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럽혀진 아이돌-81화 (81/136)

〈 81화 〉 제80 화 욕애(??) (2)

* * *

흔히들 남자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하나 꼽아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이 성욕일 것이다.

그만큼 남자들의 성욕은 마르지 않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의외로 여자들 중에서도 섹스에 중독된──, 설령 연인이 아니더라도 남자와의 잠자리에 의존하는 여성들이 꽤 있다고 한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땐 그다지 내 가슴에 와닿지 않았었다.

특히나 자신이 그렇게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해한다.

‘그야……, 이렇게나 기분 좋은걸.’

쾌락에도 급이 있다.

이성에게 안기면서 얻는 육체적 향락은 저급에 속하는 전형적인 예겠지.

내 몸이 지금 사장에게 애무받으면서 이렇게나 환희로 떨리는 건 나 자신이 뼛속부터 저속한 여자라서 그런 걸까…….

스스로의 본성이 천박하다는 건 싫을 정도로 잘 알고 있었다. 나는 내가 원하는 남자를 얻기 위해 나 자신의 매력을 갈고 닦는 게 아니라 그의 연인인 신혜민을 더럽히는 길을 택했다.

근성이 썩었다.

정신적인 창녀란 자신이 위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끌어내리려는 나 같은 여자를 두고 말하는 거겠지.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만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이것 외의 다른 방도를 알지 못하기에…….

자신을 밑바닥부터 뜯어고칠 생각도, 그렇다고 자신이 망가뜨릴 다른 이들에게 죄책감마저 느끼지 않는 나는 그야말로 뿌리부터 썩어 문드러졌다고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그러니까──, 저속한 내가 저속한 것에 기쁨을 느끼는 건 잘못된 게 아니야.

오히려 당연한 거야.

‘마음껏 기분 좋아져도 되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한 순간……!

날 억압하고 있던 보이지 않는 구속의 사슬 하나가 끊어진 것만 같았다.

언제나 한쪽 구석이 무겁던 머리가 개운해지며 의식이 붕 떠오른다. 마음과 함께 몸마저 어딘가로 날아가 버릴 것만 같다고 느낄 정도로 기분이 고조된다.

동시에……

나는 언제나 애무받을 때는 부끄러워서 억눌린 신음성만을 간헐적으로 흘리며 얌전히 내 몸 위로 떨어져 내리는 입술과 손길을 수동적으로 받아들기만 했었다. 그런 나였지만 지금까지의 나답지 않게 솔직하게 쾌락에 헐떡이며 그에게 적극적으로 교태를 부렸다.

“거…거기……, 기분 좋아요………….”

“굉장해…….”

아……

읏……

흑윽……

“더……,더……!”

상체를 숙이며 두 팔로 그의 머리를 꼬옥 끌어안는다. 인간을 인간으로 있게끔 만들어 주는 많은 것들……,

가령 이성이라든가, 혹은 수치심이라든가……

인간이라면 누구나가 소중히 여기는 그런 많은 존귀한 것들을 대수롭지 않게 던져버리고 스스로를 일개 암컷으로 전락시킨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스스로 밑바닥까지 떨어뜨린 나는 천박한 욕망을 전부 해방하고 거기에 내 모든 것을 맡겨버렸다.

사장을 끌어안고 있던 팔을 풀며 숙이고 있던 상체를 들어 올린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사장의 머리를 있는 힘껏 부여잡았다.

사장이 그의 하반신에 입으로 봉사하고 있는 내 머리채를 잡은 다음 격렬하게 내 입안에 물걸은 넣은 채로 허리를 움직였던 것처럼 내 은밀한 곳에 입 맞추며 강하게 빨고 있는 그의 입술에 격렬하게 내 하반신을 문질렀다.

침과 애액으로 눅눅해진 하반신의 체모가 그의 입술을 스칠 때마다 나는 몸을 움찔움찔 떨었다.

처음 경험해보는 해방감에 시원하게 아무 말이라도 좋으니 크게 소리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니, 어쩌면 짐승 같은 절규를 지금 이 순간에도 내지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내가 인식하고 있지 못할 뿐.

이미 내겐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파악할 이성이 남아 있지 않았으니 실제로 어떨지는 모를 일이다.

그리고 사장은……, 묵묵하게 그런 내 제멋대로인 행동을 전부 받아주었다. 오히려 내 욕망에 적극적으로 응해 혀를 내 안에 집어넣고 휘젓기까지 해주었다.

아…

응……

그것은 나와는 거리가 먼 쾌감이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욕망을 긍정 받는 데에서 오는 기쁨.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받는 것에 면역이 없는 내게 그것은 더 없이 기분 좋은 것이었다.

