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화 〉 제81 화 욕애(??) (3)
* * *
모든 것이……
그야말로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었다.
얼굴도……
하반신도……
거듭된 절정으로 온몸이 기진맥진해진 나는 내가 만들어놓은 음란한 웅덩이 위에서 그저 잘게 몸을 떨고만 있을 뿐이었다.
음핵이 더없이 빨갛게 충혈되어 쓰라리다.
하반신 안쪽도 그에 못지않게 쓰라려 부들부들 떨리며 경기를 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 사장은……
그런 내 쥐가 난 것처럼 엉망이 되어 옴찍대고 있는 하반신을 풀어주려는지 손가락을 내 은밀한 곳에 넣고서는 부드러운 손길로 여기저기를 주무르고 있었다.
응…
아…
나는 멍한 눈으로 얌전하게 그 손길을 받아들인다.
쓰라린 곳에 그의 손가락이 처음 닿을 땐 조금 아팠지만 얼마 안 있어 아픈 곳이 감미롭게 느껴졌다.
남자와 여자의 몸은 다르다.
그리고 그 차이는 오르가슴을 느끼는 방식에서도 두드러지는데, 정액을 배출한 후 한동안 탈진 상태에 빠지는 남자와 달리 여자의 몸은 몇 번에 걸쳐 연속적으로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게 되어있다.
가령 클리토리스만 봐도 그렇다.
남자의 성기는 생식뿐 아니라 소변을 배출하는 기능도 겸비하고 있지만, 여성의 음핵은 오로지 성적 쾌락만을 위해 존재한다.
어떻게 보면 섹스로 기쁨을 느끼는 데에 남자보다 더 최적화되게 만들어진 게 여자의 몸이었다.
혹자는 이런 여자의 몸을 가리켜 ‘신의 축복’을 받았다고까지 말한다.
그러나──,
그것도 어느 정도의 이야기.
아무리 여자의 몸엔 무 감응기가 없어서 반복해서 남자를 몸 안에 받아들이고 절정에 이를 수 있는 신체라지만 그것도 분명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내가 딱 그런 상황에 처해 있었다.
평소보다 심장은 두세 배는 넘게 빨리 뛰고 있었고, 그렇게 심장으로부터 빠르게 흘러나온 피들이 머리에 쏠려 현기증을 일으키고 있었다.
흥분 때문에 동공이 확장돼서인지……, 아니면 눈물 때문인지 이젠 시야조차 흐릿하다.
그렇게 분명 숨조차 제대로 못 쉬어서 스스로는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이건만……
‘훗……, 남자들의 마르지 않는 성욕이랬나.’
‘여자라고 딱히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여자도 결국 동물이란 거겠지…….’
이런 상황임에도 내 몸은 사장을 원하고 있었다.
그에게 좀 더 안기길 원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응…
찌걱……찌걱……
“사…사장님……, 저……원해요……,손가락 말고…….”
천천히 내 음부를 매만지고 있는 사장의 손을 붙잡으며 사장에게 넣어달라고 스스로 애원했다.
하지만──, 사장은 내 손을 뿌리치며 내 애원을 거절했다.
“아직이야……, 좀 더 기분 좋게 해주지.”
그렇게 말하더니 내 하반신 안쪽의 은밀하고 부끄러운 곳에 찔러넣은 왼손가락은 여전히 꼼지락꼼지락 움직이며 부지런히 안과 밖을 헤집으면서 오른손으로는 내 왼쪽 다리를 들어 올렸다.
쪽……
허벅지 안쪽과 왼쪽 사타구니가 적나라하게 사장의 눈앞에 드러난다. 나는 부끄러워 죽을 것 같았지만, 사장은 무척이나 사랑스럽다는 듯이 사장이 지그시 바라보았다.
사장의 시선이 닿는 곳이 뜨겁다. 흐물흐물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그가 내 허벅지 안쪽에 키스하며, 허벅지와 사타구니 사이사이를 핥는다. 그때마다 부들부들 떠는 내 반응을 음미하며 사장은 그대로 내 몸을 반 바퀴 돌렸다.
