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3화 〉 제92 화 이 노래 별이 되어라 (7)
* * *
한동안 사장의 품 안에서 그에게 등을 기대고 같이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는다.
온몸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뜨거운 물도 기분 좋았지만, 그보다도 사장에게 안겨서 밀착해있느라 맞닿은 피부의 따스함이 더욱 기분 좋았다.
어딘가……, 안심되는 기분.
얼굴을 살짝 붉게 물들이며 눈을 감는다.
‘이런 거……,조금은 동경했을지도.’
부성과는 평생 인연이 없던 삶이었다. 아버지는 내가 어린 시절에 진득 돌아가셨고 그 뒤 어머니가 데려왔던 남자, 소위 의부에겐 학대받기 일쑤였다.
그럴수록 이미 없는 아버지의 사랑에 대한 동경은 내 안에서 날로 커져만 갔다.
가끔 드라마나 영화 같은 곳에서 어린 딸이 아버지와 함께 욕조에 들어가는 장면을 보면 나도 모르게 시선을 사로잡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서준과 만나고 나서 그런 감정들은 전부 사라졌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어린 시절의 동경이란 쉽사리 지워지는 게 아닌가 보다.
…
무엇보다 지금 상황이 거기에 너무나도 딱 들어맞다 보니 죽은 꿈이 다시 살아난다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뭐, 이렇게 가슴을 주무르는 것만 제외하면 말이지만…….’
가슴을 주무르고 있다고 말하긴 했지만, 딱히 음란한 손놀림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그저 무의식적으로 단순히 부드럽고 기분 좋으니까 자기도 모르게 계속 매만지고 있다는 느낌이라 나도 처음에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하지만……, 거기에 기교가 담겨있지 않더라도 만져지는 부위가 부위라서일까……, 조금씩 기분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움찔…
움찔…
조금씩 사장의 손에 몸이 반응하기 시작한다.
아아……
보글보글 끓고 있는 물에 매콤한 라면 스프를 풀면 그동안 투명했던 물이 새빨간 가루가 떨어진 곳을 중심으로 퍼져나가 한순간에 냄비 전체가 붉게 물들게 된다. 그리고 매운 향기가 올라와 코가 시큰해지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지금 내 몸 전체로 미열이 파문을 일으키며 퍼져나가며 젖꼭지와 음핵이 딱딱해지기 시작했다.
찔걱…
찔걱…
물속에서 사장의 손가락이 내 하반신을 헤집을 때마다 음란한 소리와 함께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왔다.
음…
응…
물속에서 이런 식으로 성기에 손가락을 찔러넣고 휘젓는 건 무척이나 여자의 몸에 안 좋은 일이라 가급적이면 피해야 하는 행위에 속했다. 하지만 금기라는 게 으레 그렇듯이 무척이나 기분 좋은 법.
그러다 보니 내 입에서도 점차 달콤한 신음성이 자연스레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아앙……
응……
몸을 살짝 옆으로 비튼다.
사장의 품 안으로 꼼지락꼼지락 파고든다.
그러자 그가 가슴을 주무르던 손을 멈춘 다음 손가락을 내 입안에 집어넣었다. 그의 손가락이 내 입안을 유린하기 시작한다.
쥬륵…
지금 이 순간 내 입은 내 것이 아니었다. 그의 아래에 종속되어 줄곧 벌려진 채로 그의 손가락을 맞이하고 있는 입에서 질척한 한줄기 타액이 턱을 타고 흘러내린다.
할짝……
사장이 혀로 그것들을 핥으면서 내게 물었다.
“기대……하고 있는 건가……?”
“……네.”
나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이내 사장의 가슴에 강아지처럼 뺨을 비비며 순순히 답했다.
사장은 곧바로 대화를 잇지 않고 다시금 말없이 내 젖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조금 전과는 다르게 명백하게 여자의 몸을 달아오르게 하기 위한 남자의 손짓이었다.
내 몸을 어떻게 다뤄야 내가 좋은 소리를 내며 우는지를 나보다도 훨씬 잘 아는 그답게 그가 본격적으로 손을 쓰자 곧바로 나는 의식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유두와 음핵은 더없이 딱딱하게 섰지만 반대로 몸은 당장 흘러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흐물흐물해지며 녹아내렸다.