아앙……

아아……

“사장님……사장님……”

“사장님……사장님……”

침을 삼키는 것도 잊어 입 밖으로 칠칠치 못하게 침을 흘리면서 나는 연신 그를 부르며 격려하게 그의 입에 내 하반신을 비볐다.

그리고……

아…

아아아……

푸슉…!

온몸을 잘게 떨며 하반신에서 투명한 조수를 세차게 뿜었다. 그건 마치 사장이 내 입안에 기분 좋게 사정하는 순간을 떠올리게 했다.

사장도……, 내 입안에 잔뜩 정액을 토해낼 때 이런 기분이었던 걸까.

‘아아……, 그렇다면 조금 다행일지도.’

‘나, 제대로 그를 기분 좋게 해주고 있었구나.’

그의 얼굴을 다시 한번 내 쪽으로 잡아당기는 동시에 내 하반신을 그에게 꾸욱 누른다.

그는 입을 크게 벌려 내 음부를 한입에 머금고 모든 걸 받아주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쮸웁 쮸웁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격렬하게 빨아주었다.

그의 입술과 맞닿은 은밀한 구멍을 통해 애액뿐 아니라 내장 전부가 빨려 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다른 건 착각일지 몰라도 남자의 뜨거운 씨를 좀 더 잘 받아들이기 위하여 자궁이 내려앉은 것만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하아……

하아……

허억……

허억……

떨림은 쉬이 진정되지 않는다.

좀 더 좀 더 자극적인 걸 원하고 있는 건 분명한데, 스스로 나서서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하려니 막상 손발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저 짐승처럼 헐떡이며 몸을 떨리게 만드는 이 여운에 잠겨있을 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내 하반신에서 얼굴을 떼자마자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헉……

헉……

잠시 차가운 벽에 등을 기댄 채 가슴을 들썩이며 천천히 숨을 고르려고 할 때였다.

그가 내 두 다리를 붙잡은 다음 들어 올려 그의 양어깨에 얹었다.

필연적으로 벽에 기대고 있던 등이 바닥으로 내려간다.

허리는 위로 붕 뜨고 부끄러운 부분이 그의 눈앞에 낱낱이 드러나게 되었다.

그의 앞에선 모든 수치심을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무심코 다리를 오므리려 했다.

하지만……, 오히려 사장이 내 허벅지를 강하게 붙잡고 양옆으로 벌리는 바람에 그런 내 시도는 가볍게 무산되었다.

자신의 몸인데도 제대로 두 눈으로 확인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은밀한 부분인……, 음부와 항문 사이의 회음부를 사장이 핥으면서 내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해주는 걸 좋아했었지.”

그렇게 말한 후 사장은 내 클리토리스를 입에 문 다음에 포피를 벗기기 위해 혀끝으로 음핵 이곳저곳을 섬세하게 핥기 시작했다.

아……

아아……

‘미……, 미칠 거 같아…….’

나는 그의 혀가 내 음핵을 감싸고 있는 포피를 조금씩 벗겨낼 때마다 쾌락에 전율하며 벌레처럼 온몸을 이리저리 뒤틀며 꿈틀거렸다.

사장은 시간을 들여 차분하게……, 특히 그의 혀끝과 내 클리토리스에 침을 충분히 적시는 거에 주의하며 내 음핵을 감싸고 있는 포피를 벗겨내었다.

그러자 안에서 남자의 물건처럼 발기해서 평소보다 빨딱 선 음핵이 완전히 드러났다.

하아……

하아……

사장은 그렇게 융기한 음핵을 다시금 혀로 핥기 시작했다. 조심스레 포피를 벗길 때와 비교하면 이번에는 상당히 거칠었다.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다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끔씩은 입술로 잘근잘근 깨물면서 혓바닥으로 상냥하게 문지르기까지……

그것은……

맨정신으로는 견딜 수 있는 자극이 아니었다.

나는 두 팔로 필사적으로 사장의 목을 끌어안으며 고개를 완전히 뒤로 젖히고는 쾌락에 허덕였다.

하악……

읏………

응………

아아아아…………

“더……더는 안돼…….”

조금 전 못지않게 또다시 절정에 이른 나는 성대하게 가버리면서 사장의 얼굴뿐 아니라 상체를 더럽히고 말았다.

그런 내 꼴사나운 모습을 보며 사장은 그제야 만족한 듯 자신의 어깨에 얹어놓은 내 양쪽 다리를 놓아주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붕 떠 있던 허리와 하반신이 두 다리와 함께……

내가 만들어 놓은 음란한 웅덩이 위로 철벅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그 조금 사이에 식어버려 차가워진 미끈미끈하고 끈적이는 액체가 신체 부위에 닿자 한순간 무척이나 불쾌했다.

등 뒤로 소름이 끼칠 정도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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