녀의 속살은 붉은빛을 살짝 머금은 채 잘게 떨리고 있었다.
더없이 청초하고 가냘파 보이는 그 모습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허억…
허억…
잔뜩 흥분하여 거칠어진 숨을 있는 대로 토해내며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놓여있는 깊은 골짜기에 얼굴을 푹 파묻는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민감한 부위에 파고들자 그녀는 허리를 살짝 앞으로 숙이며 두 손으로 부드럽게 성우의 머리를 짚었다.
그녀의 부끄러운 부분에 잠시 뺨과 입술을 비비다가 그녀의 균열을 비집어 연다. 열린 균열 안으로 혀를 집어넣고 천천히 핥기 시작했다.
읏…!
응…!
하아…
하아…
나은은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자신의 은밀한 곳을 정성껏 빨고 있는 성우를 한동안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서부턴가 눈을 지그시 감고 그의 애무를 음미했다.
나은의 두 다리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기사슴처럼 애처롭게 떨리고, 성우의 물건은 아플 듯이 빳빳하게 서 있었다.
당장 사정하고 싶어 미쳐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자신의 물건을 발기시켰으면서도 그는 나은의 속살을 입술로 탐하는 걸 멈추지 않았다.
나은의 음부에선 남자를 매혹하여 미치게 만드는 꿀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성우 역시 그녀의 음부에서 입술을 떼지 못했다.
아무리 그녀의 속살을 빨면서 달콤한 애액을 전부 빨아들여도 무언가를 향한 목마름은 가시질 않았다.
오히려 갈증만이 갈수록 심해져만 갔다.
입안과 목이 타는 듯이 뜨거울수록 그가 나은의 음부를 격렬하게 빠는 행위도 그 정도를 더해갔다.
쮸웁…
쮸웁…
지금까지 나지 않던 음란한 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나은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오는 주기가 그에 발맞춰서 속도를 더한다,
그리고 곧이어 그녀가 대량의 조수를 그의 얼굴에 뿜어내고 말았다.
아……
아아아……
그녀가 여자의 몸으로 남자가 사정하듯이 조수를 마구 뿜어내는데도 성우는 그녀의 사타구니 사이에서 얼굴을 떼어내지 않았다.
그녀는 그 상태 그대로 민감해질 대로 민감해진 하반신을 그녀가 한숨 돌릴 만한 조금의 쉴 틈도 없이 무자비하게 계속 빨렸다.
결국 그녀의 다리가 완전히 풀려버려 바닥에 주저앉게 되고 나서야 그에게서 해방될 수 있었다.
물론, 아주 잠시뿐이었지만───.
바닥에 주저앉은 그녀와 그의 몸이 뒤엉킨다.
어느새 두 사람은 서로의 성기를 필사적으로 핥아대고 있었다.
그의 몸 위에 거꾸로 올라탄 그녀가 두 손으로 그의 커다란 물건을 움켜쥐고 그를 기쁘게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핥고 있었다.
그 모습이 무척이나 애처로워 그는 그녀를 더욱 기분 좋게 해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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