아아…
사장의 몸을 꼭 끌어안고 다시금 그의 품에서 헐떡인다.
찔꺽…
찔꺽…
찔꺽…
움찔…
움찔…
부르르……
그리고……, 결국 거듭되는 애무에 내가 그의 품 안에서 가볍게 몸을 떨며 절정에 이르렀다. 몸에서 힘이 전부 빠져나간다. 스스로를 지탱할 수가 없어 기댈 곳을 찾아 완전히 몸을 그에게 맡기자 그때서야 그가 내게 다시금 말을 걸었다.
“몸뿐만 아니라 입도 꽤나 솔직해졌군.”
나는 오른손으로 그의 뺨을 살며시 쓰다듬으며 촉촉한 눈동자를 하곤 그에게 답했다.
“그야……, 이제 와서 사장님에게 숨겨봤자 소용없으니까요.”
그렇게 말한 후 이번에는 내가 그의 가슴팍을 두 손으로 살짝 짚는다. 그런 다음 그의 목덜미와 쇄골에 가볍게 입 맞췄다.
쪽…
쪽…
츄릅…
츄릅…
그리고 그의 물건을 만지작거리며 보다 본격적으로 그의 가슴을 핥으며 봉사하려 할 때였다.
‘정말이지……, 부추기는 게 말도 안 될 정도로 늘었군.’
그는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그렇게 말하면서도 즐거워 보이는 얼굴로 내 몸을 들어 올려 욕조에 걸터앉게 만들었다.
‘뭐랄까……, 익숙한 상황이지만 남자를 눈앞에 두자 본능적으로 소중한 곳을 가리려는 듯이 다리가 움츠러들었다. 그게 수없이 서로의 몸을 섞다 보니 내게 무척이나 익숙한 남자임에도 말이다.’
하지만……, 그걸 두고 볼 사장이 아니었다. 아니, 수컷이라면 누구나 지금 같은 상황에서 암컷의 하반신을 코앞에 놔둔다면 백이면 백 전부가 사장처럼 행동할 것이다.
그가 두 손으로 내 양쪽 허벅지를 붙잡고 힘을 주며 양옆으로 크게 벌리려 한다. 나는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그를 따랐다.
쩌어억……, 하는 상스러운 소리와 함께 욕조 안에 있는 동안 사장이 손가락을 넣고 휘젓느라 안에 조금 들어갔던 물이 밖으로 흘러내렸다.
‘부……, 부끄러워…….’
이보다 더 은밀한 곳도 사장에게 적나라하게 전부 드러냈던 게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이 정도로 눈앞에 있는 남자에게 알몸을 보이는 것에 경험을 쌓았다면, 어떤 상황에서든지 그 사내에게 음부를 드러내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 않을 법도 한데……, 이제와서 하기엔 이상한 얘기지만 새삼 처음 남자에게 알몸을 드러낼 때처럼 부끄러웠다.
알몸으로 사장의 눈앞에서 욕조에 걸터앉은 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가랑이를 쩍 벌리게 되었다. 사타구니 사이사이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내자 사장이 나를 강렬한 눈빛으로 응시한다.
나는 그런 사장을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사장의 시선에 몸을 잘게 떨면서 고개를 돌리고 아무것도 없는 욕조 아래를 응시한다.
그렇게 사장의 시선에서 눈을 돌렸음에도 내 몸 구석구석을 음미하는 사장의 시선이 민감하게 느껴졌다.
쓰라릴 정도로…….
하아……
하아……
욕조에서 나온지라 몸이 식을 만도 했건만 점점 더 뜨거워지기만 한다. 남자를 유혹하듯이 음부가 뻐끔거리며 수벌을 유혹하는 꽃처럼 달짝지근한 꿀을 흘리고 있었다.
허억……
허억……
사장의 숨소리도 조금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그 사실에 속으로 약간 뿌듯해하는 내가 있다.
바로 직전까지만 해도 부끄러워서 사장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도 못하고 고개를 돌리고 있었던 주제에 이제는 사장의 모습을 똑바로 바라보며 스스로 음부에 손을 가져다 댄다. 그리고는 자신의 손으로 음부를 양옆으로 활짝 열어젖히는 대담하기 짝이 없는 짓거릴 했다.
