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화 〉 제82 화 욕애(??) (4)
* * *
남자의 성기 끝에 콘돔을 걸치는 것도……,
그 이후 링을 말아 올려 콘돔이 페니스를 뒤덮게 하는 것도……,
그다지 손을 사용하지 않고 입술만으로 능숙하게 해낸다.
‘이런 것도 성장이라면 성장이라고 해야 할까…….’
누가 봐도 흠잡을 데 없이 말끔하게 사장의 물건에 입술만으로 콘돔을 끼워 놓았다.
‘돌기형 콘돔이네 어쩌네 해도 결국 콘돔은 콘돔이지.’
자신의 성과물을 새삼스럽게 바라보던 나는 스스로에게 살짝 전율하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처음 사장에게 콘돔을 끼울 때는 손을 같이 썼는데도 서툰 감이 없잖아 있었는데, 이것도 계속하다 보니 익숙해졌나 보다.
그나저나……, 처음 본 돌기형 콘돔은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상당히 달랐다. 훨씬 울퉁불퉁해서 그로테스크할 줄 알았는데……, 이건 좀 밋밋하다고 해야 할까.
해삼 같은 걸 떠올리고 잔뜩 긴장하면서도 묘한 기대감도 어느 정돈 함께 가지고 있었는데, 맥이 좀 빠지는 기분이었다.
어쨌든 사장에게 콘돔을 끼운 나는 그에게 무슨 짓을 당하더라도 전부 기쁘게 받아들이겠다는 복종의 마음을 담아 그의 귀두 끝에 살며시 입 맞추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입술에 닿는 감촉이 평소와는 조금 달랐다.
그런 사소하지만 분명 조금은 생소한 느낌에 나는 사장에게 안기면서 색다른 기쁨을 만끽하길 기대하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사장의 앞에 선다.
그다음 몸을 살짝 비틀며 왼손바닥으로 가슴을 받쳐 들면서 아기에게 젖을 물리듯이 사장의 입가로 내 젖가슴을 가져다 대었다.
사장이 그런 내 움직임에 무언가에 홀린 듯이, 혹은 사전에 미리 그렇게 하기로 약속한 것처럼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는 필사적으로 내 젖가슴을 빨기 시작했다.
딱히 모유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다 큰 성인 남자가 필사적으로 자신보다 한참은 어린 여자의 젖꼭지를 빠는 모습은 보는 나로 하여금 묘한 배덕감을 느끼게 했다.
하아……
하아……
내 가슴을 탐하고 있는 사장의 모습을 얼굴을 살짝 붉게 물들인 채 잠시 동안 내려다보던 나는 사장의 머리를 두 팔로 꼭 끌어안았다.
한동안 두 손으로 사장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헝클어뜨렸다.
‘아……, 이거 기분 좋아. 뭔가 채워지는 느낌……’
그런 내 속마음을 나타내듯이 하반신에서 주르륵하고 한줄기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린다.
동시에 사장도 내가 그에게 이렇게 해주는 게 기분 좋았나 보다.
그의 물건이 한 차례 꿈틀거리며 빳빳하게 고개를 치켜세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아……
내 젖가슴을 탐하는 그의 머리를 꼬옥 끌어안은 채 그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면서 잠시 만끽하던 나는 천천히 오른쪽 다리를 들어 올려 그의 다리에 걸쳤다.
내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사장도 내게 맞춰 내 가슴에서 얼굴을 뗀다.
서로를 바라보게 된 나와 사장은 서로의 몸을 끌어안으며 몸을 포갰다. 내 부드러운 가슴이 그의 가슴팍에 찌부러질 정도로 나와 사장의 몸이 밀착했을 때 우리는 입술을 천천히 겹쳤다.
하움……
웅……
츄……
츄……
처음에는 가볍게 입술과 입술을 터치하면서 서로의 뺨을 비빌 뿐이다. 겉보기엔 깔끔하게 면도를 했어도, 어쩔 수 없이 남아있는 남자 특유의 까슬까슬한 수염 자국이 볼에 닿을 때마다 간지러우면서도 남자를 느끼게 해 묘하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러다가 어느새 우리는 서로의 입술을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핥거나 잘근잘근 깨물고 있었다.
그리고 거침없이 서로의 입안에 혀를 집어넣고 상대의 안을 헤집는다.
그러면서 나는 왼쪽 다리도 사장의 다리 위에 올려 완전히 그의 무릎 위에 올라탔다. 그다음 허리를 살짝 들었다가 내려 드디어 그렇게나 바라던 그를 내 안에 완전히 받아들였다.
아……
윽……
읏……
허억……허억……
하아……하아……
아……아……
사장의 몸을 온몸으로 끌어안고 그의 목을 깨물면서 하반신을 격렬하게 문지른다. 나와 그의 하반신이 이어진 접합부가 서로의 몸에서 흐른 땀과 내 애액으로 눅진눅진해졌다.
우리는 곧이어 서로 몸을 부르르 떨며 절정에 이르렀다.
하아……
하아……
땀범벅인 채로 여전히 사장의 몸을 끌어안은 채 숨을 고르며 여운을 만끽하던 나는 사장의 가슴팍에 얼굴을 살며시 파묻으며 그에게 물었다.
“그……, 저기 어떠셨어요?”
“……?”
처음 사장은 내가 뭘 물었는지 곧바로 이해 못 한 눈치였다. 그러다가 내가 얼굴을 붉히는 걸 보더니 내가 뭘 묻고 싶었는지 곧장 눈치챈 듯 내게 말했다.