나는 배를 바닥으로 향하고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부분을 전부 사장에게 드러낸 채 엎드린 자세가 되었다.
내가 만들어놓았던 음란한 애액 웅덩이 위로 아랫배와 하반신이 엎어지자 엉덩이와 등이 닿았던 거랑은 차원이 다르게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가뜩이나 침과 애액으로 눅진눅진했던 음모가 바닥에 완전히 눌어붙는 것만 같은 기분.
내 그런 상황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혹은 더 큰 쾌락을 주어 지금의 찝찝함을 잊게 해주겠다는 듯이 사장은 내 겨드랑이 아래에 손을 찔러넣고 가슴을 주물럭거리면서 내 귀와 목덜미를 잘근잘근 깨물기 시작했다.
하윽……
읏…
아…
응…
하응……
사장은 내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꼬집으며 한번 비튼 다음에 내 팔을 들어 올렸다.
허억……
허억……
나뿐 아니라, 사장 역시 잔뜩 흥분했다는 게 맞닿은 피부를 통해 전해졌다. 등 뒤로 사장의 숨결이 한 번씩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사장의 뜨거운 숨결이 닿은 부분이 근질거려 참을 수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 꿈틀거리며 몸을 비튼다.
그리고……
사장은 내 겨드랑이를 핥으면서 본격적으로 등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두 어깨가 몸통과 연결되는 살짝 튀어나온 날개뼈를 손바닥으로 문지르며 견갑골 안쪽으로 엄지손가락을, 바깥쪽에는 집게손가락을 걸친다.
그다음 나머지 세 손가락은 옆구리에 대고 천천히 문지른다.
아……
응……
날개뼈 안쪽은 평소 스스로 만질 기회가 거의 없다 보니 개발이 거의 안 된 상태였다. 그러다 보니 음란한 기분이 들기보다 간지러움이 더욱 강했다.
읏……
아…아…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웃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웃음이 나올 것만 같아 두 손으로 입을 막으면서 온몸을 비트는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하으윽……
하지만……
그런 간지러움도 결국 일순간이었다.
내 겨드랑이를 핥고 있던 사장이 왼손으로는 내 아랫배를 오른손으로는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등뼈를 위에서부터 혀로 핥으면서 항문 위쪽의 세모나게 파인 부근을 향해 점점 내려온다.
그러자 짜릿한 전류가 척추를 타고 흐르더니 발가락 끝으로 퍼져나갔다.
아……으……
하윽…
아…아아…
움찔……
움찔……
꼼지락……
꼼지락……
어느새 나는 온몸을 내달리는 근질거림과 미열을 배출하기 위해 음부와 젖가슴을 차가운 바닥에 대고 스스로 문지르고 있었다.
하……응……
처음 피부에 닿았을 땐 그렇게나 불쾌했던──. 내가 만들어놓은 식어 빠진 음란한 웅덩이의 차가움조차 이젠 기분 좋게 느껴졌다.
아……
으응……
그리고 사장은 내 엉덩이를 두 손으로 움켜쥐고는 양옆으로 활짝 벌렸다.
여자의 가장 더럽고 부끄러운 부분이 남자의 눈 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애액으로 끈적해진 내 음부도 같이 벌려지는 바람에 쩌억 거리는 음란한 소리가 울려 한층 더 나를 부끄럽게 했다.
엎드려있는 상태라 사장과 얼굴을 마주 보고 있지 않은 게 그나마 위안이었지만, 그럼에도 나는 너무도 부끄러워 두 팔을 들어 올려 얼굴을 가리고 말았다.
물론 내 몸은──, 그런 부끄러운 속내와 완전히 별개여서───.
내가 아까 사장에게 해줬던 것처럼 사장이 지그시 눈을 감고 내 가장 부끄러운 곳을 핥아줄 때마다 뻐끔뻐끔 하반신서 경련을 일으키며 칠칠치 못하게 또다시 애액으로 바닥을 흥건하게 더럽히고 말았다.