처음부터 그럴 예정으로 욕조 안에 있던 날 들어 올려 이렇게 그 위로 걸터앉게 한 거겠지만……,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던 일임에도 사장이 내 몸에 홀려 빨려들듯이 내 음부에 입술을 천천히 가져다 대는 모습은 무척이나 짜릿한 광경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사장의 뜨거운 입술이 닿자 더욱 짜릿했다.
전율이 꼬리뼈부터 정수리까지 등골을 타고 순신 간에 훑고 지나간다.
…
그리고 사장은 나를 더욱 기분 좋게 만들기 위해 내 안 깊숙이에 혀를 집어넣고는 열심히 내 부끄러운 부분을 빨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필사적이어서……,
나도 모르게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다독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게 그런 여유는 없었다.
나라고 하는 개인을 규정하고 있는 무수한 것들을 내 의식 밖으로 날려버릴 것만 같은 강렬한 자극에 조금만 주의를 게을리하면 곧바로 욕조에서 미끄러질 것만 같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내 두 손은 필사적으로 욕조를 붙잡고 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응…
읏…
흐윽…
아아……
…
사장이 내 치부를 빨아들일 때마다 그것도 분명 더 없이 기분 좋긴 했지만, 희미한 콧김이 클리토리스를 감질나게 자극해서 근질거림이 더욱 커져만 갔다.
“사……, 사장님…….”
무척이나 안타까운 목소리로 그를 부른다.
하지만……, 그는 내 치부를 입술로 애무하는 거에만 몰두하는지 행위를 멈추지 않고 혀로 핥는 거에만 집중했다.
“제……, 제발…….”
내가 울먹이며 애달픈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그제야 그가 내 음부에서 얼굴을 떼고는 짓궂은 표정으로 날 올려다보았다.
그가 내게 묻는다.
“어떻게 해주길 바라지?”
“그……, 그게…….”
순간 부끄러움 때문에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성격상 외설적인 단어를 그다지 입에 올린 적이 없다 보니 입에 담는 것에 저항감이 큰 게 한몫했다.
하지만……, 인간의 몸이란 의외로 고통에는 저항하지만, 쾌감에는 한없이 나약하기에……,
나는 이내 눈을 질끈 감으며 사장에게 애원했다.
“제 크……, 클리토리스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주세요. 이대로는 어떻게 되어버릴 거 같아요.”
내게서 그가 원하던 답을 들어서인지 내 말이 끝나자마자 그가 조금의 지체도 없이 내 음핵을 있는 힘껏 깨물었다.
아아아아악!!!
음핵이란 무척이나 작은 돌기에 불과한데도 여성의 몸에서 성감과 관련된 신경이 가장 많이 집약된 오로지 성적인 쾌감만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었다.
거기에 밀집된 신경의 수는 8천 개에 육박했다.
그렇게 온몸에서 가장 예민한 곳을 있는 힘껏 깨물리자 내 입에서 아픔으로 가득 찬 비명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쉬이익……
나는 온몸이 난도질당하는 아픔에 소변인지 애액인지 모를 정체불명의 액체를 하반신서 대량으로 흘리며 실금하고 있었다.
아프다.
아프다.
미칠 거 같다.
죽을 것만 같다.
하지만……, 내가 간절히 바라던 게 이 통증이란 걸 스스로도 잘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이 아픔은 그것 이상의 달콤함을 품고 있었으니까.
움찔……
움찔……
꿈틀…꿈들…
사장이 내 음핵을 입안에 머금고 우물우물 씹을 때마다 나는 몸을 크게 떨며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투명한 액체를 대량으로 뿜으며 사장의 얼굴을 더럽혔다.
그리고 사장이 내 음핵을 잘근잘근 씹는 동시에 내 가장 은밀하고 부끄러운 부분에 손가락을 찔러넣고 깊숙한 곳을 안쪽에서부터 격렬하게 자극하는 순간이었다.
내 몸은 커다란 해방감과 함께 실신하듯이 다시금 욕조 안쪽을 향해 쓰러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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