“글쎄……, 솔직히 말하면 평소 쓰던 거랑 크게 이렇다 할 차이는 못 느끼겠더군.”
으음……, 돌기형 콘돔이 남자한테도 뭔가 특별한 자극을 줄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았나 보다.
‘남자보단 여자를 위한 건가……?’
그러고 보니……, 이것도 남성용 코너가 아니라 여성용 코너에 놓여 있었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사장이 내 엉덩이를 주무르면서 이번에는 내게 물었다.
“그러는 너는 어땠지?”
“몰라요…….”
나는 사장의 질문에 시선을 돌리며 대답을 회피했다.
“꽤나 마음에 들었나 보군.”
굳이 듣지 않아도 다 알겠다는 투로 말한 사장은 사정한 콘돔을 빼내서 침대 근처에 아무렇게나 던져버리고 재빠르게 박스에 남아있는 콘돔을 빼서 꼈다.
바닥에 떨어진 콘돔에서 걸쭉한 정액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마침 그때 즈음이었다.
사장이 자기 무릎 위에 그와 마주 보고 앉아 있는 내 몸을 반 바퀴 돌렸다.
그다음 내 양쪽 허벅지를 밑에서부터 두 손으로 받쳐 들고는 양옆으로 활짝 벌렸다.
마치 어른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한테 소변을 누이는 듯한 자세.
“자……잠깐……만요…….”
“이……이 자세……너무 부끄러워요…….”
나는 너무나도 수치스러운 자세라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사장의 품 안에서 몸부림쳤다. 하지만 사장이 그 상태로 내 아랫배와 음핵을 집중적으로 애무하면서 내 안을 파고들기 시작하자 몸에서 힘이 쭉 빠지며 그에게 모든 걸 맡길 수밖에 없게 되었다.
남자에게 굴욕당하는 기쁨이 몸에 밴다.
아……응……
움……
하아……
윽……
아아……
나는 그가 내 안에 격렬하게 파고드는 와중에 두 팔을 위로 뻗어 그의 얼굴을 더듬으며 확인하다가 꼬옥 끌어안았다.
그다음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그의 얼굴을 끌어당긴 다음에 그에게 키스를 재촉했다.
하움……
움…
입술과 입술이 맞닿기를 잠시 우리는 곧바로 서로를 원해서 어찌할 줄 모르겠다는 듯이 혀와 혀를 엉키고 설키면서 적극적으로 타액을 교환한다.
그러면서 나는 그에게 아까 전에 미처 다 말하지 못했던 마음을 솔직하게 말했다.
“응……읏……아……그……, 이건……신선한 느낌이긴 하지만……, 당신의 따스한 체온이……, 잘 느껴지지 않아서……, 저는……그……얇거나……, 아니면 그냥 아예 아무것도 끼지 않고 하는 게……. 제일 좋았어요.”
읏…………!!!!!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내 안에 들어와 있는 사장의 물건이 꿈틀하고 크게 튀어 올랐다. 그리고 사장이 내 젖가슴과 아랫배가 찌부러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꽉 움켜쥐더니 격렬하게 내 안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찌걱……찌걱……
찌걱……찌걱……
그리고는───,
급기야 내 하반신 안쪽에 손가락을 찔러넣고는 내가 정말로 아이들이 소변을 누듯이 오줌을 싸는 자세로 쪼르륵 투명한 조수를 뿜어낼 때까지 사정없이 휘젓기 시작했다.
쪼르륵……,
아………
아아……
“시……싫어………….”
그리고 끝내 나는 정말로 한순간 눈앞이 새까매지며 모든 걸 내려놓는 듯한 해방감 속에서 의식을 잃고 말았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나는 침대에 누워있었다. 사장은 어쩌고 있었냐면, 내 몸 위에 올라타 내 몸 이곳저곳에 자신의 흔적을 새기고 있는 도중이었다.
의식을 잃을 정도로 몸 안의 수분을 다 쏟아내면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절정 했건만, 사장의 뜨거운 입술이 내 몸 구석구석에 닿을 때마다 닿은 부분부터 시작해서 또다시 몸이 달아올랐다.
‘마치 나……, 발정난 암캐 같아…….’
스스로의 음란한 몸에 자괴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동시에──,
‘하지만……, 그다지 나쁜 기분은 아니야.’
그렇게도 생각하는 내가 있었다.
사장은 이때 내 아랫배를 손바닥으로 원을 그리듯이 쓰다듬으며 내 하반신의 둔덕에 자궁 문신을 새기듯이 입술을 가져다 대고 세게 빨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깨어난 것을 알아챘는지 입술을 떼고 고개를 들어 날 봤다.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그가 몸을 일으킨다.
내게로 다가와 내 이마에 키스하며 말했다.
“일어났나 보군.”
“네…….”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내려다보더니 그가 손에 무언가를 가지고 왔다.
아직 남아있는 돌기형 콘돔이었다.
그가 그중 하나를 꺼내더니 내 눈앞에 들이댄다.
그리고는 입가에 옅은 웃음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자네는 다른 게 더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만, 이것도 그렇게 싫지는 않은 눈치더군. 그러니……, 기왕 사 온 거 있는 건 다 쓰는 편이 좋겠지.”
나는……, 사장의 말에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곤 수줍게 답했다.
“네……, 잔뜩 안아주세요.”
박스 안에는 아직도 돌기형 콘돔이 다섯 개 이상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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