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화 〉 제93 화 이 노래 별이 되어라 (8)
* * *
세계가──, 엿가락처럼 일그러진다.
아니다, 일그러진 건 내 몸.
온몸의 진이 다 빠져 욕조 안으로 고꾸라지려는 나 자신을 멀리서 또 다른 내가 덤덤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자각몽을 꾸고 있는 것과 비슷했다.
너무나도 강렬한 자극을 견디지 못하고 의식이 몸 밖으로 튕겨져 나가 버려 몸과 마음이 어긋나서 따로 놀게 된 느낌.
하지만──,
뭐, 그런 뒤틀림은 오래가지 않았다. 정말로 한순간이었다. 내가 이런 경험을 많이 해서 단순히 익숙해져서 그런 걸 수도 있었지만, 그런 이유만은 아니었다.
쓰러지려는 내 몸을 사장이 두 팔로 받아내 부축한 순간──!
그의 단단한 두 팔에 다시금 꽉 안긴 순간──!
몸에 불을 지피는 그 따스한 체온에 나는 순식간에 의식을 되찾게 되었다.
사장은 현기증을 일으키며 쓰러지려는 내 몸을 그의 몸으로 받아낸 다음 내 몸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소중한 공주님처럼 안아서 욕조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부끄러우면서도, 아늑했다.
여자의 부드러운 가슴이 찌부러질 정도로 남자의 품에 꽉 안겨 탄탄한 가슴에 압박당하는 건………,
마치 내 몸이 그의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 해서……,
무척이나 기분 좋은 것이었다.
이대로 사장에게 몸을 맡기고 그대로 밖으로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성욕은 결코 쉽게 마르지 않는 법이었다.
그게 남자든 여자든 간에──.
사장의 품 안에서 꼼지락꼼지락 뒤척인다. 그래서 잠시 후 사장의 몸을 두 팔로 꼬옥 끌어안고는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며 촉촉한 목소리로 그에게 부탁했다.
“사장님……, 좀 더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안아주세요.”
…
사장은 잠시 고민하는 듯했으나 그가 결단을 내리기까지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내가 바라던 대로 그가 내 몸을 내려놓았다.
두 발이 욕조에 닿자 그대로 사장에게 등을 기대고 싶단 유혹이 몰려들었으나 더 큰 쾌감을 위해 뿌리친다.
다리를 부들부들 떨며 휘청이는 몸을 앞으로 숙여 두 손으로 욕조를 짚고 허리를 뒤로 쭉 뺀다.
기진맥진해져서인지 상체를 지탱 중인 두 팔은 힘에 부쳐 다리 이상으로 덜덜 떨렸다.
사장에게 자신의 치부란 치부는 전부 헌납하는……, 그의 발 앞에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귀두에 입맞춤하는 것과는 또 다른 복종적인 자세.
굴욕적인 자세라고 바꿔말할 수도 있겠지만, 딱히 굴욕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아……하아……
허억……허억……
사장이 그런 내 엉덩이에 손바닥을 가져다 대고 원을 그리듯이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그러다가 점점 젖가슴을 주무르듯이 힘을 줘서 주물럭거리다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있는 힘껏 깨물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에 잇자국이 남는다.
읏…!
아파……!
눈에 눈물이 한두 방울 핑하고 돌 정도의 아픔에 내가 야트막한 신음성을 미처 억누르지 못하고 입 밖으로 흘렸을 때였다.
사장이 내 허리에 팔을 감으며 클리토리스를 격렬하게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게 열쇠가 되어 닫혀 있던 몸이 활짝 열린다.
동시에 사장이 자신의 하반신을 내 안으로 깊숙이 밀어 넣었다.
쑤셔 넣었다는 표현이 더욱 어울릴 정도로 우악스럽고 과격한 삽입이었다.
읏……!
귀두가 단숨에 자궁경부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렇게까지 내 안에 남자를 받아들이자 그 아픔 때문에 순간적으로 고개가 크게 뒤로 젖혀졌다.
아……!
읏……!
흐윽……!
사장의 물건이 계속해서 거침없이 내 안을 파고든다.
나는 아픔을 조금이라도 흘리기 위해 고개를 격렬하게 이리저리 흔들었다.
머리에 있던 물기가 사방으로 튀었다.
응……읏……아아……
흐윽……
땀인지 물기인지 모를 굵은 물방울이 쉴 틈 없이 이마를 타고 흘러내린다.
내 입에서는 이제 아픔을 호소하는 비명이 아니라 쾌감에 푹 절여진 암컷이 신음하는 가냘픈 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찔걱…찔걱…찔걱…찔걱…
하반신과 하반신이 결합할 때마다 점막과 점막이 스치는 상스러운 소리가 귓가를 세차게 때린다.
질척…질척…
끈적…끈적…
으음…앗…
허벅지를 타고 끈적하고 미끈한 애액이 마구 흘러내리고 사장은 그걸 손가락으로 스윽 하고 닦아낸 애액으로 범벅이 된 손가락으로 내 유두와 음핵을 격하게 문질렀다.
아…아…
개구리 다리에 전기를 흘려보낸 것처럼 몸이 절로 덜덜 떨린다.