할짝……
할짝……
아…
아아……
“또…또…가버려…….”
움찔……움찔……
쪼르륵………!!!!
“시…싫어……”
아…아앗……!
으…
흐윽……!
나는 밀려드는 쾌감과 수치심을 견디지 못하고 침과 눈물로 얼굴을 엉망으로 물들이며 온몸을 바르르 떨며 절정에 달했다.
하반신이 완전히 풀려버렸다.
어린아이가 참고 참고 또 참다가 마침내 소변을 지려버리고 말았듯이 조수를 흘려 바닥에 새로운 웅덩이를 만들었다.
아…
아으……!
그리고 사장은 축 늘어진 채 바들바들 떨기만 하고 있는 내 몸을 다시금 돌려 위를 바라보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날 꽉 끌어안으며 내 눈물을 핥아주었다.
하아…하아…
웅…
음…
하움……
‘따스해……’
‘기분 좋아……’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어미 새에게 부리를 비비는 아기 새처럼 사장에게 안겨 그에게 뺨을 비비면서 그의 귓가에 대고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
“저……원해요……가고 싶어요……, 손이나 입이 아니라……그……사장님 거로 직접…….”
그렇게 말하며 스스로 양쪽 다리를 벌리고 마찬가지로 왼손으로 은밀한 곳을 벌리며 오른손으로는 사장의 물건을 유혹하듯이 쓰다듬었다.
사장이 내 몸을 부드럽게 바닥에 뉘었다.
다만 곧바로 짐승처럼 날 안으며 내 안을 파고들 줄 알았던 사장이 조금 주저하는 게 느껴졌다.
‘아……그러고 보니 콘돔……, 혹시 몰라서 들고 나갔던 건 여기 오기 전에 진즉에 밖에서 다 썼지.’
‘하지만 지금까지 실컷 안에 쌌는데, 왜 이제 와서…….’
‘으음……그러고 보니 처음부터 콘돔 없이 한 적은 없었나……?’
서로 이성을 잃을 정도로 서로의 몸을 탐하다 보니 다 써버렸어도 그만두지 않고 흐름 그대로 계속한 적은 많았어도……
뭐랄까 남자에겐 남자 나름대로의 심리적 저항선 같은 게 있을지도 모르겠다.
혹은 다른 이유가 있든가.
그런 생각을 하는 도중에 레코딩 하우스에 오기 전에 성인샵에서 샀던 몇가지 물건들을 떠올린다.
지금이 마침 좋을 때가 아닐까.
나는 사장의 뺨에 쪽 하고 입 맞추며 그에게 속삭였다.
“잠시만……, 소파에 앉아서 기다려주세요.”
그에게 방에 가서 콘돔을 가져오겠다는 말을 은근히 돌려 말한다.
“같이 가지.”
“네.”
그렇게 나와 사장은 계단을 오르는 도중에도 잠시도 참지 못하고 서로의 몸을 매만지며 내 방으로 갔다.
방안에 들어온 나는 사장을 내 침대로 이끌어 앉게 한 후 원하던 물건을 찾기 위해 짐을 뒤진다.
내가 찾는 물건이란 돌기형 콘돔이다.
얼마 안 있어 원하던 걸 찾은 내가 박스를 하나 뜯어 그 안에 들어있던 걸 입에 물고 내 침대 위에 앉아서 날 기다리고 있는 사장에게 다가가자──,
일반적인 콘돔이 아니라 돌기형 콘돔을 입에 물고 있는 내 모습을 본 사장이 살짝 아연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꽤나 굉장한 걸 보여 주는군.”
나는 사장의 말에 요염하게 웃으며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입으로 콘돔을 씌우면서 그에게 나긋하게 물었다.
“음란한 아이는 싫어하시나요?”
사장은 그런 내 말에 보는 내 몸과 마음이 녹아버릴 정도로 부드럽게 미소짓더니 그에게 정성껏 콘돔을 씌우고 있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