다리가 풀리고 욕조를 짚고 간신히 버티던 두 팔도 다이너마이트에 커다란 건물이 한 번에 폭삭 주저앉듯이 무너져내릴 찰나──,
사장이 뒤에서 내 두 팔을 무지막지한 힘으로 붙잡고는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허리가 뒤로 확 젖혀진다.
그러다 보니 가슴이 도드라지게 앞으로 튀어나왔다.
사장이 내 두 팔을 손잡이처럼 붙잡고 격렬하게 나를 안을 때마다 그렇게 앞으로 돌출된 젖가슴이 정신없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모습이 내 눈에도 적나라하게 보였다.
푸슉……!
푸슉……!
철벅…철벅…
아…아아……
아무래도 평소처럼 방안이나 거실이 아니라 욕실이다 보니 아무리 바닥을 더럽혀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나보다.
하반신의 브레이크가 완전히 풀려버렸다.
내 의지를 벗어난 음부에서 대량의 조수가 뿜어져 나와 사장과 내 하반신을 더럽혔다.
그렇게 부끄러운 액체로 범벅이 된 두 사람의 하반신이 섞일 때마다 한층 더 음란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아아……
“굉장해…….”
일부러 남자를 기쁘게 할 의도가 없음에도 입에서 자신을 안고 있는 남자를 칭송하는 말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기분좋아요, 사장님…….”
“더……더…….”
아음……아아……
“더욱 기분 좋게 해주세요…….”
찌걱…찌걱…철퍽…철퍽…
내 애원에 따라 사장이 한층 더 허리를 격렬하게 튕겼고 나는 그때마다 위아래로 천박하게 체액을 질질 흘렸다.
오싹……!
사장이 부지런히 허리를 움직이는 와중에 혀로 내 등줄기를 크게 핥았다. 하반신에서부터 커다란 쾌감이 척수를 타고 올라와 내 머리를 후려갈긴다.
아…으…아앗……
덜덜덜덜
온몸이 파르르 떨리고 눈과 입, 그리고 음부에서 하염없이 댐이 무너지듯 대량의 체액이 쏟아져 내린다.
동시에……, 사장이 뒤에서 내 목을 꽉 깨물었다. 그대로 잘근잘근 씹으면서 내 안에 대량의 정액을 토해낸다.
‘따뜻해…….’
본능적으로 몸이 자기 안에 쏟아진 씨를 하나라도 더 받아내기 위해 잘게 경련을 일으키며 머금고 있는 남성기를 꽉 조인다.
그 어느 때보다도 내안 깊숙이 들어와 있는 사장의 형태를 잘 느낄 수 있었다.
부르르……
꿀렁…꿀렁…
나도 그에게서 떨어질 생각이 없었지만, 그것 이상으로 그가 날 놓아주지 않으려는 의지가 더욱 컸다.
바들바들 떨고 있는 내 몸을 하반신과 하반신이 빈틈없이 밀착되도록 있는 힘껏 끌어안은 후 내 안에 계속해서 꿀렁꿀렁 정액을 흘려보냈다.
하아아앙……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가 내 몸을 끌어안고 있는 두 손을 풀자 나는 그대로 앞으로 무너져내린다.
욕조에 주저앉기 전이었다.
그가 내 안에 얼마나 기분 좋게 사정했는지 대량의 정액으로 안이 가득 차서 그의 물건이 내 하반신에서 빠질 때 퐁 하는 몹시도 부끄러운 소리가 났다,
물이 진즉에 전부 빠져 바닥을 드러낸 욕조가 내 하반신에서 흘러내리는 대량의 정액으로 점철되어간다.
허벅지를 타고 애액과 뒤섞인 백탁액이 계속해서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하반신이 완전히 풀려버려 계속해서 뻐끔뻐끔 닫혔다가 열리기를 반복하느라 한동안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털썩 주저앉아있는 내 등 뒤로 계속해서 뜨거운 액체가 군데군데 흩뿌려졌다. 등뿐이 아니었다.
뒤통수, 어깨 등등……, 수컷이 이곳저곳에 영역표시 하듯이 내 몸 곳곳에 정액이 뿌려지고 그렇게 흩뿌려진 정액들이 내 몸을 타고 흘러내린다.
머리에 뿌려진 정액이 흘러내려 목덜미를 더럽히고, 어깨에 흩뿌려진 정액이 흘러내려 등을 더럽힌다.
등에 뿌려졌던 정액들은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려 엉덩이 위쪽의 삼각형 골 사이로 파고들려 하고 있었다.
하아……하아……하아……
거친 숨을 토하며 지칠 대로 지친 몸을 돌린다. 욕조에 등을 푹 기대며 거의 드러눕듯이 앉았다.
그러자 내 눈앞에는 아직도 우뚝 서 있는 사장의 물건이 있었다.
하아……하아……
축 늘어져 있는 손을 간신히 들어 올린다. 팔에 쥐가 났는지 손끝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사랑스러워…….’
그런 생각을 하며 멍한 눈으로 사장의 물건을 바라보며 가녀린 손가락으로 잡고 매만지자──,
잠시 후, 내 얼굴과 가슴은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